유령들 4호

유령들 4호

$16.80
저자

최미래외

저자:김화진
2021년문화일보신춘문예에단편소설「나주에대하여」가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저서로는소설집『나주에대하여』,연작소설집『공룡의이동경로』,장편소설『동경』등이있으며,오늘의작가상을수상했다.

저자:권혜영
2020년실천문학신인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저서로는소설집『사랑파먹기』등이있다.

저자:최지은
2017년창비신인시인상에당선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

저자:김예솔비
영화평론가

저자:김병규
영화평론가이다.중앙대학교영화학과재학.2018년《필로FILO》와《씨네21》영화평론상으로등단후여러매체에비평을기고중이다.

저자:김미래
대학에서문학을공부한후2010년문학교과서만드는일로경력을시작했고,해외문학전집을꾸리는팀에서일하면서새로운총서를기획해선보였다.책을둘러싼색다른환경을탐험하고싶어져크라우드펀딩플랫폼의출판분야에서매니저로지냈고,현재다양한교실에서글쓰기와출판을가르친다.출판사뿐만아니라출판사아닌곳에서도교정·교열을본다.편집자는일정한방침아래여러재료를모아책을만드는사람이다.다만방침을만들고따르는일에힘쓰면서도,방침으로포섭되지않는것의생명력을소홀히여기지않으려고한다.직접레이블(쪽프레스)을만들어한쪽도책이될수있음을보여주는낱장책을소개한것도,스펙트럼오브젝트에소속되어창작활동을지속해온것도그러한노력의일환이다.창작자,기획자,교육자등복수의정체성을경유하면서도이모든것은편집이므로스스로를한우물파는사람이라자부한다.지콜론북(2012),쪽프레스(2015),쏜살(2016)을기획하여선보였다.이후텀블벅에서창작자를위한도구를만드는데함께했고,지금은기획/인터뷰/브랜딩등경계없이일하지만,그중심에는쪽프레스와고트가있다.

저자:황예인
편집자

목차

소설

최미래「노란피는천천히돈다」·9쪽
김화진「편고르기」·41쪽
권혜영「도깨비갱생일지」·79쪽



최지은
「오브제」·113쪽
「눈오는밤」·117쪽
「봄」·119쪽
「사월의마음」·120쪽

평론

김예솔비「나에게서나에게로」·125쪽
김병규「자기얼굴을본다는것:[원배틀애프터어나더]와사진에담긴얼굴」·139쪽

에세이

김미래「귀환지는실외여도실내만큼아늑하다」·157쪽
황예인「마감은올해안이면돼요」·167쪽

필자후기·177쪽

출판사 서평

흰자루에담긴문학이라는유령들의
얼굴뼈와등뼈,표정과몸짓을더듬더듬만져보세요.

4호에는소설3편,시4편,평론2편,에세이2편이담겨있으며,최미래,김화진,권혜영,최지은,김예솔비,김병규,김미래,황예인이참여했다.

소설

최미래의「노란피는천천히돈다」는뜨거운마음이식어버린사람이다시자신의온기를감각해가는이야기다.혈장을팔며살아가는사십대여성보은은사람과관계,자기삶에무덤덤해졌다고생각한다.그러나자신에게끈질기게다가오는사람들,서로의삶을돌보고지탱하는사람들사이를지나며차갑게식어있던몸과마음에다시피가돌기시작한다.담담하고씁쓸한문장속에서,인간을지겨워하면서도결국인간의온기를향해돌아가는마음을그린다.

김화진의「편고르기」는내가고른사람이나를고르지않을때생겨나는마음의움직임을선명하게포착한다.편집자완희는수업에서만난수이를좋아하게되고그에게선택받고싶다는마음을품는다.좋아한다는감정에는상대를고르는일뿐아니라,상대가나를어떻게보고있는지기다리는일도함께들어있다.고르고,쓰고,기다리고,끝내놓치는동안한사람의마음이어떻게변화하는지따라가는소설이다.

권혜영의「도깨비갱생일지」는잘살기위해애쓰는동안소진되어버린마음을되살리는이야기다.만사에지쳐버린한사람앞에엉망진창도깨비일가족이나타난다.평온과질서를깨뜨리는그들의소란은뜻밖에도다시살아갈기운을불러온다.표지뒷면에도실린다음문장은이소설의분위기를잘보여준다.“도깨비는흥이많다.사람의마음을들뜨게만들고분위기를휩쓸어버리는데능하다.그리고죽도록지친사람까지도함께춤추게만든다.”



최지은의시4편「오브제」「눈오는밤」「봄」「사월의마음」은상실과고독,계절을지나며달라지는마음의감각을다룬다.떠난사람이만지고간자리에털이자라나는이미지로시작하는「오브제」는눈에보이지않는슬픔에도구체적인모양과촉감이있을수있음을보여준다.눈과봄,사월이라는계절의표정을통과하며사라진것과남아있는것,두려워하면서도다시나아가려는마음을천천히살핀다.

평론

김예솔비의「나에게서나에게로」는‘나’라는좁고답답한세계에갇힌우리를자유롭게해줄또다른나의가능성을탐색한다.쓰시마유코의소설집『나』와로버트알트먼의영화〈세여인〉을경유하며,자아를단단하고하나뿐인실체로바라보는대신여러가능성위에잠시붙잡힌표면으로읽는다.‘나’가반드시하나일필요는없으며,지금의나를비껴간삶들역시내안에머물수있음을보여주는글이다.

김병규의「자기얼굴을본다는것:〈원배틀애프터어나더〉와사진에담긴얼굴」은폴토마스앤더슨의영화〈원배틀애프터어나더〉를통해자기얼굴을바라보고기록한다는것의의미를묻는다.서로의얼굴을제대로알아보지못한채장소없이떠도는인물들의세계에서스마트폰카메라는자신을비춰볼수있는동시대의도구로등장한다.영화가마침내하나의얼굴과마주하는순간을따라가며,자기자신을본다는오래되고도낯선행위를사유한다.

에세이

김미래의「귀환지는실외여도실내만큼아늑하다」는폐절제술이후의회복기를기록한에세이다.자기몸안에생긴변화를뒤늦게알아차리고,수술과회복을지나며이전에는알지못했던몸의속도와감각을배워간다.모든것을이해하거나스스로해결하려하기보다모르는채누워있는법과다른사람에게몸을맡기는법을익힌다.회복이란,이전과똑같은상태로돌아가는일이아니라새로운몸의리듬을체득해가는일임을보여준다.

황예인의「마감은올해안이면돼요」는깨진컵에얽힌에피소드와,어린시절피아노학원에서만난여자아이가휴거를기다리다사라진기억을통해상실을에둘러말한다.이후킨츠기,곧깨진그릇을이어붙여수선하는사람에게화병을맡기고기다리는시간을따라가며,영영사라질뻔한것이다시돌아오기를기다리는황홀한설렘을그린다.


작은잡지안에는여러유령의목소리가와글와글할것입니다.
가장잘들리는소리에귀기울여보세요.

《유령들》4호의글들은하나의주제나목소리아래단단히묶여있지않다.서로다른시간과형식,온도를지닌글들이한권안에서느슨하게이웃한다.어떤글은곧바로말을걸고,어떤글은한참뒤에야모습을드러낼것이다.저마다의속도로도착한글들이니,읽는사람도서두르지않고마음이가는목소리부터만나면된다.

문학잡지가낯선독자라면,끌리는제목하나를골라펼쳐보길권한다.한명의필자가쓴단행본과달리,문학잡지는처음부터끝까지순서대로읽지않아도좋다.시부터읽어도,에세이부터시작해도된다.자신만의순서로이책안을걸어보기를바란다.

이미문학잡지를즐겨읽어왔다면,이번호에서마음에드는이름에동그라미를쳐보길권한다.익숙한작가의글에서시작해새로운이름으로건너가며,읽기의가지를계속뻗어가는즐거움이있을것이다.

《유령들》은다음호가언제나타날지약속하지않는다.한동안모습을감추었다가도,함께싣고싶은글과사람이모이고다시만들힘이생기면유령처럼불쑥돌아올것이다.그러니지금나타난《유령들》을마음껏즐겨주시기를.그리고다시돌아올때까지,느긋하게기다려주시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