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의 비밀: 전두환은 어떻게 권력을 훔쳤나, 1979년의 결정적 49일

독재자의 비밀: 전두환은 어떻게 권력을 훔쳤나, 1979년의 결정적 4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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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고나무

저자 : 고나무
선 넘는 이야기 디자이너. 웹소설 제작사 에스판다스 대표이자 전기 논픽션 작가. 오랫동안 신문기자로 활동했으며, 저널리즘에서 실화 논픽션으로, 다시 현대판타지 웹소설로 나아가며 다양한 스토리 장르의 경계를 넘나들고 있다. 웹소설 <리버티 : 천재 게이머의 VR게임 공략법>, <어제 도망자 잡고왔음>, 논픽션 <악의 이유를 찾는 사람들>을 기획·제작했다. 드라마 원작 논픽션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독재자의 비밀> 등을 썼다. 현재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콘텐츠스쿨(웹소설 창작 전공)에서 강의 중이다. “인생은 스토리로 가득하다”라는 말을 좋아한다.

목차


프롤로그 7쪽

1부 권력의 공백
1. 10·26 그날 14쪽
2. 열네 명의 기억 19쪽
3. 박정희의 프로테제 38쪽
4. 쿠데타의 계보 49쪽
5. 육사, 하극상의 역사 65쪽
6. 반대의 대가 78쪽
7. 어느 죽은 초병의 이름 85쪽
8. 종이로 세운 비석 91쪽

2부 쿠데타의 시간
9. 12·12 그날 96쪽
10. 전두환의 청와대 101쪽
11. 최상의 순간 106쪽
12. 5·17, 쿠데타의 끝 111쪽
13. 최측근 이학봉 120쪽
14. 전두환의 욕망과 공포 128쪽
15. 김대중이라는 딜레마 138쪽
16. 데자뷔: 전두환과 김종필 147쪽
17. 전두환을 쓴 대가 163쪽

3부 권력의 안쪽
18. 독재자의 시대 178쪽
19. 나쁜 상사 184쪽
20. 전두환식 말하기 201쪽
21. 미국인 관찰자들 209쪽
22. 화요 골프회 219쪽
23. 폭탄주와 담배 226쪽
24. 호텔의 목격자 231쪽
25. 패밀리 비즈니스 241쪽
26. 재산 문제 251쪽

4부 남겨진 질문
27. 전두환이라는 과제 262쪽
28. 최후의 날 268쪽
29. 아직 살아 있는 자들 272쪽
30. 영구 집권 계획 279쪽
31. 선한 세력의 부작위 285쪽

부록 전두환 연표 297쪽

취재 후기 304쪽

에필로그 308쪽

참고 자료 311쪽

주 315쪽

출판사 서평

권력의 공백에서, 가장 먼저 움직인 자
빌런은 어떻게 역사의 주인공 자리를 차지했는가?

1부 ‘권력의 공백’은 10·26 당시의 신문 기사와 그날을 기억하는 열네 명의 증언에서 출발한다. 누군가에게는 민주화의 기회였던 사건이 전두환에게는 권력 장악의 기회가 되었다. 그가 기회를 붙잡을 수 있는 기반은 이미 마련돼 있었다. 박정희로부터 권력의 운용법을 익히고, 앞선 쿠데타에서 그 기술을 배우며, 군 내부의 사조직을 통해 세력을 키워왔던 것. 즉, 독재자는 사라졌으나 독재를 이어갈 인물과 구조가 남아 있는 상태였다. 반란에 맞선 군인들이 밀려나고 초병이 목숨을 잃는 과정을 따라가던 1부는, 죽고 다친 군인들의 이름을 새긴 「종이로 세운 비석」으로 끝맺는다.
2부 ‘쿠데타의 시간’에서 12·12는 끝이 아니라 국가권력의 장악으로 이어지는 단계가 된다. 전두환은 정보기관을 손에 넣었고, 신군부는 5·17 계엄 확대로 유력 정치인들의 활동을 봉쇄했다. 시민들이 민주화를 기대했던 시기를 그는 왜 나라가 망할 위기로 받아들였을까? 한 정치군인의 반공주의와 엘리트 의식, 출세 욕망을 들여다보던 시선은 그를 둘러싼 세력으로 옮겨간다. 반란에 맞섰던 정승화조차 김대중을 비난했다. 기득권층은 민주주의를 부정하지 못하면서도 김대중의 집권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전두환은 딜레마에 시달리던 관료와 재계, 군부가 함께 만든 괴물이었다.”(144쪽)
3부 ‘권력의 안쪽’은 전두환이 자신의 권력을 어떻게 행사하고 유지했는지 보여준다. 그는 지지자에게 확실히 보상하되 자기편이 아닐 경우 가차 없이 저버리는 “조폭형 의리”(191쪽)의 소유자였으며, 남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로부터 순수한 쾌감을 느끼는 “의전 중독자”(190쪽)였다. 주한 미국대사와 한미연합사령관 등 ‘미국인 관찰자’들의 기록에는 권위를 연출하고 미국의 인정을 얻기 위해 집요하게 굴었던 모습도 포착된다. 골프장과 술자리, 호텔에서 오간 말과 행동 등, 저자는 사적으로 보이는 장면에서도 권력자의 성격과 행동 방식을 읽어낸다.
4부 ‘남겨진 질문’에서는 전두환의 죽음으로도 책임의 문제가 끝나지 않았음을 이야기한다. 사과 없이 죽은 독재자와 끝까지 증언하지 않은 사람들을 바라보던 시선은 그를 막을 권한이 있던 자들에게로 향한다. 특히 저자는 최규하를 피해자나 방관자로 보지 않고, 전두환의 적극적 협조자이자 ‘부작위범’으로 규정한다.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 위험을 발생케 한 자”(287쪽)이기 때문이다. 4부의 마지막에서 저자는 다시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로 돌아와 “더 강렬히 욕망하고 집요하게 실행하는 자가 승리한다”(295쪽)라고 적는다. 슬프게도 우리가 아는 이 역사에서 주인공의 자리를 차지한 것은 전두환이었다.

“이제 ‘나의 전두환’에 대해 정의할 때다.
내게 전두환은 어떤 인간인가?”

『독재자의 비밀』을 뒷받침하는 것은 기록과 취재다. 고나무는 미국의 공개 기밀 문서, 주한 미국대사관과 국무부 사이에 오간 전문(電文), 당대 인물들의 회고록과 언론 보도를 검토하고 관계자들을 직접 만났다. 특히 인터뷰에서는 그 사람의 욕망과 기억이 생생한 목소리로 전해진다.
전두환 전기를 쓴 진짜 동기를 묻자 소설가 천금성은 답한다. “인세 받아서 배를 하나 사려고 했지.”(172쪽) 저자는 그 소망 앞에서 쉽게 도덕적 비난을 내리지 않으면서도, 그 선택이 작가의 삶에 남긴 흔적을 짚는다. 정선엽 병장의 형 정훈채 씨는 동생이 어떻게 기억되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말한다. “이런 것이 역사 기록으로 남아야죠. 여기 한 명 있잖아요, 반란을 막은, 말하자면 군인이 있잖아요.”(90쪽) 국방장관이 도망친 자리에서도 임무를 다하려던 군인이 있었다는 증언이다.
전두환을 악마로 규정하는 것만으로는 그의 권력 장악을 설명할 수 없다. 그에게도 두려운 상대가 있었고, 다른 사람들의 협조가 필요했다. 저자는 전두환이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온 역사를 파고들어, 그를 도운 이들과 막을 권한을 행사하지 않은 이들, 끝까지 맞선 이들을 선명히 드러낸다. “내게 전두환은 어떤 인간인가?”(309쪽)라는 저자의 질문은 이제 독자에게 돌아온다. 우리는 그를 어떤 인간으로 정의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