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알려지지않은와인을심사하고발굴합니다”
숱한필연과우연으로빚어진매혹의와인과인생을찾아나선스페셜리스트의세상탐사록
‘와인스페셜리스트’는대중에게직업명이아직생소하다.‘소믈리에’,‘와인메이커’등레스토랑이나와이너리(포도농장)에서소비자들과직접만나고소통할수있는이들과달리,와인스페셜리스트는소비자들이모르는영역에서폭넓게활동하고있다.저자는소비자들이와인을구입하기전까지,생산,유통과정에서와인업계의온갖종사자들을만난다.프랑스는물론유럽의방방곡곡와이너리를찾아다니며새로운와인을발굴하고,유럽,아시아,아메리카등세계곳곳의기업체와와인페어현장을찾아가와인을소개한다.이처럼와인스페셜리스트로활동하기위해서는와인에대한조예가깊으면서도,각나라별,문화별트렌드를읽는감각이있어야하고,생산자및판매자를설득할수있는비즈니스마인드또한갖추어야한다.이뿐아니라저자는틈틈이와인콩쿠르에서심사위원으로도활약하고있다.
지금의자리까지도달하기위해저자는크게두가지난관을넘어서야했다.우선와인을마실줄만알뿐,지식이전혀전무한상태였기에체계적이면서도전문적인교육이필요했다.저자는직장을그만두고프랑스국립와인대학교부터입학해기초를밟았다.나이만이걸림돌은아니었다.어린시절부터식사할때자연스레와인을접하기도하고,와인메이커를가업으로잇고있는프랑스의대학생들은저자와출발점이달랐다.
프랑스의낯선문화에적응하는일도큰문제였다.특히프랑스와이너리와여러나라의기업체사이에서커뮤니케이션을책임지는위치에서겪는소통의어려움은,몇년동안프랑스에서살아온저자에게도풀지못한어려운숙제가되었다.
저자는와인에대해새롭게알게되고이해의폭을넓히게되는자세로자신은물론,주변사람들을되돌아보면서성장해나간다.와인콩쿠르현장에서는한병의와인에담겨있을수많은우연과필연을예상해보며와인과인생에대해성찰해보고,수명을다한포도나무의상반된운명(‘올드바인’와인을생산하는나무,어린묘목들에게자리를내주기위해뽑히는나무)을통해수십년뒤자신의모습을그려본다.문화와언어가서로다른생산자와판매자사이쉽지않은매개자역할에힘들어하면서도“실제로훌륭한포도송이를길러낸것은햇살,바람,습도그리고지금도포도밭에서활기차게제역할에맞게움직이고있는수많은미생물과동식물들”(195쪽)을떠올리며자신이맡은일에서의미를찾기도한다.세상에모두가만족할와인은없지만,세상에무수히존재하는와인중누군가의입맛에딱들어맞는와인은분명히존재한다고믿는저자는자신이발굴하는와인이누군가에게‘인생와인’이될것이라는희망을품는다.
프랑스에서도와인전문가로인정받으면서도,여전히자신을‘본연의맛을형성하기위해선숙성이필요한상태의와인’으로여기며매일을와인과함께성장해나가는나날들로생각하는저자의이야기는독자들에게잔잔한감동과활기를불어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