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가끔은 - 문학수첩 시인선 119

나도 가끔은 - 문학수첩 시인선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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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나 홀로 거룩해지지 않기를”
차가운 현실의 바닥에서 건져 올리는 뜨거운 진술들
삶에 바투 앉은 언어를 선보이는 옥세현의 첫 시집
2019년 《월간 시》 추천시인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옥세현의 첫 시집 《나도 가끔은》이 119번째 문학수첩 시인선으로 출간되었다. 문화콘텐츠 기획자부터 CEO, 현장 노동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을 통해 다채로운 삶을 살아온 시인의 삶과 사유가 오롯이 담겨 있다.
중년에 접어들어서야 “시를 온전히 사랑하는 법”(〈시인의 말〉)을 알게 된 시인은 생활 곳곳에 감추어져 있는 누추함과 곤궁을 짚어 낸다. 동시에 이러한 삶의 환난들을 구체적인 체험과 진술을 통해 ‘평범한 순간들 속의 특별함’을 건져 올린다. 이론과 철학의 단단한 외피를 두르는 대신, 그저 시를 온전히 사랑하고자 자신을 담담히 고백하는 시인의 시편들을 보고 있노라면, 김수영이 말했던 ‘온몸으로 동시에 온몸을 밀고 가는 시’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옥세현

저자:옥세현

2019년《월간시》추천시인상으로등단했다.대학에서심리학을전공하고문화콘텐츠기획자,카피라이터,CEO,서점점원,현장잡부,문학심리상담사등여러직업을떠돌며살아왔다.현재는시를읽고쓰고산책하며,다양한글을쓰는글쟁이로살고있다.인생후반전은한적한시골책방을지키는시인으로살아가길꿈꾼다.

목차

1부마음읽기:상처거나그리움이거나
자서전…12
그리움관찰일지…14
청춘기록…16
지그시눈을감고…17
가족사진…19
추억은전화도없고…20
내뒷모습은…22
서른아홉의간이역…24
동병상련…25
중년…26
행복요양원그여자…28
낭만…30
섬…31
그리움…33
안부…35
지금도…36
첫눈…37

2부고백하기:독백혹은성찰
고백…40
사막여행…41
강물…43
해질녘의단상…44
여행중…46
뻔한일요일…47
나도가끔은…49
시작(始作),시작(詩作)…51
딱좋은날…52
어느자작나무의장례식장에서…54
이삿짐의재발견…56
안부2…58
나는나쁜시를쓰고있었다…59
이별의문법…61
고백의순간…62
가을이가난해서…63
틈…64

3부안아주기:사랑그리고위로
고향…68
치유의시간…69
마음풍경…71
사모곡…72
행복…74
사랑법…75
엄마생각…77
돌이켜보면…78
사랑…80
그리고사월…81
사랑,그거…83
힐링캠프…84
미안하다…86
선물…87
자꾸만눈물나려고해…89
어느별에서…90
행복2…91
지리산상사화…92

4부세상속으로:공감하고소통하고
홀로…96
그리움의성지…97
시적공간…99
밤기차…100
동백꽃질때는…101
새벽기도…102
노을…104
혼돈시대…105
자작나무숲…106
쉬어가자…107
여백주기…109
흰국화…110
세상은언제나안녕하고…111
시…112
진달래…113
스물에는…114
피할수없는…116
중력…118

해설_이병일(시인,명지전문대문예창작과교수)
아포리즘,위안과공감의힘…121

출판사 서평

“나홀로거룩해지지않기를”
차가운현실의바닥에서건져올리는뜨거운진술들
삶에바투앉은언어를선보이는옥세현의첫시집

2019년《월간시》추천시인상을통해작품활동을시작한옥세현의첫시집《나도가끔은》이119번째문학수첩시인선으로출간되었다.문화콘텐츠기획자부터CEO,현장노동자에이르기까지다양한직업을통해다채로운삶을살아온시인의삶과사유가오롯이담겨있다.
중년에접어들어서야“시를온전히사랑하는법”(〈시인의말〉)을알게된시인은생활곳곳에감추어져있는누추함과곤궁을짚어낸다.동시에이러한삶의환난들을구체적인체험과진술을통해‘평범한순간들속의특별함’을건져올린다.이론과철학의단단한외피를두르는대신,그저시를온전히사랑하고자자신을담담히고백하는시인의시편들을보고있노라면,김수영이말했던‘온몸으로동시에온몸을밀고가는시’를자연스럽게떠올릴수있을것이다.

“잊어야할것과잊지말아야할것들”
쓸쓸한눈으로마주하는존재의맨얼굴

다음에다시올게요
습관이된말을뱉으며서두를것이다
엄마인지아닌지모르는그림자가
손을뻗으며검은눈물만흘릴것이다
(…)
다음에다시올게요백세요양원,
당신집을나오면서자꾸눈가를훔칠것이다
―〈뻔한일요일〉부분

옥세현은평범함에서특별함을발견해내는,나아가평범한것이특별한것이라고믿는시인이다.그는시적표현이나형식을중요하게여기는대신자신이시에담아내는일상의가치들,즉위안과공감,아픔과반성의힘을소중히여긴다.그리하여그의시들은담담한일상의얼굴을하고있지만,어렴풋이아려와오랜시간사라지지않는통증을닮았다.

주저앉은낙타는고비사막의모래바람으로사라지고
대신짐짝을짊어진세월이힘겹게산을오른다
뒤를덮친산그늘에도나는죽지못했다
죽지못해서슬펐던나는
계속해서나쁜시를쓸것이다
―〈나는나쁜시를쓰고있었다〉부분

시인이자신의시를‘나쁜시’라고칭하는이유도이와무관하지않다.수려한문장대신취중고백에가까운언어혹은번쩍이는사유보다삶의곤란을반추하는말들이주를이루기때문이다.그러나시집의해설을쓴이병일시인에따르면“세상엔나쁜시는존재하지않는다.”(124p)삶의단면을어루만지며절박함과애절함을오가는옥세현의시는화려한수사로말들을꾸미는대신담담하고투박한언어로‘삶’이한층더깊은의미를갖게해준다.“힘겹게산을오”르는것만큼혹은차라리“죽지못해서슬”플만큼고된시작(詩作)임에도“계속해서나쁜시를쓸것이”라는시인의결의는쓸쓸해서더결연하고담담해서보다단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