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 한 시절이라 부르자

여기까지 한 시절이라 부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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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하신

저자:박하신
소설가.2023년제1회문학수첩신인작가상을수상했다.,등의다원예술활동을진행했다.

목차

포물선
천체물리학궤도상의사랑좌표
우리는깊어서
빌어먹는사람들을위한시선집
시소
문학의정수
끝없이이어지는긴담배와하얗게내려앉은밤
포튈랑

해설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계약직노동자부터학위취득에경도된문학연구원까지
집요하고날카롭게,때론따뜻하게현실을직조해내는신예작가의‘관계의물리학’

작가의특기로보이는“특정한관념에대한다양하고구체적인서사의변주”(259쪽,작품해설)는<천체물리학궤도상의사랑좌표>에서도쉽게포착된다.물리학의이론을사랑이라는감정에대입해보는이소설에서작가는‘한재하’라는인물을통해지적탐구를시도한다.결국스스로를제어하지못한단계에이른그는로슈한계(모행성의중력에큰영향을받는위성이,파괴되지않고접근할수있는한계)에이르고만다.소설속에서서술되는물리학이론이나철학적서술은이성적진리에서답을찾고자하는주인공의바람이지만,변수가곳곳에도사리고있는인간의삶에서이러한시도는부질없는짓이다.결국주인공은이론을바꿔가며탐구를계속이어나가야할운명에처한다.

현재부재한큰누나의존재감을‘나’와작은누나‘온소’의소원한관계를통해다룬소설<시소>또한물리학운동에기반한다.말로풀어낼수없는갈등을겪고있는둘의관계는아슬아슬한시소타기를하듯이어지고,작가는소설말미에이르러서야갈등의발단을짐작할수있도록슬며시던져준다.

어느날공사장에서기다란철근에의해가슴에구멍이뚫린청년노동자의이야기를다룬<우리는깊어서>와오래전절필선언을한중견작가가다시필력을얻자그를기어코죽이려는젊은연구원의이야기를다룬<문학의정수>는“작가본인이작품을쓰는행위에대한메타소설”(265쪽,작품해설)처럼보인다.이외에도어린시절실종된아버지가유골함에담겨돌아오는사건에서이야기가시작되는<포튈랑>,계약직노동자들의불안을담고있는<빌어먹는사람들을위한시선집>,밤근무를서며밤새무슨일이든일어나길바라는경비원의이야기를다룬<끝없이이어지는긴담배와하얗게내려앉은밤>에서는현실을인식하고날카로우면서도따뜻하게이야기를직조해내는신진작가의시각을엿볼수있다.

우리시대청춘들이인지하는세계에대한감각적인탐구

이번첫소설집을출간하며작가는“아직내가가진것의백분의일도꺼내놓지않았다”는호기로운소감을남기고“더이상별일이일어나기쉽지않는세상앞에서소설을쓰기위해,메울수없는구멍앞에서고통을느끼며동시에담담히그저타자를치는일에서시작하겠다”고다짐한다.“작가의불안은무엇인가질문하고또질문하는방식으로작동한다.그의불안을신뢰하고자한다”(267쪽,작품해설)는오영진평론가의말처럼,신예작가의다음행보를기대하며,신뢰를보내고싶다.

박하신의첫소설집《여기까지한시절이라부르자》는우리시대청춘들이세계를어떻게인식하고감각하는지에대한작가의집요한탐구가인상적인책이다.또대부분의작품들이물리학에기반을두고있다는특징이돋보인다.전혀접점이없을것같은물리학과순문학을작가가어떻게직조해나가는지관찰하는재미도쏠쏠하다.

작가는그러한탐구를서사의동력삼아스타일리시한세계를구축해나간다.소설속인물들이맺는관계의물리학을독자스스로느껴보고대입해보면보다흥미롭게작가의작품을즐길수있을것이다.작가의참신한물리학적탐구가앞으로어떤방식으로발전해나갈지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