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에서 지구의 안부를 묻다 : 기후위기 시대 펜, 보그, 스웜프에서 찾는 조용한 희망

습지에서 지구의 안부를 묻다 : 기후위기 시대 펜, 보그, 스웜프에서 찾는 조용한 희망

$14.00
Description
‘쓸모없는 축축한 땅’을 통해 본 어리석음의 인류사이자 파괴와 침탈의 환경 수난사
역사에서 늘 무시받고 약탈받아 온 존재, ‘습지’에서 찾은 고요한 희망
세계적 지성작가 애니 프루가 포착해 낸 ‘문명화’의 초상
미국에서 가장 영예로운 상으로 여겨지는 퓰리처상과 전미도서상을 수상하며 미국 문학계와 지성계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한 애니 프루. 주로 척박한 자연환경을 배경으로 인간의 본성을 밀도 높은 소설로 그려내며 수많은 독자들에게 반향을 일으켰던 저자는 신간 『습지에서 지구의 안부를 묻다』에서 픽션의 형식에서 벗어나 우리가 처한 자연 환경에 대해 직설을 쏟아낸다. 저자의 통렬한 시선이 맞닿은 곳은, 쓸모없는 땅으로 치부되어 온 ‘습지’이다.

“습지의 역사는 파괴의 역사”라고 불릴 만큼, 습지는 인류가 산업혁명을 통해 본격적으로 자연을 훼손하기 이전부터 벌목, 개척과 개간, 개발이 되어야 할 공간으로 여겨졌다. 그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아 살아가는 이들과 이들의 삶의 방식 또한 무시받아 왔다. 저자는 이 책에서 습지에 대한 우리의 그릇된 선입견을 일깨운다. 습지를 향한 저자의 탐구는 접근이 독특하면서도 분야 또한 광범위하다. 문명화라는 폭력과 약탈로 인해 명맥이 끊겨버린 습지의 매혹적인 역사, 습지의 생태학적 역할과 환경적 가치, 과거 예술작품에 담긴 습지를 통해 문화사적 의미를 살펴본다. 1만 년 전 서시베리아의 바슈간으로 시작해 로마시대 토이토부르크 숲, 14세기 잉글랜드의 보그Bog를 거쳐 21세기 미국의 루이지애나에 이른다. 거시적 관점으로 세기별 배수사업의 과정을 따라가 보기도 하고, 미시적 관점으로 토착민의 소소한 생활방식을 추적해 보기도 한다. 이렇듯 저자는 시공간을 넘나들 뿐 아니라 역사·문화·환경·예술의 온갖 분야를 아우른다.

다양한 관점과 방식을 동원해서 습지를 입체적·심층적으로 살펴보지만, 저자의 메시지는 명쾌하다. 습지를 파괴하는 일이 지구를 얼마나 위협하는 일인지 깨닫고 지금이라도 습지를 보호하고 조용한 희망을 되찾자고 강조한다.
저자

애니프루

저자:애니프루
《시핑뉴스(TheShippingNews)》와《아코디언크라임(AccordionCrimes)》등의소설을출간했다.〈벌거숭이소(TheHalf-SkinnedSteer)〉는개리슨케일러가뽑은‘1998년최고의미국단편소설’과존업다이크가뽑은‘금세기최고의단편’으로선정되었다.〈브로크백마운틴(BrokebackMountain)〉은‘내셔널매거진상’과‘오헨리단편소설상’을수상했고영화로도만들어져아카데미감독상,각색상등을수상했다.이외에도퓰리처상,〈시카고트리뷴〉의하트랜드상,〈아이리시타임스〉의인터내셔널픽션상,내셔널북어워드,펜/포크너상,전미도서상등유수한상을두루수상하며미국문학을대표하는작가로인정받았다.
《습지에서지구의안부를묻다(Fen,Bog&Swamp)》는그녀의두번째논픽션작품이다.현재뉴햄프셔에살고있다.

역자:김승욱
성균관대학교영문학과를졸업했다.뉴욕시립대학교대학원에서여성학과정을수료하고〈동아일보〉문화부기자로근무했으며,현재전문번역가로활동하고있다.옮긴책으로는《스토너》,《니클의소년들》,《분노의포도》,《동물농장》,《1984》,《나보코프문학강의》,《스파이와배신자》,《히카르두헤이스가죽은해》,《대담한작전》,《듄》등이있다.

출판사 서평

‘쓸모없는축축한땅’을통해본어리석음의인류사이자파괴와침탈의환경수난사
역사에서늘무시받고약탈받아온존재,‘습지’에서찾은고요한희망
세계적지성작가애니프루가포착해낸‘문명화’의초상
미국에서가장영예로운상으로여겨지는퓰리처상과전미도서상을수상하며미국문학계와지성계를대표하는작가로자리매김한애니프루.주로척박한자연환경을배경으로인간의본성을밀도높은소설로그려내며수많은독자들에게반향을일으켰던저자는신간《습지에서지구의안부를묻다》에서픽션의형식에서벗어나우리가처한자연환경에대해직설을쏟아낸다.저자의통렬한시선이맞닿은곳은,쓸모없는땅으로치부되어온‘습지’이다.
“습지의역사는파괴의역사”라고불릴만큼,습지는인류가산업혁명을통해본격적으로자연을훼손하기이전부터벌목,개척과개간,개발이되어야할공간으로여겨졌다.그곳을삶의터전으로삼아살아가는이들과이들의삶의방식또한무시받아왔다.저자는이책에서습지에대한우리의그릇된선입견을일깨운다.습지를향한저자의탐구는접근이독특하면서도분야또한광범위하다.문명화라는폭력과약탈로인해명맥이끊겨버린습지의매혹적인역사,습지의생태학적역할과환경적가치,과거예술작품에담긴습지를통해문화사적의미를살펴본다.1만년전서시베리아의바슈간으로시작해로마시대토이토부르크숲,14세기잉글랜드의보그Bog를거쳐21세기미국의루이지애나에이른다.거시적관점으로세기별배수사업의과정을따라가보기도하고,미시적관점으로토착민의소소한생활방식을추적해보기도한다.이렇듯저자는시공간을넘나들뿐아니라역사·문화·환경·예술의온갖분야를아우른다.
다양한관점과방식을동원해서습지를입체적·심층적으로살펴보지만,저자의메시지는명쾌하다.습지를파괴하는일이지구를얼마나위협하는일인지깨닫고지금이라도습지를보호하고조용한희망을되찾자고강조한다.

시대를초월한‘발전’과‘개발’이란이름으로벌어지는자멸의아이러니
기후위기시대,불모의버려진땅에서희망의씨앗을뿌려야하는이유
책머리에서이야기하듯저자는원래습지와관련된개인적인에세이를쓸생각이었다.하지만집필하기전자료를수집하려는목적으로관련문헌을살펴보다가특별한지구의공간이전문적인어휘로만작성되어있다는사실을알게되었다.과학자와평범한독자사이에난해한언어라는장벽이존재한다는사실을발견한저자는글쓰기의범위를넓혀습지에대한구체적이면서도자세한주제를다루기로마음먹었다.그덕에이책은과학과환경에대한전문적지식과정보가담겨있으면서도평범한일반인이쉽게이해하고흥미롭게읽을수있는특별한도서가되었다.
우리가‘습지’로알고있는단어는영미권에서는지형적특성에맞춰서‘펜Fen(풀이많고수심이깊은지대)’,‘보그Bog(강우가수원이되고,수심이얕은지대)’,‘스웜프Swamp(수심이많이얕고나무와덤불이무성한지대)’로분류된다.특성이다른만큼역사적으로도이들지형을인식하고활용하는방식이조금씩달랐다.저자는이러한점을고려해서책의구성을펜,보그,스웜프로나누어서술한다.객관적인자료와수치,역사적인기록으로냉정하게과거와현재의지구환경을기술하고지구를어떻게보전해나갈것인지저자는차분하게묻는다.하지만담백한문장사이여백에는통렬한성찰과반성이담겨있다.
우리는매년사상최고온도와최저온도의기록을경신하고있는아슬아슬한기후위기의시대를살아가고있다.영구적인생태계처럼여겨지며‘지구의허파’라고불리던열대우림,아마존은이산화탄소를가둬두는양보다더많은양을배출하며삼림파괴와그로인한화재라는새로운적을힘겹게상대하고있다.저자는기후위기의대표적인원인인온실가스배출문제에서습지가그야말로절대적인역할을한다는사실을일갈한다.“열대스웜프숲은지구전역에서지하에묻혀있는탄소중무려1/3을붙잡아두고”(253쪽)있으며,“툰드라지역특유의팔사보그는식물들이얼어붙은영구동토층위에자리잡고있는것만으로수천년동안탄소를가둬두는역할을”(31쪽)했다.“기후학자들은맹그로브스웜프가해수면상승을최전선에서막아주는중요한방어막이자열대림보다다섯배나성능이좋은이산화탄소흡수제라고”(249쪽)생각한다는점을알리면서도,경제논리에갇혀생각을바꾸고,새롭게행동하려는의지를보이지않는우리의자세를지적한다.
저자는오랜인류사를훑어보며습지를파괴하고환경을무너트리는인류의과오가근현대에벌어진것이아니라사실은아주오랫동안자행되어왔다는점을직시한다.저자는“건축과파괴에는뛰어난솜씨를보여주는인류가자연계를복원하는일에는불쌍할정도로미숙하다.그냥우리적성에안맞는일이”(113쪽)라고토로한다.
하지만자연계를새로운시각으로바라보고,‘자연권’의법적개념으로구체적입지를다지는움직임을주시한다.저자는2001년에영국케임브리지셔에서5헥타르(축구장6.7개정도면적)의소박한땅에서100년에걸쳐손상된습지(펜Fen)를복원하는‘그레이트펜프로젝트’를관심있게지켜보고,2021년개울명과호수명을원고의이름으로기재해서습지를말살하고택지개발을밀어붙이려는기업에대해소송을건플로리다의환경보호단체들의노력에관심을보인다.
저자가직시하는현실은처참하고암울하다.현실을도외시하고거침없이자멸을향해가속도를높이는인류의행태에는허탈을넘어자괴감이들기도한다.하지만비효율,무가치의대명사와다를바없던습지의중요성을늦게나마깨닫고뜻있는이들이복원에나선것처럼,독자들은지금이라도조용한희망을걸고행동에나설마음을품게된다.절제되어있으면서도습지에대해상세하게서술하는저자의글은환경에둔감한우리가어떠한심판을받고있는지깨닫게하는한편,은근한위안을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