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동골동한 나날 : 젊은 수집가의 골동품 수집기

골동골동한 나날 : 젊은 수집가의 골동품 수집기

$17.00
Description
“골동썰 풀고 갑니다!”
어느 젊은 골동품 수집가가 들려주는 슬기로운 골동 생활
스스로를 ‘골동 덕후’, ‘프로 골동러’라고 부르는 한 젊은 수집가의 골동품 수집기 《골동골동한 나날》이 문학수첩에서 출간되었다. SNS(구 트위터)에서 ‘연근들깨무침’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 중인 저자 박영빈은 이 책에서 골동의 매력에 빠져 골동품을 수집하게 된 이야기부터, 그렇게 모은 골동들과 그것들을 수집하면서 겪은 일들에 대해, 그리고 그 과정에서 맺게 된 인연들과 느꼈던 감정들을 에피소드 형식으로 풀어놓고 있다. 또한 골동품 그 자체의 아름다움에 관한 이야기, 취미를 넘어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이 된 골동과 함께하는 삶을 유쾌한 가락으로, 그러면서도 진심을 담은 진지한 어조로 독자들에게 전한다.
‘실생활에 사용할 수 없는 물건은 들이지 않는다’는 철칙 아래 저자는 고려청자 다완에 담아 차를 마시고, 원나라 때 백자 향로에 향을 피우고, 일제강점기 때 촛대에 초를 꽂아 불을 밝힌다. 이 책은 골동 분야에서는 보기 드문 90년대생 수집가가 풀어놓는, 골동과 함께하는 일상으로 가득하다.
저자

박영빈

저자:박영빈
부산에서태어나대학덕에상경한경상도사람.어릴때부터옛것과전통문화를좋아해박물관과유적지를들락거렸다.커서는불교학을전공하며언저리로파던골동이어느덧전공같이돼버렸다.하지만본업인전공에서크게벗어나지않는다며여전히곁눈질을하고있다.골동에서가지를쳐서뻗어나오는모든전통문화를사랑하다보니잡학다식한삶을살게됐다.혼자놀기가심심하여시작한SNS에서의골동글과사진들이어느덧책한권으로묶였다는사실에성공한덕후라고자부한다.현재박사학위논문을준비하며이글들을엮었다.

목차

1.골동덕후도덕후입니다:왜하필골동에미쳤는가?
왜하필골동품이야?:생각보다평범한취민데요…
그냥둬봤자먼지만쌓인다,일단어떻게든쓰고보자:옛것을사용하고즐기는아름다움
골동과빈티지그사이어딘가:골동은비싸고,새것은눈에안차고,그러면빈티지
만들어지는전통,지켜가는전통:현대에되살아나는것들
근본을찾는후레생활:옛사람표절하기
휴덕은있어도탈덕은없다:미친것은돌아버린걸말합니다,그것이바로‘벽(癖)’이니까
덕질도알아야한다:알면보이고,보이면흔들리지않는다
골동품도장르가다양하다고요!:돌만은안된다!돌만은!

여기서잠깐,골동정리좀하고갑시다!-그러니까그게뭔데요,이사람아

2.골동썰풀고갑니다:수집속에담긴이야기들
내가너를기다리고있었다:색난스님의불석불상
이거느낌괜찮은데?:조선전기계룡산백자다완과당대유병
일단먼저가져갑니다!:명대청화찻잔들
홀연히오셔서홀연히가시다:금용일섭스님의아미타회상탱
아니,그걸어떻게본거임?:19세기금동따라보살상
예?잘몰라요~그냥이뻐서ㅎㅎ:은구영자와은정자
아이고,할아버지들!:만다라탕카앞에서울다
뚱냥인지호랑인지아무튼조선호랑이:SNS로환수한정혜사산신탱
일어나세요…악기여…:금(琴)과비파와의만남
뒤에0하나덜붙이신게?:조선시대부채들
시계는다시돌아간다:20세기의회중시계
쥐뒷걸음치다소잡은격:조선시대후령통
기분좋은,하지만씁쓸한:담양죽렴과스러져가는전통

3.골동골동한나날:골동을곁에두고사는삶
골동과전통에살리라:함께하는사람들
다함께돌자골동한바퀴:시간이살살녹는골동찾기
진품인가가품인가그것이문제로다:개꼬리3년묵혀도황모는못된다
여행중에도골동은끝이없다:여행길에서찾은것들
수리가만들어내는아름다움:배보다배꼽이지만우짜겠노…
자나깨나말총조심:말총갓과탕건
질리지않는아름다움:다완과벼루
다시빛나는불빛:와룡촛대와옥등잔
이미향이방에가득합니다:향도구와향목수집
현대의일상과함께하는골동:그거뭐대충굴러다니는거지

책을덮으면서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골동이왜!뭐!귀신안나와요!왜우리골동품기를죽이고그래요!”
나는왜하필골동에미쳤는가……

옛선비들은어느하나에빠져헤어나오지못하는것을‘벽(癖)’이라고했다.단순한취미나기호가아닌,하나의대상에대한전반적인탐구와공부과정모두를즐기는것이바로벽이다.요즘말로하면‘덕후(오타쿠)’.꼭미디어나인터넷에서만이아니라우리주위에서도수많은‘덕후’들을볼수있다.역덕(역사덕후),밀덕(밀리터리덕후),철덕(철도덕후)등등……그리고여기골동덕후도있다.

골동벽에빠진저자는스스로를‘골동덕후’라고부른다.평소에도글을쓰거나음악을듣다가문득방여기저기에놓여있는골동품을집어들고‘골동멍’을때리기도하고,아는골동집에귀한물건이들어왔다는소식을들으면아무리먼데라도득달같이달려간다.말그대로‘덕후’의습벽(習癖)이다.

저자는왜하필골동에빠졌을까?‘골동의어떤점에매력을느끼냐?’,‘대체왜골동이냐?’는주위의질문에저자는답한다.“옛것을이어서사용하는매력”이있고“아름다운것을곁에두는삶”을살고싶어서라고.그리고이책을통해이러한골동의‘매력’과‘아름다움’을독자들에게전하고자한다.

1장에서는골동을처음접하는사람들이가장알고싶어하는것,즉어떤물건을골동이라부르는지그정의와범위를짚고간다.흔히골동의기준이뭐냐는물음에저자는다음과같이답한다.

“님님,이거골동품이죠?!”
“보자…신작이네.한60년대?”
“60년대…뭐야,70년넘었네!골동품이잖아,그럼!”
“에헤이!100년안됐잖아!그럼많이쳐봤자빈.티.지!”
“그게뭔데,이덕후야….”(22쪽)

저자의기준,그리고골동업계의일반적인기준에서100년이상된물건은골동으로,50년이상은빈티지,그이하는모두‘신작’으로분류된다.물론신작에속하는기물들이나현대작가들의작품중에도명작이많지만,그럼에도골동과빈티지주변을항상기웃거리는것은그시간의흐름에담긴이야기와모습에더끌리기때문이다.

1장과2장사이,‘여기서잠깐,골동정리좀하고갑시다!’꼭지에서는저자가애정을갖고모으는유물들과골동분야에서많이쓰이는용어들을소개한다.차생활을즐기는저자가특히애호하는‘다관(茶罐,찻주전자)’,매부리바다거북의등딱지인‘대모(玳瑁)’와반점이있는대나무인‘반죽(斑竹)’같은재료,‘장황(粧潢)’같은장식기법이나‘킨츠기(金?ぎ)’같은수리기법에대한설명과상세이미지를볼수있다.
2장에서는골동을수집하면서겪은일들,그중에서도“기억에남고자랑하고싶은(이거중요)몇몇썰”(90쪽)을풀어본다.정말우연찮게맞닥뜨린옛걸작들,중고장터앱에올라온골동품사진속일부만아주조그맣게찍힌따라보살상을발견한일,진귀한조선시대후령통을“쥐뒷걸음치다소잡은격”으로운좋게손에넣은이야기등골동수집과정에서실제로겪은흥미진진한이야기들이펼쳐진다.특히도난당한산신탱을환수하고자모금을진행한일은2023년당시SNS에서뜨거운반응을불러일으켰음은물론불교언론에도기사가실린바있다.

3장에서는골동으로엮인여러인연과골동을곁에두고사는일상에대해서이야기한다.찻자리를가진것을시작으로나중에는함께모여조선초기의복을재현하거나진짜대모로거문고를장식하는등전통공예와옛것에대한사랑으로뭉친사람들,그리고자주찾고종종조언을얻기도하는단골골동가게사장님들도저자에겐소중한인연이다.

저자스스로“내가가장사랑하는물건”이라고밝힌향로나향꽂이같은향도구들과함께하는일상,밤마다저자의머리위에매달려서조용히빛을내고있는옥등잔이야기,마음에드는갓과머리에맞는탕건을구하려고뛰어다닌일,요리를하면서500년된그릇으로국간을맞추던동생과의에피소드등‘골동골동한나날’이라는제목에맞는일화들도실려있다.그밖에골동을구할수있는온/오프라인판매처와각각의장단점,가짜구별하는눈을키우는법,유물에걸맞은수리기법등골동또는골동수집에관심있는사람들에게도움이될만한조언들도볼수있다.

“굴러다니는골동들사이에서오늘도나는이리저리뒹굴어본다.”
일상속에서골동과함께하며호흡하는시간들

책의첫번째글‘왜하필골동품이야?:생각보다평범한취민데요…’에서저자는‘골동품수집’을바라보는사람들의시선과오해에대해이야기한다.그러면서‘왜골동품이낯설게,또는어렵게느껴질까?’라는의문에,‘골동수집=부자취미’라는이미지가더해진게사람들이골동을어렵게보게된이유인것같다는생각을밝힌다.하지만저자에게골동은단순한취미를넘어일상을함께하는‘생활용품’이다.“생활속에서실사용할수없으면들이지않는다”(14쪽)는원칙을세웠기때문.고려,조선시대에만들어진대접과잔과접시를실제식기로쓰고,평소에사용하는촛대와향로와꽃병도조선,원나라,심지어당나라때것이다.

이렇게100년이훨씬넘는시간의흔적이담긴골동품을사랑하는저자도무작정진품,옛것만을고집하진않는다.보기드문부채인죽피선(竹皮扇)을구했을때는실사용을위해부분수리를감행했으며,“지금만들어진가짜나재현품들이몇백년이지나그나름의골동품으로대접받을날이분명있을것”(264쪽)이라거나,한꼭지를할애해“수리가만들어내는아름다움”을설파하기도한다.

이런점에서수리를마치고다시바라보게되는기물들은참각별하다.수리를통해온전한모습을찾는것을보면기물에새로운힘이생기는느낌이든다.어떤사람들은불완전한것은불완전한대로의맛이있으니그냥두어도좋지않나하지만,그래도수리를마치고돌아온기물들을보면마치그것들이나에게“나는이제준비됐어!이제다시가보자!”하고말을거는것같다.본래의옛모습과새롭게수리된부분이어우러지는조화의미가또새로운작품으로다가오는것이다.(289쪽)

물건을본래용도가아닌다른용도로쓰는‘전용(轉用)’또한저자가추구하는골동생활의포인트중하나다.벼루를찻주전자받침인‘호승(壺承)’으로사용하는것이그예다.이는물건의경제적가치나겉으로보이는아름다움보다는그물건에깃든의미와진리를추구하기때문이다.옛전통을따르되그것을새롭게만들고적용하는것,저자는이를“근본을찾는후레생활”(49쪽)이라고말한다.
저자에게골동은축재수단도,단순한장식품도아니다.‘고미술’,‘앤티크’라는이름으로도불리지만그보다는,좀더친숙하고오랫동안곁을지켜온느낌이드는‘골동’이라는단어의어감이좋은이유도여기에있다.“골동을모으고사랑하는사람들이여전히존재하고있다는것과,그들이사랑하는기물들이전해오면서혹은수집되면서함께실려오는이야기들을문자로남기고싶은마음이컸”(347쪽)다는저자박영빈의일상은앞으로도쭉골동과함께할것이다.

골동을곁에두고산다는건,골동골동한나날을보낸다는건,단순히옛물건들을진열해두고바라보는것만은아니다.기물들이현대의일상속에사용되며나와같이호흡하는시간들을두고나는골동골동한나날이라부른다.(23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