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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안나카르포비치
저자:요안나카르포비치 화가이자만화가이며일러스트레이터.얀마테이코미술아카데미회화과를졸업했으며2001년레셰크미시아크의스튜디오에서학위를받았다.현재폴란드크라쿠프에서거주하며활동하고있다. 역자:박서영(무루) 어른들을위한그림책읽기안내자.스무살무렵늦은성장통이시작됐다.그때부터그림책을읽었다.성장기에읽은책을다합해도그시기에미치지못할것이다.그림책속에서기쁨과슬픔의여러이름들을알았다.‘사는게,세상이다그래’라는말을밀쳐놓을힘도얻었다.비혼이고고양이탄의집사이며채식을지향하고식물을돌보며산다.예전엔여기저기돌아다니며사진을찍고사람들을만나인터뷰를하고차를우리고요리를하며다양한분야의아마추어로살았다.가장오래한일은15년남짓아이들과책을읽고글을쓴것이다.지금은어른들과그림책을읽고문장을쓴다.세조카와언젠가태어날그들의아이들에게재밌고이상한이모이자할머니가되고싶다.사방이열린작업실에서어른들과함께그림책과문장을읽는다.에세이『이상하고자유로운할머니가되고싶어』를썼고,『인생은지금』,『할머니의팡도르』,『마음의지도』,『섬위의주먹』등여러그림책을동료와같이옮겼다. 역자:정원정 토끼가사는숲아래살며번역을하고숄을짜고이야기를짓는다.비올레타로피즈가그린『섬위의주먹』과『마음의지도』,『할머니의팡도르』,『노래하는꼬리』를옮겼다.정원을가꾸고요가를하고번역을한다.《섬위의주먹》을비롯한비올레타로피스시리즈와그밖에여러그림책을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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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일상의공간에내려온죽음의신‘아누비스’외로운우리를이끌어줄다정하고섬뜩한안내자‘아누비스’는이집트신화에등장하는죽음의신으로,직립보행을하는인간의몸에검은늑대의머리를하고있다.초기신화에서죽음전반을관장하던아누비스는시간이흐르면서이집트인들이미라를제작할때장례감독을하거나저승에서망자를맞이해심장의무게를재는등실무자로자리잡게된다.죽음은보편적이지만개인이맞는죽음은개별적경험이다.죽음자체가캄캄한미지의영역에있다보니내세의삶을준비하는일은중대하고도혼란스러운일일수밖에.그래서사후세계로향하는망자에게는다정히이끌어주는누군가가필요했을것이다.애초에무덤주위를서성거리던늑대가죽음을지키는자의얼굴이된것은죽음에깃든공포와불안을다스리기위해서였다.죽음은여전히삶에잠재되어있되실체를파악하기어렵고,그근본적인속성은앞으로도변하지않을것이다.폴란드작가요안나카르포비치의화집『아누비스:얇은장소들』은죽은이집트인들을안내하던신을카페와식당,극장,세탁소같은평범한일상의장소로불러온다.호텔프런트뒤에서있거나생선가게나과일가게에서점원으로일하는아누비스는다음순간텅빈식당에앉아있고,야외유원지에서아이스크림을먹거나꽃다발을구입한다.그는서비스를제공하거나제공받는사람이며,소비자이기도하고산책자이기도하다.극장과전시회장에가고세탁소에서빨래가끝나길기다리는아누비스는대도시에사는익명의우리들과다를바없는존재다.그러나검은늑대의머리를갖고있는한아무리숨으려해도두드러질수밖에없다.아누비스는지극히일상적인공간에있을때도낯설고이질적인존재감을드러내며높이솟은두귀는불길하게흐린하늘어딘가를가리키고있다.필연적으로아누비스는외롭고쓸쓸한존재다.그는대체로인적없는장소에혼자있고,일행이있을때도고독한분위기는누그러지는법이없다.소녀들과둥글게손을잡고춤을추거나한밤의레스토랑에서데이트를즐길때도예외가아니다.아누비스의검고무뚝뚝한얼굴은인구밀도가높고번잡한도시에서외로움에시달리는우리와닮아있으나우리가껄끄러워하는누군가일지도모른다.이책의발문에서저자는카르포비치의연작〈아누비스가있는그림〉을올리비아랭의책『외로운도시』와연결지어외로움이현대예술의주요소재라는점을확인시켜준다.아누비스연작에서도시의화가에드워드호퍼를떠올리는일은어렵지않은데카르포비치의작업은선배예술가들이포착해낸대도시의외로움을한층깊고오묘한방식으로그려낸다.이책이코로나19가전세계를휩쓸던2020년에출판되었다는사정도특기할만하다.실제로아누비스시리즈는코로나팬데믹시기인스타그램에서널리알려졌는데‘격리감성quarantinemood’이라는캡션과함께공유되곤했다.그런데이거대한도시에서공허하고쓸쓸하다고느끼는주체는과연누구일까?아누비스일까,아니면우리일까.삶의곁에내내드리워져있는그림자를통해우리를날카롭게찌르고고요히사색하게하는예술이번에한국에서출판되는『아누비스:얇은장소들』은카르포비치의아누비스연작세권을추려한권으로묶어냈다.단편적으로존재하는그림들을자연스러운흐름으로배치하기위해일찍이한국독자들에게카르포비치를소개해온무루작가와협업하였다.무루는한국어판해설「경계의존재아누비스:내그림자속에서나란히걷는미지의얼굴」에서고대이집트죽음의신이어떻게현대일상의공간속으로들어왔는지분석하며,죽음이“불의의재난이아니라삶의곁에내내드리워져있는그림자”라는사실을짚어낸다.죽음이삶의대척점에있는것이아니라언제나동행중이라는사실은우리인간의근원적인고독을설명해줄핵심요소일것이다.표지그림〈뉴저지의세탁소〉에는인적없는한낮의거리에앉아세탁이끝나길기다리는아누비스가등장한다.카르포비치는오후의눈부신빛속에다고대이집트의상징‘앙크Ankh’를숨겨두었는데앙크는아누비스가망자의손을잡고내세로인도할때들고있던머리가둥근십자가이다.영생을약속하는앙크가환한빛속에숨겨져있다는것은죽음과외로움이함께하는우리의삶에가느다랗게내려오는계시같은것이다.홀로지하철역에서있거나카페에서시간을보낼때적막한고독에휩싸여본적이있는사람이라면기다릴법한계시말이다.그리고그러한계시는홀로존재하는아누비스가아니라그를바라보고있는우리를향한다.부제로쓰인‘얇은장소ThinPlace’란켈트인들의용어로세계의경계가얇아지는장소를의미하는데일상의세계로틈입해들어온아누비스를표현하기에더없이적절하다.불안이든우울이든현대인이일상에서경험하는여러부정적인감정들은쉽사리떨쳐지지않으며,그렇기때문에어떻게든안전하게동행할필요가있다.아누비스의검은늑대머리는섬찟하면서도매혹적이어서카르포비치의그림을볼때첫눈에느껴지는낯설고이질적인느낌은적극적인감상과해석을요구한다.『아누비스:얇은장소들』은예술이어떤방식으로우리를날카롭게찌르고퍼뜩놀라게하고이윽고고요하게생각에잠기게하는지잘보여준다.그림을한장한장넘기며거기에담겨있는이야기를상상해보는것도이근사한화집을깊이읽는방법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