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삼인방 : 지키지 못한 약속

광화문 삼인방 : 지키지 못한 약속

$13.50
Description
“우리 약속 하나 할까?
저 총독부가 무너지는 날, 여기 다시 와서 만나기로 말이야.”
일제의 검열과 탄압으로 혼란했던 1930년대 조선,
신문사 동기로 만난 시인 백석과 두 친구의 저항과 우정 연대기

십 대가 사랑하는 작가, 정명섭의 신작 역사소설

《저수지의 아이들》, 《1948, 두 친구》, 《미스 손탁》 등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한 소설을 꾸준히 발표해온 베스트셀러 작가 정명섭. 그가 이번엔 시인 백석에 주목했다. 백석은 한때 월북작가라는 오명으로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교과서에 가장 많이 수록된 작가’에 빛나는 인물이다. 생각학교 문학시리즈 ‘클클문고’ 열네 번째 도서 《광화문 삼인방》은 백석이 1934년 〈조선일보〉에 입사, 교정부 기자로 일한 사실에 주목한 저자가 탄탄한 고증과 탁월한 상상력을 더해 그의 삶을 재구성한 소설이다.
일제의 모진 탄압과 민족말살정책이 본격화되던 1930년대, 신문사에서 만난 백석과 허준, 신현중은 시를 읊고 소설을 쓰며 나라 잃은 설움을 나누었다. 당시 저항과 친일 사이에서 지식인들이 겪어야 했던 고뇌와 비극의 깊이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모던 보이 모던 걸 젊은 혈기로 가득했던 광화문과 종로, 교사의 꿈을 펼치던 백석의 고향 정주, 첫사랑의 아픔을 삭혀야 했던 통영 등, 작가는 백석의 발자취를 따라 삼인방의 일상을 지극히 평범하게 묘사하면서, 역설적으로 그들의 꿈과 우정을 꺾어버린 시대의 비극을 아프게 그려낸다. 한편 책 전반에 녹아있는 백석의 아름다운 시편을 통해 그가 왜 우리말을 고집했는지 등,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일제의 침략 전쟁으로 혼란과 공포에 젖은 암울한 시대의 묘사는 오늘 우리가 누리는 평화의 소중함을 돌아보게 한다.

저자

정명섭

저자:정명섭
2013년《기억,직지》로제1회직지소설문학상최우수상,2016년《조선변호사왕실소송사건》으로제21회부산국제영화제에서NEW크리에이터상,2020년《무덤속의죽음》으로한국추리문학상대상을수상했다.대표작으로《저수지의아이들》《그들이세상을지배할때》《1948,두친구》《기억서점》《빙하조선》등이있다.그밖에도《취미는악플,특기는막말》《지금,다이브》《괴이,학원》《떡상의세계》《시험이사라진학교》《100년후학교》《안녕,선생님》등다수의앤솔러지에참여했다.


목차

만남
경성제국대학
세사람의길
백석의사슴
함흥의시인
다시경성으로
떠나는사람들
지키지못한약속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평안북도정주출신으로,빠르게돌아가는경성에서좀처럼적응하지못하던백석앞에운명처럼나타난허준그리고신현중.셋은조선일보교정부에함께근무하며빠르게가까워진다.글과문학을사랑한다는점과친일이라는시대의소용돌이에휩쓸리지않겠다는마음이같았던셋은스스로‘광화문삼인방’이라부르며우정을쌓아간다.광화문을밀어버린자리에떡하니자리잡은조선총독부가무너지는날축배를들자는약속과함께.하지만시간이흐를수록손쓸틈도없이빠르게나빠지는시대상황과그들사이에피어난사소한오해가얽히며광화문삼인방은결국흩어지게된다.과연셋은지난날의약속을지킬수있을까?

이책은광화문일대를삶의터전으로살아낸세사람의일화를토대로한작품이다.긴장감넘치는사건과이를뒷받침하는섬세한배경묘사가돋보이는책으로,당시조선인들의생활상과암울한시대상을이해하는데도움을준다.그뿐만아니라중간중간인용된백석의시와집필배경까지도담아내며백석의작품세계를이해하는데에도유용한작품이다.
“많은책과논문,기사를확인했으며최대한사실에가깝게쓰려고노력했다”는저자의말처럼소설임에도사실과다른부분에는각주로설명을더했다.작품의배경에녹아있는소소한광고문구나조연인물들도대부분사실에기반했다.실제종로거리를배경으로한작품이기에,소설을읽으며백석과친구들이거닐었던길이나장소_이문설렁탕,보신각공원,황궁우,정동제일교회등_를직접돌아보는것도이책을즐기는방법이될것이다.

낯선도시에서찾은백석의새로운마음의고향,허준과신현중
광화문삼인방의탄생

“은밀한비밀을공유한셋은똑같은표정으로서로를바라보며따뜻한위로를느꼈다.경성이라는낯선도시에떨어진백석이고향에서느꼈던따뜻함을다시금느낀것이다.”-본문중에서

모던보이라이름난백석은실은평안도정주출신이다.바쁘게돌아가는타지에서의삶에쉬이적응하지못하던그에게허준과신현중은마음의고향이되어주었다.실제로백석은같은북도출신의소설가허준의이름을딴시에서그를“맑고거륵한눈물의나라에서온사람”이라표현할정도로깊은정을나누었다.백석이쓴거의모든작품을허준에게보여주었을정도로문학적교류도활발했다.이승훈이세운민족학교출신이었던백석은반제동맹사건의주동자신현중과는일본제국주의에대한반감을깊이공유할수있었다.

신문사에서교류하던주변문인들이하나둘변절하고일본제국주의를찬양하는작품을앞다투어내놓던시대,향토적언어로민족적정서를노래하는작품을고수한백석이기꺼이마음과시간을나눌곳은허준과신현중이었다.여전히“높고견고해보”이기만하던조선총독부가이두친구와함께할땐“약해지고낮아졌다”는문장처럼,《광화문삼인방》속백석,허준,신현중이나눈우정은강하고단단했다.

사랑과우정사이,
또다른관전포인트

견고할것만같았던이들의우정에도금이가는일이생긴다.백석이마음에품었던한여인,박경련이그이유였다.이미다른여인과약혼을했던신현중이박경련과만난다는소식을들었기때문이다.백석은박경련에대한마음을친구들에게숨기지않았는데,누구보다박경련을향한백석의진심을알았던신현중이었기에그충격이더욱컸던것이다.신현중의여동생과혼인해신현중과사돈지간이었던허준의입장도난처하긴마찬가지였다.
백석을아는사람이라면이미알고있을유명한일화로,이이후에어떤일이있었는지는제대로다뤄지지않았다.이에저자는사랑의갈등이흩트려놓은세사람의우정이어떻게흘러갔을지각색해보여준다.사랑과우정사이라는딜레마를마주한광화문삼인방의에피소드는소설의재미를한층더높여준다.

“멀리떠나.시인으로살아남고싶다면.”

생존이곧저항,
변절이아닌떠남을택한사람들

책의배경이되는1934년부터1939년까지는일제의세계정복야욕이극에달하던시기이다.자원수탈,언론검열,조선어사용금지정책부터강제징병이조선인의발목을잡아끌던시절,광화문삼인방과같은문인,엘리트집단에게는전향압박이더욱심했다.
한때광화문을밀어버린자리에우뚝솟아오른조선총독부건물을바라보며함께저항을다짐하며일본제국주의를고발할지하출판물배포까지도준비한광화문삼인방.하지만상황이악화되자신현중은당장저항하기보다는떠날것을제안한다.그리고백석과허준은그제안에반대하지않는다.

저자는결국경성을떠나각자의길을떠난세사람의선택을두고,생존하기위해맥없이물러난나약한지식인의모습이라비난해선안된다고말한다.“특히백석같은엘리트”는“철저하게일본의지배를받아들이고친일파의길을걷거나,하나밖에없는목숨을걸고저항하는길을선택해야만했”을것이고백석은“멀리떠나는것으로저항”했다고말이다.당장저항시를쓰거나총칼을무장하고독립운동에뛰어들지않아도,조선인이라는정체성을잃지않기위해멀리떠난것역시용기이자투쟁의또다른모습이라는걸이해해보자고제안한다.실제로당시경성을떠나지않은,백석,신현중,허준과교류했던문인(함대훈,노천명,모윤숙,최정희등)대부분이이후변절하였다는사실이이를뒷받침한다.

8월15일광복절이다가오는지금,멀리떠날지언정우리의글로우리정서를담은작품을쓰고나눔에주저함이없었던,대한의모든것을마음한쪽에간직했던백석과친구들의이야기가지금의우리에게주는울림은무엇보다클것이다.

“너한테시는고향이구나.”
백석의작품세계를이해하다

소설《광화문삼인방》은시인백석삶을다층적으로보여주는작품이다.사랑하는여인을그리거나친우와다투는인간백석의모습을담아냈는가하면,시인이자나라를잃은조선인백석의모습도훌륭하게그려냈다.허나무엇보다도그가왜작품을고향사투리를넣어썼는지,다른소재가아닌고향땅,고향사람들의이야기를썼는지,그이유를무엇보다섬세하게그려낸다.왜시집《사슴》을100부만찍었냐는질문과홍경래의난으로유명한정주성을소재로어째서청배를팔러온늙은이이야기만을쓰냐는허준,신현중의물음을통해백석이생전어떤마음가짐으로시를대했고어떤것을가치있다여겼는지엿볼수있다.
독립과투쟁을떠올리기쉬운일제강점기에특유의서정적이고향토적인시를써내려간백석의뒷이야기가궁금하다면일독을권한다.백석의삶과작품세계를폭넓게이해할수있는재밌는교과참고자료로활용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