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은 마을을 어떻게 바꿨나

산불은 마을을 어떻게 바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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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기후 변화로 대형 산불이 연중화, 전국화되고 있다!
산불이 휩쓸고 간 이후 이재민의 일상은 회복되고 있는가?
국내 재난 복구 체계는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에 걸맞은가?
‘축구장 7,006개(5,002㏊)’
강원지역에서 지난 10년간 발생한 크고 작은 산불로 불에 탄 면적이다. 피해가 커 정부가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한 산불만 최근 5년 새 3건이다. 2019년 고성 산불, 2022년 동해안 산불, 2023년 강릉 경포 산불의 이재민은 모두 1,958명에 달한다.

하루아침에 집과 일터를 잃은 이재민들의 삶과 이들이 모여 사는 마을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강원지역 일간지 소속 기자인 저자는 이재민 인터뷰와 지속적인 현장 취재를 거쳐 경제적, 사회적, 심리적 변화를 파악했다. 예방, 대비, 대응, 복구로 이어지는 국내 재난관리체계 중 복구 단계의 취약점을 분석한다. 이 책은 건물을 다시 짓는 등의 물리적인 복구를 넘어 이재민들의 일상 회복을 목표로 국내 재난 복구 체계가 바뀌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한다.
저자

신하림

저자:신하림
현대사회위험과커뮤니케이션을연구하는기자이자경제학박사다.강릉여고와강원대사회학과를졸업했고같은대학교의녹색생명산업정책대학원에서농학으로석사학위를,농업자원경제학과에서경제학으로박사학위를취득했다.바이러스성가축질병(구제역,조류독감등)이란위험에대한전문가와일반인의주관적인인식차이와이로인해발생하는혼란을막기위한커뮤니케이션필요성을연구했다.
2006년『강원일보』에입사했고2019년에는경제부기자로서고성산불을,2022년과2023년에는사회부기자로서동해안산불과강릉산불을취재했다.법조분야를담당하며산불관련재판을취재했다.2019년고성산불피해현장과복구체계문제점을짚는연속보도로『강원일보』사우회인강일언론인회가주관하는올해의기자상을받았고한국지방신문협회정전70주년특별취재단의일원으로서한국기자협회가주관하는400회이달의기자상을수상했다.

목차


프롤로그반복되는재난
머리말약한고리,짧은관심

1장.그리운나의집
새집이불편한이유
황혼에깃든불안
좁은도로위옛날집
이산가족
막을수없는추위

2장.빚의굴레
텅빈땅
모아니면도
눈위에또서리가
세번의억울함
불에탄소나무

3장.숲이란일터를잃은마을
벌거벗은산,메마른계곡
휴지줍는노인들
송이의빈자리

4장.사분오열된마을
두번의인터뷰
그들이갈라진이유
뜨거운이재민,차가운정부

5장.소외되는사람들
전파,반파,소파
어느청년사업가의눈물
가슴에꽂힌비수
인사도안하던사이

6장.재난이후의재난
한움큼의약
잃어버린역사
“낭구가없어서”
소통없는복구
다시무너지다
홀로삭이는아픔

7장.산불과불평등

8장.다시일어서는힘

에필로그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기후변화로대형산불이연중화,전국화되고있다!
산불이휩쓸고간이후이재민의일상은회복되고있는가?
국내재난복구체계는1인당국민소득3만달러시대에걸맞은가?

산불이후이재민들에게남은‘부채,갈등,불안’

“우리집은동화같은집이었어요.산불이나기전에는…”
2023년4월11일강릉경포일대에산불이난이후걸린현수막의문구다.집과사업장,마을이산불에잿더미가될줄상상도못했던사람들은하루아침에‘이재민’이된다.언론은재난현장을짧은기간동안보도했고정부와지자체는막대한예산을들여복구하겠다는계획을밝혔다.그리고이재민들은사람들의기억속에서잊혔다.과연그들의일상은복구됐을까?
저자는그답을찾기위해이재민들의‘재난이후의일상’을취재했다.1장은주거불안정성의문제를다룬다.이재민들은정부와지자체로부터재난지원금,국민성금을받지만복구비를충당하기에는역부족이다.대출을받을수밖에없다.고령층이재민들은주택복구를포기하기도한다.이재민들에게제공되는임시조립주택은폭염과한파에취약하다.7평남짓한공간에최대3명이거주해야하는규정은‘이산가족’을만든다.비좁은공간에서함께지내지못하고뿔뿔이흩어져지내기도한다.
2장은주택보다더열악한사업장복구에관한이야기다.도심형산불은숲뿐만아니라사업장도빼앗아간다.피해액이주택보다더크고소득원을잃는다는측면에서치명적이지만직접지원은없고대출이란간접지원만있다.결국복구를위해수억원,수십억원의빚을질수밖에없다.이미산불이나기전에도빚을지고있던소상공인들은산불로빚이급격하게늘어나고단한일상을보낸다.특히2019년고성산불이재민들은복구를마치자마자‘코로나19’라는국가적인재난을연달아겪으며빚을갚을능력도취약해지고깊은좌절감을느낀다.
3장은소나무숲이사라짐으로인한경제적문제에관한내용이다.농사만으로생계를이어가기어려운것이오늘날농촌의현실이다.가을철송이채취는고령의어르신들에게소중한소득원이다.하지만산불은숲이라는일터를빼앗아간다.정부와지자체는소득원지원을위해공공근로사업,대체작물생산사업을지원하지만‘산불발생이전’으로돌아가기에는역부족이다.
4장은산불이갈라놓은관계에관한이야기다.이재민들은피해규모를기준으로나뉘고한마을에서가족처럼지냈던이들은‘미묘한변화’를겪는다.2019년고성산불은원인제공자(한국전력공사)는분명했지만보상문제를둘러싸고이재민들간의의견대립이극심했다.이는민사소송으로이어졌고갈등은수년간지속된다.정부가법과원칙에따라원인제공자에게제기한구상권소송도또다른갈등의불씨가된다.저자는산불로마을의소중한자산인사회적자본이사라지는과정을다룬다.5장은산불로발생하는소외와산불을일으키는소외에대한문제다.피해를인정받지못하고복구책에서소외되는사람들이나온다.평소이웃과관계가원만하지못했던주민이저지른방화로대형산불이발생했던2022년동해안산불의발단도살펴본다.

이재민일상회복의관건은‘소득원복원,커뮤니케이션’

산불이꺼지면재난이끝난것일까?오히려2차,3차재난의시작이다.숲과나무가사라지면서이재민들은산사태,토사유출에대한불안을떨칠수가없다.사방사업을마친곳도‘극한호우’와같은재난속에서실제로산사태가발생한다.이재민들의마음도재난을겪는다.사유시설뿐만아니라사진첩등집안의역사와추억이담긴의미있는물건들이사라짐으로인해상실감,우울감을느낀다.분노와울화는건강했던몸도쇠약하게만든다.저자는6장에서‘재난이후의재난’과이재민의마음을돌보는일에소극적인현복구체계의한계를다룬다.
재난은약자를괴롭히고약자를더약하게만든다.7장은산불을둘러싼불평등에관한이야기다.2019년고성산불은전기적인요인(특고압전선아크불티)으로발생했다.그런데2004년에도인근속초에서비슷한원인의산불이발생해주민들이큰피해를입었다.동해안은전기적인요인으로인한대형산불이끊이지않고있지만전선지중화사업은전국에서가장낙후됐다.열악한재정여건때문이다.이재민들은복구과정에서‘정보의불평등’도겪는다.개개인의복구를위해서는구체적인정보가필요하지만행정은지속적인정보제공에관심도,의무도없다.정보를얻지못한이재민들은불안과불신,소외감을느낀다.
저자는‘각자도생(各自圖生)’과같은국내재난복구체계로는한계가있다는점을분명히하며8장에서대안을제시한다.재난복구과정을보다객관적으로복기하고재난의교훈을후대에알리는‘학습’의과정,단기적인과제를넘어‘소득원회복’을목표로한보다더장기적인체계,무엇보다복구의질(質)을높이기위해이재민의필요에귀기울이고답을하는‘커뮤니케이션’의중요성에집중한다.

현직기자가5년간취재한‘산불재난,그이후’

“우리의희생이아무런의미없이잊히는것이서글퍼요”
저자가2019년고성산불이후만난이재민들이공통적으로남긴말이다.처참했던재난의현장도어느순간사람들의기억속에서는완전히사라진다.이재민들은그저‘개인적인아픔’으로삭이며살아갈뿐이다.이책은산불이재민들의고통이개인적인아픔에그쳐서는안된다는문제의식에서시작됐다.초대형헬기를늘리고내화수림대를조성하는등의산불예방책도중요하지만이재민들이하루빨리일상을회복할수있는탄탄한복구책을갖추는것도중요하다.재난이상시적으로발생하는위험사회가된오늘,이책은‘재난이후의일상회복’에대한화두를던진다.

“젊어서치른월남전은추억이라도있지산불은추억도없어요.오히려모두빼앗아갔죠”
-2019년고성산불피해70대이재민

“산불을겪고집안에혼자있으면눈물만쏟아져.집밖에나와있어.무서워서잠을못자”
-2022년동해안산불피해90대이재민

“산불이나지않았더라면갚지않아도되는빚인데이자를낼때마다억울하죠”
-2019년고성산불피해60대자영업자

“산불때문에팔자에도없는먹는장사를하고있네요”
-2019년고성산불피해50대자영업자

“산불을겪고사람에게실망해서대인기피증이생겼어요.만나봐야좋은이야기도없고….이제는만나는사람도같은이재민들로좁혀졌어요”
-2019년고성산불피해50대자영업자

“산불은자연재난이아니냐는말을들으면피가거꾸로솟아요.원인제공자가있는데어떻게자연재난입니까?”
-2019년고성산불피해60대이재민

“문득문득꿈인가,현실인가헷갈려요.복구작업이한창진행되던중에는소변볼곳도없는허허벌판을보고나서야‘아!내가산불을겪었지’실감했죠”
-2022년동해안산불피해70대이재민

“산불로시집올때혼수로가져왔던남편의도포도불에탔고우리집역사가담긴사진첩도사라졌어요”
-2019년고성산불피해60대이재민

“산에예전처럼나무가없으니비만내렸다하면흙탕물이산에서내려와요.잠을못잘정도로불안해요.산사태가나지않을까싶어서…”
-2022년동해안산불피해70대이재민

“시내로연기가번져자욱했던기억이생생해요.도시전체가뿌옇게변했는데봄만되면당시상황이떠올라두렵습니다”
-2022년동해안산불피해지역주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