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내가!”
두돌무렵,스스로할수있는것이많아진아이들은이렇게외치기시작합니다.처음에는놀랍고대견했던이말이어느순간난감해집니다.지켜보다못해“엄마가해줄게.”라며아이의일상에개입하다보면,이제는반대로“엄마가도와줘.”라는말이돌아오기도합니다.
아이를사랑하는마음으로했던말과행동이아이가스스로선택하고경험할기회를가로막고있다면?《스스로선택하는아이,무엇이다를까?》는바로그질문으로시작합니다.이책은아이를더잘가르치는방법이나더똑똑하게키우는비법을이야기하지않습니다.대신부모가무심코했던말을돌이켜보게하고,아이를바라보는시선을조금바꾸어보자고제안합니다.
초등학교에서오랜시간아이들을만나온저자역시아이들을키우며수없이흔들렸습니다.저자는“아이를돕는길은무언가를더하는것이아니라,지금아이의모습을있는그대로바라보는것으로충분하다는것을몰랐습니다.”라고고백합니다.아이를위해끊임없이무언가를해주려는부모들에게아이를위한진짜도움이무엇인지돌아보게합니다.아이가자신의속도로일상의작은도전을이어갈수있도록환경을준비하고,조용히기다리는것이부모의역할임을자신의경험을통해보여줍니다.
이책이특별한점은몬테소리의철학을어려운이론을몰라도일상에서쉽게실천할수있는구체적인방법으로녹여냈다는것입니다.저자가아이들과함께생활속에서차곡차곡쌓은실천의기록이기에더욱설득력있게다가옵니다.아이만의주방에서스스로간식을챙겨먹고,안전한주방도구로요리에참여하며,설거지까지자연스럽게해내는모습은아이의가능성을새롭게보여줍니다.늘돌봄의대상일것같은아이가엄마에게물을따라주고,손님맞이를함께준비하며배려와존중을익혀가는모습도잔잔한감동으로다가옵니다.
이책은아이를바꾸는책이아닙니다.아이를바라보는법을배우는책입니다.부모의시선이바뀔때,비로소아이를위한첫걸음이시작됩니다.그리고그변화는아이뿐아니라부모의일상까지조금씩바꾸어갑니다.
책속에서
“아이들은저마다의빛을가지고태어나고,그빛은각자의방식으로드러납니다.아이를바라보는시선이달라질때,아이와함께하는시간도조금씩달라집니다.완벽한부모는없기에,우리는지금있는모습그대로언제든다시시작할수있습니다.”
--pp.4「프롤로그_아이를바라보는법을배우다」중에서
몬테소리교육을배우는과정에서들었던말이떠올랐습니다.두돌무렵부터아이들이갑작스레“내가!내가!”,“싫어!”를말하기시작하는데,이시기는반항처럼보이지만사실은성장과전환이일어나는소중한순간이라는것입니다.이런시기를거치며독립과자기확신에대한도약이이루어진다고했지요.스스로해보고싶어눈빛을반짝이던아이의모습이스쳐갔습니다.혼자해보려는그마음을문제로볼수는없었습니다.문득이런생각이들었습니다.‘내가!내가!’는병이아니라아이안에서자라고있는‘소중한자율성의씨앗이구나.’라고요.
--pp.22-23「“엄마가해줄게!”:자율성을가로막는말」중에서
이제막가위질을배우는아이가종이가잘잘리지않아답답해하는상황이라면,폭이좁은종이를준비하여가위질을좀더수월하게경험하도록도울수있습니다.(…)결국중요한건,하고싶어하는아이의마음이꺾이지않도록곁에서작은연결고리를놓아주는일입니다.부모가직접해주지않아도,스스로해낼수있다는경험은아이를한층단단하게만듭니다.일상의작은도전을계속이어갈용기를얻게되지요.
--pp.70「마법의중간지대만들기:아이스스로해내게하려면?」중에서
자기돌봄공간을마련해준뒤,한동안이곳은아이들에게참새방앗간같은곳이었습니다.아이들은원하면언제든들어가옷을입고,단추를채우고,머리를빗으며시간을보냈습니다.그렇게자연스레자신을가꾸는방법을익혀갔습니다.신체를돌보는과정을통해자신을소중히하는마음도함께자라났습니다.
--pp.106「자기돌봄공간:다툼이해결되는곳」중에서
“어떻게스스로정리하게한거야?”아이들이하원후가방을정리하고간식도스스로챙기는모습을본지인들은이렇게질문하곤합니다.제대답은늘같습니다.‘매우작은시도를하는것’그리고‘한번에잘하길기대하지않는것’입니다.이정도는할수있겠다싶을정도로과제를쪼개어,아이들도부담없이시도할수있게했지요.
--pp.134「하원정리:가방이아무데나놓여있다면?」중에서
식재료를키운다고해서아이들의식습관이단번에바뀌지는않았습니다.하지만아이들이직접길러만든음식을맛보겠다며기꺼이작은입을벌리는것만으로도충분히의미가있었습니다.변화는천천히,자연스럽게찾아오는법이니까요.함께심고,물을주고,웃으며수확했던그순간들은,아이들과의소중한시간으로남아있습니다.
--pp.166「먹거리키우기:숨겨도숨겨도뱉어낸다면?」중에서
스스로목욕하는아이들의모습을보며,아이들이원할때스스로할기회를주어야한다는사실을다시금깨달았습니다.제가씻겨줄때는멍하니서있거나짜증을내던아이들이스스로몸을구석구석닦았습니다.목욕을마친아들이자부심가득한표정으로말했습니다.“나혼자목욕했지.형님이라그래!”
--pp.222「목욕하기:매일즐겁게목욕할수있다면?」중에서
저에게청소는매일해야하는수고로운일,빨리해치워야할대상일뿐이었습니다.그런데아이들에게이모든과정이‘귀찮은일’이아니라,그자체로‘흥미롭고집중할수있는활동’이었습니다.밀대를밀고,빗자루로쓸고,행주를짜는과정자체에고요히몰입하는아이들의모습을보면묘한감동이올라옵니다.생명력넘치는아이들의눈빛에서,일상을대하는저의시선이얼마나무심했는지도새삼깨닫게됩니다.청소를가르치고있다고생각했던제가,오히려아이들에게서매일새롭게삶을배워가고있습니다.
--pp.275「가족대청소:다양한청소도구에관심을보인다면?」중에서
어린자녀와의가족회의는완벽할필요가없습니다.때로는‘과연회의가잘되고있는걸까?’싶을때도있지만,중요한것은아이들이즐겁게참여하고부모가그모습을진지하게바라봐주는것입니다.그렇게쌓인대화의경험은아이들에게도,부모에게도특별한추억이자성장의기록이됩니다.
--pp.305「어린자녀와시작하는가족회의첫걸음」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