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지갑 속에 들어온 제국주의 (우리는 정말 자유롭게 소비하고 있을까?)

내 지갑 속에 들어온 제국주의 (우리는 정말 자유롭게 소비하고 있을까?)

$18.00
Description
속도를 결제하고, 브랜드를 먹고 마시고 입고…… 당신의 소비생활은 정교하게 설계되었다!
코카콜라, 스타벅스, 아이폰, 쿠팡, 카카오택시, 자라, 화면을 한 번 미는 즉시 완료되는 ‘간편결제’까지. 익숙한 이름과 익숙한 동작이 반복되는 사이, 우리는 ‘당연한 선택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믿는다. 정말 그럴까? 내가 오늘 생각하고 결정하고 상상하고 소비하는 모든 행위가 나의 의지에 따른 것일까? 「내 지갑 속에 들어온 제국주의」는 이렇게 묻는다. “그 자유는 정말 우리의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가 설계한 질서에 우리를 맞추는 것일까?” 이 책은 저자가 지닌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디지털 경제와 데이터 플랫폼, 글로벌 브랜드의 서사 전략’에 대한 탐구의 결과물이다. 저자 모지현은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평범한 한국인의 생활 장면에서 출발해 세계사적 맥락과 오늘의 기술 인프라를 촘촘히 연결하며 ‘우리는 정말 자유롭게 소비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에 답을 찾아간다. 그 과정에서 현학적 이론을 펼치기보다는 현실에서 건져 올린 사례로 논지를 밀어붙인다. 왜 스타벅스의 치키타 바나나는 매대 위 작은 과일 이상의 서사를 지녔는지, 왜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콜센터가 세계화의 속살을 보여주는 장면인지, 왜 ‘로켓배송’과 ‘원클릭 결제’가 편리함을 넘어 행동경제학적 설계(넛지·기본값·보상시차)의 교본이 될 수 있는지 등등 말이다. 나아가 ‘데이터는 새로운 석유’라는 상투적 비유를 넘어 데이터의 수집-정제-목록화-피드백 루프가 어떻게 정치·경제적 권력으로 응결되는지를 구체적인 사용자의 여정과 플랫폼 수익 모델(광고·구독·수수료·입점비) 단위에 따라 흥미롭게 해부해준다. 각 장에 들어가는 한명지 작가의 일러스트는 역사적 팩트와 다양한 현실의 예들을 버무려 독자의 사고를 촉구하는 것으로 이 책이 지닌 또 다른 특장점이다. 로마·에스파냐·네덜란드에서 코카콜라·자라·GAFA·BAT로 이어지는 제국의 계보를 통해 표준·인프라·속도·데이터라는 공통원리로 오늘의 소비 권력을 정밀 해부한 「내 지갑 속에 들어온 제국주의」를 독자 여러분에게 자신 있게 추천한다.
저자

모지현

시간과사람이만나빚어낸사건,그실타래처럼얽힌인과관계를좇는일에푹빠져있던학생이었다.그호기심으로이화여대사학과에진학했고,연세대대학원에서역사교육을공부했다.역사를기록과박물관에놓인과거,지나간시간만이아닌오늘을비추는거울이자내일을여는열쇠로여긴다.아무리복잡한문제라도역사의맥락속에서바라보아그시작과까닭을알게되면,서로를이해하고앞으로나아갈길을찾을수있다고믿기때문이다.그믿음은십여년역사교사로학생들과눈을맞추고호흡하며더욱단단해졌다.교실에서아이들과나눈수많은질문과대답,웃음과고민은지금의글쓰기와강연을떠받치는가장소중한자산이되었다.역사를몽글몽글하고흥미로운이야기로풀어내면서도그속에숨겨진날카로운지혜를발견해,세상을넓게보는시야와인간을공감하는따뜻한마음을,함께하는이들과공유하는것.역사를쓰고말해온이래항상꾸는꿈이다.나아가,나와다른이에게너그러워질수있는관용을배워조금은더나은세상을바라는여정에가장다정한동행이되어주고싶다.『청년을위한세계사강의』,『꿈꾸는사과』,『역사가지폐를만날때』,『사건으로보는한국현대사』,『아주개인적인한국사』,『하나님이키우신다』,그리고해설을맡은『세계사톡』시리즈속에서그꿈은이미펼쳐지고있음을믿는다.

목차

저자의말
프롤로그익숙한것들의낯선뷰(view)_〈매트릭스〉의빨간약
1.코카콜라와할리우드의출격_제국주의의재발견(feat.로마제국)
제국과제국주의는언제부터쓰인용어인가요?/현대적인의미의제국주의란무엇인가요?/‘코카콜라’라는브랜드탄생에는어떤의미가있나요?/제2차세계대전이후세계는어떻게바뀌었나요?/미국을로마제국과비교할수있다고요?/로마공화정과제정이다른점은무엇인가요?/로마제국을유지한힘은어디에있었을까요?/할리우드영화에담긴의미는무엇인가요?
2.‘스타벅스의바나나’와〈슬럼독밀리어네어〉_세계화,수백년의미궁(feat.영국제국)
세계화란무엇인가요?/1차세계화는사람들의삶에어떤영향을미쳤을까요?/스타벅스바나나에숨겨진서사는무엇인가요?/바나나공화국은왜그런형편에놓이게되었을까요?/〈슬럼독밀리어네어〉의콜센터에의미가있다고요?/2차세계화와아웃소싱은어떤관련이있나요?/아웃소싱분야가확산하면서인도가부상했다고요?/영국이인도를식민지로둘수있던힘은무얼까요?/영국제국의인도지배에는어떤숨겨진비결이있나요?/인도를영연방으로남기지못한이유가있다고요?
3.버블계의원티어_그리고닷컴버블이있었다(feat.네덜란드제국)
닷컴버블이인터넷때문에시작되었다고요?/넷스케이프가그렇게큰영향을미쳤다고요?/개인용컴퓨터(PC)는어떻게탄생했나요?/마이크로소프트사가도약하는계기가있었다고요?/윈도95와익스플로러4.0이가지는의미는무엇인가요?/역사상최초의버블은무엇이었나요?/어떻게네덜란드는제국으로발전할수있었나요?/네덜란드의경제성장을이끈힘이있었다고요?/역사에남은닷컴버블의긍정적인결과는무엇인가요?/닷컴버블이가져온의미있는변화가더있나요?
4.자라에서GAFA까지,그들의은밀한이야기_데이터채굴과플랫폼제국(feat.에스파냐제국)
패션과데이터는어떻게연결되어있나요?/데이터가중요하게여겨지는이유는무엇인가요?/디지털플랫폼과데이터는어떤관계가있나요?/아마존은어떤방법으로데이터를채굴해이익을얻고있나요?/구글은어떤행보를보여왔나요?/애플의스마트폰혁명에는어떤의미가있나요?/페이스북이이시대에끼친영향은무엇인가요?/제국으로서에스파냐가실패한원인은무엇일까요?/데이터를대하는우리의자세는어떠해야할까요?
5.진격의제국,BAT_경험해보지못한나라의핀테크(feat.진제국)
중국이정보통신기술에집중한계기는무엇인가요?/바이두와바이트댄스의행보에서배워야할교훈은무엇인가요?/알리바바의역사에는어떤숨은이야기가있나요?/텐센트가만든‘모든것의앱’의위상은어느정도죠?/중국에서QR코드결제가폭발적으로증가한이유는무엇인가요?/모바일결제는중국에어떤변화를초래했나요?/제국으로서의진나라정책은어떠했나요?/중국과미국이가장첨예하게대립하는부분은어디죠?/미국과중국디지털제국의공통점은무엇인가요?
에필로그모든길이인공지능으로통하는세상_외눈박이마을속두눈박이가될지라도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일상알고리즘뒤에가려진제국주의의회로
저자는2025년한국대학생의평범한하루-지하철에서추천된쇼츠몰아보기,선물받은스타벅스카드활용,바나나하나충동구매,키오스크의옵션선택,단톡방N빵과실시간이체,밤늦은배달과로켓배송,넷플릭스의무한스크롤-속에서우리가‘무엇을’소비하는지보다‘어떻게’길드는지를추적한다.나아가1922년「매일신보」의「현대신사의1일」광고를제시하며일제가조선의생활양식을은밀히바꿨듯오늘날의소위‘스마트시스템’역시그와같은메커니즘으로우리의일상을구조적으로이식하고있는것은아닌지묻는다.드러나는용어,물건의이름,소비과정,결제시스템만바뀌었을뿐소비자의생각과마음을움직여지갑을열게하는구조는일제지배하시절과다를바없다는뜻이다.이처럼「내지갑속에들어온제국주의」는단순히소비시스템을비판하는책이아니다.로마·에스파냐·네덜란드·영국·미국·중국으로이어지는‘제국의계보’를현재형으로소환하여전쟁과정복의시대를지나문화·데이터·핀테크로재편된21세기권력의작동법을해부한다.

알람-리워드-원클릭-배송-리뷰로이어지는‘일상로그’는어떻게가능한가?
총과군함대신플랫폼과알고리즘,국경대신네트워크가질서를규정하는세계에서‘제국’은더이상국호가아니라인프라이다.앱하나가도시를,결제규격하나가대륙을움직이며,우리의클릭과이동은거대자본의가치사슬속에서‘보이지않는조립부품’으로기능한다.이책은바로이연결부위를역사와기술의교차점에서낱낱이,그러나친절하게해부한다.저자는“오늘의소비는하나의선언”이라고말한다.카드한번긁는행위,바나나를고르는사소한동작,아마존고를떠올리며‘더빠르게’에끌리는마음,카카오택시로이동하며메신저로택시비를송금하는손끝-그모두에권력과침묵,착취의서사가스며있다고강조한다.또한프롤로그에제시한것처럼일상시퀀스를따라소비의판단을구성하는요소(편리함,보상,속도,네트워크평판)가어떻게우리의‘자유’를대체하는지를보여준다.그러고는지금의리워드·구독·포인트·쿠폰같은소비촉진시스템이개인을정책의대상이아닌‘지표의대상’으로다루는순간을포착해낸다.바로이지점에서‘나는내지갑의주인인가?’라는질문이‘누가내시간을설계하는가?’라는질문으로확장된다.

편리함과가성비라는유혹뒤에가려진저임금·그림자노동의민낯을들여다본다!
할인쿠폰과리워드의달콤함뒤에는플랜테이션단가압박과계절이주노동문제를겹쳐읽을수있고,수확·선별·포장·선적까지이어지는긴사슬에서가격변동리스크는농가와일용직에게전가되기쉽다.패스트패션분야에서는‘리드타임2주’를맞추기위해‘샘플→소량테스트→대량발주’가초단기에반복된다.소비자가가성비에미소짓는이시스템에서는단가절삭을위해안전과임금이먼저깎인다.퀵커머스및배달분야도마찬가지다.단건수수료,변동보너스,평점알고리즘이‘오늘의수입’을좌우하는환경에서보험·산재적용과악천후위험을노동자가감수해야하며,플랫폼의일방조정에소득변동성마저높아진다.그뿐인가?허울좋은글로벌서비스는시차를뒤집은노동으로유지된다.이때감정노동과스크립트준수율이충돌할때노동자에게는번아웃이누적될따름이다.그밖에원클릭시스템의종착지에있는전자폐기물과역물류,클라우드시스템유지를위한경비·청소등필수노동은물론전력·수자원과용문제는종종지역사회와의갈등으로번지기도한다.저자는이처럼숨은노동의지도를면밀하게살펴보면서소비뒤편에서작동하는다양한층위를톺아본다.

이렇게읽자
이책은다섯개‘제국모델’의성공과실패를대조하며제국을작동시키는공통원리(표준화·인프라·서사·회계·속도)를도출한다.1장에서는코카콜라와할리우드를통해2차세계대전이어떻게세계최초의글로벌브랜드를탄생시켰는지,해외보틀링공장이‘미국적생활양식’의세계적확산을어떻게견인했는지추적한다.2장에서는스타벅스의바나나와영화「슬럼독밀리어네어」를연결하여바나나공화국의역사와콜센터·아웃소싱이만든글로벌노동지형을풀어낸다.3장은닷컴버블을네덜란드동인도회사와튤립버블의렌즈로비추며,넷스케이프·윈도95가만든대중인터넷의폭발이거품을남겼지만동시에‘네트워크표준’과‘생태계’라는장기자산을남겼음을설명한다.4장에서는자라에서GAFA까지-빠른회전율의패션공급망과데이터채굴형플랫폼이어떻게결합해수요를‘생산’하는지,검색·스토어·커머스·SNS가각각어떤방식으로개인을측정·세분화·유인하는지를구체적플로우로안내한다.마지막5장은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와QR기반결제혁신을통해‘카드선진국’이아니었던중국시장에서왜모바일지갑이폭발했는지,슈퍼앱이어떻게결제-메신저-게임-콘텐츠를엮어일상OS로변모했는지그과정을입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