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울벌레 이야기

방울벌레 이야기

$19.00
Description
“불을 끄지 마세요, 아직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으니까!”
무로마치 시대부터 에도 시대까지 민간에 떠돌며 구전·변주되어온
기이하고 괴이한, 그러나 어쩐지 있을 법한 ‘전승 괴담’을 엮다!
이제 ‘의식(Ritual)’을 시작합니다
어둠 속에서 낯선 목소리가 당신의 목덜미에 숨을 불어넣으며 묻는다. “옛날이야기를 좋아하세요?” 그 순간, 당신은 이미 『방울벌레 이야기』가 설계한 기이한 덫에 발을 들인 셈이다. 이 책은 매끄럽게 다듬어진 현대 작가의 창작물이 아니다. 무로마치 시대부터 에도 시대까지, 이름 없는 민초들이 입에서 입으로 옮기며 살을 붙여온 ‘날것의 저주’ ‘전승 기담’들을 엮은 보기 드문 기록물이다. 누군가 지어낸 가짜 공포, 잘 짜인 플롯으로 강요하는 만들어진 두려움이 아니라, 수백 년간 사람들의 머릿속을 지배했던 진짜 ‘두려움’을 한곳에 모았다. 덕분에 이야기 자체가 품은 으스스한 기운이 갈피마다 살아 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하나씩 꺼지는 촛불
이 책의 진정한 백미는 에도 시대의 금기된 놀이, ‘햐쿠모노가타리(百物語)’를 독서의 영역으로 소환했다는 점이다. 햐쿠모노가타리는 에도 시대에 유행했던 전통적인 괴담 향유 방식이다. 100개의 초를 켜두고 괴담을 하나씩 마칠 때마다 불을 꺼나가는 의식으로 마지막 불이 꺼지는 순간, 어둠 속에서 ‘진짜’가 나타난다고 믿었다. 이 책은 그 서늘한 긴장감을 현대의 독서 경험으로 소환한다. 당신이 책장을 한 장씩 넘기는 행위는 곧 촛불을 하나씩 꺼나가는 행위와 같다. 전국을 떠돌며 괴이한 일을 수집하던 스님의 목소리를 따라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했을 때, 당신의 방 안에는, 당신의 등 뒤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까? 어쩌면 어둠 속에서 ‘괴이’를 마주하게 되지 않을까?

공포는 설명되지 않는다
『방울벌레 이야기』가 지닌 가장 강력한 힘은 이름 없는 민초들이 삶의 현장에서 직접 보고 전한 ‘기록’이라는 점이다. 정교하게 설계된 호러가 공포의 원인을 규명하고 인과관계를 설명하며 명확하게 결말을 보여주는 반면, 이 책은 오히려 설명을 아낀다. 남는 것은 기이한 ‘현상’ 그 자체다. 그 밑바닥에는 ‘원(怨)’이라는 정서가 깔려 있다. 천재지변과 전쟁이 잦았던 시대, 이유도 모른 채 죽음을 맞이해야 했던 이들이 품었을 억울함과 분노가 이야기로 발현되었다. 인가에 소리 없이 숨어들어 사람들에게 까닭 모를 쇠약증과 울증을 퍼뜨리는 〈두꺼비〉나 자신의 죄를 감추려다 그 업보가 기괴한 현상으로 나타나 밤마다 죄인을 옥죄는 〈남이 모르는 죄〉 같은 이야기는 그저 피할 수 없는 일로 존재할 뿐이다.

닫히지 않는 결말, 영원히 지속되는 비일상
“그 뒤로 어떻게 되었는지 아는 이는 아무도 없다.” 무책임해 보이는 이 마무리가 사실 이 책의 가장 잔혹한 매력이다. 결말이 나지 않았기에, 이야기 속 원혼들은 책 속에 갇히지 않고 우리의 상상력 속으로 탈출을 감행할 수 있다. 따라서 책을 덮어도 공포는 끝나지 않는다. 『방울벌레 이야기』가 허물어뜨린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는 당신이 잠든 침대 밑, 혹은 불 꺼진 복도 끝에서 불쑥 고개를 내밀 테니까. 그렇다. 이 책은 삶의 밑바닥에서 길어 올린 투박한 목소리로 오늘날 독자에게 변치 않는 두려움을 건드린다. 그리고 그 여운은 일상과 비일상의 경계를 슬쩍 허물어뜨리며, 짜릿하고 섬뜩한 경험을 독자에게 선사할 것이다.
저자

호소배

옛날이야기를좋아하고으스스한이야기를사랑하는글쟁이.대학에서문학을전공하고,출판인으로일하고있다.장르를가리지않고이야깃거리를주워모으는수집가다.

목차

방울벌레라불러주시오
제1야
두꺼비/복도의여자/쿠라가리고개와세개의혼불/수달/개로환생한사람/살아있는인형/지느러미/저주받은찻집/지붕속의거북이/남이모르는죄/귀신마차/이세후쿠님/족자의여인/소나무의이사/고양이가사람말을하다/사람찾는점/스가와노의손님/침향나무상자/이쿠지/고린쿠다키/시라키죠전설/악마가사는산봉우리/칼이말하다/인왕의꿈/너구리의축하인사/​아사마신사의귀신/개구리우물/걷는장작/금봉산의것/니시료추의묘약/사쿠노야가문의수호신/입막음/나무상자/야로카츠/괴승의두루말이/옥룡/다치지않게해주는부적/강에서주운것/화재를피하는기물/전당포의늙은하인

제2야
카신코지의극장구경/관우목상/석불/한밤중의손님/남만인요술/말을키우는저택/이즈나술법/여우와무사/팔천환술/카신코지와빚쟁이/미야즈의요괴/속병/귀신과노름쟁이/비금강/차가운손/말법의수행자/미련이남은뱀/츠다의진주/보살사냥/말이된수행자/길을닦는소/보여드리죠,보여드리죠/바늘먹는벌레/나쁜승려/질투/히죠스님과귀신/옛성터의요괴/온세키이레키/바위집의할멈/아다치가하라의외딴집/돌팔매를맞은무사들/칠보사/변소간에서만난사람/텐구의허리띠/카마타로저택의팥씻는요괴/사람고기를먹는노인/오오노도사와삼발이/게를좋아하는산신/미코시뉴도/스님의혹/얽히고설키는/마루야가만난짐승/우부메/등불속의여인/화녀의머리채/손님대접/센다이강변의짐승/우에스기가문의심부름꾼/쪽문사이에서살던것/수상한암자/흔들리는집/묘지에서부탁받은일/요괴의것/사람잡아먹는저택

제3야
영혼이도망가는꿈/승려와뱀/구로다가옥의요괴/외산저택의신단/유령의집/욕심쟁이승려
담벼락너머의여자/디딜방아/토지신의지갑/불타는노파/화차에사로잡힌아내/류센지의문지기/거짓선서의대가/산의아가씨/기도해도소용없다/마녀/무익한살생/여우에게홀린사람/인옥/누에/기타노의원령/치바의약/죽은남편이보낸편지/이상한혹/죽은남편의미련/뱀을모시는장지/조의를부탁합니다/반슈히메지의성곽/행방불명/보리사/스즈하라집안의창고/여자의머리/누마사와의늪/귀부인/어머니의유령/코소베의유령/죽은아내의호소/강을건너지못하는여자/염라예/친구의아내/거미/
선술과환술
명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