잎이 푸르러 가시던 님이 : 김유정이 말하고 김유정을 말하다

잎이 푸르러 가시던 님이 : 김유정이 말하고 김유정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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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그의 소설은 순박하면서도 우직하다. 아울러 생생한 방언, 문어가 아닌 구어, 구연체라고 불러야 할 만큼 씹히는 언어는 압권이다. 주로 산골 농촌을 무대로 다루고 순박하고 우직한 이들의 어처구니없는 전개에 웃음을 유발하지만, 그 안에는 궁핍한 삶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르지 않는 생의 의지가 깔려 있다. 하지만 우리는 소설에 가려 있던 작가 김유정을 보지 못했다. 날것 그대로 만나는 김유정!

저자

김유정

저자:김유정
1908년강원도춘천의갑부집안에서태어났으나일찍이부모를여의고고향을떠나12세때서울재동공립보통학교를입학한후휘문고등보통학교를거쳐연희전문학교문과에진학했으나중퇴했다.춘천실레마을에금병의숙을세워문맹퇴치운동을벌이기도하고,금광에손을대기도했다.당시어려서부터앓던결핵성늑막염이폐결핵으로악화했다.단편소설〈소낙비〉가《조선일보》에,〈노다지〉가《중앙일보》신춘문예에각각당선되어문단에올랐고,구인회의일원으로김문집,이상등과교분을가지면서창작활동을했다.등단하던해에단편소설〈금따는콩밭〉,〈떡〉,〈산골〉,〈만무방〉,〈봄봄〉을,이후〈산골나그네〉,〈봄과따라지〉,〈동백꽃〉,〈땡볕〉,〈따라지〉등을발표했다.어리석고무지한인물들을등장시켜웃음을자아내지만해학속에가난하고비참한삶의비애가특징적으로,사건의의외적인전개와엉뚱한반전,육담적인속어,비어의구사등탁월한언어감각으로1930년대한국문학의독특한영역을개척했다.불과2년남짓한작가생활동안30편내외의단편소설과1편의미완성장편소설,그리고2편의번역소설,12편의수필,편지와일기6편을남길만큼왕성한창작의욕을보였다.그러나폐결핵에시달리다가29세에요절했다.시신은유언대로화장되었고,유골은한강에뿌려졌다.

엮음:조일동
경복고등학교와추계예술대학교문예창작과를졸업한후여러출판사에몸담았다.이다북스에서출판기획자로활동하며에세이집《마흔의봄》을썼고,《나혜석의고백》《방정환의어린이찬미》《나운규의말》《한용운의나의님》등을엮었다.현재드레북스대표로일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는글

1장__잎이푸르러가시던님이
잎이푸르러가시던님이
조선의집시
나와귀뚜라미
오월의산골짜기
어떠한부인을맞이할까
전차가희극을낳아

행복을등진정열
밤이조금만짧았다면
강원도여성
병상영춘기
병상의생각
네가봄이런가
일기

2장__김유정,묻고답하다
김유정문답

3장__벗에게
강노향에게보내는편지
안회남에게보내는편지
문단에올리는말씀

4장__유정을그리며
밥이사람을먹다―채만식
유정과나―채만식
유정과나―박태원
유정과나―이석훈
유정군과엽서―박태원
유정의영전에바치는최후의고백―이석훈
작가유정론―안회남
유정의면모편편―이석훈

출판사 서평

〈봄봄〉과〈동백꽃〉의작가,김유정
소설에가려있던그의수필들

“유정은아깝게그리고불쌍하게궂겼다.나같은명색없는문단꾼이면여남은갖다주고도로물러오고싶다.”-채만식

1930년대한국문학을대표하는작가중한명이자한국현대단편문학의선구자로꼽히는김유정.그는2년이라는짧은기간에작품활동을했으며,작품안에가난하고무력한인간에대한애정을담았다.그의작품들중대부분은농촌을배경으로향토성이돋보이며등장인물들은순박하고우직하다.아울러생생한방언,문어가아닌구어,구연체라고불러야할만큼씹히는언어는압권이다.하지만그의현실은암울했다.
어릴때여윈어머니에대한기억은평생그의곁에머물렀고,천석지기의지주의집안에서태어났지만몰락해가난소에서살아야했으며,늑막염과폐결핵은죽을때까지그를괴롭혔다.이런그의현실은수필에서극명하게드러난다.
그는2년이라는짧은기간에30여편의소설외에12편의수필을세상에내놓았다.수필작품은소설에비하면적은편이며소설에가려제대로조명받지못했다.하지만적은양이지만수필이라는특성상날것그대로의육성을들여다볼수있다는점,생전그의생활과고민을읽을수있다는점에서가치있는자료다.

김유정이말하고김유정을말하다
《잎이푸르러가시던님이》

“나의고향은저강원도산골이다.춘천읍에서한20리가량산을끼고꼬불꼬불돌아들어가면내닫는조그마한마을이다.앞뒤좌우에굵직굵직한산들이빽둘러섰고그속에묻힌아늑한마을이다.그산에묻힌모양이마치옴팍한떡시루같다해서동명(同名)을‘실레’라부른다.……주위가이렇게시적이니만치그들의생활도어디인가시적이다.어수룩하고꾸물꾸물일만하는그들을대하면딴세상사람을보는듯하다.-〈오월의산골짜기〉중에서

“밥!밥!이렇게부르짖고보면대뜸신성하지못한아귀를연상하게된다.밥을먹는다는것이딴은그리신성하지는못한가보다.마치이사회에서구명도생(救命圖生)하는호구(糊口)가그리신성하지못한것과같이거기에는몰자각적굴종이필요하다.파렴치적허세가필요하다.그리고매춘부적애교,아첨도필요할는지모른다.그렇지않고야어디제가감히사회적지위를농단하고생활해나갈도리가있겠는가.그러나이것은그런모든가면허식을벗어난각성적행동이다.아내를내놓고그리고먹는것이다.애교를판다는것도근자에이르러서는완전히노동화했다.노동해서생활하는여기에는아무도이의가없을것이다.이것이즉들병이다.-〈조선의집시〉중에서

“나는날로몸이꺼진다.이제는자리에서일어나기조차자유롭지가못하다.밤에는불안증으로괴로운시간을원망하고누워있다.그리고맹열(猛熱)이다.아무리생각해도딱한일이다.이러다가는안되겠다.달리도리를차리지않으면이몸을다시일으키기어렵겠다.……나는참말로일어나고싶다.지금나는병마와최후담판이다.흥패(興敗)가이고비에달려있음을내가잘안다.내게는돈이시급히필요하다.그돈이없는것이다.-〈안회남에게보내는편지〉중에서

이책《잎이푸르러가시던님이》는김유정이지면에발표한수필들을신문및잡지게재순으로정리하고,문답과편지를모았으며,그가죽은후그를기리는작가들의글을함께실었다.이를통해김유정의작품세계를되돌아보는한편,소설에서미처보지못한그의궤적과고뇌를들여다볼수있기를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