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도 사람이외다 : 영원한 신여성 나혜석의 고백 - 드레의 뜰

여자도 사람이외다 : 영원한 신여성 나혜석의 고백 - 드레의 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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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나혜석은 화가와 작가이기 전에 인형이 되기를 거부한 여성이자 여성의 권리를 찾고자 한 인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가부장적인 사회제도와 남성 중심적인 사회에 침묵하지 않았으며, 그런 현실을 누구보다 강하게 비판하고 저항했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비난과 따가운 시선을 기꺼이 감수하면서 자기 존재를 증명하려 했고, 여성에게 억압적인 사회와 맞서 싸웠다. 그 싸움은 인형이 아닌, 여성이 아닌, 한 사람으로서 온전히 살고자 한 바람이자 실천이었다.
그는 과격한 여성이었을까? 우리 사회는 그의 시대와는 전혀 다른가? 여성 문제는 지금도 유효하고, 발작적인 거부감과 일방적인 매도는 여전히 우리를 옭아매고 있다. “여자도 사람이외다”라고 외치며, 주체적이고 독립적인 존재이기를 바란 문제의식은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우리에게 유효하다.

저자

나혜석

저자:나혜석
1896년4월,경기도수원에서태어나1913년진명여자고등보통학교를최우등으로졸업했다.1913년도쿄사립여자미술학교서양화부에입학해1918년에졸업한후잠시미술교사로활동했으며,1919년3월만세운동을한혐의로5개월간옥고를치르기도했다.1920년외교관김우영과결혼했으며,25세때인1921년임신9개월의몸으로첫유화개인전을가졌다.이는우리나라최초의여성서양화가가연첫여성개인전람회였다.같은해에제1회서화협회전람회에홍일점으로유화를출품했으며,1922년부터조선미술전람회서양화부에해마다작품을출품해수상과특선을거듭했다.
그는작가이자여성의주체적권리와인권을펼친운동가이기도했다.1914년〈이상적부인〉을,1918년에는조혼문제를다룬단편소설〈경희〉를썼으며,1923년〈모(母)된감상기〉와1934년에〈이혼고백서〉를발표하며파문을불러왔다.특히〈이혼고백서〉에서그는이혼에이르는과정을가감없이보여주는한편,경직된사회와이로인한여성문제를비판했다.이후다양한글을쓰고발표했으나이혼녀라는이유로몸과마음이병들었다.
이후수덕사등을떠돌다가1944년8월한양로원에맡겨진뒤1949년3월14일에관보에무연고자시신공고로그의죽음이알려졌다.1948년11월에시립자제원병동에무연고자로입원해있던중12월10일눈을감은것이다.시대의벽을허물지못한채무연고시신으로처리되었고,그의무덤은어디에도남아있지않다.

엮음:조일동
경복고등학교와추계예술대학교문예창작과를졸업한후여러출판사에몸담았다.출판기획자로활동하며에세이집《마흔의봄》을썼고,《방정환의어린이찬미》《나운규의말》《한용운의나의님》《잎이푸르러가시던님이》등을엮었다.현재드레북스대표로일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는글

1장_우리가아니면누구란말인가
이상적부인
혼인론,여권론
K언니에게여(與)함

2장_더단단히살아갈길
모(母)된감상기
백결선생에게답함
생활개량에대한여자의부르짖음

3장_나를잊고어찌살수있으랴
우애결혼,시험결혼
나를잊지않는행복
아아자유의파리가그리워

4장_여자도다같은사람이외다
이혼고백서

5장_살러가지말고죽으러가자
신생활에들면서
구미여성을보고반도여성에게
독신여성의정조론
영미부인참정권운동자회견기

출판사 서평

왜여성의희생은당연해야하는가
나혜석의《여자도사람이외다》

1922년〈모(母)된감상기〉에서나혜석은어머니가되는과정과심정을말하며여성고유의경험을처음으로공론화했다.이글은모성의가치를언급하고옹호하면서도출산으로인해자신의삶을뒷전으로미뤄야하는여성의현실을그대로보여주었고,여성의희생을당연하게여기는사회를정면으로비판했다.이글을지면에실린후비난이쏟아졌지만,그는굽히지않았다.

1934년잡지《삼천리》에실린〈이혼고백서〉는〈모(母)된감상기〉에대한비난수위를훨씬뛰어넘었다.결혼에서이혼에이르게된과정을가감없이드러낸이글에서이혼과정에서남성들의편협함을읽고,여성에게일방적으로정조관념을강요하는사회와부딪쳤으며,여성들이현모양처라는경직된틀에구속당하는시대에저항했다.〈이혼고백서〉는그가경직된사회로인해깊은상처를입었으며,그때문에얼마나저항했는지짐작하게한다.더구나그것은그만의일이아니었다.

새롭게되살려낸나혜석의삶과꿈
남성중심사회에맞선불꽃인생!

우리나라여성중최초의서양화가나혜석.신여성으로고등학교를졸업한후일본유학길에오르며엘리트코스를밟았다.일본에서서양유화를배웠고국내최초의여성서양화가로미술계의주목을한몸에받았다.재능은그림에만머물지않았다.1918년에조혼과가부장제등여성에게불리한관습을비판한소설〈경희〉를발표하며작가로도남다른재능을키웠다.

그는화가와작가이기전에인형이되기를거부한여성이자여성의권리를찾고자한인물로자리매김하고있다.가부장적인사회제도와남성중심적인사회에침묵하지않았으며,그런현실을누구보다강하게비판하고저항했다.자신에게쏟아지는비난과따가운시선을기꺼이감수하면서여성에게억압적인사회와맞서싸웠다.그싸움은인형이아닌,여성이아닌,한사람으로서온전히살고자한바람이자실천이었다.

그렇게시대를뛰어넘었고,지금우리앞에살아돌아왔다.사회는그를고립과죽음으로내몰았지만,결과적으로그의저항과도전은시대를앞서가는용기로되돌아왔다.

책속에서

시간이촉박한데어떻게나를기다려달라하겠고,무슨심사로남가는것을시기하겠소?너잘가는것이내게도영광이요,나는못가더라도너만무사히도착되어도좋다.허나너무달음질말고이따금뒤좀돌아보아주오.올라가지못할곳에는손목도좀끌어주어야겠소.다리가아파주저앉을때가야만할이유를설명해주어야겠소.믿건대먼저밟으시는언니들이여!푹푹디디어뚜렷이발자취를내어주시오.좀체름하게또눈이오더라도그발자국의윤곽이나남아있도록.깔려있는백설위로도만곡요철이보이건만그속에묻혀있는탄탄대로는보이지않는구려._p.25

남들의욕과칭찬은이러하외다.학문이없다,견식이좁다,용기가없다,기술이부족하다…….이런욕을먹습니다.활발영리하다,웅변가다,문장가다,과학적사상이있고철학과이성을가졌다…….이런칭찬을듣는구려.우리는무의식중에얌전을부리나남들은의식으로얌전을부리고,우리는남의흉내로공손을차리나남들은자각을가지고공손하는것이외다.우리는남자를원수같이알고남녀양성간은육체로만결합되는줄아는데남들은남자를이해해남성의특징을내가취하기도하고여성의장점을그에게자랑도해남녀양성간에육(肉)외에영(靈)의결합까지있는줄을압니다._p.31

“남자가이해할수있는모든일을여자도능히이해할수있다.이로추리해볼진대여자의본성적이론,즉심리적작용에는조금도남자와다름이없다.일용의직분에이르러서는혹차별이생길는지모르겠다.여자들아!껍데기만살지말고영혼이있을지어다.”절규함이20세기여자의무대요.언니!우리조선여자도이무대상에참석할욕심을가져야할줄알아요.루소의말이“나는학자와장군을만드는것보다먼저사람을만들겠다.”했다하오.내가여자요.여자가무엇인지알아야겠소.내가조선사람이오.조선사람이어떻게해야할것을알아야겠소._p.35

나는할일이많았다.아니꼭해야만할일이부지기수다.게다가내눈이겨우좀뜨이려고하는때였다.예술이무엇이며,어떠한것이인생인지,조선사람은어떻게해야하겠고,조선여자는이리해야만하겠다는것을.이모든일이결코타인에게미룰것이아니라내가꼭해야할일이었다._p.47

나도신여성으로자처한일이한번도없었고신인이라고해주는것을별로영광으로알지않는다함이외다.나는사상가도아니요,교육가도아니요,예술가도아니요,종교가도아니외다.다만사람의탈을썼고,여성으로태어났으며,사랑으로살아갈도리만찾을뿐이외다.혹다른때인연을맺게되더라도명심해주시면좋겠습니다.씨여,사상적방황이란그다지못된일이오니까?방황해야만할때방황하지말라는것은못된일이아니오니까?그다지조바심을내어걱정할것이야무엇있으리까?방황도아니하고고정부터하면그것은무엇일까요?화석의그림자나아닐까요?_p.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