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군묘지 앞에서 : 구상 시인의 전쟁과 평화의 시 (양장)

적군묘지 앞에서 : 구상 시인의 전쟁과 평화의 시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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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구상 시인 서거 20주기 기념 ‘전쟁과 평화의 시’ 모음집
전인적 인간애와 평화를 희구한 ‘사랑과 평화의 도자(渡者)’
노벨문학상 본선 심사에 두 차례나 오르고 세계 200대 시인의 반열에 올랐던 구상 시인의 서거 20주기를 맞아 그의 ‘전쟁과 평화의 시’를 묶은 시집 《적군묘지 앞에서》가 발간되었다. 또한 구상문학관이 있는 경북 왜관에는 ‘구상-이중섭 우정의 거리’가 조성되고, 그가 생전에 산책하고 사색하던 여의도 한강변에는 서울시 명예도로인 ‘구상시인길’이 열렸다.

구상은 식민지 조선에서 태어나 일제의 폭압과 태평양전쟁, 한국전쟁, 그리고 4·19와 5·16, 이후 경제개발 시대와 민주화 시대를 거쳐 2000년대 문화 융성기를 살다 갔다. 그야말로 격동의 한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삶을 살다 간 것이다. 특히 한국전쟁 기간에는 국방부 정훈국 소속 종군기자로 전장을 누비고 다녔다. 그래서인지 그의 시 중에는 전쟁과 평화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 있는 시가 유독 많다. 한반도에 다시금 전쟁의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는 지금, 그의 시를 다시 읽어야 하는 이유다.

저자

구상

저자:구상
1919년서울이화동에서출생했으며,본명은구상준(具常浚)이다.1938년원산근교덕원의성베네딕도수도원부설신학교중등과수료후일본으로밀항했으며,1941년일본니혼대학(日本大學)전문부종교과를졸업한다.1942∼1945년≪북선매일신문≫기자생활을했으며,1946년북한원산에서시집≪응향≫필화사건을겪은뒤월남한다.월남이후1948∼1950년≪연합신문≫문화부장,한국전쟁기간인1950∼1953년국방부기관지≪승리일보≫주간,1953∼1957년≪영남일보≫주필겸편집국장,1961∼1965년≪경향신문≫논설위원겸도쿄지국장을역임하는등20여년넘게언론인으로활동했다.교육인으로서는1952∼1956년효성여대부교수,1956∼1958년서울대강사,1960∼1961년서강대강사,1970∼1986년하와이대학교극동어문학과교수,1973∼1975년가톨릭대신학부대학원강사,1976∼1998년중앙대학교예술대학대우교수등으로대학에서교육을담당했다.
1951년첫시집≪구상≫을펴낸뒤,1953년사회평론집≪민주고발≫,1956년시집≪초토의시≫,1960년수상집≪침언부어(沈言浮語)≫,1975년≪구상문학선≫,1976년수상집≪영원속의오늘≫,1977년수필집≪우주인과하모니카≫,1978년신앙에세이≪그리스도폴의강(江)≫,1979년묵상집≪나자렛예수≫,1980년시집≪말씀의실상≫,1981년시집≪까마귀≫,시문집≪그분이홀로서가듯≫,1982년수상집≪실존적확신을위하여≫,1984년자전시집≪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1985년수상집≪한촛불이라도켜는것이≫,1986년≪구상시전집≫,수상집≪삶의보람과기쁨≫,1987년시집≪개똥밭≫,1988년수상집≪시와삶의노트≫,시집≪다시한번기회를주신다면≫,시론집≪현대시창작입문≫,이야기시집≪저런죽일놈≫,1993년자전시문집≪예술가의삶≫,1994년희곡시나리오집≪황진이≫,1995년수필집≪우리삶,마음의눈이떠야≫,1996년연작시선집≪오늘속의영원,영원속의오늘≫,1998년시집≪인류의맹점에서≫,2001년신앙시집≪두이레강아지만큼이라도마음의눈을뜨게하소서≫,2002년시집≪홀로와더불어≫등에이르기까지많은시집과산문집을펴낸다.
영국,프랑스,스웨덴,독일,일본,이탈리아등에서시집이번역출간되었으며,1955년금성화랑무공훈장,1957년서울시문화상,1970년국민훈장동백장,1980년대학민국문학상본상,1993년대학민국예술원상등을수상했으며2004년5월11일작고했고,금관문화훈장이추서되었다.
시인구상은서울에서출생해북의원산,일본의도쿄,미국하와이등을거치면서,동서양의철학이나종교에조예가깊은명상가였다.초기의낭만주의적지향은해방공간좌우익의대립과북한문단재편기에≪응향≫필화사건을입으며상처를입게되고,기자로서의직분과신앙적고민을아우르면서이후형이상학적인식에기반한시세계를구축하게된다.폐허적분단현실의참담함을노래한<초토의시>연작에서시작된그의시적여정은‘영원한오늘’을노래한구도자적인식으로마무리된다.그리하여그는‘영원한오늘’을사는낭만적구도자의표정으로우리앞에살아있다.

목차

발간사_이상국
서시_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100

1부초토의시

초토의시·1|초토의시·4|초토의시·8―적군묘지앞에서|초토의시·9|
초토의시·12|초토의시·13―송영보(送迎譜)|초토의시·15

2부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

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26|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27|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28|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29|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30|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31|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32|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33|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34|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35|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36|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37|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38|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39|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40|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41|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42|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43|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44|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45|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71|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72

3부그밖의연작시와단시

밭일기·2|밭일기·45|까마귀·7|까마귀·11|그리스도폴의강·32|그리스도폴의강·65|꽃자리|입버릇|발현(發顯)|발길에차인돌멩이와어리석은사나이와|고모역(顧母驛)|송악(松嶽)OP에서

종시_창세기의재음미
작품해설_김재홍‘생성’과‘긍정’의비대립적시세계

구상시인연보
저작연보

출판사 서평

구상시인서거20주기기념‘전쟁과평화의시’모음집
전인적인간애와평화를희구한‘사랑과평화의도자(渡者)’

노벨문학상본선심사에두차례나오르고세계200대시인의반열에올랐던구상시인의서거20주기를맞아그의‘전쟁과평화의시’를묶은시집《적군묘지앞에서》가발간되었다.또한구상문학관이있는경북왜관에는‘구상-이중섭우정의거리’가조성되고,그가생전에산책하고사색하던여의도한강변에는서울시명예도로인‘구상시인길’이열렸다.

구상은식민지조선에서태어나일제의폭압과태평양전쟁,한국전쟁,그리고4·19와5·16,이후경제개발시대와민주화시대를거쳐2000년대문화융성기를살다갔다.그야말로격동의한국현대사를관통하는삶을살다간것이다.특히한국전쟁기간에는국방부정훈국소속종군기자로전장을누비고다녔다.그래서인지그의시중에는전쟁과평화에대한깊은성찰이담겨있는시가유독많다.한반도에다시금전쟁의암울한그림자가드리우고있는지금,그의시를다시읽어야하는이유다.

‘적군묘지앞에서’는종군체험과더불어전쟁으로폐허가된조국의쓰라린현실을그린연작시<초토의시>중하나인8번시의부제로,시인은북한인민군의유해가묻혀있는묘지앞에서전쟁의상처를보듬고죽음의의미를아프게되새긴다.

오호,여기줄지어누웠는넋들은/눈도감지못하였겠구나.//어제까지너희의목숨을겨눠/방아쇠를당기던우리의그손으로/썩어문드러진살덩이와뼈를추려/그래도양지바른두메를골라/고이파묻어떼마저입혔거니/죽음은이렇듯미움보다도사랑보다도/더욱신비스러운것이로다.-<초토의시·8>일부

또한전쟁의상처로상대에대한증오가아직불길처럼타오르고있던때,시인은‘원수’를탓하지않고‘세월’로맞는다.

나너를맞노라/찢어져피묻은가슴/조각조각흔들어/나너를맞노라.//여기는나의원수와/원수를기르는벗들이/마주서는곳/네가나를탓하지않듯이/나도너를탓하지않고/너를세월이라고맞노라.-<초토의시·13>일부

그런가하면구상은‘정보수’가된자신의꼴이우습다고말한다.“지금생각하면/브래지어를차고여장(女裝)을한것보다/정보수(情報手)가된나의꼴이더우습다.//내가작성하는모략선전문(謀略宣傳文)들을/순정(純情)의혈서(血書)쓰듯했다.”는것이다.자신에대한성찰이돋보이는대목이아닐수없다.

전쟁이할퀴고지나간곳들에대한생생한묘사와함께그에대한견딜수없는고통과분노도시에담았다.

내가슴동토(凍土)위에/시베리아찬바람이살을에인다.//말라빠져엉켜뒹구는잡초(雜草)의밭/쓰레기구덩이엔/입벌린깡통,밑나간레이션박스,/찢어진성조지(星條紙),목떨어진유리병,/또한구석엔총맞은삽살개시체,/전차(戰車)의이빨자국이난밭고랑엔/말라뻐드러진고양이의잔해,//(……)/하늘이갑자기/입에시꺼먼거품을물고/갈가마귀떼들이후다닥날아/찌푸린산을넘는데//나의잔등의미칠듯한이개선(疥癬)―/나의가슴을치밀어오르는이구토―/어느누구를향한것이냐?
-<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36>일부

시인은베트남전현장도찾았다.다음은이때남긴시다.

나는어디서날아온지모르는/메시지한장을풀려고/무진애를쓰다돌아왔다.//꾸몽고개야자수그늘에서/봉다워바닷가에서/아니사이공의아오자이낭자와/마주앉아서도/오직그것만을풀려고/애를태다돌아왔다.//아마그것은베트콩이뿌린/전단(傳單)인지모른다.//아마그것은나트랑고아원서만난/월남소년의장난인지모른다.
-<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71>일부

문학평론가김재홍은“모든것을상실한절망의시대로부터모든것이가능한희망의시대에이르기까지구상시인은일관된생성과긍정의시적사유를통해비대립적시세계를물려주었다”고평한다.대립의관점에서‘어느한편’을절대악으로모는것이아니라깊은성찰과반성을통해‘모두의편’이되었다는것이다.

구상은전지구적위기상황에대해서도쓴소리를했다.

시방세계는짙은어둠에덮여있다./그칠흑속지구의이곳저곳에서는/구급을호소하는비상경보가들려온다.//온세상이문명의이기(利器)로차있고/자유에취한사상들이서로다투어/매미와개구리들처럼요란을떨지만/세계는마치나침반이고장난배처럼/중심도방향도잃고흔들리고있다.-<모과옹두리에도사연이·100>일부

나아가우리에게“부끄러움을알라!”고외친다.서로탓하고미루다가는인류의종말이오고야만다는것이다.

강대국부터가핵폭탄을만들고실험하며/약소국에겐금지하고달래고만있지만/그언제그어느곳에서그누가/버튼하나잘못누르기만하다면/인류의종말은어이없이오고야말리니//(……)/오늘의인간들은한계상황에이르고도/서로가탓하고서로들미루기만하니/이일을어쩌면좋으랴,어쩐단말이냐?//오늘의인간들이여!그대들도/인간의유한성과상대성을깨우쳐서/하늘을우러르고땅을굽어보며/두려움을알라!부끄러움을알라!
-<창세기의재음미>일부

이처럼구상시인은우리민족이겪어야했던동족상잔의비극을넘어전인적인간애와평화를추구한선각자였다.(사)구상선생기념사업회이상국회장은‘발간사’에서“신앙과인간에대한깊은성찰을통한구도적시각으로문학의보편적가치를추구”했던“선생의삶과문학은전인적인간애와평화를지향”했다며“시인은가도문학은영원”하다고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