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9회베니스국제영화제경쟁부문진출작&감독상,신인여우상수상★
아름다움과추함,영화라는판타지와현실의경계에서
소통의의미와가능성을질문하는낯선사랑이야기
영화개봉22년만에출간되는‘오아시스’각본집
대체불가능한두주연배우문소리,설경구의추천사
최초구상이담긴작가노트와콘티초고,촬영현장스틸
소설가조선희와이창동감독의새로운인터뷰수록
“다시없을어려운작업이었지만‘오아시스’는저에게아직까지도가장중요한작품입니다.사랑에대해,아름다움과추함에대해이만큼강력한질문을던져준작품은없었습니다.여전히저에게그질문은유효하고뜨겁습니다.그래서기다립니다.‘오아시스’와같이뜨겁고깊은작품을다시만날수있기를.더힘들어도더아파도괜찮습니다.그뜨거운시간들을다시한번느낄수있기를.오늘도간절히기다립니다.‘오아시스’각본집이출간된다면그책은제가세상에서가장사랑하는책이될것입니다.”_배우문소리
“부조리한현실과냉혹한시선들속에서도때묻지않은순수함을간직한사랑스러운공주,충동적이고직설적이며모든게어설프고불안한종두…….너무나외로운두사람이만나서로에게오아시스같은존재가되어주기위해노력하고,세상에없던애틋한사랑을만들어나가는이이야기는그자체로충분히아름답다고믿습니다.활자로다시만나게된이작품을통해서많은관객,독자여러분들이스크린에서의감동과그너머의여운을다시한번생생하게느껴보셨으면좋겠습니다.”_배우설경구
2002년제59회베니스국제영화제에초청되어감독상과신인여우상(문소리)을포함해총5개부문을수상한이창동감독의세번째연출작‘오아시스’가영화개봉22년만에각본집으로출간됐다.‘오아시스’는그해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백상예술대상등국내다수의영화시상식에서작품상을비롯해주요부문(감독상,여우주연상,남우주연상,각본상등)을수상했으며,해외유수의영화제에초청받아“힘과아름다움,우아함과지혜가담긴영화”(인디펜던트크리틱),“한국영화가전통적으로보여왔던장애인에대한감상적이고시혜적인태도를벗겨낸놀라운작품”(뉴욕타임스),“가족과사회로부터소외된두젊은이의사랑이야기로제도의무관심과잔인함,위선을신랄하게고발한다.”(로스앤젤레스타임스)등의평가와수상의영예를얻었다.
《오아시스각본집》에는국내외비평가들이극찬한두주연배우문소리와설경구의추천사,‘오아시스’의최초아이디어와구상이담긴작가노트,이창동감독이직접쓰고그린콘티초고,어렵고난해하기로유명했던촬영현장의분위기를느낄수있는스틸사진등이다수수록되어있다.특히이번각본집에는2002년영화개봉당시영화주간지《씨네21》의편집장으로서이창동감독을인터뷰했던조선희작가가그로부터22년이지난2024년에이창동감독을다시만나진행한특별인터뷰가수록되었다.
‘오아시스’는뇌성마비장애를가진공주(문소리분)와사회부적응자인전과자종두(설경구분)의사랑이야기로개봉당시부터적지않은논쟁을불러일으킨작품이다.또한장애와성과폭력에대한사회적시선을고통스러울만큼사실적으로묘사하고,첨예한문제를드러냄으로써영화에대한평가를극명하게가르기도했다.이창동감독은이번각본집을통해서‘오아시스’라는이야기를떠올리게된계기,그러한캐릭터들을창조하게된이유,영화제작당시의비하인드스토리,그리고무엇보다‘오아시스’의문제적장면들에서관객에게전하고자했던질문과의도등을처음으로상세히언급한다.이와같은발언은관객과독자들이스크린너머에감춰져있던의도들을발견하도록안내하고자하는감독의배려이자영화에대한그간의비판적문제제기를에두르거나회피하지않겠다는의지이기도하다.
현실을잊게하는영화가아니라
끊임없이현실을일깨우는영화
많은사람들이이창동의영화는보는사람을불편하게한다고말한다.그의영화가현실을잊게하는것이아니라자꾸만현실을일깨우기때문이다.프레임속의세계는관객에게일종의판타지를선사한다.판타지는현실의탈출구가되기도,현실을잊게도한다.그렇다면그런판타지를주는영화란무엇이며어떻게현실세계와소통할수있는가?‘오아시스’는이처럼영화라는판타지와현실의관계,그리고그둘의소통가능성에대한근원적질문으로부터시작한영화다.그질문을담아내기위해이창동감독은“관객들이극장에찾아오면서기대하는판타지가아니라,너무나초라하고너무나못나고현실처럼너무나생생해서도저히받아들이기가힘든판타지,그런사랑이야기,또는그런영화”(15쪽)를구상하기에이르렀다.
이구상은“소통에대하여질문한다”라는제목이붙은‘작가노트’에서더욱구체화된다.2000년12월부터쓰인‘오아시스작가노트’는데뷔후세번째장편영화를구상하던시기에이창동감독이지녔던고민을직접적으로엿볼수있는귀중한자료이기도하다.여기에단편적으로흩어져있는문장들을연결하면,‘오아시스’는“아름다움과추함의경계”에서“현실과판타지의극단적대비”를통해“우리의일상을지배하는위선적이데올로기”를해체하고“관객을최대한불편하게하는방식”으로찍은,“누구도사랑이라고인정하지않는사랑”이야기라는것이드러나게된다.그뿐아니라이노트의여러대목에서는“영화적관습”과기꺼이싸우고자하는감독의패기마저엿볼수있다.
조선희작가와의인터뷰에서이창동감독은몇몇문제적장면들에도불구하고많은관객들이‘오아시스’를‘색다른멜로영화’로받아들여주던분위기에놀랐다고회고한다.실제로흥행면에서‘오아시스’는그전작품들보다성공을거두었다.판타지를주는영화가아니라판타지를질문하는영화,“감정이입을어렵게하는”영화였음에도말이다.흥행여부를떠나서이창동감독은이렇게말한다.“그런데이것자체가자기모순인것같아요.비유하자면마치장애물경기를하는것이죠.장애물경기를위해장애물들을세우지만,그장애물에다걸려넘어지기를바라는게아니라그래도건너오기를바라죠.그장애물에걸려포기하거나또는건너오기를거부하는관객들이분명있어요.그러나꽤많은관객들이결국그장애물들을다건너와준셈이죠.”(270쪽)
《오아시스각본집》은영화‘오아시스’를활자로다시금재현하는데머무르지않는다.이책은작가노트에“작위적으로연출해서만들수없는현실의재현”(183쪽)이라쓰고느낌표를붙인20여년전의의지가이창동감독을어떻게우리시대최고의리얼리스트로만들었는가를새삼확인시켜준다.그리고조선희작가의말처럼,그가지금까지창조해낸인물들이왜“다들주민등록번호와주소가정확히찍힌주민등록증을하나씩지갑안에넣고우리주위에섞여서살아가고있다는느낌”이들게하는지를확인시켜준다.그럼으로써이책은이창동감독자신이자기모순이라여겼음에도불구하고세밀하게세워놓은영화속의장애물들을제법무사히건널수있게해준다.잔인한현실을끊임없이일깨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