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느와르 미스터리

부산 느와르 미스터리

$18.00
Description
“이야기의 신이여, 부디 저에게 이야기를 내려주소서!”
한국 소설계의 새로운 물결, 박대겸 신작 장편소설
마감에 허덕이는 세상 모든 소설가들을 위한 소설
원고 펑크를 목전에 둔 소설가 박대겸.
하얀 모니터 앞에서 희한한 꿈을 꾸고 일어났더니
자신이 쓰지도 않은 희한한 원고가 컴퓨터에 빼곡히 저장돼 있다!
파일 이름은 ‘부산 느와르’.
정말 이야기의 신이 기도를 이뤄준 것인가?!
저자

박대겸

저자:박대겸
소설가.소설집《픽션으로부터멀리,낮으로부터더멀리》,장편소설《그해여름필립로커웨이에게일어난소설같은일》을냈고,앤솔러지《미세먼지》에참여했다.

목차

01미스터리_7
02부산느와르_17
03미스터리_31
04부산느와르_51
05미스터리_77
06부산느와르_103
07미스터리_139
08부산느와르_151
09부산느와르미스터리_193
10초특급부산느와르미스터리_219
11초특급부산느와르_257
12초특급부산느와르미스터리_279
13초특급부산느와르_305
14초특급부산느와르미스터리_317
15초특급부산느와르_345
16초특급부산느와르미스터리_359
17초특급미스터리_379
18다시쓰는부산느와르_411
19에필로그_461
20또다른에필로그_469

작가의말_475

출판사 서평

얼마간의오싹함과얼마간의짜릿함

소설가가소설의첫문장을쓰는순간세계는두갈래로벌어진다.소설안의세계와소설밖의세계.소설가의첫문장이두번째,세번째,네번째문장으로이어질수록안의세계는구체화되고밖의세계는안의세계를더욱구체적으로파악해나가는세계로변모한다.

세계가두갈래로나뉘니그안에속한인물들도다른입장에놓인다.구체화되어가는세계의인물과구체화되어가는세계를알아가는인물.책상에앉아서든,침대에누워서든,지하철손잡이를잡고선채로든,‘소설책을읽는소설바깥의나’는‘소설안에서움직이는주체로서의나’가겪는현실보다덜생생하고덜절실한현실의재현을마주하게된다.소설안의너,애쓰고있구나.소설밖의나,그것을읽는다.
그러니까책을읽는다는것은경기시간에맞추어티브이를켜고비지땀을뻘뻘흘리는선수들을시청하다경기가끝나면자세한무빙에관해서는금세잊어버리는것이나긴연휴에영화관을찾아시간이맞는영화를보고나와밥을먹으며영화의스펙터클에대해이야기를나누는것,오늘참좋은영화를봤지!하는것과다르지않다.밖의나는평온하고안의너는긴박해.어쩌면그것이책읽기의쾌락일지모르겠다.

『부산느와르미스터리』는우리가익히알고있는읽기의쾌락에더해,바깥의내가느끼는반감된생생함에한껏숨을불어넣는다.안의세계에서소설의작동원리에따라움직이던인물들이서로를바라보던눈을돌려바깥의나를바라본다?독자=나를?바라보는것으로도모자라너의현실을빼앗겠다고위협한다?투명해서의심스러운제목처럼읽고있던소설의장르가느와르,미스터리였으므로(작가가이책의장르란이것이라고박아두었으므로)나는나의현실이라는일상물에서벗어나곧장긴박한두장르공간으로초대된다.

『부산느와르미스터리』는‘한인물은다른인물의의식으로옮겨가다른인물이될수있다’는설정만으로다음장에무엇이올지결코예상할수없도록전개된다.마감에어려움을겪던작가가‘꿈의신꿈의왕’이자‘이야기의신이야기의왕’의도움을받아겨우만들어둔인물A는인물B의침투에의해영다른사람이되어예정된흐름을엉망진창으로흩트려놓는다.

한인물이다른인물의현실을앗아가는방법은간단하다.그의얼굴,그의말투,그의생각을보다깊이사고하기.그리고이에맞서,한인물이다른인물의인식에침투하지못하도록하는방법역시간단하다.그가모자를쓰고있는한의식이동은불가하다는설정을소설에집어넣거나,그의몸에‘출금’이라는문신을새겨넣음으로써그의의식이그자신을벗어나지못하도록하기.이두방법은너무나도명료하고너무나도소설적이라는데공통점이있다.

박대겸은지극히소설적인방식으로소설바깥의독자를소설안으로초대한다.얼마간의오싹함과얼마간의짜릿함이섞인이초대를통해우리가마침내아는것은인물들이삶을자신만의방식대로누리고자무던히애쓴다는사실이다.소설속인물은절규한다.이거정말내가쓴게맞다니까!소설속인물은또한경고한다.네삶도과연너만의것일까?절규와경고가피부에와닿는것만같다…….

그러나우리는박대겸이선사한소설이라는무기가있기에모두의삶을겨냥한무거운질문앞에서도유쾌함을잃지않을수있다.거대하고복잡한삶의무게앞에겸허해지는동시에그에대응할유쾌함을쥐여주기.박대겸의소설은그둘을동시에해낸다.독자=나는좀더기꺼운마음으로월요일을맞이할수있다.또다른에필로그를계속해서써내겠다는다짐으로.겸허한동시에유쾌한마음으로.

―정기현,편집자·소설가

작가의말

“강한의지가운명을끌어당긴다면,어떤일은,
그강철같은의지의힘만으로발생할수있는것이다.”

몇년동안,그리고지금도꾸준히떠올리는의문중하나는,소설을읽거나씀으로써내가정말로원하는바는무엇인가하는것이다.
최근들어서정리해본대답들.내가소설을읽고쓰면서진정으로원하는것들은다음과같다.

경이로운감각.
시간이멈춘듯한충격.
압도당하는경험.
형용하기어려운감동.
세부적으론다르지만크게보면결국다같은의미이다.

마이조오타로는자신의소설《ディスコ探偵水曜日(디스코탐정수요일)》에서반복적으로이렇게말하고있다.“강한의지가운명을끌어당긴다면,어떤일은,그강철같은의지의힘만으로발생할수있는것이다.”《부산느와르미스터리》는이문장에대한내나름의응답으로쓰인소설이라고할수있다.
―박대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