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 봄이 아니거니와

차마 봄이 아니거니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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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약한 계집애는 살아남았다는 것만으로도 그리 많은 빚을 지게 마련이었다”
사람이 살고 죽고 사랑하고 욕망하고
그 갈피마다 두 발 걸려 넘어지는 그런 이야기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궁천극지(窮天極地) 절세대미(絶世代美), 김인정 작가가 8년에 걸쳐 쓴 ‘화경 선생’ 연작을 하나로 묶었습니다. 죽은 여인도 다시 살린다는 신선, 화경(華景) 선생의 이름은 빛날 화(華), 볕 경(景), 음력 2월을 달리 이르는 말입니다. 화경 선생이 형식상 이야기를 이끌지만 실은 봄이되 봄이 아닌 여인들의 이야기, “제도와 불합리한 숙명과 혹은 삶 그 자체에 휩쓸려 흔들거리는 여자들”의 이야기들입니다.
“정이란 닳고 마음은 흩어지게 마련”이고, “약한 계집애는 살아남았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빚을 지게 마련”이라, 그리도 사랑하고 욕망하고 또 그 갈피마다 두 발 걸려 넘어집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돌아누우면 “차마 어디에도 봄 아니었거니와 바람 불어 꽃 지면 사무쳐 그립”습니다. 그리고 돌아가야겠지요.

“어디로 돌아가는데?”
“어디로든. 어디 너 하나 기댈 곳 없겠니. 여우도 저 자던 골로 돌아가고 다람쥐도 나뭇등걸에 기어오르는데. 달도 서쪽으로 가고 북극성도 해가 뜨면 자러 가는데.”

저자

김인정

저자:김인정
서강대에서국문학,방송대에서일본학을전공했다.《화조풍월》로제3회황금드래곤문학상장편부문본심상수상.환상문학웹진거울의필진.동양적,서정적세계관을바탕으로한환상소설과로맨스를사랑한다.
단편집《그때는귤이없었단다》,《홀연》을비롯해‘호노라’라는필명으로여러권의전자책을출간했으며《엔딩보게해주세요》등다양한앤솔로지와게임서사작업에참가해왔다.

목차


제1부?차마봄이아니거니와_7
제2부?천지에사무치도록_81
제3부?그때흰뱀한마리가_141

작가의말_251

출판사 서평

“약한계집애는살아남았다는것만으로도그리많은빚을지게마련이었다”
사람이살고죽고사랑하고욕망하고
그갈피마다두발걸려넘어지는그런이야기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궁천극지(窮天極地)절세대미(絶世代美),김인정작가가8년에걸쳐쓴‘화경선생’연작을하나로묶었습니다.죽은여인도다시살린다는신선,화경(華景)선생의이름은빛날화(華),볕경(景),음력2월을달리이르는말입니다.화경선생이형식상이야기를이끌지만실은봄이되봄이아닌여인들의이야기,“제도와불합리한숙명과혹은삶그자체에휩쓸려흔들거리는여자들”의이야기들입니다.
“정이란닳고마음은흩어지게마련”이고,“약한계집애는살아남았다는것만으로도많은빚을지게마련”이라,그리도사랑하고욕망하고또그갈피마다두발걸려넘어집니다.그리하여마침내돌아누우면“차마어디에도봄아니었거니와바람불어꽃지면사무쳐그립”습니다.그리고돌아가야겠지요.

“어디로돌아가는데?”
“어디로든.어디너하나기댈곳없겠니.여우도저자던골로돌아가고다람쥐도나뭇등걸에기어오르는데.달도서쪽으로가고북극성도해가뜨면자러가는데.”

저자의말

이책의이야기들은결국여자이야기다

이책의이야기들은결국여자이야기다.제도와불합리한숙명과혹은삶그자체에휩쓸려흔들거리는여자이야기를쓰고싶었다.

사람이살고죽고사랑하고욕망하고그갈피마다두발걸려넘어지는그런이야기에마음이끌린다.이책은그러한내마음기울임의,바꿔말하자면애정의산물이다.바쁜일상중에굳이이야기를읽는것은행간에발걸려넘어지길즐기기때문이리라믿는다.

온몸을이야기에부딪히고,이야기에귀기울이며자주뒤를돌아보고,이야기를사랑하기에발아래를내려다보는,너그러운독자에게깊이감사한다.

책속에서

P.018 “요요작작도화도한시절이요삼월난풍에설중매도그만지거늘폐월수화(閉月羞花)아리따운홍안은어떠할까요?흙과재사이에서꺼내도흔들어털어내면새것같겠습니까?”

P.062 “정이란닳고마음은흩어지게마련입니다.해는뜨면지고기껍던것은이내언짢아지지요.오늘승등(陞等)하였다가도내일이면한개의남은복숭아를핑계삼아멀리내쫓는것이인간의정(情)인즉슨,한갓어린계집애를향한마음이야가을이슬이며두견의울음보다하잘것없을밖에요.”

P.033 “나리께서왜부끄러우신가요?”
“네살에묻혀시름을잊고네웃음에녹아나를잊었으니그렇다.”
“잊는것이어찌하여나쁜가요?그대에게는기억해야할어떤좋은것도없는데요.”

P.043 여자는의아하다는듯그천진난만한눈으로사내를올려다보았다.방금그를죽이려고칼을휘두른주제에정녕알수없다는듯,고개를갸우뚱거리며그녀는물었다.
“그짝이지금아니죽으믄다음사람두고깃국은못먹는디,고것이그래두괜찮우?”

P.044 “사람이죽었어.”
“죽었시요.그거이뭐어떻다는말이야요?토끼도꿩도죽지요.”
“인간도아닌계집이로군.짐승이로다.”
……인간이아니다.그렇구나,짐승.
사람을먹는것은짐승이구나.
여자는눈을감았다.

P.068 “어디로든가야지.”
“어디로돌아가는데?”
“어디로든.어디너하나기댈곳없겠니.여우도저자던골로돌아가고다람쥐도나뭇등걸에기어오르는데.달도서쪽으로가고북극성도해가뜨면자러가는데.”

P.080 듣던이가신기한이야기에홀려그젊은도사이름이무엇이고부르는낯선이름은대관절무어더냐고하면,청중가운데있는줄도몰랐던자가대신답하기를.
“봄(春)”
이라하였다.
차마어디에도봄아니었거니와바람불어꽃지면사무쳐그립더라고.

P.101 사람을미워하는마음하나로사람이상하지는않는다.증오도정념도세계를무너뜨릴만큼강렬하나행하지않으면자기자신만물어뜯고나락으로간다.

P.218 약한계집애는살아남았다는것만으로도그리많은빚을지게마련이었다.

P.232 진짜사람은어디있느냐?먹도,향기도,색과그림자도아닌진짜는.찢어져썩어문드러지는종잇장말고진짜배기사람은어디에서찾을수있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