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과 망각 사이 (박세현 창작일기)

생각과 망각 사이 (박세현 창작일기)

$20.14
Description
박세현 시인의 창작 일기
이 책은 일기풍으로 작성된 박세현 시인의 창작 일기다. 일기인 듯 아닌 듯. 시인 듯 시가 아닌 듯한 글들로 채워진 혼종적인 책이다. 시인이 구축해온 이기적인 글쓰기의 한 형태이다. 읽기와 쓰기 사이를 서성거리며 책상 위에 흩어진 생각들을 기록한 시인의 박제품이다. 글쓰기와 인생이라는 복수전공에 따르는 지루한 번민, 고루한 희망이 농담처럼 뒤엉켜 있다. 시를 쓸 때 시인을 괴롭히며 부침하는 온갖 상념을 휘갈겨 포착하고 있다. 파편적이고 편파적인 사유의 조각들이 흘러간다. 책 속에는 전액 미발표작으로 편집된 소시집이 포함되어 있으며, 마니아층 소비자에게는 책을 결재한 보람을 줄 것이다. 조용히 살고 싶은 사람은 이 책의 독자에 포함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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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세현

저자:박세현
1953년강릉에서태어났다.시집≪하루의기분과명랑을위해≫와≪뒤척이다≫(비매품)를인쇄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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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날마다,어쩌다날마다하릴없이빈둥대며썼다.허둥지둥.느리게,더느리게.읽기와쓰기사이에서망설이는혼종의잡념을써놓고창작일기라는순진한이름을붙인다.내게왔다가오던속도로사라지는근거없는생각의파편들이다.과장되고,근거없고,생뚱맞은문장들.그이상은없지만73세의현실을살아가는나는그이상을헤아리기도한다.(서문에서)

모월모일
“글을쓰는사람,글쓰기를선택한사람,다시말해글쓰기의쾌락,글쓰기의행복을경험한사람에게는(거의첫번째괘락처럼)새로운글쓰기의발견말고는다른새로운삶이(내가보기에는)없을것입니다.”롤랑바르트의『롤랑바르트,마지막강의』(민음사)어느페이지에들어있는문장이다.시인에게새로운삶은새로운시를쓰는일.새로운시를쓰는일이새로운삶의실천이다.나는늘이문장으로돌아오지만여전히이문장을배신한다.이문장의함의앞에서좌절한다.바로어제썼던시와작별하지못하고다시어제의시로돌아가기때문이다.새로운시는가능한가.나에게새로운시는어떤형태이고그것은어떻게가능한가.나는이문제를이론적으로밀고나갈힘이없다.그러면어떻게해야하는가.이문제도내가알수있는것은아니다.다만,이렇게만상념할뿐이다.쓴다는것.반복적으로쓴다는사실만장악한다.이때의반복은순간순간내앞에현시되는시다.그것은방법적으로일관되고이론적층위를갖지않는다.그냥쓰여질뿐이다.독자의입장에서내시는쉽게읽히고쉽게잊혀질것이다.나는이대목을스스로지지한다.나의시는그렇게존재하는게맞다고보기때문이다.시가형식을통해존재하는장르지만그것을벗어나야한다고본다.언어의곁길을가야한다.써놓고보니주제넘은문제다.내가나에게당부하겠다.시는누구에게읽히고어떤해석을소구하는글쓰기가아니다.그런시가있고그런관행이지속되지만그건문단의습성일뿐이다.거기에의존적일필요는없다.그러므로새로운시는각자의문제가된다.실시간작곡이라말해지는재즈의즉흥연주는이점에서내시쓰기에영감을준다.갔던길을가지않으려는재즈의속성에서나는배운다.늘비슷하지만늘다른.늘다른지점이있는데늘같은것으로환원시키려는독자도있겠으나거기까지는나의문제가아니다.(84쪽)

모월모일
원로시인박아무개무코에도착하다.바다와바다,구름과항구,점점이떠있는배와배들,침묵의잔영,늙은등대처럼서서바다를읽는다.무코에서는존케이지처럼말하고싶다.“나는할말이없고할말이없다는얘기를하고있으며이것이내게필요한시다”바람의언덕으로외항선원의숨소리같은바람이몰려온다.6월중간의공기가흩어진다.그러니까,시는다른곳에,아주먼곳에(29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