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의 장소성

한국 현대시의 장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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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인에게 장소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이 책에는 한국 현대시가 장소와 어떻게 교호하고 장소성을 만들어냈는지 읽어내는 글 10편이 실려 있다. 총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는 식민지 시기 카프 시, 모더니즘 시, 그리고 일제 말기 시 속의 장소를 알아보는 글들이 실려 있다. 2부는 해방 이후 산업화 시기(1980년대)의 현대시와 장소를 알아보는 글들로, 1950년대의 김수영, 청계천의 심상지리, 1980년대 노동시에서의 장소 등에 대한 글들이 실려 있다. 3부는 1990년대에서 현재까지의 시와 장소 문제를 유하와 진은영 시를 통해 살펴본 글들이, 마지막으로 4부는 기형도 시의 출발과 장소의 관계, 시인들의 묘지 탐구에 대한 글들이 실려 있다.
1부는 일제 강점기의 근대 도시화와 관련된 한국 현대시의 장소성 창출 시도를 살펴보는 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첫 글은 선문대학교 ‘문학이후연구소’ 전임연구원인 이성혁의 〈카프의 ‘프로시’에 나타난 경성 ‘거리’의 장소성〉이다. 이성혁은 식민지 조선의 수도인 경성에 본격적인 근대화가 이루어지는 1920년대 중반, 이와 함께 ‘프롤레타리아 시’도 함께 등장했음을 조명한다. 도시의 근대화는 도시의 스펙터클화와 함께 이루어지는데, 이 스펙터클화의 이면에는 농촌에서 올라온 가난한 프롤레타리아의 삶이 있었으며, 이들과 연대하고자 하는 ‘카프’의 시인들은 그 이면을 격렬한 언어로 드러냈음을 이 글은 밝히려고 한다. 다음 글은 박현수 교수의 〈1930년대 모더니즘 시와 도시〉이다. 이 글은 모더니즘 문학이 단순한 기술의 문학이 아니라 근대 도시의 정신이 압축되어 있음을 밝히고 1930년대 모더니즘 시 작품과 도시의 특성이 어떻게 연관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특히 경성의 백화점이 당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었는지 밝히면서 이 백화점에 대결하고자 한 이상의 시에 주목하고, 나아가 지방 도시의 풍경이 어떻게 시화(詩化)되었는지 논한다. 1부 세 번째 글인 이경수 교수의 〈비애의 도시와 침묵의 자연〉은 일제 말기 시를 살펴볼 때 이 시대는 장소를 상실한 시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글을 시작한다. 이경수는 파시즘 정국 속에서 시인들은 지독한 상실감을 가질 수밖에 없었으며, 이 감각은 시에 반영되어 있다는 점을 오장환과 정지용, 윤동주 시를 횡단하며 논한다. 특히 만주의 공중목욕탕에서, 백석 시인은 연민과 연대의 시선을 획득하고 헤테로피아를 발견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2부는 해방 이후 한국전쟁을 거쳐 제도적 민주화가 이루어지는 1987년까지 기간의 시편들에 나타난 장소성을 살펴보는 글들로 이루어 있다. 2부의 첫 글은 이성혁 연구원의 〈해방과 전쟁 직후 거리의 시적 재발견〉은 김수영 시를 중심으로 해방과 한국 전쟁 직후 거리가 어떻게 시로 전유되어 장소화 되었는지 살펴보는 글이다. 김수영의 거리 연작은 전쟁으로 온갖 고난을 겪은 시인 자신의 주체성을 세우는 장소로 거리를 부활시키고 있으며, 이는 거리 공간을 다시 시인 자신의 장소로 전화시키는 것으로 나아간다. 2부 다음 글인 방민호 교수의 글 〈청계천의 ‘심상지리’를 찾아〉는 ‘청계천’이라는 장소에 초점을 맞추어 한국문학이 이 장소로부터 어떠한 영감을 받고 이곳을 문학화했는지 살펴보고 있다. 전태일의 죽음 이후, 현재 복개를 걷어낸 청계천 옆 청계천로를 걷는 일은 “노동문제를 ‘삶과 죽음’에 비추어 사유하는 길”이 되었으며 또 되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청계천을 주인공으로 삼은 이 글은, 청계천이 “서울을 ‘물의 도시’로 존재하게 해주는 생명의 물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끝을 맺고 있다. 2부 세 번째 글인 고봉준 교수의 〈자본의 도시에서 노동의 도시로〉는 1980년대 성장한 ‘노동시’의 도시 형상화로부터 한국의 고도성장에 희생된 노동자의 삶을 조명하는 글이다. 1970~80년대에 걸친 군사독재 아래 경제는 고도 성장했지만 그 성장은 노동자의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따른 것이었으며, 이에 노동자의 저항 역시 점차 성장해나갔다고 고봉준은 설명한다. 특히 그는 1980년대 중반 이후 한국 노동시는 투쟁적이고 혁명적인 방향으로 나아갔다는 점에 대해 서술한다. 이때의 노동시는 노동자의 고통을 드러내기보다는 노동해방을 쟁취하려는 방향으로 나아갔다고 한다.
3부는 1987년 ‘6.10 항쟁’ 이후 제도적 민주화가 정착된 후 한국시에 나타난 공간 인식과 장소성의 창출에 대해 살펴본 두 편의 글이 실려 있다. 1987년 이후의 한국 사회의 제도적 기반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어서 이 두 편의 글은 그 현재성이 더욱 짙다고 할 수 있다. 첫 번째 글은 ‘문학이후연구소’ 전임연구원 이정현의 〈환멸을 통과하는 산책자의 슬픔〉이다. 이 글은 1990년대 시대상을 잘 보여준 시인으로 평가받는 유하의 시편들을 살펴보고 있다. 특히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는 1980년대와는 달리 소비문화가 정착한 90년대의 사회상을 풍자적으로 보여주는 시집이다. 저자는 2000년에 출간된 유하의 ≪천일마화≫에서의 경마장이 “질주만이 미덕인 세계”를 상징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에 유하는 “다른 방식으로 세계의 속도에 저항하고자” 했다는 점을 드러낸다. 다음 글인 최진석 교수의 〈시와 정치의 아토포스〉는, 2000년대 활발하게 활동하고 지금도 역시 활발하게 시를 쓰고 있는 진은영 시를 살펴본다. 진은영이 제시했던 ‘아토포스’ 개념을 그는 갖고 온다. 아토포스는 토포스(장소)의 부재를 의미하지만, 한편으로 그것은 “특정한 시점에 특정하게 자리 놓여진 인간과 사물의 얽힌 관계가 들어서는 곳”을 의미해서 특정한 “장소 바깥의 장소”를 뜻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아토포스의 시는 정치와 만나면서 토포스의 피와 살을 갖게” 되며, “사건의 장소는” “발화의 지향이 달라지고 듣고자 하는 자세를 바꿀 때마다 새롭게 펼쳐지는 지평의 개방”이라는 저자의 결론이다.
4부는 시인이 처음 겪었던 장소와 마지막으로 머무는 장소에 대한 에세이 두 편을 실었다. 시인의 최초 장소는 어디인가를 김응교 교수는 기형도 시를 통해 보여주고 있고, 시인이 마지막으로 머무는 장소인 묘지에 대한 사유를 손종업 교수는 보여주고 있다. 김응교 교수의 〈안개의 성역, 데부뚝 방죽 마을〉은 기형도 시인이 살았던 집에서부터 그의 등단작인 〈안개〉의 배경이 되는 ‘데부뚝 방죽 마을’의 모습과 분위기를 현장 답사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주고, 이 기형도가 자란 장소가 어떻게 시에 녹아들어 있는지 논증하는 글이다. 이를 통해 저자는 “작품이 쓰여진 공간을 가봐야, 작품이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그 공간을 체험한 작가가 신체적 글쓰기로 쓴 단어 하나 하나가 몸으로 체험”된다고 결론짓는다. 4부 두 번째 글이자 이 책의 마지막 글은 ‘문학이후연구소’ 소장인 손종업 교수의 〈시인들의 묘지를 찾아서〉이다. 그는 ‘메멘토 모리’가 삶에서 가지는 중요성을 말하면서 시인들의 묘지가 어디에 있는지, 나아가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지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그가 제안하는 것은, 실제로 시인들의 묘지를 사람들이 찾아가는 일은 쉽지 않으므로, 디지털 묘비명 콘텐츠를 만들자는 것이다(문학이후연구소는 현재 이 작업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이는 구체적으로 시인 묘지를 지도 위에 표시하고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식의 콘텐츠로 제작될 수 있다고 논한다.
저자

문학이후연구소

엮음:문학이후연구소
2017년설립된선문대학교문학이후연구소는현재한국연구재단에서지원하는인문사회연구소지원사업을수행하고있다.주요연구주제는‘도시기반서사의데이터베이스구축’과‘문화관광콘텐츠생산시스템개발’이다.

고봉준(경희대학교후마니타스칼리지교수.문학평론가)

김응교(숙명여자대학교순헌칼리지교수.시인.문학평론가)

박현수(경북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시인.문학평론가)

방민호(서울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문학평론가.시인.소설가)

손종업(선문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문학이후연구소소장)

이경수(중앙대학교국어국문학과교수.문학평론가)

이성혁(문학이후연구소전임연구원.문학평론가)

이정현(문학이후연구소전임연구원.문학평론가)

최진석(서울과학기술대학교문예창작과교수.문학평론가)

목차

프롤로그

제1부식민지시기우리시의장소성
카프의‘프로시’에나타난경성‘거리’의장소성__이성혁
1930년대모더니즘시와도시__박현수
비애의도시와침묵의자연:일제말도시와자연에대한단상__이경수

제2부전쟁의폐허에서산업화까지의시적장소들
해방과전쟁직후거리의시적재발견:김수영을중심으로__이성혁
청계천의‘심상지리’를찾아:‘청풍계’?박태원?전태일을중심으로__방민호
자본의도시에서노동의도시로:1980년대노동시에나타난‘도시’이미지__고봉준

제3부소비도시공간에서비장소로서의장소로:1990년대이후
환멸을통과하는산책자의슬픔:1990년대유하시의장소들__이정현
시와정치의아토포스:진은영,장소과사건의시학__최진석

제4부어떤삶의기억과죽음의기억
안개의성역,데부뚝방죽마을:기형도시의장소들__김응교
시인들의묘지를찾아서__손종업

출판사 서평

1부는일제강점기의근대도시화와관련된한국현대시의장소성창출시도를살펴보는글들로이루어져있다.첫글은선문대학교‘문학이후연구소’전임연구원인이성혁의〈카프의‘프로시’에나타난경성‘거리’의장소성〉이다.이성혁은식민지조선의수도인경성에본격적인근대화가이루어지는1920년대중반,이와함께‘프롤레타리아시’도함께등장했음을조명한다.
도시의근대화는도시의스펙터클화와함께이루어지는데,이스펙터클화의이면에는농촌에서올라온가난한프롤레타리아의삶이있었으며,이들과연대하고자하는‘카프’의시인들은그이면을격렬한언어로드러냈음을이글은밝히려고한다.
다음글은박현수교수의〈1930년대모더니즘시와도시〉이다.이글은모더니즘문학이단순한기술의문학이아니라근대도시의정신이압축되어있음을밝히고1930년대모더니즘시작품과도시의특성이어떻게연관되는지구체적으로살펴보고있다.특히경성의백화점이당시어떤의미를가지고있었는지밝히면서이백화점에대결하고자한이상의시에주목하고,나아가지방도시의풍경이어떻게시화(詩化)되었는지논한다.
1부세번째글인이경수교수의〈비애의도시와침묵의자연〉은일제말기시를살펴볼때이시대는장소를상실한시대라는생각을하지않을수없다면서글을시작한다.이경수는파시즘정국속에서시인들은지독한상실감을가질수밖에없었으며,이감각은시에반영되어있다는점을오장환과정지용,윤동주시를횡단하며논한다.특히만주의공중목욕탕에서,백석시인은연민과연대의시선을획득하고헤테로피아를발견하고있다는점이눈에띈다.

2부는해방이후한국전쟁을거쳐제도적민주화가이루어지는1987년까지기간의시편들에나타난장소성을살펴보는글들로이루어있다.
2부의첫글은이성혁연구원의〈해방과전쟁직후거리의시적재발견〉은김수영시를중심으로해방과한국전쟁직후거리가어떻게시로전유되어장소화되었는지살펴보는글이다.김수영의거리연작은전쟁으로온갖고난을겪은시인자신의주체성을세우는장소로거리를부활시키고있으며,이는거리공간을다시시인자신의장소로전화시키는것으로나아간다.
2부다음글인방민호교수의글〈청계천의‘심상지리’를찾아〉는‘청계천’이라는장소에초점을맞추어한국문학이이장소로부터어떠한영감을받고이곳을문학화했는지살펴보고있다.전태일의죽음이후,현재복개를걷어낸청계천옆청계천로를걷는일은“노동문제를‘삶과죽음’에비추어사유하는길”이되었으며또되어야한다는것이저자의생각이다.청계천을주인공으로삼은이글은,청계천이“서울을‘물의도시’로존재하게해주는생명의물길”이라는점을강조하며끝을맺고있다.
2부세번째글인고봉준교수의〈자본의도시에서노동의도시로〉는1980년대성장한‘노동시’의도시형상화로부터한국의고도성장에희생된노동자의삶을조명하는글이다.1970~80년대에걸친군사독재아래경제는고도성장했지만그성장은노동자의저임금장시간노동에따른것이었으며,이에노동자의저항역시점차성장해나갔다고고봉준은설명한다.특히그는1980년대중반이후한국노동시는투쟁적이고혁명적인방향으로나아갔다는점에대해서술한다.이때의노동시는노동자의고통을드러내기보다는노동해방을쟁취하려는방향으로나아갔다고한다.

3부는1987년‘6.10항쟁’이후제도적민주화가정착된후한국시에나타난공간인식과장소성의창출에대해살펴본두편의글이실려있다.1987년이후의한국사회의제도적기반은지금도지속되고있어서이두편의글은그현재성이더욱짙다고할수있다.첫번째글은‘문학이후연구소’전임연구원이정현의〈환멸을통과하는산책자의슬픔〉이다.이글은1990년대시대상을잘보여준시인으로평가받는유하의시편들을살펴보고있다.특히≪바람부는날이면압구정동에가야한다≫는1980년대와는달리소비문화가정착한90년대의사회상을풍자적으로보여주는시집이다.
저자는2000년에출간된유하의≪천일마화≫에서의경마장이“질주만이미덕인세계”를상징한다는점에주목하고,이에유하는“다른방식으로세계의속도에저항하고자”했다는점을드러낸다.다음글인최진석교수의〈시와정치의아토포스〉는,2000년대활발하게활동하고지금도역시활발하게시를쓰고있는진은영시를살펴본다.
진은영이제시했던‘아토포스’개념을그는갖고온다.아토포스는토포스(장소)의부재를의미하지만,한편으로그것은“특정한시점에특정하게자리놓여진인간과사물의얽힌관계가들어서는곳”을의미해서특정한“장소바깥의장소”를뜻한다는것이다.그리고“아토포스의시는정치와만나면서토포스의피와살을갖게”되며,“사건의장소는”“발화의지향이달라지고듣고자하는자세를바꿀때마다새롭게펼쳐지는지평의개방”이라는저자의결론이다.

4부는시인이처음겪었던장소와마지막으로머무는장소에대한에세이두편을실었다.시인의최초장소는어디인가를김응교교수는기형도시를통해보여주고있고,시인이마지막으로머무는장소인묘지에대한사유를손종업교수는보여주고있다.
김응교교수의〈안개의성역,데부뚝방죽마을〉은기형도시인이살았던집에서부터그의등단작인〈안개〉의배경이되는‘데부뚝방죽마을’의모습과분위기를현장답사를통해생생하게보여주고,이기형도가자란장소가어떻게시에녹아들어있는지논증하는글이다.이를통해저자는“작품이쓰여진공간을가봐야,작품이어떻게탄생되었는지,그공간을체험한작가가신체적글쓰기로쓴단어하나하나가몸으로체험”된다고결론짓는다.
4부두번째글이자이책의마지막글은‘문학이후연구소’소장인손종업교수의〈시인들의묘지를찾아서〉이다.그는‘메멘토모리’가삶에서가지는중요성을말하면서시인들의묘지가어디에있는지,나아가어떻게존재해야하는지생각해보자고제안한다.그가제안하는것은,실제로시인들의묘지를사람들이찾아가는일은쉽지않으므로,디지털묘비명콘텐츠를만들자는것이다(문학이후연구소는현재이작업을실행에옮기고있다).이는구체적으로시인묘지를지도위에표시하고관련정보를제공하는식의콘텐츠로제작될수있다고논한다.


예술과문학의가시화를통한장소의창조는그작품들에대한수용자들의보편적수용을통해장소성을창출한다.한국현대시역시근대화가진행되면서이루어지는공간과삶의추상화와균질화에맞서장소성을창출하여삶의구체성과질감을회복시키는사회문화적역할을해왔다.한국현대시의장소성에대한고구는개별적으로깊이진행되기는했지만,집단적작업으로이루어지지는않은것으로보인다.편집서도거의없는듯하다.이책의글들이저자들이모여함께연구한결과물은아니지만,학자개인들이탐구하고있는한국현대시속의장소성에대한생각들을한꺼번에볼수있다는장점은있으리라고기대한다.한편으로한국현대시의흐름속에서공간의시적장소화가어떻게이루어져왔는지그일단을엿볼수있으리라기대한다.시가지니는장소화의능력은,예전보다더욱고도로공간이균질화되고삶이추상화되고있는현재,더강조될필요성이있다고할때이책의의의는작지않다고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