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어릴때부터교회가좋았다.예배시간에어른들이진지하게노래부를때,나는형님과가사를바꿔가며불렀고,목사님이온힘을다해설교하실때,나는마음과뜻과정성을다해옆에앉은친구들과장난을쳤다.부모님과선생님들께자주혼이났지만,그래도나는교회가좋았다.
내기억에나는초등학생때부터중고등부형,누나들을따라수련회에갔던것같다.수련회에따라간이유는단한가지,분위기가좋아서였다.중고등부수련회에가면,아침부터저녁까지형,누나들의웃음이끊이질않았다.나는교회에서울려퍼지는그웃음소리가너무좋았고,무엇보다권사님들이수련회에따라오셔서해주신밥이그렇게나맛있었다.먹거리,웃음거리가넘치는청소년부수련회는나의방학생활중빼놓을수없는필수코스였다.
그러던내가청소년이되었다.초등학생때웃음가득했던형,누나들의수련회는눈물범벅의수련회로변했다.세상을마냥밝게만봐왔던내눈에깨어진우리가정이포착되었고,힘들어서아파하던친구들의신음소리가들렸기때문이다.초등학생때보이지않고,들리지않았던것들이청소년시기를지나며비로소보이고들리기시작했다.그래서였을까?저녁집회때마다눈물없이보낸적이없었던것같다.내죄때문에머리를무릎사이에넣고끙끙대며울었고,친구들과얼싸안고서로의아픔이씻기도록울었고,때로는야외로나가서산중턱바위위와모래덮인운동장에서무릎을꿇고목이쉬도록한반도의통일을위해부르짖었다.이렇게교회를통해배운것이하나있다.‘좋은교회에속해있기만해도,좋은사람으로성장할가능성이높구나!’
그래서인지,나에게교회는그냥일상이었다.‘교회따로,삶따로’라는말자체가성립되지않았다.어쩌면나는어릴적부터‘일주일에한번가는종교생활로서의교회가아니라,일주일내내교회로살아가는삶으로서의교회’를온몸으로배웠는지도모르겠다.그런관점에서보면,나는교회를개척했다기보다교회로살아가다가교회가세워진삶을지금까지살아오고있는것같다.
나는아내와교회를개척하기전에교회로살아가자고다짐했다.나는아내가개척교회의사모라는이름하에남편이개척한교회의소모품이되길원하지않았다.자신도기쁘지않은신앙생활,자신도누리지못하는복음을누군가에게전하는그자체가너무모순이라생각했기때문이다.나는누구보다아내와함께가장먼저진심으로복음을누리는사람이되고싶었다.그복음안에서누구보다우리부부가먼저행복하기를원했다.그리고아내에게말했다.“우리가족들이복음안에서교회로살아가는것이정말기쁘고행복할때,그기쁨과행복의자리에누군가를초대하자.”이것이은혜의동산교회의시작이었고,내가사명이끝나는날까지추구하고자하는삶이다.
출판사에보낼원고가다마무리된날,나는원고를복사해서책속에나오는성도들을한사람씩심방했다.두가지이유에서였다.하나는,이책이성도들의이야기가담긴책인만큼본인이야기부분은직접읽고오류가있으면수정해달라는부탁을하기위함이었다.또하나는,성도들과함께감사의예배를드리기위함이었다.자신의BC와AD를원고를통해확인하며,하나님께서우리를얼마나신실하게이끌어오셨는지에대해깊은감사와찬양을함께올려드리고싶었다.자신의과거를글로읽으면서성도들도묘한감정이들었나보다.
(…중략…)
이책은내가어떻게목회자로부름받았는지,나의소명이야기에서부터시작한다.목사로의부르심은곧교회로의부르심이고,교회의부름을따라살다가은혜의동산교회를개척하게된여정이1부에소개되어있다.2부는내가원하는사람이아닌,하나님이보내주신사람들이은혜의동산교회성도가된이야기를담고있고,3부에는다소발칙한“4위일체하나님”이라는제목을붙였다.이유는돈도빽도없던듣보잡개척교회목사를주님께서불쌍히여기셔서이름도빛도없는무명인,하지만하나님나라에서는가장유명한자들을통해,또전혀상상할수없는방식으로은혜의동산교회를채워오셨기때문이다.이것은나를포함한개척교회목사만이누리고경험할수있는‘특권of특권’이라생각한다.4부에서는2,000년동안주님께서자신의교회를세워가시기위해자기백성을부르시고자녀삼아주신‘회심스토리’가아직도현재진행형임을은혜의동산교회회심스토리를통해생생하게증언하고있고,5부에는교회가작다고해서결코작을수없는하나님의가족인은혜의동산교회의‘러브스토리’가담겨있다.마지막으로6부에는,코로나시기에교회를개척하여어쩔수없이가정에서시작했고,어쩔수없이아무것도없이교회를시작했지만,아무것도없었고아무일도할수없었기때문에알게되고발견하게된교회의본질을“듣보잡목사의듣보잡묵상”이라는이름으로실었다.
은혜의동산교회는내삶의여정에만나온모든사람에게빚을지고있다.내삶에회심이없었다면,나는결코교회를몰랐을것이고,평생교회와상관없이살았을것이다.그러므로나는나의회심이이루어지기위해갓난아기때부터곁을내어준모교회인부산덕천교회모든가족에게사랑의빚을졌다.고3때선교사로헌신하고대학을가면서부산을떠났다.대학생이었던미숙한나를품어준명선교회와대학캠퍼스와선교단체에서만난복음의동지들은복음을위해헌신하는사람이얼마나아름답고매력적인지,또돈은없어도가오가있는삶이무엇인지를내게몸소가르쳐주고보여준사람들이다.이들이없었다면,낮은곳을향해살아가려는나의신앙적토대는형성되지않았을지도모른다.
은혜의동산교회가개척되고이책이출간되기까지내게선물이되어준사람들은지면에다담기에부족할정도다.개척이전부터지금까지힘든일이있을때마다가장먼저달려와준정서적지지자빽토크패밀리,내게교회가무엇인지신학적으로목회적으로길잡이가되어준김형국목사님과그런교회됨을몸소보여준어울림가정교회식구들,선교는사랑임을가르쳐준GO선교회주누가선교사님,개척초기에먹고사니즘을주야로묵상하며낙심해있을때,내게일용할양식을공급해줌으로지금까지버티게해준수많은믿음의영웅들,비슷하게어려운처지에있음에도늘자신보다서로를더위하며응원해줬던아둘람목사님들,듣보잡목사였던나를코로나시기에온라인설교자로세워주며많은길벗들을만나게해준40일밤별지기김영한목사님과밤별식구들,사역으로인해늘피곤하고초췌해있던내게은혜의동산교회이야기를글로써보면어떻겠냐며처음으로제안해주고기회를준친구『크리스천투데이』이대웅기자와『월간목회』박철홍목사님,그리고낡고초라한책들로가득했던어,울림도서관의책장을밝고빛난신간들로가득채워준어울림서포터즈,나에게이책을쓰도록1년동안천국의사냥개처럼나를추적해서마침내책을쓰고야말게만든부천의사냥개서진교목사님,산만하고복잡한글을정갈하고유려하게교정하고편집해서아름다운작품으로탄생시켜준최고의편집자김민철목사님,그리고출간을허락해주신강인구대표님께진심으로감사를드린다.
무엇보다나는책을쓰는동안아버지와장모님이돌아가시는큰슬픔을두번이나마주해야했다.하마터면이책은나오지못했을수도있었다.하지만그슬픔속에서도용기잃지않고끝까지책을쓸수있도록나를정서적으로환경적으로지지하고응원해준사랑하는아내박한나와우리가정에맡겨주신세보물인해환,한결,하음이에게진심으로감사를드린다.그리고마지막으로아내와남편을먼저하나님품에보내고도믿음,소망,사랑으로살아가시는어머니김복희권사님과장인어른박상영장로님께머리숙여감사할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