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랄발광 리트리버

지랄발광 리트리버

$9.90
Description
지구 소확행 시리즈 A-Z 중 P 담당 Pet & Producer Playlist 편. 지랄하는 리트리버와 발광하는 2살짜리 아들과 고군분투 난리법석 생존 이야기. 헤이리 예술 마을에서 Big Hand 카페를 운영하는 전직 아이돌 출신의 작곡자이자 프로듀서 엄마 이야기. 하늘에서 내려온 두 천사라 생각하며 살지만 정작 카페에서 집에서 악마와 동거 중인 웃음 감동 코믹 이야기. 대형견 로망을 가지신 분들이여. 리트리버와 행복한 광고 영상을 꿈꾸는 모든 이들이여. 기대하시라. 얼마나 허망한 꿈인지 잘근잘근 깨닫게 해주는 지랄발광 이야기. 그럼에도 그들과 함께여서 매일 아침 행복한 아침을 시작한다는 그 이야기를 시작해 본다.
저자

박봄슬

저자:박봄슬
파주헤이리예술마을에서카페빅핸드를운영하며지랄발광개아들,인간아들을동시에키우는,정신력풀타임근로자이며작곡가다.나같은인간도일하고,개키우고,애키우고,꿈도키운다.이게내인생최대의블랙코미디며예술이다.웃기고싶었지만,사실은살리고싶었다.
버려진생명들이더이상“불쌍한것들”로불리지않기를,세상에서외면되거나버려지지않기를바라는마음.그게내가글을쓰고곡을쓰는진짜이유다.그리고마지막으로,음악은내취미가아니다.생존신고다.내이름을검색하고,이책을알리고,음악을들어주길바래본다.이책과음악엔그웃픈마음이담겨있다.

유튜브:빅핸드패밀리
인스타:cafe_bighand

목차


Track01.서울평창동리트리버
Track02.악마와천사
Track03.츤데레리트리버
Track04.대환장똥파티
Track05.개팔상팔
Track06.배부른예술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하늘은유난히맑고아름다웠다.그날내가느낀에너지는심플하지않았다.“오마이갓!오늘내인생에사건하나터지겠는데”싶은강한에너지였다.인생은왜늘기막힌타이밍에장난을치는지,보통이런묘한느낌이드는날엔복권당첨이되거나주식이오르는좋은징조보단,물건이고장나거나갑자기불편한사람이나타나는불길한법인데그날은조금달랐다.왜인지불길하면서도묘하게설레이는에너지가돌고있었고그순간,남편의전화기가울렸다.환장할나의직감은틀리지않았고역시나인생의큰사건은예고없이훅들어오는법이었다.

(중략)

“현실을봐라.리트리버다.이건귀여운인형을고르는문제가아니라한생명을책임지는일이라고!정신차려!”나는뇌가보내주는모든현실적시그널을귓등으로흘려보냈다.내마음은이미리트리버라는블랙홀에빨려들어가고있었고남편의영혼역시같은곳을향해들어가고있었던게분명했다.
그래!인생의모든미친선택은늘충동에서시작되는거야.
---「Track01.서울평창동리트리버」중에서

나도처음에는“리트리버=온순한천사”라는소문만믿고덜컥입양했다가,집이박살나는소리를매일들었다.벽지는뜯기고,쿠션은분해되고,내멘탈은고장나고...그렇게내팔을족발마냥씹으려했다.“이게진짜천사면나는왜지옥에있는거지?”싶었다.

(중략)

리트리버와함께하는시간은매일전쟁같지만그전쟁속에서나는더단단해졌고더유연해지고무엇보다더웃을줄아는인간이되었다.결국리트리버는내삶을바꿨다.집을망가뜨린대신망가져있던나를완성시켜주고있었다.
---「Track02.지랄발광리트리버[악마와천사]」중에서

조이는7일치의밥을하나도입에대지않았다.집에잠시들렀던남편이밥이그대로있는걸보고는마음이많이아팠다고한다.우리가집에돌아오지않던날들동안꺼진불빛속에서오매불망매일우리만기다렸던것이다.아무리앞집언니가꼼꼼히챙겨줬어도조이는오지않는우리만기다렸던것이다.그래도밥은좀먹지...아무리말해줬어도알리가없었을조이는우리가돌아오지않는날들동안텅빈집안에서혼자얼마나두렵고무섭고외로웠을까.말한마디없지만조이는늘말해주고있었다.“많이사랑한다고.”
---「Track03.츤대레리트리버」중에서

가끔이런생각도든다.내인생도조이의응가루틴같으면좋겠다며어쩌다한번대청소하듯이묵혔다쏟아내지말고조금씩자주꾸준히비워내는삶.이게좋겠다싶다.쌓이지않게눌리지않게그래야다시채워질수있으니까..인생은결국싸고비우고다시걷는일이며,조이의옆에서봉지를펼치며“이게바로삶이구나...내몫의똥을감당하는것..”이라고생각할즈음조이는날바라보며이렇게말한다.“엄마...응가에이상한철학을붙이지마...

(중략)

조이와함께라면인생의지저분한반복마저유쾌해진다.결국똥을치운다는것은삶의잔여물을정리한다는뜻이다.오늘의실수,짜증,후회같은것들.그거그냥봉지에담아버리면된다.내일은또새로싸면되니까.
---「Track04.대환장똥파티」중에서

커피향가득한가게에앉아쉬고있으면조이는나보다더잘쉬고있다.나는늘뭔가해야할것같아서괜히먼지를털고,메뉴판각도를맞추고,컵을닦고있는데조이는그냥눞는다.그것도세상편하게,이세상의공기를혼자다소유한듯누워있다.그러다슬쩍나를보더니갑자기놀고싶다는눈빛을마구던진다.그럼결국난모든걸내려놓고놀아준다.조이는나의상사이자멘토이자,어쩌면내삶의에너지다.

(중략)

개팔자가상팔자라는말은개가잘살아서가아니라우리가너무복잡하게살아서생긴말이아닐까.
---「Track.05개팔상팔」중에서

조이를보면알수있다.배부른조이는스스로를표현한다.모닝달걀후,아침햇살이들어오는방안에서조이는그대로멈춘다.마치빛의질감을연구하는개처럼그자리에딱서서눈을가늘게뜨고콧구멍을벌렁거리며허공의냄새를맡는다.그때의조이표정은딱이거다.“이빛...먹을수있는건가??”아침명상후,밖으로나와아침산책을하다보면이세상은조이의갤러리가아닐까하는생각을한다.전봇대에서나는수많은개들의형상,흙에서나는지렁이의밟히는인생사.세상모든냄새가조이의갤러리다.나는그냥줄잡고끌려다니는존재일뿐이다.이렇게조이의아침산책까지마치면카페로출근한다.
---「Track.06배부른예술」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