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된다는것의
생물학적,존재론적,진화사적의미란?
그리고그것을넘어서는언니,엄마,할머니의지혜
한국대표생물학커뮤니케이터하리하라이은희가몸으로겪고체득한인간생물학의세계.
『하리하라의생물학카페』,『하리하라의과학블로그』등을읽고자란성인들에게보내는
엄마하리하라의따뜻하고배려깊은선물!
2025년2월17일오스트레일리아의제임스해리슨(JamesHarrison,1936~2024년)이세상을떠났다는소식이온라인을달궜다.그는평생1,173회헌혈을하며신생아용혈병이라는희귀병치료제의핵심재료가되는혈장을기증함으로써전세계240만명이넘는새생명을구했다고평가받는다.신생아용혈병은태아의혈액형이Rh-이고산모의혈액형이Rh+일경우산모의혈액이태아를공격해발생하는병으로태아의목숨을앗아가거나유산시키는병이다.해리슨이제공한혈장으로만든백신이개발되기전까지수많은어머니가아이를잃었다.
해리슨은서거소식은우리삶을말없이지탱해주는숨은영웅들이있음을알려주는동시에,임신이라는게축하나환영만받을단순한사건이아니라생물학적,의학적으로위험하고사회적,문화적으로복잡한사건임을알려준다.왜냐하면한사람이쓰던몸을갑자기두사람,세사람이나눠쓰게되는놀라운사건이기때문이다.
이번에㈜사이언스북스에서출간된과학커뮤니케이터이자과학저술가이은희의『엄마생물학:내몸을누군가와나눈다는것』은바로이문제,엄마가되기위해서1인용이었던몸을자신의아이와나눠쓰는문제를정면으로다룬다.임신과출산의생물학적,진화론적,의학적,철학적문제와그의미를심층적으로따져묻는과학에세이이다.
‘하리하라’라는필명으로,주로생물학적주제들을중심으로“딱딱하고차가운과학을따뜻하고친근하게전달해주는보기드문과학저술가”로20년넘게활약해온이은희라는이름을과학독서계에서모르는사람은없을것이다.21세기로넘어오는시기,생물학의대중화에서중요한역할을한『하리하라의생물학카페』(궁리,2002년)부터청소년과일반인이필수적으로알아야하는과학이슈와논쟁을정리한『하리하라의과학24시』(비룡소,2023년),『하리하라의과학배틀』(비룡소,2024년)등의그의작품이고,다양한신문과방송,언론에서그녀의기고를만날수있다.과학콘텐츠생산그룹인과학책방갈다의이사로도활동하고있다.
이번신간에서이은희는그만의발랄하고편안한문체로엄마가된다는것,엄마로산다는것의과학을풀어낸다.논문과책을종횡무진으로누비며임신과출산과관련된최신과학을소개하는것은그녀의다른책들과같지만다른점이하나있다.자신의몸,그러니까세아이의엄마인자신이임신과출산을하면서겪고느낀것들을또하나의기둥으로삼아논문과책의정보와융화시켜내고있다.수정된날은같지만태어난날은다른‘세쌍둥이’를낳은자신의경험을바탕으로세상의모든엄마들이겪는배란에서수정까지,입덧에서출산까지,성(性)의진화에서젠더갈등까지인간탄생의과정에서겪는온갖문제들을망라해과학적으로,철학적으로풀어나간다.이책은말그대로“책으로배운생물학이몸으로겪은생물학으로진화하는현장!”인것이다.
수정된날은같지만태어난날은다른세쌍둥이를키운
과학저술가엄마가들려주는출생의생물학,사회학,철학
제가경험했던인생이라는책의한페이지,한페이지를넘기며생물학이론들이설명해온보편적이고공통적인것들을찾는동시에,과학이론이놓친저만의사실과경험이없는지세심하게살피며,삶과과학의연결고리와차이점을성찰하고그려내려했습니다.수치와결과를소개하는걸넘어서그수치와결과를안고살아가는사람을중심에놓음으로써과학지식이우리삶속의한부분으로스며들길원했습니다.그래서독자여러분도제가들려드리는사실과경험의공통점과고유성에자신만의페이지를추가하는느낌으로읽어주셨으면합니다.-본문에서
이은희는세아이의엄마이다.모두시험관시술로낳았는데,처음임신때수정된수정란들중하나로첫째를낳고,몇년후첫아이를낳을때만들었던수정란중하나로쌍둥이를임신해모두세아이를낳은것이다.그래서수정된날은같지만태어난날은다른세쌍둥이의엄마가되었다.이과정에서시험관아기시술,과배란유도시술,잉여수정란과배아의냉동보존및폐기,자궁내막자극술등난임병원에서이루어지는온갖시술을받아야했고,심한입덧부터배곧은근분리와허리뼈전만,임신성당뇨나갑상선항진증같은다양한임신후유증에시달려야했다.이독특한임신,출산의경험을치밀하게기록하고,관련연구논문과저술을뒤적이며,내몸에깃든다른생명을품고사는삶에대한이야기를직조해간다.
차가운산부인과병원의출산시스템과자신의고통을나누어주지않는주변사람들의무관심사이에서불안에떠는새내기엄마의마음을다독이고,여성의난자와자궁을광물자원처럼채굴하려하고미래의노동자를생산하는공장으로취급하는현대사회의여성의몸착취를비판하고,임신과출산,양육의사회적,문화적의미를성찰하는이야기들이1부「깃들다」,2부「살다」,3부「품다」로나뉜32장의글로펼쳐진다.
이은희는이책곳곳에서“출산의고통은신이내린신비로운원죄같은게아니라순전히중력이있는행성에서직립자세로살아가는포유동물이태아를출산할때까지안전하게지키기위해자연선택을통해진화시킨신체적특성의부산물일뿐”이라는점을이해한다면임신과출산,그리고양육에대한“막연한두려움은줄고선택과이해의폭이넓어질가능성이커”질것이라고강조한다.이견실한과학적관점과이관점을바탕으로분석한자신의임신,출신경험이야말로이책을『하리하라의생물학카페』,『하리하라의과학블로그』등을읽고자란자신의독자들에게보내는엄마하리하라의따뜻하고배려깊은선물로만들어준다.
인간여성의정체성을지키면서동시에생물학적자원제공자의역할사이에서균형을잡는방법을찾는건너무나도어려웠습니다.당시에는혼란스러웠지만,지금은좀더분명합니다.
여성의몸은아이를낳기위해서분명필요합니다.하지만그여성은기계가아니라,살아있는생명이며,사고하는존재입니다.자신이겪을과정에서어떤일이일어날지,그것이어떤원리로인해일어나는지,가능성과부작용사이에서더선택해야하는것이무엇인지를전문가들은과정내내알려주었어야합니다.-본문에서
인간의몸은1인용인가,아닌가?
출산은인간에게존재론적질문을던진다!
이은희는이책에서임신이기본적으로1인용으로설계된몸을태아라는플러스알파와공유하는과정이라고정의한다.이것은당연히산모의몸에부담을주지만,그부담을한계범위내에서관리할수있다면,균형을맞출수있다면산모와태아의건강을유지할수있다.이책에서이은희는임신과출산시맞닥뜨리게되는수많은상황속에서바로이균형을잡을방법들을독자들에게소개한다.그리고이논의를확장시켜생리적이고의학적인육체적균형뿐만아니라,임신과출산,그리고양육이야기하게되는사회적,문화적문제에서도균형을잡는방법도함께고민해간다.
특히흥미로운부분은유전학적으로반은타자인태아가엄마의면역거부반응을이겨내고자궁에무사히자리잡게되는과정을설명하는과학개념인‘면역학적관용(immunologicaltolerance)’을발전시켜사회적관용으로확장해보자는제안을하는27장이다.모체의면역체계가임신을할때어느정도약화되지않으면모체의면역체계가태아를공격하고이것은자칫임신중단으로이어질수있다.그렇다고모체의면역체계를너무약화시키면모체자체의건강을해칠수있어결과적으로는태아의건강도해칠수있다.그래서모체의면역계는일단외부물질을감지하는민감도는떨어뜨리되,일단감지하면강력하게반응하는방식을취하게된다.이아슬아슬한줄다리기를면역학적관용이라고하는것이다.임신부들이임신을안한사람들과같은병에걸렸다고하더라도때로더심한증상을보이곤하는게이때문이다.
이은희는“적당한관용과단호한제재”라는이면역학적관용의원리를사회로확장한다면사회의다양성을확대할수있으리라주장한다.
임신시나타나는면역학적관용은얼핏패러독스처럼보이지만,달리보면타자를대하는가장현명한방법처럼보이기도합니다.흔히우리는낯선이들을경계하고타인들이나와다르다는이유로별다른이유없이거부하거나배척하는경우가많습니다.하지만면역학적관용을현실의인간관계에도적용해보면어떨까요?나와다른이들의다름과다양성을가급적인정하고받아들이기위해노력하지만,상대가정해진기준을넘어서는잘못을저지르는경우는단호하게대처해나와우리와사회의질서를유지하자는거죠.적당한관용과단호한제재,어쩌면그균형의묘미가인류생존의비밀일지도모릅니다.-본문에서
이외에도통조림뚜껑하나따지못해남편에게부탁을하는에피소드를실마리로해서남녀의신체적차이와젠더갈등,평등과공정의문제로논의를넓혀가기도하고,자연계의짝짓기과정에서발견되는성선택원리를바탕으로“내가지금껏이만큼손해봤으니너도이만큼당해봐야한다는함무라비식복수심”이혐오로발전하고있는현대사회의젠더갈등을해소할솔루션을발굴해보자는제안을하기도하고,임신과출산의부담을한쪽성에만부과하는상황을타개하기위한수단으로제안되고있는자궁이식과인공자궁의허와실을파헤치기도하며,폐경또는완경이후여성의삶에대해서진화론적으로조망하기도하는등엄마가된다는것의의미를폭넓게,흥미롭게성찰해간다.
배란에서수정까지,입덧에서출산까지
성(性)의진화에서젠더갈등까지
인간탄생의과학을망라한과학에세이
이제아이를직접키우며모유수유를못해,집밥을못해줘,제대혈보관을못해줘번민하고,아이가조금만잘못되어도모두다내잘못이아닐까고민하는우리시대의엄마들과그배우자들에게“아이를품고낳고기르는과정에서느꼈던수많은혼란들을차곡차곡정리하며갈무리”한이책이도움이되지않을까?
이책은여성의몸을지닌한인간이생물학적재생산을거치며겪는변화와특징들을,과학의시선과개인이입장을함께엮어보고자나름대로노력한결과입니다.책에서배운객관적지식들과통계적자료들이각자의개별적인몸으로구현될때나타날수밖에없는어긋남을하나의결로묶어보고자했습니다.완벽했다고는할수없지만,개인적으로는책을쓰는과정을통해아이를품고낳고기르는과정에서느꼈던수많은혼란들을차곡차곡정리하며갈무리할수있었기에적어도실패하지는않았다는생각이듭니다.-본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