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술, 낭독

낮술, 낭독

$18.00
Description
“나도 이런 회사 동료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민음사 편집자들이 파티션 뒤 고립감과 외로움을 넘어
술과 책, 낭독으로 서로를 읽고 돌보는
다정한 사내 공동체를 꾸리다
유튜브 〈민음사TV〉에 소개되어 많은 직장인의 부러움을 산 사내 모임 ‘낮술낭독회’는 주말 낮, 직장 동료들과 함께 술을 마시고 책을 낭독하며 이야기를 주고받는 다정한 공동체다. 2017년 이정화 편집자의 사적 모임으로 출발해 민음사 편집자들의 사내 모임으로 자리 잡은 낮술낭독회. 지난 8년의 시간을 3명의 민음사 편집자 이정화, 이한솔, 신새벽이 『낮술, 낭독』 한 권의 책으로 기록했다. 여기에 정기현, 김세영 편집자가 진행한 ‘우정 대담’과 원년 멤버 김현주 큐레이터와 이직 후에도 멤버로 활동하고 있는 조은 편집자의 발문까지 실었다. 술과 책, 낭독을 매개로 직장 동료가 어떻게 주말에도 만나고 싶은 사람이 되었는지를 각자의 경험으로 풀어낸다.
정화는 세운상가 네 평 임대 공간에서 시작된 낮술낭독회의 시작을 되짚으며, 낭독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방식에 주목한다. 그에게 낭독은 단순히 책 읽기의 한 방법이 아니라, 대화의 밀도를 조율하여 상대와의 만남을 편안하게 하는 매개이다. 그는 올가 토카르추크가 말한 ‘다정한 서술자’의 개념을 빌려, 책과 낭독으로 타인의 삶을 경험한다면 대안 세계를 일구는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고 자신의 경험을 통해 풀어낸다. 정화에게 낮술낭독회는 낭독을 통해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서술하며 관계를 쌓아온, 다정한 서술자들의 공동체다.
한솔은 사회 초년생 시절, 회사 사람들이 꼭 면접관처럼 느껴져 말 한마디조차 긴장하며 하던 경험을 회상한다. 그런 한솔이 첫 낭독 자리에서 “듣는 이가 곧 평가하는 이는 아니다.”라는 감각을 느낀다. 이후 워킹맘이 된 한솔은 돌봄의 감각을 일터의 관계로까지 확장하며, 돌봄이 반드시 거창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어느 주말에 만나 같이 대화하고 낭독하며 술이랑 커피랑 차를 마시”는 정도의 느슨한 돌봄이 채워질 때, 비로소 삶이 제대로 꾸려진다. 한솔에게 낮술낭독회는 일상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기에 가능한, 편안한 관계가 있다고 알려주는 곳이다.
새벽은 낮술낭독회의 시간을 통해 타인을 이해하는 상상력을 길렀다고 말한다. 그는 파괴적인 음주와 관계 회복의 시간을 솔직하고 대담하게 기록하며 타인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 용기 내는 일보다 혼자 남겨졌을 때의 외로움이 더 힘들었다고 고백한다. 그렇기에 “연결되고 싶다는 열망은 가짜가 아니다.”라는 새벽의 문장은 독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며, 독서 모임에 나가고 싶지만 용기가 안 나는 사람들, 어렵기만 한 회사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르겠는 사람들의 등을 밀어준다.
서로 다른 세 저자의 글에서 낮술낭독회를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타인과 관계 맺는 순간이 공통적으로 드러난다. 또한 정기현, 김세영 편집자가 기록한 ‘우정 대담’을 통해 우리는 낮술낭독회의 유쾌한 풍경을 생생하게 엿보며, 어느 토요일 오후 그들의 테이블에 앉아 함께 모임을 하는 듯한 몰입을 느낄 수 있다. 더불어 각 저자들이 ‘추천하는 낭독하기 좋은 책 10권’ 목록과 그 이유를 수록해 낭독이 멀게만 느껴지는 독자들도 쉽게 시작할 수 있도록 길잡이를 제시했다. 편집자들의 보석과도 같은 책 목록을 추천받을 수 있다는 것도 평소 책과 낭독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낮술, 낭독』이 유독 반가운 부분이다. 아마도 모두 책을 덮을 즈음, 자연스럽게 옆자리 동료에게 이런 다정한 말을 건네고 싶어질 것이다.
“우리 낭독 할래요? 낮술 하면서.”
저자

이정화

문학,철학,미학을공부했다.뭐든‘짓기’를좋아하는사조직의여왕.민음사에서해외문학편집자로일한다.책『나의손이내게말했다』를지었다.

목차

낮술낭독회멤버소개

들어가며
낭독만세!ㆍ이정화

우리는서로의서술자ㆍ이정화
#1오우낮술,오우낭독좋지요!
#2지난낮술낭독회에서배운것
#3베스트낭독어워드
-정화가추천하는낭독하기좋은책

우리가서로에게몸을기울일때ㆍ이한솔
#1첫낭독의밤
#2젖과술
#3푹신이들에게,서로돌봐주기
#4두번의통영여행
-한솔이추천하는낭독하기좋은책

낭독은기세다ㆍ신새벽
#1술마시며대화하기
#2경쟁대신상호교육
#3낮술낭독회도사람의일이라
-새벽이추천하는낭독하기좋은책

우정대담
동료와친구사이를넘나드는시간ㆍ정기현김세영

나오며
서로에게닿기위한느린훈련ㆍ김현주
소리내어우정을불러내기ㆍ조은

출판사 서평

평어를쓰는편안함,거침없이들이켜는술,
깊어지는낭독과책이야기,아늑하고유쾌한분위기까지…

낮술낭독회가여는동등한대화의자리

낮술낭독회에는서로다른세대와분야의편집자들이모여있다.X세대부터88만원세대,MZ세대,한국문학,해외문학,인문사회편집자까지.직급도차장,과장,대리등등천차만별이다.위계가드러나고조화롭기어려운관계들이낮술낭독회에서는신기하리만치동등한자리에놓인다.이를가능하게한비법은바로낮술낭독회의수칙에있다.

●하나,각자낭독할책,나눠마실술한병과간단한먹을거리를준비한다.
●둘,술을많이마셔도다음날정양할수있는토요일오후2~3시쯤만난다.
●셋,하나둘모임장소에도착하면호스트에게술을전달하고테이블가운데에먹을거리를펼쳐놓는다.
●넷,낭독분위기가잡혀누군가먼저읽기시작하면나머지는그의낭독과감상을경청한다.
●다섯,한사람의낭독이끝나면모두건배하고다음사람이낭독을이어받거나수다를떨다가다시낭독을이어간다.
●여섯,모임은언제나평어로진행한다.

이러한수칙중에서도특히평어와낮술,낭독이라는키워드가돋보인다.먼저‘평어’는직급을잠시내려놓고서로의이름을부르게해평등한관계의발판을마련한다.논쟁과다툼이발생할때에도서로가같은높이에서말할수있게도와주는평어라는수칙이있었기에낮술낭독회는건강한모임을유지할수있었다.다음으로주말의‘낮술’은평일회사에서얼어있던긴장의벽을허무는역할을톡톡히해낸다.여기에‘낭독’이더해지면대화는개인의이야기에서벗어나책을중심으로흘렀다가다시모두의삶의이야기로이어지며,자연스럽게발언분량이동일해지고,말하는이와듣는이의자리가동등해진다.
이처럼평어와낮술,낭독이삼박자로어우러지며낮술낭독회를꾸려나가는모습은‘우정대담:동료와친구사이를넘나드는시간’에서도잘드러난다.〈평어로말하기〉〈동료의손맛〉〈모임의준비〉〈낭독할책고르기〉등등각주제별로나눈이야기가담겨있는대담에는다섯명의멤버가처음평어를쓰기까지느꼈던머뭇거림과어려움,코로나팬데믹시기에각자의집을오가며서로가좋아할음식을요리해대접하는마음,낮술낭독회의좋은분위기를해치지않는좋은책을낭독하고자고심을거듭하고서도어떤책을들고갈지망설이는순간들이생생하게담겨있다.우정대담속낮술낭독회의풍경은독자들에게첫모임을시작하기위한구체적인가이드를제시해줄뿐아니라,그자체로유쾌하기까지하다.


사무실에서시작된아주느슨한혁명

“오다가다고개숙여꾸벅인사하던게
손을흔들며방긋웃기로바뀌었다.”

회의시간이면말수가줄어든다.점심시간에도눈치를보며딱딱한업무이야기만오가고,일이잘풀리지않으면혼자전전긍긍한다.이렇게경직된사내문화속에서누군가는“회사에서일만하면되지,꼭친구를사귀어야하느냐.”고묻는다.『낮술,낭독』은그질문에막연한낭만대신,관계를발전해나가는구체적인과정을보여주며‘회사친구의효능’을역설한다.
낮술낭독회의멤버들은“질투와공격의언어”가교차하는갈등의순간을표백하지않으며,낭독하는서로의목소리를듣고어설프게나마각자의처지를이해하려애썼다.“필멸하는인간들은서로적절한우정을섞어야”한다는소설속문장을되새기며,진정한관계는회피가아니라마주봄속에서만들어진다는것을배워간다.서로의다름을인지하고,의견이쉽게합의되지않는순간을지나서야가능한관계가있다.
그렇다면회사사람과친구가되면무엇이좋을까?우선혼밥하기싫을때부담없이밥먹자고말걸사람이생긴다.보고서와지시사항으로만채워지던딱딱한일터의말이기민한다정함을얻는다.사무실에서는쉽게말할수없던부끄러움,두려움,불안감등의감정이비로소구체적인언어를얻어원활한소통의실마리가된다.이해되지않는동료의행동때문에괴로워도,그사람의좋은점을알기에지속가능한관계가만들어진다.오다가다고개숙여꾸벅인사만하던사이가손을흔들며방긋웃는사이로바뀐다.이모든것이낮술낭독회가일으킨회사속,작고느슨한혁명이다.무엇보다하루중대부분의시간을함께보내는회사동료들과우정을쌓는일,이보다중요한것이또있을까!
『낮술,낭독』은직장이라는공간을넘어,우리가사회속에서어떠한방식으로듣고말하고관계맺을것인가에대한질문을던진다.책말미에실린김현주큐레이터와조은편집자의글에서이러한사실은더욱잘드러난다.
현주에게낭독은자신의속내를드러내게해강한소통욕구를다소간채워주었다.은에게낭독은사회적참상을기록하는목소리이자연대였다.누구와도깊게관계를맺지않는것이미덕처럼여겨지는시대에,한사람의목소리를통해문장을듣는일은상상이상으로큰변화를일으킨다.이태원역1번출구앞에서낭독회를했을때,집단학살로살해당한가자주민들의기록을낭독했을때처럼,낭독은서로의고통을나누는연대가되기도한다.
효율과성과의언어로만조직된사회에서홀로일하고있다는외로움을느낀적이있는사람,일로맺어진관계를어떻게더긍정적인방향으로발전시킬수있을지고민중인사람,그리고하루를버티는것이아니라,일하는날들또한삶으로살아내고싶은사람에게『낮술,낭독』을추천한다.누구든,어디서일하든,관계의문턱앞에서망설이고있다면이책이작은힌트이자계기가되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