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앞이 캄캄해도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고

눈앞이 캄캄해도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고

$18.00
Description
“마음이 어렵다고 맛있는 것 먹기를 미루지 말자.”
1인분의 요리로 시작된 1인분 인생의 기록

독립출판, 굿즈 스튜디오, 도예, 해외 초청 전시, 싱어송라이터까지
다재다능한 일러스트레이터 ‘유꽁사’의 첫 단행본!
이 책 『눈앞이 캄캄해도 나아가기를 멈추지 않고』는 몸과 마음이 지쳐 일상이 무너져버린 저자가 스스로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 위해 매일 한 끼 식사를 직접 챙겨가며 다시 나아갈 힘을 얻게 된 성장 기록이다. 일러스트레이터 유꽁사 작가는 바지런히 손을 움직여 한 끼 식사를 만들어 먹으며 다시금 일상의 활력을 회복한 뒤 다시 바지런히 손을 움직여 이 하루하루를 자신이 ‘잘하고 싶은 일’, ‘잘할 수 있는 일’인 글과 그림을 통해 담아냈다.

저자

유꽁사

저자:유꽁사
글을쓰고그림을그리고종종요리한다.이렇듯손이해내는많은일들을사랑한다.뭐든한번에좋아지진않는다는마음으로일주일에한끼는스스로해먹어보겠다,다짐한뒤먹고살아간날들을글과그림으로기록했다.독립출판으로일기『혼자보는일기』와만화『너구리탐정사무소』를펴냈다.

목차

[들어가며]나를향해다가오는다음에게

마음대로되지않을땐냉장고를열어보자
묵은마음과헤어질결심
열정이넘칠땐양배추드리블
김치로대물림되는건아마도사랑
아까울뻔했지?이렇게잘익었는데!
마음을고쳐먹는소불고기덮밥
이밤의끝을잡을매실절임토마토
발끝이부끄러운날엔청국장
근사한계절에곁들일달래파스타
미워하는미워하는미워하는마음없이,아침에맛있는샐러드
깨진마음달래주는달래장과배추쌈
멀리서부터오는것들,참기름과냉이만두
생일에쩨쩨한나의파김치
봄과여름과일과나사이,달래버터파스타
딱80정도의두릅고기말이
비도오고그래서감자전과풋마늘장아찌
토스트와커피젤리,킷사텐을아시나요?
모서리가동그란우메보시주먹밥
해결사의오이콩국수
세상은가끔저기서돌던지고엉뚱한곳에차지키토스트
꽃시장에다녀와맛보는새우잔뜩샌드위치
굴려서버린박스와호박잎쌈밥
비에젖은마룻바닥과포슬포슬햇감자의기분
소비와창작사이갈팡질팡순두부튀김
섞어섞어새로운맛을낼거야,치즈미나리전
이다음엔배추가되고싶어,봄동비빔면
저기더멀리까지가고싶은푸팟퐁커리
결코납작해지지않는마음과더덕구이
시간이걸려도천천히하나씩,월동무조림

출판사 서평

“당장눈앞이캄캄해도나아가기를멈추지않는다면다음은반드시주어진다.”
내삶의방향을조금씩원하는곳으로옮기는방법

우리의하루는간단한루틴으로흘러간다.아침에일어나씻고하루를시작할준비한뒤각자의학교나일터로가할일을하고집으로돌아와하루를정리한뒤잠이드는것.그러는사이사이에세번의끼니가무심하게지나간다.매일같이반복하는일상은계속이어질것같지만너무늦게자거나너무늦게일어나거나끼니를거르는등한번루틴이무너지면쉽사리회복하기힘들어진다.무너진일상을발견하는건한순간이지만다시원래의상태로되돌리기위해서는부단한노력이필요하다.갑작스러운일상의단절,팬데믹을거쳐간우리들역시그런시간을지나왔다.

‘글쓰는일러스트레이터’로오랜시간자신이좋아하는일의저변을확장해온유꽁사작가에게도위기는찾아왔다.“우울감으로몸과마음이무력해져하루하루가그저흘러가기만을바라”던날들이반복되며그의일상은빠르게무너져내렸고배달음식으로끼니를이어가던중쓰레기가가득찬세탁실을발견하고이악순환의고리를끊기로결심한다.

“이대로는안되겠다,뭐라도시작해보자.”하고.

뭐라도시작하기위해자신이‘잘하고싶은일’과‘잘할수있는일’을살피면서작가는우선스스로밥해먹는일부터실천하기로한다.냉장고속사정을살피고재료를꺼내손질하고요리를만들고예쁜접시에담아한끼를마친다.그리고그렇게보낸하루를글로쓰고그림으로표현해낸다.마지막으로자신이하루동안만들어낸것들을잘정리해뉴스레터로발행한다.이러한과정속에서하루의루틴이새롭게잡히며일상을서서히회복해나갈수있는힘을얻게된다.

일상의변화는작은결심에서비롯되지만,그것을지속하는데에는커다란에너지가필요하다.그가만들어내는요리들은누가봐도입이떡벌어질만큼화려한것은아니다.냉장고속재료를탈탈털어만든파스타,엄마가보내준소불고기로만든소불고기덮밥,마트에서달래를한줌사와만든달래파스타처럼누구나뚝딱뚝딱만들어낼수있는간단한요리들이다.

그러나산책겸마트로걸어가비치된제철재료를직접만지며고르고,어머니의택배상자속에든식재료를어떻게요리할지골몰하고,해외여행에서먹었던음식이먹고싶어다시재현하는것은그만이겪을수있는지극히개인적인일상이다.이렇듯주방의사정을살피며스스로한끼한끼를만들어먹는동안작가는취향과결이있는자기자신으로자라난다.

“다음에올일들을예비하다보면틀림없이그도움을받게된다.”
무너진일상을바로세우기위해서
곳곳에달콤하고환한순간을심어두기로했다

음식을하며알게되는것은요리하는방법뿐만이아니다.밭에서달래를캘때는어린뿌리를난자리에다시심으며한곳에머물러사는사람들이두고두고다음을생각하는마음을읽고,겉잎이흙묻고벌레먹어있어도속은노랗고예쁘게다시차오르는배추를보며반복적인노력의중요성을깨닫기도하며,값이싸덜컥구입한‘대봉’감이떫어서버리려다가실은단단한감에게바람과햇볕이속에서다디달게익어가는시간이필요하다는것을알게되기도한다.모르고먹어도맛있을음식이건만이야기를통해서만들어낸요리들은이해와감상을곁들여입안에서더욱가득하고풍성하게깃든다.

어떤날엔반대로일상속에서시작돼음식이당기게날들도있다.네모난박스를굴려서옮기는동안더멀리가고싶은마음이생겨동글동글한호박잎쌈밥을만들어내기도하고,마룻바닥에비가흥건하게떨어지는소리에서감자전굽는소리를연상해노릇한감자전을구워내기도하는장면들은사실요리가거창한것이아니라일상적사고의흐름속에서재치있고발랄하게뻗어나갈수있다는점도시사한다.
모든것을아우르는‘음식을해서먹는다’라는통합적인과정속에서작가는계속해서에너지를쓰고직접만든접시에요리를올려먹는동안다시에너지를채운다.그렇게하다보면자신이어느새1인분은하는사람임을깨닫고앞으로더나아갈수있다는용기와힘을얻게된다.더잘하고싶은마음이쌓이고작은성장에도큰축하를보내는동안소소한일상속에는여러겹의접시가다정하게쌓이는것이다.
오늘하루는어떻게이어갈지아득한아침,늦잠을자버렸다는생각에마음이덜컥내려앉는오후,아무것도한게없는데벌써4시네싶어울적해지는오후,내일은어떻게보내지싶어지는아득한밤.항상에너지가넘칠수는없기에우리는삶에서힘이쭉빠지는순간을종종경험한다.그럴때는일단속부터든든하게채워보면어떨까.그리고작가가꺼내는이야기들을동무삼아‘뭐라도해야지.’하는마음을먹고서무릎을짚고일어나면좋겠다.제목이말해주듯‘눈앞이캄캄해도나아가기를멈추지않’는다면,우리는어디로든갈수있으니까.그렇게해서다다른곳이틀린방향이면또어떤가.다시그지점부터여행해볼일이다.어쨌든우선속은든든하게채우고서말이다.하루의모서리를접듯차려낸매일의한접시,앞으로도딱이만큼만살아가면참좋겠다는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