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아름다움은 이미 때 묻은 것 (모성, 글쓰기, 그리고 다른 방식의 사랑 이야기 | 반양장)

모든 아름다움은 이미 때 묻은 것 (모성, 글쓰기, 그리고 다른 방식의 사랑 이야기 | 반양장)

$18.00
Description
동시대 최고의 에세이스트가 쓰는 모성과 싱글맘 되기의 경험
수전 손택, 존 디디온에 비견되며 힘 있는 사유, 깊은 감정, 강렬한 문장으로 동시대 가장 사랑받는 에세이스트로 자리매김한 레슬리 제이미슨의 신작 『모든 아름다움은 이미 때 묻은 것』이 출간되었다. 레슬리 제이미슨은 한국에도 소개된 세 권의 전작에서 고통에 관한 글쓰기와 에세이의 윤리를 탐구하고, 자신의 알코올중독과 회복 경험을 낱낱이 탐색하며 특유의 통찰력과 지성, 엄밀하고 성실한 글쓰기로 탄탄한 독자층을 형성해온 작가다. 신작에서 제이미슨이 뛰어든 영역은 모성과 싱글맘 되기라는 가장 내밀한 경험에 대한 탐구다.
책 전체를 뒤덮고 있는 압도적인 감정은 모성의 양가적 기쁨이다. 복잡하게 얽힌 감정들과 하나로 정의 내려지지 않는 다층적인 경험을 정확하게 바라보려고 집요하고 철저하게 파고드는 제이미슨 특유의 글쓰기가 빛을 발하기에 이보다 더 맞춤한 주제는 없을 것이다. 제이미슨은 엄마이자 글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는 일의 고단함과 곤란함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도 아이를 향한 지독한 사랑을 숨김없이 고백하고, 아이에게 주고 싶은 ‘행복한 가정’의 모습에 담긴 허위를 직시하면서도 그것을 향한 욕망을 포기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바라본다.
레슬리 제이미슨의 글쓰기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이자 힘은 글의 대상이 무엇이건 정확하게 쓰고자 하는 끈질김과 성실함, 그리고 철저하다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솔직함이다. 이런 강력한 솔직함의 힘은 『모든 아름다움은 이미 때 묻은 것』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책은 남편과 별거를 결정하고 13개월 난 아기와 함께 단기 임대 원룸에 들어서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이어지는 페이지들에서 제이미슨은 아이에 대한 소유욕에 가까울 정도의 사랑, 좋은 엄마가 되고자 하는 욕망, 그러면서도 ‘개인’으로서 존재하고 싶은 욕망, 양육이 예술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증거를 찾으려는 절박함, 이 모든 감정을 해부하듯 자세하게 들여다본다.
저자

레슬리제이미슨

저자:레슬리제이미슨
워싱턴D.C.에서태어나로스앤젤레스에서성장기를보냈다.이후아이오와,니카라과,뉴헤이븐을거쳐브루클린에살고있다.영문학과문예창작을공부한뒤제빵사,단기사무직,숙박업소관리자,개인교사,의료배우로일했다.각직업에담긴고유한세계를내부에간직하며,지금은콜럼비아대학교예술학석사과정에서논픽션을가르친다.나온책으로장편소설『진클로짓』,산문집『공감연습』,『비명지르게하라,불타오르게하라』,비평적회고록『리커버링』이있다.존디디온,수전손택을잇는지성적인에세이스트로자리매김한제이미슨의신작『모든아름다움은이미때묻은것』은어머니이자작가로살아가는양가적기쁨을섬세하게담아내며“일류외과의사의기교로지성과감성을꿰메는”(NPR)논픽션의대가적역량을보여준다는극찬을받았다.

역자:송섬별
다른사람에게닿고싶어서읽고쓰고번역한다.여성,성소수자,노인,청소년이등장하는책을좋아한다.고양이물루,올리버와함께지낸다.옮긴책으로는『비명지르게하라,불타오르게하라』,『페이지보이』,『자미』,『괴물을기다리는사이』,『내어둠은지상에서내작품이되었다』등이있다.

목차



연기


감사의말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엄마,작가,딸,선생,연인...
서로충돌하는여성의역할과욕망에관한뼛속까지솔직하고용감한글쓰기

“걸작이다.이제껏읽은다른어떤책도이만큼모성을적확하게포착해낸책은없다.”―헤더하브릴레스키
“작가로서,엄마로서,교사로서,끊임없이자신을재창조해내야만하는인간으로서단한명의가이드를둘수있다면,내가이드는레슬리제이미슨이었으면한다.”―매기스미스

모성은신화화되는동시에평가절하당하는,여전히있는그대로말해지기어려운경험이다.모성에관한많은비판적논의가그러한신화화와평가절하를벗겨내어왔음에도,여성이아이를양육하는과정에서겪는곤경은한마디로명쾌하게설명될수없기때문이다.제이미슨은숨김없는자기고백을펼쳐냄으로써,오로지아주구체적인경험의기록을통해서만묘사될수있는이복잡다단한경험을온전히담아낸다.그녀는남편에게“종일아기를보는게노는일인가?”라고반박하면서도,양육을“어려움,지출,부담으로사랑을재는,오로지그런언어로만”말하고싶지않다며“경이로움과감각이마비될정도의소진감을동시에담을수있는언어를”찾고자한다.

제이미슨은현대에엄마가되는거의모든여성이공감할법한,“수많은자아들에동시에깃들어살아가는”복잡한퍼즐맞추기같은경험,그리고완전한자율성이라는불가능한열망에대해서도이야기한다.그녀는북투어와중낯선호텔방에서고단하게잠든아이를바라보며“일과모성이서로를굶주리게하는것이아니라서로를먹여살리는”관계일수도있음을스스로에게증명하느라아이에게너무많은걸요구한건아닌지고민한다.강의를하다말고젖먹일시간이되어쉬는시간을30분일찍알리고달려가면서“선생”과“젖꼭지”사이를휙휙오가는역할바꾸기가가져오는현기증을기록하고,엄마이자작가로살아간다는건두배의삶을사는게아니라반대로고무밴드에매달려반쪽씩의각정체성에손을뻗다가다른쪽의밴드에낚아채지는일이라고비유한다.이처럼정체성의충돌들을대단히신체적이고감각적인차원에서묘사하는문장들은여성들이처하는곤경을머리가아니라몸으로이해하게끔만든다.

이책은엄마이자작가,엄마이자비평가로서예술을새로이이해해나가는데대한책이기도하다.제이미슨은딸을데리고,또혼자서여러번미술관을방문한다.그곳에서“무연고상태이기를”원하며아이를갖지않은예술가주디시카고의작품과,미술관안으로요람을들여와생후7개월인자기아이를돌보는퍼포먼스를한레아루블린의작품을본다.루블린에게서익숙한것을낯설게하는데서오는위반의아름다움을발견하면서도,깔끔하게선별된사진에는양육의미쳐버릴것같은지속,좌절감,실패했다는감각이누락되어있음을지적한다.한남성예술가(도널드저드)가혼자서아이를키우며작품대부분을창작했다는데에천착하고,자기작업에일곱살딸이협력하게끔한여성예술가(웬디레드스타)의작품을뜯어보는일은제이미슨자기자신의양육과예술의관계를해명하고자하는시도와도같다.양육과예술,더나아가양육과자율성을필요로하는모든종류의일이맺는관계에관심있는독자들이라면제이미슨의관점으로부터새로운통찰을얻을수있을것이다.

날카롭고철저하며솔직한자기보고와자기변혁을목격하는즐거움

『모든아름다움은이미때묻은것』은이처럼수많은역할사이에서고군분투하는한여성의성장담이자,필연적으로겪게되는인생의실패와상실과상처위에서삶을재건해나가는일에관한이야기이기도하다.양육과나란히전개되는또다른이야기의축은결혼생활의불화와이혼과정이다.그역시이혼한부모밑에서성장한제이미슨은자신이부모와맺어온복잡한유대관계를돌이켜보고,실패한결혼때문에아이에게불충분한가정을주게되는건아닌지염려하며,그런염려에담긴완벽하고흠없는가정과관계와인생에대한스스로의욕망을감추지않고응시한다.그리고훼손없는완벽한삶,때묻지않은아름다움이란존재하지않음을,그런기만에매달리는대신“타협한버전에헌신”해야함을서서히받아들여나간다.이는대단히보편적인이야기이기도한데,모든이의인생에존재할법한이야기가현미경으로들여다보듯세밀하게뜯어보는글쓰기덕에사뭇깊은울림과공감을가져다준다.

작가하미나는이책을두고“자기변혁을이어가는작가와동시대를살며그를목격할수있어기쁘다.”라고평했다.레슬리제이미슨을계속해서읽어온독자들에게는이러한변혁을목격하는기쁨을,이작가의책을처음접하는독자들에게는독보적으로날카롭고철저한자기보고를읽는즐거움을선사할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