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대신 투쟁 대신 복수 대신 (낮에는 여자 대통령을 만들고 밤에는 레즈비언 데이트를 한 117일)

사랑 대신 투쟁 대신 복수 대신 (낮에는 여자 대통령을 만들고 밤에는 레즈비언 데이트를 한 117일)

$18.00
Description
‘탈조선’하고 결별을 통보한 여자친구에게
복수하기 위해 대선 캠프에서 일하기로 결심하다!
내가 사랑한 여자들을 처분하기 위한 117일의 분투
2024년 12월 7일, 12·3 내란 이후 국회 앞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 촉구 집회에서 당당하게 레즈비언 페미니스트로서 목소리를 높인 심미섭. 혐오 없는 평등한 집회를 요구한 이날의 발언은 그 이후로도 계속된 네 달간의 광장에서 여성과 소수자의 자리를 마련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페미니스트 정치 세력화를 위한 단체 ‘페미당당’을 친구들과 함께 만들고, 낙태죄 폐지 운동을 비롯해 다양한 페미니즘 의제를 다루며 활약해 온 심미섭의 첫 단독 저서 『사랑 대신 투쟁 대신 복수 대신』이 출간되었다. “말할 자리가 없으면 스스로 무대를 만들고 동료를 모아 방파제를 짓는”(권김현영) 심미섭은 “어떻게 자기 자신이 되어 왔는지”(장혜영) 이 에세이를 통해 뜨겁게 증명해 낸다.
제20대 대선을 앞둔 2021년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이주한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받은 저자는 진보 정당의 대선 캠프에 들어가기로 마음먹는다. 한국을 떠난 뒤 차별과 혐오가 덜한 해외에서 더 안심하며 지내게 되었다는 전 여자친구의 말에, 투쟁을 통해 한국도 살 만한 공간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기 위해서다. 철학을 공부하는 대학원생이며 페미니스트 활동가인 저자는, 낮에는 진보 정당의 대선 캠프에 들어가 여자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일하고, 밤에는 데이팅 앱을 뒤적이며 끊임없이 레즈비언 데이트를 한다. 대통령 선거일인 2022년 3월 9일까지의 매일을 디데이 형식으로 세어 나가며, 선거 캠프의 노동자이자 퀴어로서의 일상을 흥미진진하게 써 내려간다. 정당 정치와 한 사람의 생활을 병렬로 연결하며, 민주주의와 여성, 퀴어의 삶을 한데 꿰어 내는 117일 동안의 생생한 기록이다. 가히 “페미니스트 난중일기”(장혜영)라 칭할 만하다.
저자

심미섭

저자:심미섭
작가이자활동가이며,철학을공부한다.2016년에친구들과함께페미니스트정치세력화를위한모임‘페미당당’을만들어활동하고있다.함께쓴책으로『포르노그래피,그리고청년이라는문제』,『걸어간다,우리가멈추고싶을때까지』,『소년소녀,정치하라!』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
일기들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그시공간에서내가겪은모든일을내언어로씀으로써복수하겠다.”
지긋지긋할정도로서로돌보고들볶고되갚고연대하는
여자와여자와여자들의복수혈전

광장에서는노동권을외치면서도정작진보정당의노동환경은열악하기만하다.퇴근후업무지시는일상이며‘동일임금동일노동’의원칙을지키기란요원한듯만하다.세상을평등하게만들자는진보정당의구호와그안에서의실제경험사이에는얼마만큼의틈이있을까?끝없이마주치는부조리속에서저자가택한투쟁방식은겪은모든일을처절하리만치솔직하게씀으로써‘복수’하기다.
저자의복수는열악한노동환경만을향하지않는다.사랑했지만일시에나를버린전여자친구에게,나를키워줬지만나에게냉담했던엄마에게,나를대변해줘고맙지만일순간잠적한대선후보S에게복수의연필심을겨눈다.지겹다싶을만큼서로를돌보고,서로에게진빚을되갚고,서로를실망시키고,서로에게연대하는여자와여자와여자들이야기가제20대대선정국과맞물린다.여성가족부폐지를공약으로내건보수정당,차별금지법제정을회피하는유력대선후보,젊은남성의표심잡기에만급급한정치인들……이틈에서심미섭은레즈비언페미니스트로서의자신의일상이당연하다는듯,뻔뻔하게드러낸다.
‘자연스러운만남추구’가어렵기에데이팅앱을통해사람을만나고,그어떤관계보다평등하지만복잡한욕망과감정이오가는레즈비언섹스에대해토로하며,페미니스트활동가로서‘동의’에대해고민할수밖에없는속내를털어놓는다.대선캠프안에서의대문자정치와대조되는이이야기들은,친밀성이라는사적인영역을정치로확장하기에이른다.약자성에천착해스스로를타자화하기를거부하는,“적나라할만큼솔직하고처절할만큼분투하는이런레즈비언이야기”(임솔아)는그자체로차별과혐오에정면으로돌파하는용감한전략이된다.

엄마대신여자친구대신여성정치인대신……
나를키운엄마,내가키운엄마‘들’로부터독립하기위한117일
단,아무리슬퍼도‘눈물은한방울씩만’흘리면서

‘복수하기’와‘은혜갚기’란내가받은것을상대에게되돌려준다는측면에서동전의양면같은것은아닐까?저자가진보정당의대선캠프에서일하기로결심한여러이유중하나는대선후보S다.제19대대선토론회에서동성애에반대한다는후보를향해S가“동성애는찬반의문제가아니다.”라며반박해준덕이다.‘1분찬스’를써성소수자를대변한정치인S에게빚을졌다고느낀저자는자신이진‘빚’을갚기위해S를대통령으로만들고자일한다.
전여자친구와엄마에게도마찬가지다.전여자친구와결별하고대선캠프에서일한117일은나를사랑으로돌봐준전여자친구,나를대변해주는여성정치인,그리고내게언어와문화자본을물려준엄마까지……즉나를엄마처럼키워주는동시에내가엄마처럼의지할수밖에없던,동시에나를끊임없이실망시키는이들에게‘빚’을갚고진정으로독립하는과정과다름없다.
어떤고통이든거리를두고바라보며블랙코미디라는장르로희극화하며스스로를지켜온저자는이과정을고난의서사가아닌특유의날카로운유머로풀어낸다.아무리슬프고외롭고화가나도‘눈물은오로지한방울씩만’흘릴수있기에더욱신랄하면서도진실한복수극이된다.

“애초에한사람이다른이들을대표할수있는가?”
페미니즘과정치,권력과글쓰기에관한가장사적인탐구

“하지만여기는정당이니까,내관점과의견을넣어쓴글이‘대표자’의이름으로나가는건당연한이치인가?”(95쪽)선거캠프에서공보국장이자대변인으로일하며저자는자신이쓴글이위원장개인의이름으로발표되는데에의문을품는다.활동가로일하던시절자신이쓴글이‘우리’단체의이름으로발표된것과달리‘대표자’한사람의생각과주장인것마냥언어가사유화되는데에문제를제기한것이다.이와같은문제의식은페미니스트활동가로서의경험과편집자였던엄마에관한유년기의기억으로뻗어나간다.분명수개월간책상앞에앉아매일글을다듬고노동했지만책장에가득하게꽂힌책에는남성작가의이름만남아있던,“책장어디에도엄마의이름은없었”던(11쪽)기억으로말이다.
이처럼『사랑대신투쟁대신복수대신』은개인적이고내밀한경험을이야기함으로써권력과페미니즘,기록와계보에관해진보정치와사회운동안에서마주한‘여성’인물들을통해새롭게써나간다.여성은배제되어온남성중심의‘이름남기기’문화,사회운동안에서페미니즘의위치,여성운동의계보를잇고기록한다는의미,대표자를중심으로조직화된권력구조등에대해구체적이고생생한경험을통해질문한다.‘개인적인것’과‘정치적인것’사이를자유롭게오가며사랑과연대의진정한의미를곱씹게만드는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