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채로 두기 (양장본 Hardcover)

모르는 채로 두기 (양장본 Hardcover)

$22.00
Description
“세계는 빛의 사각형 안에서 변형된다.
사진은 변형된 빛의 사각형이 세계일 수 있다고 믿는 사람에게서 탄생한다.”
〈겨울서점〉 김겨울 첫 사진책

알 수 없음을 남겨두는 방식으로 세계를 바라본다는 것
3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겨울서점〉을 운영하며 작가, 북튜버, 라디오 DJ 등 자칭타칭 ‘독서 유발자’로서 책과 관련된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김겨울. 그가 첫 사진책 『모르는 채로 두기』를 펴낸다. 대학원에서 철학을 공부하며 사유와 언어를 다듬어온 그는 이번 책에서 사진과 글을 나란히 놓고, 세계를 바라보는 자신의 태도를 한층 또렷하게 드러낸다.
김겨울에게 카메라는 책만큼이나 가까운 존재다. 이동할 때마다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오래 간직하고 싶은 순간 앞에서 셔터를 누른다. SNS 사진 계정을 따로 운영할 만큼 꾸준히 쌓아온 그의 작업은 2025년 라이카 스토어에서 전시되었을 정도로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모르는 채로 두기』는 그렇게 축적된 시간 속에서 길어 올린 90여 장의 사진과 15편의 글을 엮은 결과물이다.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마음이 스치고 지나간 자리에서 포착된 것은 우연히 마주친 타인의 순간들이다. 말없이 존재하는 장면들이 김겨울의 뷰파인더를 통과하며 고요한 빛을 얻는다. 사진과 글을 관통하며 스며드는 깊은 사유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마음의 결을 은근히 흔들어놓는다. 한 장면, 한 문장이 겹겹이 쌓여 독자로 하여금 오래 머무르고 싶은 책으로, 단정하고 단단하게 탄생했다. 그야말로, ‘김겨울’이 ‘김겨울’ 했다.
저자

김겨울

고려대학교심리학과졸업후동대학원철학과에서석사과정중에있다.에세이『겨울의언어』,시집『우화들』을비롯한여러권의책을냈다.유튜브채널〈겨울서점〉을운영중이며,MBC표준FM〈라디오북클럽김겨울입니다〉를4년반동안진행했다.

출판사 서평

이해하려애쓰는대신,오래바라보는일에대하여

이책은어떤질문에도쉽게답하지않으려는태도에서출발한다.우리는이해해야만안심하고,규정해야만다음으로나아갈수있다고배워왔다.그러나이책은그반대편에가만히선다.알수없는것을성급히해명하지않고,아직언어가되지않은감정과사건을‘모르는채’두는일이어떻게한인간을지탱하는가를묻는다.
김겨울의사진은세계를완전히이해할수있다는착각을경계하며,오히려‘모르는상태’자체를존중한다.‘모르는채로두기’라는제목에는이해와해석의욕망앞에서한발물러서려는작가의윤리가담겨있다.확정된의미대신여백을,섣부른단정대신머뭇거림을선택하는문장들은우리를해답이아닌상태로초대한다.
그러므로,『모르는채로두기』는사라지는순간을붙잡기보다,사라짐그자체와함께머무르려는시도다.이책에서사진은세계를설명하거나해석하기위한도구가아니라,세계앞에있었음을조용히증언하는흔적에가깝다.빛은스쳐지나가고,순간은결코완전히머무르지않는다.그럼에도불구하고사진가는셔터를누른다.그것이붙잡을수없음에대한선언이아니라,붙잡을수없음과함께있으려는태도이기때문이다.
그리하여이책은순간과영원,이해와불이해,붙잡음과놓아둠사이를오간다.김겨울은사진을통해순간을붙잡으면서도,그순간을완전히소유하려들지않는다.오히려사진이지닌불완전함과한계를자각하며,이해할수없는것을이해했다고서둘러말하지않으려는태도를견지한다.이는철학을공부해온작가로서의사유와사진가로서의감각이맞닿는지점이기도하다.

사람의뒷모습과그늘,그리고사람이남긴것들을
모르는채로두기

김겨울의사진에는사람이자주등장한다.하지만프레임안으로들어가개입하거나말을걸지않는다.거창한사건이나극적인장면을향하지도않는다.순간순간의사람의뒷모습과그늘,그리고그들이남긴것들을조용히바라볼뿐이다.스쳐지나간빛과그림자,말없이존재하는풍경들이김겨울의뷰파인더를통과하며고요한정조를획득한다.
각기다른장소,다른시간에촬영한사진들이조형적,정서적유사성을따라맥락을이루고자연스러운시퀀스를형성하며독자를이끈다.작가가제안하는흐름에몸을맡기고유유히흘러가다가글이배치된페이지에서는잠시멈춰서서호흡을고르기를반복하며,시간을들여오래감상하는책이되었다.또렷하고절제된구성,여백을존중하는디자인또한이책의인상을단단하게만든다.빠르게소비되는숏폼의시대에『모르는채로두기』는속도를늦추고,잠시멈춰서서바라보는경험을제안한다.

사진사이사이에놓인글또한이책의중요한축이다.김겨울특유의감도높은문장들은사진을설명하거나규정하기보다,이미지와긴장관계를이루며독자의사유를확장시킨다.사진과글은서로를보완하거나종속시키지않은채긴장관계를유지하며나란히걷는다.글은단순히사진에대한설명이나증거자료가아닌,이야기를이끌어나가는추상적이면서도구상적인서사의재료가된다.‘사진’이라는주체자체에대한단상도있다.어엿한아마추어사진가로서견지해온사진의의미에대한사유는깊고넓다.
이책은유명인의사진집도,감상용아트북도아니다.사진과글을통해세계를대하는한창작자의태도를밀도있게담아낸결과물이다.쉽게사라지는것들앞에서무엇을붙잡고,무엇을놓아둘것인가.이사진책은김겨울이라는창작자가사진과언어로도달한하나의깊은응답이다.

사진과문장이서로를밀어주는방식에대하여

이책의디자인은사진책전문출판사‘사월의눈’을운영하는정재완북디자이너가맡았다.국판의폭을조금더잘라내세로로조금길쭉한판형은한손에쉽게잡히며,3:4비율의사진이가장안정적으로배치되고아래여백이풍성하게살아난다.텍스트원고는덤덤하고넉넉한인상을가진서체‘지백’을사용하여중립적인느낌을주고자했으며,그외의글은AG최정호체한가지로만적용하여복잡한위계를만들지않았다.순백색의표지는몽글몽글하고촉촉한촉감을지녔으며,본문의모든사진을지면바깥으로잘리지않도록배치하여제본되어완성된책의배면역시새하얗게연출되도록의도했다.여기에실로꿰매는사철제본방식을사용하여책이180도부드럽게펼쳐지도록했으며,헤드밴드와가름끈역시순백색으로디테일까지챙김으로써새하얀눈송이의심상을지닌책으로탄생했다.
책의말미에는대학에서시각디자인과교수로재직중이기도한정재완의해설〈모르는채로두고사진책디자인하기〉를수록하여작품에대한보다풍부한이해를돕는다.단순히사진을‘강독’하는것에서나아가,이책을직접디자인하는과정에서김겨울의사진과글을그가어떻게읽고이해했는지짐작할수있다.“책은이전쪽과다음쪽의연속적인흐름으로구성된다.그흐름은시작과끝이있지만선형적일수도비선형적일수도있다.앞쪽의문장하나가뒤쪽의사진을특별한‘무언가’로만들기도한다.”(159쪽)
사진스튜디오‘작업실두눈’을운영하는이훤시인의추천의글〈이어쓴지도〉를통해서는시각언어(사진)와활자언어(글)가어떻게유기적으로연결되며균형을잡고있는지가늠할수있다.“김겨울의사진기는”“편견없으며호기심으로반짝”이고,“문장은보폭이크”지만“정교하고탄력적이어서이미지에밀착”한다는평은,책장을넘기다보면절로고개를끄덕이게한다.“사진산문집에서움직임을주도하는건사진이다.그리고거기,오른발을묶은선수는사진을읽는인간이다.그러니까이미지만큼중요한건,자기반대편발과망막을능동적으로움직이는자,곧독자다.읽는주체가걷기로하는만큼만사진은이동한다.그둘을묶는끈은산문이다.”(165-166쪽)산문이수반된사진집읽기를‘이인삼각(二人三脚)’에비유한이훤시인의문장역시몹시유려하고세련되어짧은산문을읽은듯긴여운이남으니,마지막페이지까지한글자한글자꾹꾹눌러읽기를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