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향가, 장재백 소리책 (양장본 Hardcover)

춘향가, 장재백 소리책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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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춘향가, 장재백 소리책』은 본래 판소리 춘향가의 노랫말을 적어놓은 옛 필사본이다. 보통 춘향전은 소설책을 뜻하지만, 소리책이란 광대들이 직접 부르던 판소리 사설을 적어둔 점이 다르다. 여기에는 중머리나 진양조 같은 판소리 장단이 적혀 있다.
판소리는 구전예술이므로 시대에 따라 많은 변화를 겪었고, 개화기 이후 그 변화의 속도는 더욱 빠르게 진행되었다. 옛날 소리책과 현대 판소리를 비교해 보면 그간에 어떠한 변화를 겪었는지 알 수 있다. 그리고 조선시대 춘향가의 본래 모습이 이 『춘향가, 장재백 소리책』에 가장 잘 담겨 있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 작품이 판소리 춘향가의 가장 훌륭한 텍스트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의 주석과 풀이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판소리는 본래 조선시대 양반들의 지식 수준이나 기호에 맞게 지어졌기 때문에 노랫말에 한문식 표현이 많아서 지금은 매우 어렵게 느껴진다. 조선시대 광대들은 한문교육을 받지 못했으므로 노랫말에 허다한 와전과 오류를 안고 있어서 '주역보다 풀기 어렵다'고도 한다. 그러므로 개화기 이후 판소리가 대중화되면서 노랫말도 줄곧 쉬워지는 방향으로 변화했다. 저자는 이 과정에서 작품 전체의 구조적인 변화까지 겪게 되었으며, 원작의 모습이 많이 변형되었다고 주장한다. 그 일례로 사랑가의 외설적 표현은 개화기 이후 극장공연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사회적인 검열로 인해 매우 완곡하고 점잖은 표현으로 축소 변화해 왔다. 춘향가의 외설적인 쾌락의 표현은 실제로는 십장가의 육체적 고통과 정교하게 균형을 맞춘 문학적인 장치라고 한다. 『춘향가, 장재백 소리책』을 풀이하면서 저자는 곳곳에서 이러한 변화의 모습을 제시하고 있다.

❝지금까지 판소리는 고전문학 연구자들에 의해 그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주석서가 나왔고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다. 문학적인 연구 성과에도 불구하고 판소리 주석서는 단어 뜻풀이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국어사전식 뜻풀이는 판소리의 문맥이나 음악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사설의 이면을 이해하고, 더늠의 짜임을 파악하고, 사건의 내적인 맥락을 이해하자면 좀 더 판소리적인 해설이나 주석이 필요하다.❞

저자는 서문에 이처럼 밝혔다. 저자는 유성기음반 연구자로 독보적인 업적을 쌓아 왔고, 『한국 유성기음반 문화사』라는 방대한 저서를 낸 적이 있다. 유성기음반 연구를 통해 축적한 옛 판소리에 대한 저자의 지식과 경험은 이 소리책 풀이에도 고스란히 활용되어 있는데, 그에 따르면 『춘향가, 장재백 소리책』은 유성기음반에 전하는 이화중선의 소리와 현행 김세종 제 춘향가의 조상소리라고 한다. 저자는 이들의 소리 더늠을 꼼꼼하게 비교하면서 옛 소리와 현대 판소리의 변화와 차이를 실증해 보이고 있다.
저자는 오랫동안 대학에서 전통음악의 노랫말을 강의해 오면서 전통성악 전공자들이 겪고 있는 노랫말 이해와 공연 현장의 어려움을 실감하였다. 많은 판소리 애호가나 외국인 학생들이 겪는 어려움도 이와 다르지 않다. 지나칠 정도로 친절하고 자세하게 노랫말을 풀이한 것도 이들 신세대 소리꾼들에게 노랫말의 이해는 물론, 한국어의 아름다움과 고전의 문학성과 품격을 일깨워 주고 싶었다는 저자의 욕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판소리 사설의 주석은 기본적으로 한문에 대한 소양을 갖추어야 하고, 나아가 조선시대 문화 예술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이 주석서에는 다양한 인용 서적과 함께 고문서, 방언, 그림, 고미술, 민속자료, 음반 등 저자의 관심사와 지식이 총동원되어 있다. 다양한 컬러 도판은 판소리의 내용을 시각화시킴으로써 더욱 생생한 감성으로 느끼게 해 준다. 글 상자를 통해 읽게 되는 판소리 주변의 다양한 배경 지식과 정보, 여러 더늠의 신선한 해석, 흥미진진한 뒷담화 등 판소리를 둘러싼 여러 담론은 다양한 콘텐츠 제작에도 두루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친구의 도움을 받았다고 겸사하지만, 고어에 대한 국어학적인 관심과 분석은 판소리 주석서에서는 보기 어려운 성과로 꼽을 수 있으며, 저자는 이것이 앞으로 판소리의 발성과 발음 문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 책의 저자가 힘주어 강조하는 것은 '찾아보기'이다. 인용된 문헌, 작품명, 한시구, 어법, 어휘, 음반, 도판까지 항목별로 분류된 색인은 전체 주석서의 10% 분량을 차지한다. 저자는 집필 단계에서부터 색인을 염두에 두고 원고를 준비했다. 그 까닭은 방대한 주석서의 내용을 쉽게 찾아보기 위함은 물론, 판소리 5바탕이나 전통음악이 공유하고 있는 사설을 하나의 단어나 단서만으로도 풀어낼 수 있는 사전의 역할을 위해서이다. 누구나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의 감성으로 책장을 넘겨가며 찾아내는 정보는 또 다른 읽기의 즐거움을 줄 것이다. 종이책 시대의 노을을 아름답게 꾸며보고 싶었다는 저자의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국악학자 송혜진 교수의 개인 블로그의 마지막 구절을 소개한다.
“배연형 선생님의 노작, 책을 내놓으려면 이 정도 공은 들이시라. 책 페이지를 넘길 때 이런 말을 들었다.”
저자

배연형

동국대학교국어국문학과졸업문학박사
한국음반아카이브연구소᛫선영악회대표
동국대학교,한국예술종합학교,연세대학교,단국대학교등강의
판소리학술상,노정김재철학술상,난계악학공로상,팔공사야국악상(특별공로상)
저서:『판소리소리책연구』,『한국유성기음반문화사』,『한국유성기음반』외
논문:「판소리중고제론」외
http://www.sparchive.co.kr/v2/
78archive@naver.com

목차

책머리에4
해제8
일러두기19

1.광한루001-025대목21
2.책방독서026-031대목75
3.춘향의집032-041대목97
4.사랑가042-056대목119
5.이별가057-067대목153
6.신연맞이068-074대목191
7.십장가075-089대목231
8.옥중가090-098대목267
9.과거장099-103대목305
10.농부가104-117대목329
11.박석티118-133대목359
12.어사출도134-148대목387

원문421
색인4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