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과 산업사회

유학과 산업사회

$30.00
Description
전통은 근대의 걸림돌이 아니라, 원동력이었다!
조선의 철학이 한국의 산업화를 이끈 과정을 구조적으로 밝혀낸 책
우리는 유교를 낡은 전통이자 근대화의 걸림돌로만 여겨왔다. 그러나 《유학과 산업사회》는 그런 통념을 정면으로 뒤집는다.
저자는 조선의 유학이 한국형 산업화의 정신적 토대였다는 점을 사상적이고 역사적인 두 개의 층위에서 논증한다. 조선의 국시(國是)였던 성리학은 도덕 규범에 그치지 않고 한국 사회를 재조직하는 생활 철학이었다는 것이다. 근면, 절제, 책임, 협동과 같은 가치와 규범이 사회 전반에 뿌리내리게 되었는데, 그것이야말로 산업사회가 요구하는 윤리적 기반과 다르지 않았다. 서구사회가 칼뱅주의적 노동윤리를 바탕으로 그들 방식의 근대를 세웠다면, 한국은 유교적 사회 윤리를 기반으로 산업사회로 전환되었다는 설명이다.
과연 유학의 핵심 명제인 ‘수기치인(修己治人)’, 즉 ‘자신을 닦아 세상을 다스린다’라는 철학은 산업사회에 적합한 인간형을 길러내지 않았던가. 저자가 강조하듯 한국인의 성실성과 공동체 중심적 문화는 아직도 우리 사회를 유지하는 유교적 가치라고 볼 수 있다.
《유학과 산업사회》는 전통과 근대를 단절적이고 대립적으로 인식하는 이분법을 넘어섰다. 이 책은 유학이 근대 서구의 문명과 다양한 방식으로 융합(하이브리드)한 역사적 사실을 파헤친다. 알고 보면 조선의 성리학과 전통사상이 한국형 산업사회를 낳은 원동력이라는 점을 입체적으로 보여준 점에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 있다.
저자

백승종

저자:백승종
정치,사회,문화,사상을아우르는전방위역사가,역사저술가.독일튀빙겐대학교,보훔대학교,막스플랑크역사연구소,서강대학교,경희대학교,한국기술교육대학교등국내외여러대학교및연구기관에서역사와문화를연구하고가르쳤다.

저서로한국사와서양사를비교분석한『상속의역사』『신사와선비』,한국의전통사상을재해석한『조선,아내열전』『세종의선택』『문장의시대,시대의문장』등이있다.『금서,시대를읽다』『정조와불량선비강이천』은각각한국출판평론학술상,한국출판문화상을수상했다.그외에도『도시로보는유럽사』등20여권이넘는역사서를집필해동서양역사에두루정통한폭넓은식견을대중과공유하는데힘쓰고있다.

목차

머리말

1장개신교와근대산업사회
칼뱅의개혁주의에서싹튼근대산업사회
개신교의토대위에꽃핀미국의민주주의와산업화

2장유학의나라조선의특징
유학의지향
정치사회적특징
‘실록’이라는특별한통치도구
유학의사회적영향

3장조선의사회경제적문제
경제력과국력의관계-생각의차이
농업사회의한계-생산성문제
상공업의부가가치에관한이해부족
취약한국방력

4장전통과현대의하이브리드
다종교사회의축복
한글,한국인의정체성이자문화발전의소프트웨어
징병제-근대시민훈련
새마을운동
유학,한류의비밀코드

5장유교적산업사회
재벌사회와그미래
경자유전-중산층의미래
현대의선비-지식인의미래
꼭유학이어야하는가-법고창신

출판사 서평

“자고나니선진국민!”
해방이후한국의급속한성장의원동력은무엇인가

80년전피폐한식민지에서출발한한국은이제세계가주목하는정치·경제·문화선진국으로도약했다.1인당국민소득이1960년79달러에서2024년약3만5천달러로400배도넘게성장했다.경제규모는세계10위권이고,민주주의체제를제대로갖춘국가라는점에서도국제사회의인정을받는다.아울러K-팝,영화,웹툰등한류콘텐츠가190여개나라에서환영받아한국은굴지의‘문화강국’이되었다.“자고나니선진국민!”이라더니,우리스스로가믿지못할정도로급발전한것이다.

이처럼놀라운변화를가져온원동력은과연무엇일까?여러이론이분분해,어떤이는강력한정부주도사업을성장의핵심요인으로본다.다른이는세계자본주의체제안에서‘종속의틈새’를적극적으로활용한덕분이라고주장한다.또는1990년대이후신자유주의의유행을틈타고도성장에성공한결과라고분석하는이도있다.

역사가백승종의설명은다르다.이책에서그는한국형산업화에는“유학”이결정적인역할을했다고주장한다.그동안우리는유교라면낡은전통으로,산업화와근대화를가로막은부정적인유산으로여기는것이보통이었다.그러나저자는그런통념을완전히뒤집어놓는다.“조선의철학은정말근대화의걸림돌이었는가?아니면산업사회의정신적밑거름이었는가?”『유학과산업사회』는이질문에대한다면적이고심층적인답변이다.

서구의근대화를이끈칼뱅주의VS한국적산업화를만들어낸유교

요즘에는반론도만만치않으나,서구의근대는칼뱅주의적직업윤리가빚어낸산물이었다.그와같은역사철학적맥락에서한국의산업화역시유교적사회윤리를토대로삼았다는것이저자의주장이다.유학은역사적지체를초래한부정적유산이기도하였으나,결국은한국의근대화와산업화를꽃피운기름진토양이었다는것이다.공동체의식을강화하고,인간관계에윤리성을부여한조선의유교적전통이산업사회로의전환에크게이바지했다는설명이다.

저자는서두에서서구산업사회와개신교의관계를매우꼼꼼하게검토한다.그리하여개신교가서구의근대화·산업화와다층적으로얽혀있음을확인한다.특히칼뱅의개혁주의가유럽과미국의산업화에실질적으로어떤영향을미쳤는지를상세하지만지루하지않게설명한점이압권이다.

이어서유학이조선을어떻게변화시켰는지를다층적으로설명한다.조선의유학은인간과자연의조화를강조했으므로모두가어울려조화롭게사는‘대동사회’라는이상을추구했다고한다.그런철학적배경위에서조선의왕과신하들은‘공치(함께다스림)’의철학을발전시켰으며,전문성있는관료를배출하고,누구도권력을사유화하지못하게막았다.유학의나라였으므로교육을중시해조선은지식혁명과표준화를당연하게여기는문명국가로발돋움하였다.이것이야말로훗날한국이산업사회로전환할때중요한자산이되었다고한다.

저자는유학의“수기치인(修己治人)”이란이념이산업사회에유익한인간형을낳았다고도주장한다.‘자신을닦아세상을다스린다’라는명제는근대적전문성과윤리의식의추구및공공성을우선시하는시민정신으로직결되기때문이다.오늘날국제사회가널리경탄하는한국인의성실성,공동체적연대,권위와질서의존중,교육과전문적지식의추구,가족중심의안정된사회질서등은유학적가치를이어받은결과였다고한다.한마디로조선사회의관습과도덕이산업사회의근간이되는자본주의시스템과융합하여“유교적산업사회”라는독특한사회를만들어냈다는해석이다.

전통과현대의하이브리드가이룬놀라운성과

저자는유학이우리사회에미친부정적인영향에대해서도날카롭게파고든다.유학자들은농업만을중시한채상공업을함부로무시했다.그들은자급자족을꿈꾸었던나머지생산력의증대나국제무역을통한국부의증가를꾀하지않았다.농업이외의방법으로부를축적하는것자체를죄악시했다.이러한유교적경제관념은상공업육성이나근대적경제관념의등장조차가로막았다.결과적으로조선은일제강점기라는비운을맞게되었다.

일제강점기의고통과한국전쟁의참담한비극을겪은뒤한국은비로소산업화의길에들어선다.그로부터70여년이지난오늘날한국은세계6번째강대국으로손꼽힌다(출처:포브스).이토록놀라운성장의힘은무엇일까.저자는문명의“하이브리드(융합)”에서그답을찾는다.

유학을토대로한한국의전통문화가서구근대문명과융합하는과정에저자는크게주목한다.한국사회의주된문화적특성이라할유교적윤리관과사회적관습이어떻게서구의합리성과산업주의및민주주의와결합했는지를저자는하나씩해부한다.기독교까지아우른다종교사회의윤리라든가,세종이유교화를위해창제한한글이근대적교육및국민의식의확립과정체성형성에이바지한점도설득력있게설명한다.아울러장단점을동시에내포한징병제와새마을운동이전통문화유산과어떻게융합되었는지도분석한다.저자는한류,즉K-컬처의성장배경에도유학의내면적가치가자리한다고주장한다.

이처럼한때는근대화의“걸림돌”이기도했던유학이,산업사회로의“전환”을이끄는“발판”이되었다는역사적사실을이책에서만날수있다.요컨대한국의산업사회는“빨리빨리”만의결과도아니고,서구문명을모방한결과만도아니라,조선의철학적사유와역사적경험이서구문명과융합한아름다운결과라는것이다.

저자는이책의마지막부분에서유학이남긴문화적유산이장차미래의문명을어디로이끌어가게될지도검토한다.유교는구성원간의신뢰와조화를중시하므로경영문화에도긍정적인영향을미칠수있다고보았다.또,유학자들이지향한대동사회라는이상향은지속가능한사회를만들수있는대안적가치가될수있다고한다.아울러,유교문명의주체였던선비정신이아직살아있고,그것이미래사회를이끌것이라는전망도해본다.저자는유교문명만이아니라이슬람이나불교문화권에서도전통문화가적절하게융합할때독자적인산업사회를창출할잠재력이있다고진단하기도한다.

지난100년동안에우리는초유의문화적충격과변화를경험했다.그과정에서우리의문화적전통이현대사회에미친영향이무엇인지를제대로성찰하지못했다.이책은바로그런약점을깊이인식하고한국사회의뿌리를다시캐묻는다.“현대한국을가능하게한정신은무엇인가?”

이책은과거의사상과역사적경험이현재의사회적현실로이어진방식을집요하게추적한지적탐구서다.조선의심오한유학사상이근대산업사회를낳았다는점을역사의거울에비춤으로써한국문명이개척한독자적인역사적행로를조망한다.그러고보면유학을다시읽는것은현대한국사회의근본을살피는동시에더나은미래를준비하는작업이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