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에 기대는 밤 : 내 삶을 채우고 밀어 올려준 힘센 문장들

철학에 기대는 밤 : 내 삶을 채우고 밀어 올려준 힘센 문장들

$19.80
저자

이진민

저자:이진민
글쓰고강의하는사람.에헤헤주의자.세상이좀더다정해졌으면하는마음으로글을쓰고,배운건남을줘야한다는생각으로강의를한다.어렸을때부터읽고쓰는것을좋아하는책탐많은아이였고,세상을보는눈을가지고싶어연세대학교정치외교학과에입학했다.맥주를콸콸마시면서새로운세상을만났지만가끔은이산이아닌가보다하는나폴레옹의마음을느꼈다.그러다세부전공으로정치철학을만났고이거다싶었다.미국매사추세츠주브랜다이스대학교에서멜론장학금을받으며,그리하여또맥주를쭉쭉마시며정치철학을전공했다.지금은맥주가샘솟는나라독일뮌헨근교시골에서이런저런글을쓰고강의를한다.

세상에해가되지않는글과생각을내놓는사람이되고싶다는커다란목표를가지고있다.아이들에게큰해가되지않는편안한엄마가되는것역시인생의중요한목표.철학을말랑한일상의언어로바꾸는데관심이많다.《뉴필로소퍼》,《한겨레신문》등에글을연재하며,지은책으로는《다정한철학자의미술관이용법》,《아이라는숲》,《모든단어에는이야기가있다》,《언니네미술관》등이있다.

계속사랑하고계속공부하며계속글을쓰고싶다.

브런치:brunch.co.kr/@jinmin111
인스타그램:@kehet

목차

프롤로그_세상의어둠을마주하되,빛을잃지않기를

문장01



문장70

출판사 서평

니체,쇼펜하우어,시몬베유,장자,공자,한나아렌트…
다정한철학자이진민의삶을지탱해준보물같은문장70

“비틀거릴때마다나는철학자의문장에기대어나아갈수있었다.”

철학을말랑한일상의언어로풀어내며독자들의사랑을받고있는다정한철학자이진민이철학에세이《철학에기대는밤》을출간했다.저자는장자와노자,에픽테토스,키르케고르,니체,에리히프롬,볼테르,시몬베유,한나아렌트를비롯한동서양철학자부터이슬람,아프리카속담철학까지그동안수집해온보물같은문장들을하나하나꺼내보여준다.철학자들의사유를저자자신의경험과일상의에피소드에자연스럽게녹여오늘의언어로읽어낸이책은독자를자연스럽게철학의세계로이끈다.

“여기에있는문장들은내가철학의바닷가를거닐며주운보물들이다.내가주운말들은주머니속에서귀퉁이가닳기도하고,색이오묘하게변하기도하고,자기들끼리들러붙어더영롱한빛을내기도했다.불룩한주머니에손을넣고잘그락거리며걸으면,그누구와구슬치기를해도좋을것같은꼬마의마음처럼든든했고걷는걸음에힘이생겼다.때때로그것들을꺼내보면서지금까지걸어왔다.”_‘프롤로그’중에서

저자가고른문장들은널리알려진명언이아니다.가령,아리스토텔레스에게서는돈을대하는바람직한태도를알려주는문장을,니체를통해서는인간이란본래더러운강물이니,깨끗해지려고애쓰기보다차라리드넓은바다가되어더러움마저품어안자고말한다.2000년전에살았던장자의문장에서는매일밥을짓고동물을돌보는일상의의미를발굴한다.오래된문장을오늘의삶속에서다시살아움직이게만드는것이이책의가장큰매력이다.
낮고작은존재들에귀기울여온‘다정한철학자’이진민이고른70개의문장은익숙한철학자를새롭게만나게하고,철학을처음접하는독자에게는어렵지않으면서도깊이있는사유의즐거움을선사한다.곳곳에스며있는특유의유머는무거운주제를한결편안하게읽게만드는또하나의미덕이다.

어둠을직시해야빛을잃지않는다
이책이다루는주제는폭넓다.불안과상실,사랑,완벽주의,외로움,죽음처럼누구나겪는개인의문제는물론,민주주의와정치,공동체,증여와나눔,타인과의연대같은사회적주제까지함께성찰한다.
저자는동서고금을막론하고다양한철학자들의문장을모으면서하나의교집합을발견한다.모든철학자가“어둠을마주하되빛을잃지않는일에관해끊임없이말했고,가득채우는것보다는비우는쪽에빛을비췄다.”철학자들은인간의본성과삶의본질에다가가가려진이면을보고자한사람들이다.어둠과이면을직시하면놀랍게도삶이한없이가벼워진다.
볼테르는“우리모두는불완전한존재이니서로의어리석음에너그러워지자”라고했고,몽테뉴는“죽음이내가양배추를심고있는모습을발견하길바라며”편안하게삶에집중할수있었다.에픽테토스의말대로“내가통제할수있는것과통제할수없는것을분별하는지혜”가생기면통제할수없는일에집착하느라생기는근심과짜증,불행에시달리지않을수있다.
이처럼철학자들의문장을따라가다보면나자신을더잘들여다보게되고,타인의얼굴을찬찬히바라보게된다.철학은,남들의생각이나시선에얽매이기보다스스로생각하고판단하는힘을갖게해준다.독자는이책을통해철학의효용성을체감할수있을것이다.

철학하는삶으로이끄는마중물같은책
저자는이책에나오는철학자의말들이독자에게힘이되기를바라지만,이말들을너무높은곳에모셔두지는말기를바란다.“그러니까너무귀한보석이아니라주머니속구슬이기를바라는것이다.보석을모셔만두고떠받드는삶보다내가가진예쁜구슬로즐겁게구슬치기를하는삶이면좋지않을까.이기기도하고지기도하면서그보물같은구슬을튕겨보는것은결국나다.”_본문중에서
저자가생각하는철학의의미란바로이것이다.철학자의문장은불안과혼돈의시대에기댈구석이되어주기도하고,복잡한현상을꿰뚫어보는지혜를갖게해주기도하지만,결코불변의진리로떠받들어서는안된다.저자는“철학이란본래사람사는얘기이니난해하거나고상할이유도없다.오히려철학이갖는딱딱한전통적이미지를분쇄해야연하고새로운사유가자라날수있다”라고강조한다.

《철학에기대는밤》이궁극적으로건네는메시지는명확하다.철학은위대한사상가들만의전유물이아니라자신의삶을스스로질문하고,흔들리면서도생각을멈추지않는모든사람의것이다.니체와장자,쇼펜하우어의문장을읽는이유도그들을숭배하기위해서가아니라,내삶의언어로다시살아내기위해서다.저자가독자에게건네는70개의문장은정답이아니라사유의출발점이며,독자는그문장들을디딤돌삼아자신의철학을만들어간다.결국철학은책속에있는것이아니라오늘을살아가는우리의고민과태도속에서완성된다.이책은독자를‘철학을읽는사람’에서한걸음더나아가‘철학하는사람’,다시말해자기삶의철학자로이끄는다정한마중물이되어준다.

책속에서

철학의목적은누군가를슬프게하는데있다.아무도슬프게하지않고,아무도불쾌하게하지않는철학은철학이아니다._12쪽

시몬베유는20세기인간사회의가장큰문제점을“뿌리뽑힘”과관련짓는다.뿌리는식물에게만중요한게아니라인간에게도중요하다.쌀과휴지만생필품이아니라내집의온기와그속에떠다니는밥냄새,보고싶은엄마와의전화통화,친구와나누는실없는문자같은것도모두생필품인것이다.이런삶의필수조건들을박탈당할때,베유가말한대로우리는약해지거나,공격적으로변한다.체념하고무기력해지는것도슬프고,폭력적으로변하는것도안타까운일이다._25~26쪽

연애를해도걱정,안해도걱정,아이가있어도걱정,없어도걱정,알아도걱정,몰라도걱정이다.그럼어차피뭘해도후회를할테니대충살라는말인가?그것도좋긴한데,아니다.키르케고르에따르면인생이란기본적으로불안하고우리는만족하기어려운존재지만,그런어둠속에서우리는고유하게성장한다.거짓행복이나소위말하는‘정신승리’에취해있는것보다는,오히려자신의불만족스러운상태를명확히인지하고이에관해생각하는데서참된삶이시작되기때문이다.-45쪽

니체도비슷한의미에서“춤추는별을잉태하려면반드시스스로의내면에혼돈을지녀야한다”라고했다.그러니우리의이불안과혼돈,좌절과두려움에서빛나는별이나올거라고함께믿어보면어떨까.근심이깊어야그깊이쯤묻혀있던반짝이는것을주어올릴수있다고._106쪽

“우리는모두다를수있고,틀릴수있으며,서투르고연약할수있기에관용이필요하다.그러니까관용은타인뿐아니라나를위해서도필요한것이다.”_122쪽

오해를관계를망치는주범으로보지않을때,즉‘해결해야할문제’가아니라‘인간관계의기본전제’로받아들일때오히려관계가더건강해진다.우리는결코서로의진심에닿을수없을지도모르지만,그렇게끊임없이닿으려는시도가우리삶을풍요롭게만들지않는가.그러니기꺼이,즐겁게오해하자._174쪽

니체는우리가복잡하고혼탁한존재임을받아들이라고권한다.그리고그모든것을다품어안고도끄떡없는,거대한정신의소유자가되라고격려한다.내안의탁한부분까지도이것또한나라고인정할수있는너른바다가될때,우리는비로소외부의평가나스스로의어둠에흔들리지않는자유를얻는다._232쪽

몽테뉴의《에세》에는‘죽음을연습하는건곧자유를연습하는것’이라던태도에서,‘죽는법을모른다고해도자연이때가되면잘알아서충분히가르쳐줄테니그일로머리를썩이며걱정하지말라’는태도로변하는과정이담겨있다.우리는죽음에대한생각으로삶을괴롭히고,삶에대한생각으로죽음을괴롭힌다.그러니편안하게삶에집중하다보면죽음은그끝자락에자연스럽게자리할거라고몽테뉴는말한다._326쪽

철학이란게다른게아니라본디사람사는얘기다.그리따지면그렇게난해할이유도고상할까닭도없는게철학이다.오히려철학이갖는딱딱한전통적이미지를분쇄해야연하고새로운사유가자라날것이다._36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