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유해한 장르다 : 미스터리는 어떻게 힙한 장르가 되었나

이것은 유해한 장르다 : 미스터리는 어떻게 힙한 장르가 되었나

$20.00
Description
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 〈동백꽃 필 무렵〉, 〈시그널〉, 〈비밀의 숲〉, 〈오징어 게임〉, 〈보이스〉, 〈커넥션〉 … 영화 〈살인의 추억〉, 〈곡성〉, 〈파묘〉 …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장르를 불문하고 미스터리 요소를 차용했거나 추리 기법을 활용했다는 사실이다. 최근에는 오히려 미스터리 요소를 활용하지 않은 콘텐츠를 찾기가 더 어렵다. 미스터리는 어떻게 모든 서사에 침투하는 힙한 장르가 되었나.
이 책은 미스터리 장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로부터 출발하여, 다양한 매체를 가로지르며 어떻게 한국적인 변형을 거쳤는지 살핌으로써 ‘K-미스터리 리부트’ 현장의 깊숙한 곳까지 도달한다. 장르와 매체의 경계를 넘나들며 장르 문학과 문화콘텐츠 연구·비평 활동을 수행하는 박인성 평론가가 쓴 미스터리 장르 안내서다. 독자들에게는 문화콘텐츠를 향한 새로운 시선을 알려주는 장르 강의이자 현장의 이야기 설계자들에게는 폭넓은 영감을 주는 책이 될 것이다.

저자

박인성

저자:박인성
문학평론가.2011년《경향신문》신춘문예로등단했다.경계를넘나들며각종장르문학과문화콘텐츠에대한연구와비평활동을하고있다.옮긴책으로《정신분석과이야기행위》(2017)가있으며현재부산가톨릭대학교인성교양학부조교수및교보문고문학팀기획위원으로재직중이다.

목차

프롤로그_무균실의상상력과그적

1부.미스터리라는사회적장르

1.부르주아의오락에서정체성의수수께끼로
-사회적마스터플롯으로서미스터리
-장르의구성요소:관습,도상,이야기공식

2.냉전시대가낳은미스터리,첩보와방첩서사
-이데올로기투쟁속의히어로:<007>,<미션임파셔블>
-방첩서사와국가의착한개:<굿셰퍼드>
-진보적첩보물이도달한질문:<팅커테일러솔저스파이>,<제이슨본>시리즈

3.내면의분투혹은‘후까시’,하드보일드와누아르
-미국적미스터리,마초가된탐정:대실해밋의《몰타의매》
-도시의어둠을응시한다:레이먼드챈들러
-하드보일드소설의영화적미장센:필름누아르
-전형적인누아르,김지운의<달콤한인생>

4.미스터리,범인이아니라나를찾는미궁
-네오누아르에서한국적가족주의까지:<대부>와<길복순>
-남성멜로드라마가된한국적누아르:<무간도>와<신세계>
-본격미스터리와멜로드라마의강한결합:<비밀의숲>
-미궁속의범죄심리학:<한니발>시리즈

2부.거의모든수수께끼로서의미스터리

1.초자연적현상을다루는미스터리:오컬트
-악마를통해인간정신의취약함을드러내다:<엑소시스트>
-한국의근대화가억압한무의식의귀환:《퇴마록》,<사바하>,<파묘>
-오컬트스킨을쓴가족재난서사:<곡성>

2.과거를해석하는현재의추리:역사미스터리
-역사라는미스터리:《흑뢰성》
-근대인이란스스로만든감옥안의존재다
-현대일본사회를위한메시지로과거를풀다

3.미래는이미와있다.다만수수께끼형태로:SF미스터리
-SF,고유의문법이없는장르
-사이버펑크는하드보일드의꿈을꾸는가:〈블레이드러너〉
-미래사회에서자기정체성을탐색하기:〈블레이드러너2049〉
-모든장르의결합이가능한‘우주활극’:〈카우보이비밥〉

4.가장게임적인서사,가장서사적인게임:미스터리게임
-게임으로이행하는미스터리:〈카마이타치의밤〉
-캐주얼미스터리의확장성:〈역전재판〉,〈단간론파〉
-애도하는미스터리:〈오브라딘호의귀환〉
-메타-미스터리와해석의게임:〈괭이갈매기울적에〉

3부.K-미스터리리부트:법정에서뛰쳐나온탐정-자경단

1.무엇이한국사회의미스터리가되어야하는가
-모두가법관인시대와사적처벌서사의유행
-미스터리라는파르마콘

2.도시를떠나는한국적미스터리:황세연과박소해
-미스터리라는공간-장소의논리
-미스터리공간으로서의시골의재발견:《내가죽인남자가돌아왔다》
-로컬리티,공동체를위한미스터리좌표:<해녀의아들>

3.‘한’의마스터플롯에대한현대적변주:배상민과정세랑
-미스터리와사연의논리
-사회적갈등과이야기의힘:《아홉꼬리의전설》
-사회의재구성과공동체회복:《설자은,금성으로돌아오다》

4.죄는사이코패스만짓는것이아니다:정유정과송시우
-‘악’에대한판단정지:〈케빈에대하여〉
-타인에대한뺄셈으로구성된행복:《완전한행복》
-현실감각을압도하는‘자캐’커뮤니티:〈알렉산드리아의겨울〉

5.그리고두사람이있었다:이은영,《우울의중점》
-미스터리와오컬트의상호보완
-미스터리는어떻게비극으로돌아가는가
-비극적자기인식의고리를끊는방법

6.사연의세계와전이의역동성:홍선주,《푸른수염의방》
-와이더닛(Whydoneit?)
-전이되는삶
-사랑하기위한조건

에필로그_명탐정은추리하지않는다

출판사 서평

전방위문학평론가박인성의미스터리안내서

<선재업고튀어>,<오징어게임>,<곡성>,<파묘>…
사랑받는이야기설계의필수요소‘미스터리’는
어떻게모든서사에침투하는힙한장르가되었나

드라마<선재업고튀어>,<동백꽃필무렵>,<시그널>,<비밀의숲>,<오징어게임>,<보이스>,<커넥션>…영화<살인의추억>,<곡성>,<파묘>…이들의공통점은무엇일까?장르를불문하고미스터리요소를차용했거나추리기법을활용했다는사실이다.최근에는오히려미스터리요소를활용하지않은콘텐츠를찾기가더어렵다.미스터리는어떻게모든서사에침투하는힙한장르가되었나.
1841년에드거앨런포가<모르그거리의살인>으로추리소설을발명한이래,미스터리는시대와지역에맞게변화하면서각종장르와혼합하거나하위장르를창출해왔다.미스터리는사람을매혹하는몰입감을줄뿐아니라,가장포괄적이며사회적인장르로서모든장르와결합하여이야기성을강화하고깊이를더한다.
미스터리야말로그관습과문법을가장치밀하게발달시킨장르다.이책은장르와매체의경계를넘나들며장르문학과문화콘텐츠연구·비평활동을수행하는박인성평론가가쓴미스터리장르안내서다.미스터리장르에대한기본적인이해로부터출발하여,다양한매체를가로지르며어떻게한국적인변형을거쳤는지살핌으로써‘K-미스터리리부트’현장의깊숙한곳까지도달한다.독자들에게는문화콘텐츠를향한새로운시선을알려주는장르강의이자현장의이야기설계자들에게는폭넓은영감을주는책이될것이다.

“미스터리는유해하다”
‘약’이자‘독’인미스터리장르의본질에관하여

미스터리는사람을구하기위해사람을죽이는장르다.미스터리는‘파르마콘pharmakon’이다.철학자플라톤이‘약’이자‘독’이라는상반된의미를가진이단어에주목했듯이저자는미스터리가가진위력에주목한다.무균실을지향하는세계에서미스터리는분명유해한이야기다.언제나선을넘기때문이다.하지만결과적으로미스터리는범죄를도구화하는범죄자의시선을거울처럼되비춘다.그것은범죄를둘러싼사회적현실이기도하고,범죄와연관된사람들의두꺼운사연의다발이기도하다.여기서핵심은,미스터리는독성을부정하거나무효화해서는안된다는점이다.

“정확하게말하자면미스터리는유해한이야기가아니라유해함에대한이야기다.미스터리는범죄를매개로하여우리세계,사회,개인에게서촉발되는다양한유해함의상상력을다룬다.(…)인간이현대사회를살아가며경험하는온갖감정들은단순히부정적이기때문에극복해야만하는장애물이아니다.그러한감정들은인간을시험에들게하고시련으로내몰며,타인에대한책임감만큼이나자신에대한성찰로이끈다.”

“독자의관심을강력하게빨아들이지만,외부에서관측할수없는텍스트내부의블랙박스가미스터리라는장르의중심이된다.(…)블랙홀내부의진실을알려면위험을감수하고그안으로뛰어들어야한다.좋은미스터리는결국독자들에게추리의힘이아니라,추리너머에존재하는사회에대한심층적이해를제공한다.”

범죄를단지개인의일탈이아닌사회적증상으로주목하고,독자를그해결과정에참여하게함으로써공동체의면역력을높이는것.저자는이것이미스터리장르의본질이자목적이라고말한다.

다양한장르와결합하며끊임없이진화하는미스터리
-전통적인미스터리부터첩보물,하드보일드,누아르,오컬트,SF미스터리,역사미스터리,그리고미스터리게임까지.

미스터리는사회적장르로출발했다.저자는고전적인미스터리의공식을‘범죄라는형태로드러난사회적문제를공적인방식으로해결하는이야기모델’로보았다.인간이발명한가장뛰어난스토리텔링방법인미스터리는이후다양한장르와결합하고진화하며문제해결의과정을몰입감있게만들었다.이책의1부에서는미스터리장르의개괄적인설명과함께사회적인마스터플롯으로서미스터리의역할을짚는다.2부에서는인접장르들과의결합과교차속에서미스터리가어떻게해당장르를갱신하고있는지살핀다.홈스식퍼즐미스터리가세계대전을거치며어떻게첩보미스터리로발전하는지(<007>,<팅커테일러솔저스파이>,<제이슨본>시리즈등),미국으로건너간탐정이왜마초가되어하드보일드와누아르장르를낳았는지(레이먼드챈들러의소설,김지운의<달콤한인생>등),초자연적현상을다루는오컬트와고유문법이없는SF는어떻게미스터리문법을이용하는지(<사바하>,<파묘>,<블레이드러너>등),멜로드라마와미스터리가결합하면어떤화학반응을일으키는지(<비밀의숲>),과거를흔들어현재를재구성하기위해역사미스터리가어떻게이성적추리로과거를탐색하는지(《흑뢰성》)등등.더나아가미스터리의게임성을구현하는데성공한다양한게임들까지다룬다(<역전재판>,<오브라딘호의귀환>등).
여러요소가결합한미스터리콘텐츠를보며독자혹은관객이“이런것도미스터리라고할수있나?”물을수있다.하지만이는미스터리가영리하게다른장르의문법을활용한것으로볼수있다.최근성공한한국콘텐츠들이공통으로미스터리장르를적극적으로활용하는것과비슷한전략이다.

모두가법관인시대,
무엇이현재한국사회의미스터리가되어야하는가

법에대한신뢰가흔들리는세계에서미스터리는필연적으로전혀다른정체성의수수께끼와씨름하게된다.바로범죄를둘러싼사회적장르로서미스터리의역할에관한질문이다.3부‘K-미스터리리부트:법정에서뛰쳐나온탐정-자경단’에서는오늘날우리사회에사적처벌판타지가커지는현상을주목한다.<모범택시>,<빈센조>,<더글로리>같은드라마나<참교육>같은웹툰처럼사적처벌서사가많아지는이유는무엇일까?이책은폐쇄적부족주의가어떻게단죄의쾌감을양산하는지분석하며,이를통해저자가도달한질문은이것이다.
“무엇이현재한국사회의미스터리가되어야하는가.지금우리가해결해야하는사회적갈등으로서미스터리의대상이란무엇인가.”
저자는미스터리가본래의사회적인장르로거듭나기위해선‘로컬리티’에방점을찍으며답을모색해야한다고이야기한다.“오늘날로컬리티의영향력은특히장르를이해하는데필수적인것이되었다”,“하나의로컬리티를함께살아가는집단적존재로서의인간공동체가역사라는공유지를통해서공통의추리를수행하는과정이야말로,오늘날한국적미스터리의주된관점중하나다.”
더불어미스터리가공적인방식으로독자들을매개할수있는공공의영역을구성하는이야기여야한다는관점에서한국미스터리의고유함에대한방향을제시하고그안내판을세우는일의중요함을강조한다.범죄에얽힌사연은개인의감정이아니라사회화된억압과소외와이어져있을때비로소생명을얻는다.따라서사회적증상으로서의범죄자에관한미스터리특유의논리적사연이더해질때,비로소한국의본격미스터리는대중적설득력을확보할수있을것이라고말한다.

오늘날미스터리는자기가누구인지모르는모든사람의사연담이다.
사회를위협하는범인을찾기위해발명된장르가,
우리의존재와정체성에대한수수께끼와탐험이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