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2024 제18회(큰글자책)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2024 제18회(큰글자책)

$38.00
Description
2024년 제18회 황금펜상으로 무경의 〈낭패불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가 선정되었다. 군사독재의 서슬이 퍼렇던 시절, 취조 형사와 피의자 사이에 악마가 끼어들어 타락한 영혼을 거두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다. 마침내 악마의 속삭임에 굴복한 인간들은 선택의 갈림길에서 자신들의 삶을 영원히 뒤바꿀 결정을 내린다. 이 소설은 ‘악마와의 만남’이라는 미스터리와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오컬트적 요소를 효과적으로 활용해, 한국전쟁과 이산가족, 유신시대라는 굵직한 현대사의 비극을 한 개인의 죄의식과 자기 정체성의 발견으로 탁월하게 형상화한다.
우수작으로는 홍선주의 〈회귀〉, 장우석의 〈고양이 탐정 주관식의 분투〉, 박건우의 〈환상통〉. 정해연의 〈원해〉, 김범석의 〈깊은 산속 풀빌라의 기괴한 살인〉 5편이 선정되었다.
저자

무경

부산에서태어나부산에서살고있다.고려대학교국어교육과를졸업했다.좋은이야기는세상을좋은방향으로움직이고,이야기한줄에무한한가능성이담겨있다고믿는다.다른이에게재미있는이야기를전하고싶어하며,‘작가’라는호칭못지않게‘이야기꾼’이라는말을듣고싶어한다.《1929년은일당사건기록》시리즈를썼으며,연작단편집《마담흑조는곤란한이야기를청한다:1928,부산》을펴냈다.

목차

■2024제18회수상작
무경〈낭패불감,이러지도저러지도못하고〉

■우수작
홍선주〈회귀〉
장우석〈고양이탐정주관식의분투〉
박건우〈환상통〉
정해연〈원해〉
김범석〈깊은산속풀빌라의기괴한살인〉

2024제18회한국추리문학상황금펜상심사평

출판사 서평

■무경,〈낭패불감,이러지도저러지도못하고〉
2024년제18회황금펜상수상

■대통령이유신이라는이름으로무한한권력을움켜쥐려한어두운시기,
추악한인간성과죄의식을역사추리소설장르로그린수작

“작가는자기방식으로발딛고선시대를이야기해야한다.그것이추하고어리석은모습이라해도.
내가역사로이야기를쓰는이유는,과거의일이과거에만묻혀있지않기때문이다.”
_새로운‘작가의말’중

“폭력의가해자들은굳은믿음을가지고있었습니다.나는자유대한을지키려고이런힘든일을하고있다.나의행동은정당하다.”
_본문중에서

1985년에제정된한국추리문학상은한국추리문학의성장을견인해왔다.특히2007년부터신설된‘황금펜상’은작가적역량과완성도를보여준,주목할만한단편을선정하여그해한국추리문학을결산하는장으로자리매김해왔다.그중추리소설적완성도와한국추리문학의새로운방향을제시한작품을선정하여황금펜상을수상한다.
이번황금펜상은2023년11월부터2024년10월까지문예지와단행본에발표된단편추리소설들을대상으로심사했다.《계간미스터리》편집위원김재희,윤자영,조동신,한수옥,홍성호,황세연의예심을거쳐문학평론가백휴,박인성,박광규가본심을진행했다.2024제18회황금펜상은무경의〈낭패불감,이러지도저러지도못하고〉가선정되었다.이작품은70년대한국의군사독재시절,취조형사와피의자사이에끼어들어타락한영혼을거두고자한악마와현재칵테일바에서악마에게이이야기를전해듣는사내에관한이야기다.

“이거보세요.어떻게사람이타락하는걸보며재미있다고하는겁니까?”
“재미있고말고요.옆에서한두마디던질뿐인데그걸들은인간은스스로남을파멸시키고자신을타락시키더란말입니다.누가총에맞아죽었을때그건총의잘못입니까,그걸쏜인간의잘못입니까?”

“폭력의가해자들은굳은믿음을가지고있었습니다.나는자유대한을지키려고이런힘든일을하고있다.나의행동은정당하다.그들은그런생각으로‘취조’에임했던겁니다.”
_본문중

소설은‘악마와의만남’이라는미스터리와는어울릴것같지않은오컬트적요소를효과적으로활용해,한국전쟁과이산가족,유신시대라는굵직한현대사의비극을한개인의죄의식과자기정체성의발견으로탁월하게형상화한다.

“아주예외적인특수한상황속에서시작된미스터리가근본적으로삶을복습하고재구성하는과정으로발전하는,사유의추리를심층적으로소화한다.반성적추리과정에서현재자기자신을재발견함으로써,미스터리라는장르가과거와현재사이의투쟁적인해석적이야기라는사실을효과적으로환기한다.”
-심사평중에서


■“작가는자기방식으로발딛고선시대를이야기해야한다”
2024년12월7일,윤석열대통령탄핵소추안폐기후
무경작가가전한새로운‘작가의말’

무경은유신정권시대의추악한인간성을다룬〈낭패불감,이러지도저러지도못하고〉를비롯해한국전쟁을다룬〈치지미포,꿩을잡지못하고〉,일제시대근대부산을배경으로한《마담흑조는곤란한이야기를청한다》등주로역사추리소설을집필해온소설가다.작가는실제역사의아픔과더불어인간의약함과추악함을드러내는배경으로실제역사를활용하며과거가현재의우리에게말하는바를끊임없이환기해왔다.
2024년12월3일윤석열대통령이계엄령을선포하고,12월9일탄핵소추안이폐기되자무경작가는새로운‘작가의말’을전해왔다.

“2024년12월3일밤10시23분,대한민국국민은대통령의입에서나오는‘비상계엄’이라는익숙하지만귀에선단어를들어야했다.그뒤계엄령이선포되며모두의눈앞에마치영화나드라마속에서나볼모습이펼쳐졌다.나역시집에서이광경을보았다.
〈낭패불감,이러지도저러지도못하고〉에서한국현대사를독특하게다뤄보려했고,유신시기를주목했다.나는그때를“대통령은유신이라는이름으로웅덩이속자신의권력을무한히움켜쥐려들었고,그가거느린자들은수면아래도사린불온함을뜰채로건져내려애쓰던”시기라고썼다.50년이흐른현재,그표현을방불케하는일이다시벌어졌다.
〈낭패불감〉에서악마는인간을타락시킨다.하지만인간은타락의갈림길까지스스로왔고,악마는마지막순간손가락으로등을쿡찌를뿐이다.타락은악마탓일까?악마없이도인간은같은선택을할수있다.대체악마란무엇인가?악마란존재하는가?
내가역사로이야기를쓰는이유는,과거의일이과거에만묻혀있지않기때문이다.반복된역사앞에서인간의어리석음과역사의공교로움,그리고작가의의무를생각한다.작가는자기방식으로발딛고선시대를이야기해야한다.그것이추하고어리석은모습이라해도.
2024년12월7일,대한민국국민은백명이넘는인간이갈림길앞에서타락으로걸어가는것을목격했다.저들뒤어딘가에악마가서있었을까?아니면저들스스로걸어간것일까?나는작가로서이모습을쓴다.”
_새로운‘작가의말’


추리소설적감각으로세상을해부하며
올한해장르적결실과문학적성취를이뤄낸여섯편의작품

■무경〈낭패불감,이러지도저러지도못하고〉
“폭력의가해자들은굳은믿음을가지고있었습니다.나는자유대한을지키려고이런힘든일을하고있다.나의행동은정당하다.”
1973년여름군사독재의서슬이퍼렇던시절,심문관과피의자로만난사람들사이에서말몇마디로영혼을타락의구덩이로몰아넣는악마가등장한다.이이야기를현재의‘나’가칵테일바에서전해듣는다.

■홍선주〈회귀〉
“칼날은물론손잡이까지붉은피로흥건한과도가쨍강,울리는소리를내며하얀바닥에서튀어올랐다.”
천재프로그래머쿠스다코타로가죽었다.오오츠카카나는기억이사라진채코타로의시체옆에서발견된다.알리바이와밀실트릭이라는지극히본격미스터리적인쾌감을추구한작품.

■장우석〈고양이탐정주관식의분투〉
“어두운길을터벅터벅걸어가던고양이는무슨생각을했을까.”
관식은실종된고양이쟈니를찾기위해노인의부탁을받아수색작업에나선다.고양이의흔적을따라여러사람과만나며사람과동물의유대감을탐구하는따뜻한일상미스터리.

■박건우〈환상통〉
“제손이…열손가락하나하나가제목을꽉졸랐어요.”
두팔이모두잘린남자가밤마다스스로목을조르는고통에시달린다.백화점붕괴사고와딸의죽음을둘러싼트라우마와윤리적딜레마를다루는심리미스터리.

■정해연〈원해〉
“모두자신의불행을원하고있는것같았다.”
택배회사에서일하는가은은전남자친구민석을피해이사를갔지만,누군가자신의정보를전달해다시위험에처하게된다.데이트폭력과직장내괴롭힘을생생하게그리며현대사회의어두운단면을날카롭게파헤친미스터리.

■김범석〈깊은산속풀빌라의기괴한살인〉
“포커자체는문제가아니었다.내가문제였다.”
도박중독에서벗어난남궁혁은친구들과함께별장에놀러간다.하지만갑자기사라진친구가수영장에서토막난시체로발견되고,남궁혁은친구들과별장의지하감옥을조사하기시작한다.사이비종교를둘러싼음침한비밀과밀실트릭이잘녹아든본격미스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