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발낭자 이단아

단발낭자 이단아

$15.00
저자

강선우

저자:강선우
유아애니메이션시나리오를집필하다드라마분야로장르를확대했다.방송콘텐츠진흥재단드라마공모전에서『열녀명은전』으로우수상을수상하고,이를각색한『조선명랑흥신소』로예스24웹소설공모전에서수상했다.한국콘텐츠진흥원스토리공모대전에서『조선후궁실록:연홍전』으로우수상을수상해이를출간했고,스토리움추천작『청년주부구운몽』도출간했다.대한민국콘텐츠대상공모전
에서『심연심서』로수상했으며,동일작품으로현재드라마를집필하고있다.

목차


1장.사라진페도라
2장.꽃같이피어
3장.굿모닝경성
4장.단발낭자이단아
5장.은하관
6장.그림자변사
7장.할로걸
8장.영예로운훈장
9장.길

출판사 서평

시대에순응할것인가,시대에맞설것인가
소설은1920년대경성을중심으로펼쳐졌던극장문화와영화관련에피소드를비롯해신여성,예기(藝妓)문화,식민지사회의억압과독립운동을촘촘하게엮어낸다.그리고소설의한축을이루는기자준우와단아의만남과사랑역시단순한로맨스에머물지않는다.
준우에게영화는현실의고단함을잠시잊게하는‘꿈’이었다.반면단아에게영화는자신이살아가는세상을들여다보게하는‘창’이었다.서로다른영화관을가지고있던두사람은함께영화를만들면서검열과친일권력,식민지조선의현실을마주한다.그리고영화를통해두사람은하나의질문과만나게된다.
“시대에순응하며살아갈것인가,아니면자신의목소리로시대에맞설것인가”
《단발낭자이단아》는독립운동가의영웅적인삶을그려낸이야기가아니다.오히려평범한사람들이시대의현실과부딪히면서독립운동에참여하는과정을그리고있다.그평범한사람들가운데누군가는열정으로,누군가는지식으로,누군가는자신의재능으로시대에맞섰다.그들에게‘독립’은처음부터거대한역사적구호가아니었다.오히려그것은‘나는어떻게살아갈것인가’라는개인의질문에서출발해마침내도달하게되는개인의적극적인선택이었다.

영화라는새로운세계의발견
이소설에서영화는단순한시대적배경이나오락이아니다.특히단아에게영화는세상을바라보는창이자자신의삶을다시바라보게만드는거울이다.단아는영화속이야기를읽어주는변사가된다.그러나여성이었던그녀는자신의얼굴을드러낼수없었다.그렇게얼굴을숨긴채관객에게영화이야기를들려주는‘그림자변사’가된다.목소리는있지만얼굴은없다.그리고그녀가전달하는것은여전히남이만든이야기였다.
단아에게변화가찾아오는것은영화속인물이아니라자신과같은시대를살아가는사람들의삶을바라보기시작하면서부터다.기생도,전화교환수도,그리고조선의수많은여성들도저마다자신의이야기를가지고있다는사실을깨닫게된것이다.그때부터단아는남의이야기를전달하는사람이아니라자신의이야기를쓰는사람으로변해간다.남의이야기를전하던사람이자신의이야기를쓰게되는것.그것이단아의성장이다.
소설에서단아의성장은‘목소리’가성장해가는과정을통해드러난다.노래를부르던예기에서밤무대의가수로,다시그림자변사로,그리고시나리오작가로,성장의변곡점에서그녀의이름은상화에서초연으로,진하로,그리고단아로바뀐다.이름이바뀐다는것은곧그녀가살아가는삶이바뀐다는의미이기도하다.처음에는남이만든노래를부르고,남이만든이야기를전한다.그러나세상을경험하고사람들의삶을바라보면서그녀는자신의목소리를발견한다.그리고마침내자신의삶을스스로선택하기시작한다.

단발에서시작된한여성의‘독립’
단아에게‘독립’은처음부터거대한역사적사명이아니었다.자신의삶을스스로선택하는것.남이만든이야기가아니라자신의이야기를쓰는것.그리고그선택의결과를자신의이름으로감당하는것.그것이그녀에게는독립의시작이었다.
단발은그선택의출발점이다.누군가는그녀의단발을파격이라불렀고,누군가는도발이라했으며,또누군가는일탈이라했다.하지만단아에게단발은유행이아니라처음으로자신의삶을선택하는일이었다.《단발낭자이단아》는그렇게한여성의작은선택에서시작해,자신의삶과한시대의주인공이되어가는이야기를들려준다.

책속에서

그날밤,초연은길고긴삼단같은머릿자락을가위로싹둑잘랐다.
휘둥그레진눈으로바라보는만수에게이리말했다.
“아재,나살아야겠어.여자도굵게살면남자만못지않겠어요?나도똑같은사람이니,더이상노래하고춤추는인형처럼구경거리가되어살지는않으려오.”
1919년,붉은봄의일이었다.
-페이지46-47

영화속조선은일본인들의눈요깃거리이자,철저히박제된낙원이었다.관람객들이그가짜낙원위를밟으며풍요를만끽하는동안,이면에은폐된이들의빈곤과아픔은밀려나있었다.진하는그가려진것들이억울했고,억울해서가슴에생채기가났다.그러니가려져있는것들을끌어내고비추고보여줘야만한다.그래야만,곪아터진상처가아물수있으리라생각한끝에다다른것이영화였다.
영화를배우자.영화를만들자.
그길로달려간곳이조선예술영화사였고,거기서새로운꿈을꾸게되었는데,지금원점에와있는것이다
-페이지89

‘그들이쓴건내가아니다.’신문기사속에박제된초연은남자에미쳐독약을마시는비련의여주인공이었고,진하는남을속여제잇속을차리는불량한‘청년’이었다.하지만그녀는알고있었다.가마니를꿰매며손가락이터지도록버텼던시간들,영사실구석에서들리지않는배우의입모양에제목소리를얹어보던그치열했던열망은그어떤저급한지면위에도기록되지않았다는것을.그리고,가려진것을비추고상처를아물게하리라던각오도다시되새겼다.가려진건조선의풍광만이아니라,바로자기자신이기도했다.세상이제멋대로휘두르는펜끝에난도질당하며비로소얻게된깨달음이었다.그녀가가졌던상화와초연,진하라는이름을뛰어넘을네번째이름이필요했다.바로,이단아였다.
-페이지127

“로맨스는설렘입니다,하나도안설레잖아요.그냥불쌍하기만할뿐.”(중략)
“교환수들이겪는모멸감,감시,기계적인노동,그걸가감없이보여주는게제가이영화를만들려는이유입니다.”
“너무무거워요.단아씨,생각해봐요.관객들이극장에왜옵니까?”
준우가한숨을내쉬며말을이었다.
“관객들은극장에꿈을꾸러와요.30전을내고극장에들어와서까지어두운현실을보고싶어하진않는다고요.시나리오에는쉼표가필요해요.숨쉴구멍.그사이를로맨스가비집고들어갑니다.수많은외화를당신의목소리로구연해냈어요.다들어땠었죠?사랑,눈물,설렘,이별…….영화의본질은그거예요.”
-페이지200

“건배하죠.”
단아가잔을들었다.
“무엇을위하여?”
해성의물음에단아가준우를바라보며,그리고모두를둘러보며단단한목소리로말했다.
“끝나지않을우리의영화를위하여.그리고……언젠가맞이하게될,독립의날까지우리가걷게될모든길에대하여!”
-페이지2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