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비밀

어떤 비밀

$17.00
Description
“나는 미움을 미뤘습니다. 더 사랑하기 위해서요.”

절기 편지를 시작하기까지 이십 년 걸렸다
우리가 만나지 않았더라면 없었을 일들은 없다
인생은 한 번뿐이고 우리는 만났다
『구의 증명』의 소설가 최진영, 그가 쓴 모든 소설의 ‘비밀’이 담긴 첫 산문집 『어떤 비밀』이 출판사 난다에서 출간되었다. 경칩에서 우수까지 24절기에 띄우는 편지를 완성하고 각각의 편지에 산문을 더해 꾸렸다. 잔잔한 금능 바다와 넓은 창으로 바라보이는 비양도가 있는 제주 서쪽 옹포리, 그곳의 아담한 로스터리 카페 ‘무한의 서’를 운영하는 연인에게 힘을 보태고 싶어 소설가 최진영은 절기마다 편지를 써서 찾아오는 이에게 전했다. 농사를 지으려면 절기의 흐름을 알아야 하고, 그걸 ‘철을 안다’고 표현했으니 절기를 안다는 건 곧 어른이 된다는 뜻이기도 하겠다. 어른은 어떻게 되는 걸까(한로, 237쪽). 겪어야 할 일은 모두 겪어야 하고 오래 잠을 자더라도 하루를 건너뛸 수는 없고, 그 시간만큼 고통은 미뤄질 뿐일 때. 그렇게 겨울을 품고 견뎌냈기에 오늘의 내가 보통의 하루를 선물받았다는 걸(소한, 331쪽) 작가는 이제 생각할 수 있다.
이 책은 그런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오해와 외로움, 착각과 편견, 미움과 그리움, 슬픔과 어리석음, 상처와 회복, 나와 당신, 그 사이를 이어주는 이야기, 그러므로 사랑하는 마음(「작가의 말」, 16쪽). “당신이 아플 때 나는 왜 아플까. 그 통증이 왜 내 것 같을까.”(소한, 335쪽) 사랑은, 하지 않을 수 있다면 하지 않는 게 좋은 것. 하지만 할 수밖에 없다면 잘하고 싶은 것(소서, 152쪽).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싶은 게 아니라 한 사람을 다양하게 사랑하고 싶은 마음(우수, 376쪽)일 때 풍경은 늘 같은 자리에서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우수, 382쪽)는 비밀을 이 책은 넌지시 건넨다. 작가는 묻는다. 지난여름, 당신은 어떤 기억을 새로 가지게 되었느냐고. 청명한 가을이 이어질 때면 궁금해진다. 지난여름의 폭우는, 건천을 가득 채우던 빗물은 어디쯤 갔을까(상강, 248쪽). 먼 훗날 당신이 문득 미소 지으며 “그해 여름 기억나?” 하고 물어볼 때 우리의 표정이 닮아 있다면 좋겠다고(백로, 204쪽). 잘 지냈어? 묻는 다정한 그 인사를 오래 그리워하는 마음(「작가의 말」, 17쪽)으로 편지를 띄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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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진영

저자:최진영
2006년『실천문학』을통해등단했다.장편소설『당신옆을스쳐간그소녀의이름은』『끝나지않는노래』『구의증명』『해가지는곳으로』『이제야언니에게』『내가되는꿈』『단한사람』,소설집『팽이』『겨울방학』『일주일』『쓰게될것』등이있다.만해문학상,백신애문학상,신동엽문학상,한겨레문학상,이상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작가의말13

3월●경칩의편지20
아무렴,너를뭐라고불러야좋을까26
3월●춘분의편지38
나에게처음으로꽃을선물한사람43
4월●청명의편지54
우리는죽음을영원히이어갈수있다60
4월●곡우의편지70
미래를기억하는사람으로75
5월●입하의편지86
귀순이,사랑하는나의엄마93
5월●소만의편지102
당신에게도그늘이필요하다는걸107
6월●망종의편지116
나는나에게필요한문장121
6월●하지의편지134
나의사랑은불수의근139
7월●소서의편지146
나는너를모른다152
7월●대서의편지160
사람에게할수없는말을일기에쓰니까167
8월●입추의편지174
계속들을것이다180
8월●처서의편지188
힘들다고표현하는방법배우기195
9월●백로의편지204
우주는아무것도버리지않는다209
9월●추분의편지216
우리는이렇게애쓸수있다고,애써야한다고,
우리는사람이니까222
10월●한로의편지236
비가오면한사람의어깨만젖는다241
10월●상강의편지248
나는어린이에게칭찬받고싶다254
11월●입동의편지266
봄이오면호수위를걸을수없으니까271
11월●소설의편지278
그러므로장래희망은계속쓰는사람283
12월●대설의편지292
나의가장오래된단한사람298
12월●동지의편지312
엄마가새로운환자복을내밀던걸생각하면,318
1월●소한의편지328
하지만당신이아플때나는왜괴로울까334
1월●대한의편지340
겪어야비로소알수있는진심346
2월●입춘의편지358
우리서로미워했어도오늘만은애틋하게363
2월●우수의편지370
오늘은울고내일은올리브유를사자375

출판사 서평

“나는미움을미뤘습니다.더사랑하기위해서요.”

절기편지를시작하기까지이십년걸렸다
우리가만나지않았더라면없었을일들은없다
인생은한번뿐이고우리는만났다

『구의증명』의소설가최진영,그가쓴모든소설의‘비밀’이담긴첫산문집『어떤비밀』이난다에서출간된다.경칩에서우수까지24절기에띄우는편지를완성하고각각의편지에산문을더해꾸렸다.잔잔한금능바다와넓은창으로바라보는비양도가있는제주서쪽옹포리,그곳의아담한로스터리카페‘무한의서’를운영하는연인에게힘을보태고싶어소설가최진영은절기마다편지를써서찾아오는이에게전했다.농사를지으려면절기의흐름을알아야하고,그걸‘철을안다’고표현했으니그것은절기를안다는건곧어른이된다는뜻이기도하다.어른은어떻게되는걸까(237쪽).겪어야할일은모두겪어야하고오래잠을자더라도하루를건너뛸수는없고,그시간만큼고통은미뤄질뿐일때.그렇게그가겨울을품고견뎌냈기에오늘의내가보통의하루를선물받았다는걸(331쪽)작가는이제생각할수있다.이책은그런이야기들로채워져있다.오해와외로움,착각과편견,미움과그리움,슬픔과어리석음,상처와회복,나와당신,그사이를이어주는이야기,그러므로사랑하는마음(16쪽).사랑은,하지않을수있다면하지않는게좋은것.하지만할수밖에없다면잘하고싶은것(152쪽).작가는묻는다.지난여름,당신은어떤기억을새로가지게되었냐고.청명한가을이이어질때생각한다.지난여름의폭우는,건천을가득채우던빗물은어디쯤갔을까(248쪽).먼훗날당신이문득미소지으며“그해여름기억나?”하고물어볼때우리의표정이닮아있다면좋겠다고(204쪽).잘지냈어?묻는다면다정한그인사를오래그리워하는마음(17쪽)으로편지를띄운다.

나의이야기를읽고당신은고통스러울수도있다
나는고통을느끼는당신을믿고싶다

네가빛을주었으니나는어둠을줄게
네가어둠을주었으니나는비밀을줄게

또한『어떤비밀』은최진영소설가가그동안써내려간모든소설의에필로그라하여도과언이아니다.알겠다는마음,이해했다는끄덕임,동감과공감까지도넘어,읽혀지는것이아니라겪어지는소설(정용준)을‘인물의심장을통과한문장’(조해진)으로쓰는작가.독자의고통과변화를겨냥하고그들을소설서사에연루시켜삶을새롭게쓰도록만드는소설가(송종원).‘우리시대의페미니즘서사가도달한단연뜻깊고중요한성취’(백지연),이수식어앞에는랩톱의한글창을열고글을쓰던소설가의처음이있다.어떻게시작해야할지몰라서,첫문장으로적당하다는허락을누구에게도구할수없어서그저쓰고지우던시간.그러다마침내한문장을완성하고,남겨두고,다음문장으로나아가며백지를조금씩문장으로채우던그때가(15쪽)이안에있다.최진영작가는말한다.소설은문장으로만든사진첩이라고.지어낸이야기이지만그시절의진심이깃들어있다고.소설을쓰다보면자신의삶이궁금해져더살아보고싶어진다고.그러므로최진영의장래희망은계속쓰는사람이다.

나는지금고통이란단어를생각한다.글자에갇힌‘고통’의답답함을생각한다.제야처럼“그것이전부는아니”라고생각한다.나는때로상상한다.글자에갇힌감정이폭발하듯글자를부수고나오는상상.그것을실현시키려고글을쓰는것만같다.일부러글자에무언가를가두는것만같다.나는나의문장이파괴되길바란다.점잖은문장이산산이부서져의미와감정이책밖으로솟구치길바란다.그것이당신에게닿길바란다.
_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