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잊은 사람처럼

당신을 잊은 사람처럼

$18.00
Description
8년 만에 새로 단장하여 선보이는
시인 신용목의 첫 산문집!

시의 문장들로 올올이 짜인
한 벌의 스웨터 같은 에세이
시인 신용목 그가 등단 16년 만에 펴냈던 첫 산문집을 8년 만에 새롭게 선보인다. 인간 본연의 목소리를 특유의 감성에 빗대 너무 과하지도 너무 모자라지도 않게 아슬아슬, 때로는 바람에 기대 때로는 나무에 기대 때로는 골목에 기대 읊조리듯 우리들에게 흘리는 일로 우리들의 두 귀를 쫑긋 세우게 했던 그가 세상에 흘려보내는 제 깊은 속내의 물줄기라고나 할까. 말라붙은 우리들 감수성을 비로 좀 적셔줄 요량으로, 갈라터진 우리들 마음 근육을 연고로 좀 발라줄 요량으로 물기 축축한 제 심성에 징검돌을 놓고 우리에게 건너온 시인의 산문에서 우선으로 경험하게 되는 것은 꽉 채워진 수분으로 말미암은 발림성이다. 달리 말해 어떤 식으로든 우리들 본연의 외벽을 부드럽게 채워줄 수 있는 어떤 가능성을 충분히 담보하고 있는 이야기로 무장을 했다는 말이다. 총 6부로 나뉘어 전개되고 있는 이 산문집 목차를 먼저 한번 훑어달라는 당부를 드리고 싶다. 목차의 제목만 소리내어 읽어주십사 부탁을 드리고 싶다. 장장 여섯 페이지에 달하는 제목에서 발동하는 시심, 혹은 호기심으로 그 챕터부터 펼쳐서 읽으면 더 좋다는 요령의 말씀도 드리고 싶다.
저자

신용목

저자:신용목
2000년『작가세계』를통해등단했다.시집『그바람을다걸어야한다』『바람의백만번째어금니』『아무날의도시』『누군가가누군가를부르면내가돌아보았다』『나의끝거창』『비에도착하는사람들은모두제시간에온다』『우연한미래에우리가있어서』,산문집『당신을잊은사람처럼』,시론『비로만든사람』등이있다.육사시문학상젊은시인상,시작문학상,노작문학상,현대시작품상,백석문학상등을수상했다.계명대학교문예창작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

목차


서문
우리는이렇게살았지11

1부
모든것이그렇다24
누구도인생을한꺼번에살지않는다25
종이를멀리보내는방법26
내가인생에게서느끼는것은27
아무도눈치채지못하겠지만28
날마다오는저녁30
이렇게분명한능력33
우리에게일어난기적은34
꼭한발짝만더가거나덜가고싶은36
더많은슬픔을갖는것밖에는38
살아내는하루39
그끝을알면서도시작할수밖에없는40
그것은한소년에관한이야기이다42
세상의전부를다그려놓고44
그리움은신을가두는감옥이다46
그에게우리는무엇일까48
내몸속어떤성분이당신을기다릴까50
고통은세상에대답하는방식이다52
사는것의불빛속에잠시고일때54
느닷없이떠오른생각말고56
진실은절망의둥근반지속에있다58
진실은늘가혹했으며60
우리는절망하는법을잊었으므로62
아무래도진짜내삶은64

2부
어느외로운골목에서만났네66
어둠이어둠에빠져밤으로깊어지고68
우주가끝나기전까지는70
잠들지못하는시간을선물하고싶습니다72
사랑한다는문장을쓰는저녁74
사랑은전생의기억을대신하여푸르다75
일요일의노동은사랑이다76
사랑하는아침78
우리가진정으로사랑할때81
만일그럴수있다면82
무엇이나를감고있을까84
사랑은나를사랑했을까?86
종이비행기의비행운처럼88
그리움에도스위치가있으면좋겠다고생각하는밤90
눈내리는날의사랑92
사랑은있다94
부서지면서만가능한음악96
사랑하는자의몸은꽃병처럼아름답습니다98
만나는일과헤어지는일100
성숙한사랑에대하여102
사랑은이데올로기다104
큐피트는자신을겨냥하지않는다106
내가사랑에게걸수있는것108
내가당신을얼마나미워하는지알겠지?109
사랑이라는것은공룡과도같아서110
그리움의처형장에서112

3부
나는너를말할수없다116
예언으로이루어진생애117
하루가지나간다118
우리몸에서빠져나간빨간색을보여줄까?120
석양이문을걸어잠그고121
사랑한다면서로만날수없다122
우리의절망을다받을수없기에124
거울속에서얼굴을지우고나면남는괴로움126
그것이진실이었음을알려주는것127
이슬픔이예배가아니라면128
당신을잊은사람처럼130
그리움에갇힌자는일어나지못한다132
누가이글을쓰고있는지133
다음생에입을바지134
자신의몸속으로익사하는136
너라는이유로인하여138
달이떠서우리의슬픔을망치고있다139
이제우리는서로에게밤입니다140
네몸속에숨겨왔던것142
그렇게그렇게지나간뒤143
사람은사람을가질수없다144
절망과환멸에대한보고서146

4부
다괜찮습니다150
눈뜨고깨어났을때먹먹하지않기를152
너와최대한가까워지기위해153
우리가무엇을잘못한걸까?154
보고싶다는말의배후158
사실과는상관없는것160
순간의사물함이던카메라까지162
사는일이끝나지않을것같은느낌164
일을나갈수없는날166
기억은내가아는가장가난한장소이다168
지금은지금을알수없네170
나를만나는시간들172
가을은학살자처럼많은칼을차고서174
기차처럼창문들이밤을지나가고있었다176
아무렇지도않게약속을저버리는사람처럼178
나의발자국은나를따라다녔다180
종소리가번지는하늘181
추억을떠올린다는것182
슬픔이내앞에앉아184
외로움이나를해방시킨다185
내가가장외로운순간에186
손잡이만남은칼을건네주듯이188

5부
사람과살아가는이유190
만약우리에게날개가있었다면191
슬픔은비맞는얼굴을좋아합니다192
오후면산책을가는날들이었다194
언제나인간으로등장한다196
이미테이션천국199
나는위험한타인이었다200
무지개프로젝트204
반듯하게자라야만아름다운것은아니다210
욕망을외면하는방식으로는211
모가지를가져가지는못할것이다212
심장이더중요하지요214
인간의유일한기념비는인간이라고믿는다216
미래는언제나죽어서도착한다218
그것을믿겠는가?219
죽음이누군가의죄를대신하는거라면220
끝난것과끝나지않은것222
우리는모른다224

6부
다행인상처228
어느날고통에무감해질때230
부재를불확실함으로바꿔놓을때까지232
가장지독한모순들233
험한산의노루사냥꾼234
치욕의순례자들237
아직오지않은질문에대답하는것만이238
미래는아무리당겨써도남는다240
당신이건너간이미지의세계242
어쩔수없이하나이다244
이슬픔이쉴새없는채찍질로246
살아내는하루248
가끔너무멀리왔다는생각을한다251
운명을잃어버린꿈252
다른이유는없다253
내몸속에서울고있는254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어떤사건이지나간자리에남는것은특별한깨달음이나확신이아니다.어떤사건도‘의미’를남기지않는다.아니깨달음이나절망감은그사건이환기하는것,이를테면근원을에워싼냄새처럼그사건에종속된무언가에불과하다.우리가말하는‘의미’너머에있는것은언제나‘사물’이다.사건이지나간자리이자거기남은것으로서의몸.엇갈리는세계에서꿈과현실이유일하게나눠가진몸,여전히그리고영원히상상과실제가함께사용하게될그몸말이다.인간의마음이아무리많은미지를거느린다하더라도그것들은몸을통해서만현실로들어올수있다.허공에숨어있는음들이목소리를통해서만당신의이름으로바뀌는것처럼,몸은과거와미래가함께쓰는시간의현장이며세계자체인지도모른다.그래서지나간일은마치꿈처럼지나갈일이되어내몸어딘가를떠돈다.몸은하나의사건을다시겪는장소이며,다시겪는장소에서새로워지는사건자체가되기도한다.몸이우리가겪을수있는유일한사건이다.
(…)
우리몸이우리의형상화이듯눈사람은매혹의형상화이며,젊음은그섬광의형상화인지도모르겠다.
모두사랑을완성하기위해존재하는것들.몸의어둠속에매복하며간간이상처의벌어진틈으로바깥을내다보는것들.
그렇게몸은우리가겪을수있는사건전부가된다.인생이된다.말하자면내가아직살아있어서여전히진행형인그사건속에
완성되지않아서완료되지않는사랑이있다.
인생이있다.

여전히부끄럽지만,이책은그믿음이거느린희미한빛에대한간증이며끝없이나를소환하는텅빈젊음에대한첫고백인셈이다._서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