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독임 (오은 산문집 | 2 판 | 반양장)

다독임 (오은 산문집 | 2 판 | 반양장)

$17.00
Description
한낮의 다독임에는 늘 ‘말’이 있었다.
한밤의 다독임에는 늘 ‘책’이 있었다.

뭉근한 다정함으로 위로할 줄 아는,
시인 오은의 ‘마음’을 끄덕이게 하는 이야기!
오은 시인의 산문집『다독임』의 개정판이 난다에서 출간됩니다. 『다독임』은 2014년 10월부터 2020년 3월까지 시인 오은이 여러 매체에 쓴 글 가운데 모으고 버린 뒤 다듬은 일련의 과정 속에 남은 이야기들을 발표 시기에 따라 차례로 정리하여 묶은 산문집입니다. 크게는 한국일보와 경향신문이 두 축을 이루고, 『대산문화』에 발표한 글을 한 편 섞었는데요, 원고 가운데 2016년 6월 1일 경향신문에 쓴, 『다독임』에 실려 있는 「이유 있는 여유」는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소개된 바 있기도 하지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특유의 성실성으로 세상 돌아가는 회오리 속에 제 몸을 던져 제 눈이 맞닥뜨린 일상을, 제 손이 어루만진 사람을, 제 발이 가 업은 사랑을 시인은 또박또박 기록해냈는데요, 은유와 비유와 상징이 저글링을 하듯 말을 부리고 사유를 돌리던 시들과는 뭐, 장르가 다른 산문이기도 하니까요,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있어 정직함과 친절함과 투명함이 크나큰 미덕이구나 싶기도 한 책입니다. 소실점이 미술로 모이던 시인의 전작 산문집 『너랑 나랑 노랑』은 뭐, 장르가 같은 산문이기도 하나, 그 주제적인 측면에 있어 ‘일상’이라는 ‘우주’를 그만, 건드려놓음으로써 이야기의 보편성을 크게 확장시켜버리고 있구나 싶기도 한 책입니다. 지금 여기 이렇게 살아 있음의 사실 말고는 확언할 수 없고 단언할 수 없는 우리들의 삶, 그 존재함에 관한 이야기. 그 ‘있음’이라는 희망 아래 그 ‘있음’의 진짜배기 사유를 발견하기까지 시인은 포착하고 관찰하고 그 ‘있음’의 그대로를 ‘일기’처럼 써내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던 듯해요. 평범한 매 순간이 특별한 매 순간으로 우리에게 기억되는 이유는 그 과정을 유난스럽지 않게 떠벌리는 시인만의 천진성이 크게 한몫을 했다 싶기도 하고요. 그리고 이 천연한 시인의 글로 말미암아 우리가 시인의 ‘그때그때 그 순간’마다 동행하게 되는 데는 읽는 우리들과 눈의 높이를 맞추고 발의 보폭을 맞추는, 시인의 작정했으나 티 나지 않은 배려가 작동했을 거라고도 보고요. 그 행동거지 뒤에는 바로 이러한 목소리로 등을 다독인 어떤 목소리가 배어 있기도 하거니와……
저자

오은

저자:오은
2002년『현대시』를통해등단했다.시집『호텔타셀의돼지들』『우리는분위기를사랑해』『유에서유』『왼손은마음이아파』『나는이름이있었다』『없음의대명사』,청소년시집『마음의일』,산문집『너는시방위험한로봇이다』『너랑나랑노랑』『다독임』『초록을입고』『뭐어때』등이있다.박인환문학상,구상시문학상,현대시작품상,대산문학상을수상했다.작란作亂동인이다.

목차

개정판작가의말
무릎을탁치는사람5

2014년
입고픈사람귀고픈사람18
혼자서할때더좋은일20
더그럴듯한표현22
마음의어려움24
단골이되는일26
각주구검刻舟求劍등하불명燈下不明28
제게는아직장래희망이있습니다30
다시한판하라는거예요32
사진에담긴시간34
욱36
틀리다?다르다!38
십분전이아닌,일분후를생각한다40
우리라는이름의우리42
좋은게좋은걸까?44
이행운을다른사람들도봐야지46
떼부자?때부자!48
‘아직’이주는힘을믿읍시다50
하릴없이할일없이52

2015년
기념일의다음날을기념하기56
복스러운상상58
때우는것에서채우는것으로60
빗소리와마음의소리62
나도모르게시작했다가나도모르게끝나는것64
덕분과때문66
우체통과공중전화68
마음의기울기70
기억이전해지고취향이전해지고사랑이전해지는것72
그사이74
Stayweird,staydifferent76
들여다보다내다보다78
기대는간헐적으로,걱정은매일80
끝을꺼내는법끝을시작하는법82
실없거나뼈있거나84
엄마보러가자86
더와덜88
길위의이야기90

2016년
삶이라는형식,희망이라는내용94
나는기억하기위해투표장에갈것이다99
누군가가던진질문이나의오후를채우고있었다104
이유있는여유109
‘편하다’의반대편에는새롭다도있다114
잘살고있니?119
그냥과대충124
다음이있다는믿음129
‘만함’은언제든더커질수있다134
자괴감은‘앞으로’를내다보는마음이다139

2017년
할말과해서는안될말146
슬프면서좋은거150
개저씨들은스스로가개저씨인것을모른다154
나의다음은국어사전속에있다158
어때요,숨구멍이좀트이죠?163
나를살리는,‘죽이는글쓰기’167
어떤사람은‘사람’이되었다가마침내‘한사람’이된다171
아무튼,책이다165
당신은오늘어떤단어를사용했나요?179

2018년
처음의마음184
시를읽는이유188
‘기다리다’는동사가맞는것같다192
듣는일과말하는일196
그날부터나는걷기시작했다200
귀여움은‘또’라는상태를염원하게만든다204
곁208
‘위트앤시니컬’이다시문을연다212
사랑한다,라고말할시간이온것이다216

2019년
내삶에물꼬를터주는작은것들222
쓰고있었어226
친애하고,친애하는230
기억은‘다시’의마음을불러일으킨다234
나의스승은도처에있다238
익숙하면서도어색한감각242
옷을입는것처럼나는매일힘입는다246
더도말고덜도말고덜어야한다250
울어도괜찮아254
수경누나에게258
네가하면,네가하기만하면262
마음에도운동이필요하다266

2020년
어른이되려고그러니?272
한번은,이런일이있었다276
다독이는안녕280

작가의말
다독이러들어갔다가나오면서돌아보는일286

출판사 서평

『다독임』이품고있는시간이2014년부터2020년이다보니그사이우리정치역사경제문화등의변모곡선이다양하게그려져있는것도사실입니다.크고작은사건들이많았던시기,그에따라출렁임이크고잦았던우리들마음이라는그심지.특히나시인은그사이에아팠던사람들,사랑했던이들을꽤떠나보내는일을경험하기도했습니다.그때마다시인과평소에가까웠던고황현산평론가나고허수경시인,그리고시인의아빠와의추억을자주이책에부려놓음으로써슬픔을공유하곤했는데요,울고남은힘으로이산문을써나갈수있었다고말할수있던데는이런힘을제게부여할수있어서가또한아니었나싶습니다.“다독이러들어갔다가나오면서돌아보는일,그때마다더큰위로를받은쪽은나였다.그때를잊지않기위해메모한단상이이책에실린글이되었다.”

그시간동안살폈던이마음저마음을다싣다보니애초에모인산문만1500매에달했는데요,와중에3분의1가량,근100페이지가까이를한데묶는가운데가감없이과감하게버리기도했는데요,이는그가특별히알뜰히살펴온것이‘마음’이라는데서그단호함의연원을살펴볼수도있겠다싶기도하였어요.마음을부리는데있어특히거리를가져야할‘엄살’이라든가‘억지’라든가‘푸념’이마음의도량에서조금만수위를높여도시인은제글로부터싸늘히식은마음을가져버렸으니까요.마음,그렇지요,마음.마음이란왜이렇게어려운걸까요.내안에있는그것의어려움,타인이만져주거나말해주어야들키고알것같은내마음.시인오은의산문은그런우리들의마음을그의특기인말의부림으로우리앞에꺼내놓지요.다독임은나보다힘이센사람에게행하기보다나보다힘이약한사람에게절로하는행위라할수있지요.“남의약한점을따뜻이어루만져감싸고달래다”가다독임이라할때이책의미덕역시그지점에서발휘된다고할수있지요.다독임은어떤해결을위해나서는손이아니어요.다독임은어떤질책을위해들리는손이아니지요.다독임은달램이지요.달램이후의방향성에는저마다의능동성이요구되는바이기도하고요.그런의미에서이책은저자와독자가함께읽고함께써나가는몸으로하나가되는책이아닐까해요.

마음을보다잘이야기하기위해예로든카드가시인오은에게는‘책’이라지요.다독(多讀)의시인오은이글로써나간『다독임』의순간들.특히나시인의산문은우리말을풍부히쓰는데그역량을재미로확산시킨까닭에어른이나아이나구분없이읽기에참좋다싶습니다.그만큼산문을쓰는데있어활용했을국어사전의페이지페이지마다가눈앞에생생히그려지기도해요.국어사전을내옆에가까이두었을때우리말이내곁에가까이두어지는일.소리내어시인의산문을읽는일로아름다운그경험또한누려보셨으면합니다.어쩌면‘다독임’이라는말이‘너와같이’라는말이하는사람도,그것을듣는존재도그순간만큼은괜찮아지게만드는말이아닐까하였습니다.그리하여마침내나를살게만드는다독임.마음을살게만드는이다독임에여러분의손도한번내밀어보심이어떨는지요.

책속에서

이제막초등학교에입학한것처럼보이는두명의아이가휴대전화를들여다보며게임에열중하고있었다.사탕을부숴서미션을달성하는게임이었다.주변사람들이하도얘기해서이게임에관심을갖고있던터라멀찌감치서서둘이게임에열중하는모습을지켜보았다.화면위로‘YouFailed’란문구가떴다.한아이가미간을찌푸렸다.“이게무슨뜻이야?”“실패했다는거야.”다른한아이의표정이덩달아어두워졌다.그모습이몹시귀여워서나는둘에게다가가물었다.“실패가무슨뜻인지아니?”“다시한판하라는거예요.”야무지게대답하는아이의모습을보니웃음이절로나왔다.아이들은다시머리를맞대고사탕을깨는데몰두하기시작했다.뒤에서서지켜보는나의두손에도땀방울이맺혔다.사탕이하나남았을때,나도모르게침을꿀꺽삼키기도했던것같다.이윽고마지막사탕이깨지자,화면에‘LevelCompleted’란문구가떴다.아이들은환호했고나는그모습이기특해서박수를쳤다.한아이가물었다.“이건성공했다는뜻이야?”“응,이제다음판에가도된다는거야.”아이들을뒤로하고집에돌아와휴대전화로그게임을다운로드했다.그리고자그마치석달동안나는무수한실패를겪어야만했다.그때마다아이의말을떠올렸다.“다시한판하라는거예요.”다시한판을할수있는한,실패는아직오지않았다.여전히나는도중에있다.(10월23일)
―「다시한판하라는거예요」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