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어때 (오은 산문집 | 반양장)

뭐 어때 (오은 산문집 | 반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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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비상약처럼 나를 든든하게 하는 구호
오은 시인 신간! 『뭐 어때』

“짜증이 날 때나 울화가 치미는 순간에
더 자주 떠올리고 싶은 말.
가뜩이나 웃을 일 없는 요즘,
비상약처럼 갖고 다니는 말이 내겐 ‘뭐 어때’다.”
시인 오은이 2020년부터 2025년까지의 시간의 안팎에 대한 성실한 기록이자, 자기긍정의 언어로 엮은 산문집 『뭐 어때』가 난다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지난 십여 년간 연재하는 사람이었던 시인 오은은 한 달에 한 번 돌아오는 마감일에 맞추어 칼럼을 썼습니다. 꾸준히 주기적으로 뭔가를 떠올리려면 자신의 안팎으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예의주시해야 하는 태도가 필요했습니다. 그는 개인적 기억과 사회적 기억을 부단히 오가며 그는 순간을 허투루 흘려보내지 않고 주변을 두루두루 살피며 ’아직‘을 ’당장‘으로 옮겨왔지요. 단정 짓는 데서 멀어지는 방식으로, 여기 없는 것을 기꺼이 상상하는 방식으로.
“뭐 어때”는 “괜찮아”와 맞닿아 있는 말입니다. 남의 시선에 얽매이지 않고 내 마음에 집중하고 싶을 때 하는 말이지요. 누군가와 비교하며 나를 증명하는 것이 아닌, 자신을 마음껏 받아들이는 말. 그 안에는 자기긍정의 씨앗이 단단하게 심겨 있습니다. 이렇듯 일상 속 작은 사건들로부터 얻은 재치 있는 성찰을 담아낸 산문집 『뭐 어때』는 비 오는 날 우산이 뒤집히고 엉덩방아를 찧는 순간에도 "뭐 어때"라고 중얼거리며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여유와 긍정의 비상약처럼 챙겨줍니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작은 실수나 실패에도 “뭐 어때”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요.
저자

오은

저자:오은
2002년『현대시』를통해등단했다.시집『호텔타셀의돼지들』『우리는분위기를사랑해』『유에서유』『왼손은마음이아파』『나는이름이있었다』『없음의대명사』,청소년시집『마음의일』,산문집『너는시방위험한로봇이다』『너랑나랑노랑』『초록을입고』『다독임』『뭐어때』등이있다.박인환문학상,구상시문학상,현대시작품상,대산문학상을수상했다.작란作亂동인이다.

목차

작가의말
아무렴,계속하여계속하면되는일5

2020년
열심히기억하는일18
변화를읽고잇는다는것22
손발이닿는존재26
‘뭐어때’활용법30
선택할수있다는것34
쉬는시간에무엇을했었지?38
11월에하는일42
‘그사람의말’이라서46
계속이어가는거지50

2021년
소박하지만커다란꿈56
슬픔과함께잘살기60
선택의갈림길64
마음에저울이있다면68
뭐라도하루에하나72
관중은없었으나사람이있었다76
잃었지만잊을수는없는80
돌아오는젊은시인을기다리는밤84
뚜벅뚜벅,또박또박88
견딤에대하여92
가고난뒤에오는것들96

2022년
속에담긴속담들102
지난번과다음번106
봄에도봄을기다리는사람110
신호들114
평등에다음은없다118
뜻밖의말들122
주고받기의어려움126
시큰둥해지지않기130
담을넘고사이로파고드는일134
애도의방식138
어두워질줄알기142
그런데도희망146

2023년
작심삼백육십오일152
제대로번복하고반복하기156
다시없는오늘,다시없을오늘160
물불가리지않기164
위로는노크다168
다르게사는상상172
힘입기,마음먹기,되살기176
우리에겐더다양한말이필요하다180
가의인생184
여행의이유는여유다188
미안해하는사람192

2024년
오늘한장면198
한수접는마음202
‘혹시나’의힘206
노란리본은오늘도노랗다210
비지의열번째뜻214
요리와글쓰기218
귀담아듣는일은장하다222
매일매일탐구생활226
짐작의힘230
숨은보금자리찾기234
어떤단어는삶을관통한다238
안식眼識을위한안식安息242
밥심과갈무리246

2025년
찾는일과되찾는일252
발견하는글쓰기256
기다림에어울리는말260
몰라도좋아요264

출판사 서평

저자의말

아무렴,계속하여계속하면되는일

지난십여년간나는연재하는사람이었다.한달에한번돌아오는마감일에맞추어칼럼을썼다.그사이연재코너의이름도변화를겪었다.‘청춘직설’이란코너에처음글을싣기시작했는데,몇년이지나그이름이‘직설’로바뀌었다.청춘이지났다는말인가싶어혼자허허웃기도했다.그러다또몇년이흘러‘직설’에싣던글을‘문화와삶’코너에연재하기시작했다.직설이란이름의코너가여전히있고,직설의뜻이“바른대로또는있는그대로말을함”임을떠올리면고개가끄덕여진다.내글쓰기가단정짓는데서멀어지는방식으로,여기없는것을기꺼이상상하는방식으로이어져왔기때문이다.
연재連載란“신문이나잡지따위에,긴글이나만화따위를여러차례로나누어서계속하여실음”이라는뜻이다.여기서중요한것은아무래도‘계속하여’가아닐까한다.계속하기위해서창작자는주기적으로뭔가를떠올리지않으면안된다.떠올린것을잊지않기위해메모하는습관도들여야한다.그러려면내안팎으로무슨일이벌어지고있는지예의주시해야하는태도가필요하다.그일이갖는의미에대해곰곰이생각해야한다.메모한것을토대로한편의글을완성해마감전에송고해야한다.신문과잡지는,특히일간지는발행일을늦출수없다.
타이밍도중요하다.매년4월이면세월호참사가,10월이면이태원참사가떠오른다.한해의끄트머리에다다르면연말연시의분위기에한껏설레면서도계엄의충격또한매년되새기게될것이다.크리스마스이브에발표되는글에크리스마스에관해쓰지않기어렵고중차대한일을외면한채신세한탄만하고있어서도안된다.개인적기억과사회적기억을부단히오가면서‘아직’을‘당장’에옮겨야한다.아직나타나지않은단어,아직표현되지않은문장,아직형상화되지않은장면,아직들려주지않은사연사이를바삐넘나들어야한다.타이밍은속도를맞추는일이자순간을허투루흘려보내지않는일,사건이벌어진바로그자리를지면위로옮겨다시펼치는일이다.
이자리를빌려경향신문에깊은감사의말씀을드린다.2016년부터귀한지면을내어주셨기에나는길위에서있을수있었다.잠자코서서주변을두루두루살필수있었다.서있기만하는데서그치지않고어디론가걷다어딘가에깃들수도있었다.평소라면지나쳤을현장에스스럼없이발들일수도있었다.개중어떤것은내삶을조금다른쪽으로이끌었을것이다.하루하루를연재하듯살아가며어제를오늘로,오늘을내일로잇댈수있었다.연재가없었어도나는쓰는사람이었을테지만,연재가없었다면나는조금덜성실하게쓰는사람이었을것이다.
『다독임』작가의말에나는이렇게썼다.“다독다독은의태어지만다독이거나다독임을받을때,우리는남들이듣지못하는어떤소리를듣는다.“괜찮아,괜찮아”라는뭉근하고다정한위로가들릴때도있고“괜찮아?괜찮은거지?”라는다급한물음이들릴때도있다.”“뭐어때”는“괜찮아”와맞닿아있는말이다.남의시선에얽매이지않고내마음에집중하고싶을때하는말이다.누군가와비교하며나를증명하는것이아닌,자신을몸소마음껏받아들이는말이다.심상하고심드렁한말처럼들리지만,그안에는자기긍정의씨앗이단단하게심겨있다.
씨앗에서어떤싹이틀지모르지만,그때를위해소리내어연습해본다.뭐어때,내가심었는데.어찌자라날지,어떻게뿌리내릴지아직은모르는데.모름지기모르는사람이제대로궁금해하는법이다.

2025년5월
오은

<편집자의책소개>

비상약처럼나를든든하게하는구호
오은시인신간!『뭐어때』

시를쓰는데꼭필요한것은
모티프를쥐고싶은마음,작은불빛한점을
가슴에품고매일매일기록하는태도였다

1.
틈나는대로국어사전을펼치며단어의뜻을톺아보는시인.한권의책,한사람의삶을스승으로여기며듣는일의귀함을몸소겪는이.잘말하기에앞서제대로귀담아들으려꼼꼼히읽는사람.지면위에한편의글을쓸때마다‘그런데도’가불러올변화를기다리는시인오은.그의2020년부터2025년까지한국사회안팎에대한성실한기록을담은산문집『뭐어때』가출판사난다에서출간되었다.연재지면에한달에한편꼴로발표한산문60편을묶었다.제목‘뭐어때’는‘괜찮아’와맞닿아있는말이다.누군가와비교하며나를증명하는것이아닌,자신을몸소마음껏받아들이는말로그안에는자기긍정의씨앗이단단하게심겨있다.안온해보이지만까뒤집어보면치열함으로들끓는각자의속.저절로되는게없는삶에서혼자이어달리기하듯,어제도착한곳에서오늘의골인지점을향해달리는날들.사랑하는일,살아가는일.우리가매일한다고믿어의심치않지만누군가“제대로?”물으면선뜻그렇다고답하기어려운일.다들척척제갈길을찾아가는듯보이는세상에서‘나만이상한게아니구나’라는발견은위안이된다.제시된문제에명쾌한답이아니라흐리터분한질문을나눠가질때그것이오히려우리를홀가분하게하리라.성큼성큼걸어가는사람을불러뒤돌아보게만드는,그에게잘지내냐고천천히말건네는듯한글들이다.있는그대로의자신을바라볼용기,스스로에게건네는쉼표가필요한이들에게『뭐어때』가가닿길바라는마음이다.
이십여년을바라보는쓰기노동자이자말하기노동자로스스로를칭하는시인오은.그는개인적기억과사회적기억을부단히오가며순간을허투루흘려보내지않고주변을두루살피며‘아직’을‘당장’으로옮겨왔다.‘그러려니’의마음으로세상일을받아들이게되리라고,알면서도속을거라는비관속에서도열심인태도로말을비집고들어가단어와단어,이야기와이야기를횡단하며흔흔히담을넘고사이로파고들었던그다.시인오은은시민으로서마땅한권리를주장할때조차먼저“미안하다”고말해야하는이들,시스템에의해이미졌다고통보받은사람의이야기에,듣겠다고작정해야만들리는작은목소리에귀를기울인다.승리는달콤하고패배는쓰라린것이라는약육강식의세계관을당연한것으로받아들이게되는세상에서오은은승패가가닿지못하는언어의건너편으로,패자를소외시키지않는더다양한말을향해서또박또박걸어간다.삶은성공과실패로간단히나눌수있는승부가아니라고.져도된다고,굳이이기려고하지않아도된다고“뭐어때!”라는특유의재치를담아웃어보이며.그렇게이책은실패속의작은성취를발견해낼수있는시선을독자에게선물한다.

2.
유독애통하고참담한일이많았던지난날.각자의자리에서견디고있는우리에게시인오은은어두울수록더큰존재감을발휘하는빛한점을찾아헤매는마음으로읽고쓰고듣고말하기를이어왔다.단정짓는데서멀어지는방식으로,여기없는것을기꺼이상상하는방식으로.몸안팎에서일어나는보이지않는통증과상실을직면하는용기를가지고꾸준히기록하고기억하는사람이여기있다.상실의고통과슬픔안에서시간은낡지않는다.아무리지키려고해도별수없이잃는것들이있을테지만상실로끝나지않고그리움으로다시태어나는것도분명있다.캄캄한한밤중,촛불을켤때태어나는작고밝고따뜻한느낌의희망.‘그것이있을까,과연어디에있을까’자조하면서도시인은홑을모아겹을만드는일을묵묵히수행해낸다.“아파!”라고외칠때곁에있는아빠를발견하는천진한마음으로.책의시작점인2020년은할수없는일이없다는게바로‘일’이었던코로나국면의복판이었다.‘거리두기’라는낯선말이서로의안전을위해필요했던팬데믹시절.물리적인방어막이심리적인장벽으로작용하며서로의삶을조금더외롭게만들며지치게했던시간이기약없이이어지던때다.무언가를지속한다는것이삶을지탱하는데얼마나큰도움을주는지,하늘사진을찍거나동네를한바퀴뛰는심상한일들이얼마나나를나답게만들어주는것이었는지우리는이제배웠다.사사로운일이라도매일하게되면차원이달라지는법.꾸준히해온읽기와쓰기,삶에적극적으로개입하고물들이며일상에새로운무늬를새긴다.기록하는사람이늘한창때를사는이유다.자신을잘알려고하는사람에게똑같은날은없다.

3.
오은시인은실타래를풀기위해실마리를찾는것이세계를이해하는일이라면,반대로실타래를짓기위해실마리를발견하는일은자기자신을이해하는일이라고말한다.글쓰기에입문할적에그는글을통해답을찾으려하는사람이었는데,이제는글을쓰고나면질문이남는다는사실을아는사람이되었다고.작은용기가커다란용기가되듯,작은질문이커다란질문으로변모하는것이다.헌책을반려책으로부르듯,같은물건이라도새로이름을붙이면존재의위상이바뀐다는사실을시인은안다.그렇게‘다름’은생겨난다.경계에가까운바깥,자발적으로중심에서멀어져‘가’에다가가는마음.그런사람은‘겉’이아니라‘속’을궁금해한다.주변부에다가가는사람만이볼수있는장면을향하여.시인은다짐한다.갑의인생이아니라가의인생을살아야겠다고.시인은말한다.『탐구생활』은개학하는날제출해야했지만,탐구가과연끝날수있을까.언젠가완성될수있을까.어쩌면삶은매일매일의탐구생활을통해겨우짐작될수있진않을까.강연에서오은시인은“삶은달걀같다”라는표현을비유의예시로들며묻는다.왜그럴까요?어떻게든깨지잖아요.깨져야태어나니까요.나타나니까요.다음장면이펼쳐지니까요.문학은성공과승리의언어로쌓은탑이아니라,실패와패배를껴안고어렵사리올린돌무더기에가깝다고믿는오은시인.그는계속해서사람이라는문을두드리고책뚜껑이라는문을열것이다.

책속에서

신발장의공간이부족했는지장례식장입구에는구두들이즐비했다.구두를벗으며다른이들의구두를슬쩍바라보았다.앞코가하얘진구두,뒤축이해질대로해진구두,새로산듯반질반질윤이나는구두,발바닥이닿는부분만벗겨진구두,징을박아넣은구두도보였다.엇비슷해보이는구두는저흔적들로비로소‘나의구두’가되었을것이다.사물에도손길이필요하다.손때가묻어야정이들고발길이이어져야생명력이유지된다.
-「손발이닿는존재」에서

기억하는사람은슬퍼하는사람이다.가장마지막까지남아있는사람이다.텅빈운동장앞에서사람들로북적이던시간을떠올리는사람이다.자신의감정을주체하지못해모래성을무너뜨린아이가있었고,스스로허문블록을다시쌓는아이가있다.지난번을기억하는사람만이다음번을기약할수있다.기억이기약이될때,미래는비로소구현된다.
-「지난번과다음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