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의 예술가

일요일의 예술가

$13.00
Description
‘난다시편’ 두번째 권
황유원 신작 시집, 『일요일의 예술가』 출간!
일요일은 이상한 날
가장 거세게 불타오르는 휴일의 정점이자
월요병을 앓기 전날

그런 일요일만 되면 일요일의 예술가는
얼마나 많은 호랑이를 일요일에 풀어놓나 _「선데이 리뷰」 부분

앙장브망(enjambement)의 도약대에서 꿈과 현실의 세계를 동시에 펼치는 무한한 꿈의 현실주의자(송승환) 시인 황유원의 신작 시집 『일요일의 예술가』가 난다의 시집 시리즈 난다시편 두번째 권으로 출간되었다. 2013년 『문학동네』로 등단한 이후 그는 김수영문학상, 대한민국예술원 젊은예술가상, 현대문학상, 김현문학패, 노작문학상을 잇달아 수상하며 매혹적인 시세계로 독자를 전율케 했다. 『하얀 사슴 연못』 이후 2년 만에 발표하는 이번 신작 『일요일의 예술가』는 황유원의 다섯번째 시집으로서 시 57편을 3부로 구성해 싣고 시인의 편지와 대표작 시 1편을 영문으로 번역해 수록했다.
‘일요일의 예술가’란 프랑스 화가 앙리 루소의 별명인 ‘일요일의 화가’에서 온 것으로 평일에는 주업에 종사하다가 주말에만 그림을 그리는 ‘아마추어 화가’를 가리키는 관용적 표현이다. 시인은 ‘일요일의 화가’를 ‘일요일의 예술가’로 잘못 기억하고 있었는데 그 말을 처음 (잘못) 들었을 때부터 그 표현이 마음에 들어 언젠가는 이것을 제목으로 시를 쓰거나 시집을 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일요일의 예술가’라는 말이 왜 그토록 시인의 마음을 끌었던 걸까? 황유원에게 예술, 그러니까 시란 본업이라기보다는 늘 ‘딴짓’이었다. 등단 후 먹고살 길이 막막해지며 시작한 번역 일이 어느 순간 본업이 되어버렸고 공부에 이어 시까지 포기하기에 이르렀기에. 평일뿐만 아니라 주말과 휴일까지 모조리 잠식해버린 일. 그럼에도 시는 길을 잃지 않고 다시 그를 찾아왔다.
시인은 이야기한다. 시를 쓸 때면, 쓰는 그 순간만큼은 통편집된 것처럼 황홀히 타오르는 백열과 함께 잠시 머리도 시간도 사라진다고. 그렇게 사라진 시간의 여파는 엄청나고 그후의 삶은 오직 그 시간을 되찾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황유원은 그 모든 시적 시간을 ‘일요일’이라고 부른다. 시를 거의 받아쓸 때 그는 자기도 모르는 새에 ‘일요일의 예술가’가 되어 있다. 대체 왜 사는지도 모르겠을 만큼 바쁘게 할일은 쌓여 있고 일요일은 여전히 요원하지만 그 사이사이 시는 찾아온다. 모든 평일을 일요일로 만들고 모든 일상을 예술로 연금해 탄생과 죽음에 저항하는 이 땅의 모든 ‘일요일의 예술가’들에게 이 시집을 바친다(황유원의 편지).
저자

황유원

저자:황유원
2013년『문학동네』를통해등단했다.서강대학교종교학과와철학과를졸업했고동국대학교대학원인도철학과박사과정을수료했다.시집『세상의모든최대화』『초자연적3D프린팅』『하얀사슴연못』,소시집『이왕관이나는마음에드네』가있다.

목차


시인의말005

1부생은다른곳에
장난감010
18012
쾅014
물총018
오줌싸기의예술020
우물물023
물가로새들이024
두꺼비들026
초대장028
1979030
에어프랑스033
생은다른곳에037
신세계원숭이042
관악기연주자의고독044
민둥산에서의하룻밤046
고골의코골이048
33052
옮긴이의말055
추도시058

2부MyFavoriteThings
MyFavoriteThings062
내가좋아하는것064
두들링(doodling)066
호작질068
쳇070
블루트레인073
0076
존재의방학078
굴렁쇠080
땅거지082
엽서084
가을절벽086
절벽꿈088
가을물고기091
가을밤094
밤비098
고독도로에서101

3부연중무휴
푸젠성의반딧불106
연중무휴108
평상109
햇볕114
선데이리뷰117
보석목걸이120
풍이122
종이말벌125
흙장난128
데저트블루스131
마라카스134
hwaryeokangsan136
공든탑138
백호의목소리140
백호의손142
어떤박수소리146
존재와시간148
별거151
염불교실152
12월154
하품156

황유원의편지159
AirFrance―TranslatedbyMinJiChoi165

출판사 서평

난다시편을시작하며

손에쏙들어오는시의순간
시를읽고간직하는기쁨,시를쥐고스며보는환희

1.
2025년9월5일출판사난다에서시집시리즈를시작합니다.시를모아묶었음에‘시편(詩篇)’이라했거니와시인의‘편지(便紙)’를놓아시집의대미를장식함에시리즈를그렇게총칭하게도되었습니다.난다시편의라인업이어떻게이어질까물으시면한마디로압축할수없는다양한시적경향이라말을아끼게되는조심스러움이있습니다.그러나모든것이시의대상이될수있고또모든말이시의언어로발산될수있기에시인에게그정신과감각에있어다양함과무한함과극대화를맘껏넘겨주자는초심은울타리없는초원의풀처럼애초부터연녹색으로질겼다고감히말씀드리고싶은단호함은있습니다.

2.
난다시편의캐치프레이즈는“시가난다wingedpoems”입니다.날기위해우리가버려야할무거움은무엇일까생각했습니다.날기위해우리가가져야할가벼움은무엇일까생각했습니다.바람처럼꽃처럼날개없이도우리들몸을날수있게하는건시가아닐까생각했습니다.사랑처럼희망처럼날개없이도우리들마음을날수있게하는건시가아닐까생각했습니다.하여온전히시인의목소리만을담아내기위한그릇을빚어보자하였습니다.해설이나발문을통한타인의목소리는다음을기약하자하였습니다.난다는건공중에뜰수있다는무한한가능성의말이니여기우리들시를거기우리들시로그거처를옮김으로언어적경계를넘어볼수있겠다는또하나의재미를꿈꿔보자하였습니다.시집끝에한편의시를왜영어로번역해서넣었는가물으신다면말입니다.시인의시를되도록그와같은숨결로호흡할수있게최적격의번역가를찾았다는부연을왜붙이는가물으신다면말입니다.

3.
난다시편은두가지형태의만듦새로기획했습니다.대중성을담보로한일반시집외에특별한보너스로유연성을더한미니에디션‘더쏙’을동시에선보입니다.“손에쏙들어오는시의순간”이라할더쏙.7.5×11.5cm의작은사이즈에글자크기9포인트를자랑하는더쏙은‘난다’라는말에착안하여디자인한만큼어디서든꺼내아무페이지든펼쳐읽기좋은휴대용시집으로그만의정체성을삼았습니다.단순히작은판형으로줄여만든것이아니라애초에특별한아트북을염두하여수작업을거친것이니소장가치를주기에도충분할것입니다.시를읽고간직하는기쁨,시를쥐고스며보는환희.건강하게지저귀는난다시편의큰새와작은새가언제어디서나힘찬날갯짓으로여러분에게날아들기를바랍니다.

책속에서

누워서쉬고있으면아무리억울할때라도아무리서글플때라도모든때가평상시가되는
머릿속이한없이평평해져서평상에서한생각이란생각은모두망상이자명상이되어버리는
고작한개의단어가
일요일의예술가는자신이제작한평상에드러누워
짧디짧은평생을세월아네월아유장히보내본다
―「평상」부분

사랑과사랑사이
지나간사랑과앞으로도래할사랑사이를신나게달리며
아니,실은나대신달려주는기차에한가로이몸을실은채
온몸에힘을빼고도아주엄청난속도로질주하고있게되는것이다
―「18」부분

어느덧다시가을절벽앞이다
여름기운은절벽앞까지밀려와
절벽아래말고는더는
갈곳없고
어느덧가을절벽앞이다
오후다섯시반인데벌써춥고
아까까지만해도괜찮던마음
시리고
낮과밤의길이는이제불과구분차이
―「가을절벽」부분

그러다서서히빗소리볼륨높아지기시작하면
야래향(夜來香)도아니면서금방황금빛노란꽃이라도피울듯
두눈꼭감아본다
아무래도이런날은그냥자기아까워

창이란창다열어놓고
없는창도굳이만들어열어놓고
귀든마음이든모조리다흠뻑적시고있노라면
나는영원히바깥에서노는것같다
―「밤비」부분

우리는고독도로에서
아무리멀리떨어져있어도서로
초고속으로만납니다
만나지않아도
앞으로만날일절대없어도이미만나버려서
몇배로고독한우리는
그만차에올라고독한시동을걸고
천천히고독도로를달리기시작합니다
고독도로가다시고속도로가될때까지
우리가다시는만나지않고
만날필요도없이
모두빛처럼흩어질때까지
―「고독도로에서」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