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리스트 모더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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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사회의 집합 심리를 예각적으로 탐구해 온 사회학자 김홍중이 지난 20세기 한국사회를 이끌었던 근본이념이 ‘생존주의(survivalism)’임을 밝힌다. ‘살아남는 것’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가치관이자, 윤리이자, 미학인 생존주의는 전쟁, 독재와 민주화 그리고 급격한 경제성장을 겪는 동안 한국사회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를 설명하는 핵심 키워드이다. 생존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이 책이 제기하는 심층적인 성찰과 분석은 그동안 우리가 살아낸 시간을 이해하는 동시에, 지금 현재 한국사회가 좇고 있는 가치와 욕망이 어떻게 비롯되었는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톺아보도록 안내할 것이다.
저자

김홍중

저자:김홍중
서울대학교사회학과를졸업.파리사회과학고등연구원(EHESS)에서박사학위를받음.현재서울대학교사회학과교수로재직하고있다.사회이론과문학,예술,문화사회학을전공한다.저서로『마음의사회학』,『사회학적파상력』,『은둔기계』가있다.

목차

들어가며

1장.나목(裸木)의사상?박수근과박완서의경우
2장.생존주의욕망기계?김기영의시네마
3장.서바이벌리스트모더니티란무엇인가?
4장.생존주의적통치성과근대의꿈?박정희를중심으로
5장.한국자본주의정신?정주영을중심으로
6장.신자유주의적서바이벌리스트의초상
7장.생존주의,사회적가치,그리고죽음의문제
8장.민중의자기초월?민중신학에서생태계급까지
9장.21세기생존주의의재구성?공(公),케노시스,인류세

참고문헌
출처

출판사 서평

살아남기위해서였음을왜말하지않았던걸까?

한국의20세기를이끌었던의식은무엇이었을까?그때우리가살면서제일중요하고치열하게좇았던가치와욕망은무엇이었을까?한국사회의집합심리를예각적으로탐구해온사회학자김홍중은전쟁,독재와민주화,그리고급격한경제성장을통과하면서우리가‘마침내’살아남을수있었던가장중요한동력으로‘생존주의(survivalism)’를제시한다.

생존주의에의하면,세계는정글이다.경쟁과도태의공간이다.생존주의자에게는살아남는것이제일중요하다.따라서생존에도움이되지못하는가치들은배제되거나우선순위에서밀려난다.한국의20세기는살아남는것을가장중요하게여기며이에방해되는것들을피하거나제거하는것을당연하게여기는생존주의로특징지어진다.

그동안한국의근대를설명하는여러이론들이있었다.서구의제도들을빠르게수용하며근대화과정이복잡하게혼재된‘압축적근대성’,정치와경제에과도한중심성이부여되는‘환원근대’,냉전시기의전쟁과군대를중요시하는‘군사화된근대성’,유교를주된문화적자원으로두고동아시아유교문명의큰틀위에서한국근대를바라보는‘유교적근대성’등이다.

그런데이이론들은역동적이고복합적인시간을직접겪어내고살아낸시민들의삶을충분히담아내지못했다.살아남기위해살아내기위해우리가감내해야했던서글프고,야비하고,모질고,집요해야만했던순간들면면에가닿지않았다.분명히존재했던순간들임에도우리는왜이순간들을움켜쥐지않았던가?살아남는것이그토록중요했음에도이야기되지않느라한국의근대,‘K-모더니티’의문은완전히열리지않았다.이책이제시하는생존주의라는열쇠를통해이제우리는문을완전히열고20세기한국사회를비로소완연히이해하고그다음을떠올릴수있게되었다.

살아남는다는것이란무엇인가?

김홍중은한국사회에서20세기생존주의에세차례의큰변곡점이있다고설명한다.첫째,1894년의동학농민혁명,갑오경장,청일전쟁이야기한충격속에형성된‘만국공법(萬國公法)생존주의’.둘째,1950년한국전쟁이후냉전체제에서형성된‘냉전생존주의’.셋째,1997년외환위기이후신자유주의국제질서에편입되는과정에서형성된‘신자유주의생존주의’다.이책에서특히집중적으로분석하는것은냉전생존주의다.김홍중은박정희의통치사상을생존주의적통치성의관점으로,정주영이꿈꾼한국자본주의정신을생존지향적발전주의로해석한다.

더불어김홍중은미술과문학텍스트에형상화된생존주의를함께짚어낸다.전후폐허속죽음과삶의경계에서생존해나가는한국민중의생명성을그린박수근과박완서의‘나목(裸木)’이미지를분석하고,김기영영화의근원적상상력을‘살아남는것’에대한욕망의표현으로해독하기도한다.

한편,생존주의가팽배한,정치적권력과경제적부를추구하는것이당연한사회에서‘인간삶에서궁극적으로옳고바람직하며타당한’가치는어떻게추구되는가?추구될수있기야한걸까?생존주의로가득한사회에서이러한사회적가치가쓸모없는것으로여겨지는것을‘사회적인것의공동화현상’으로설명하는김홍중은안병무와서남동의민중신학을통해사회적인것을추구하며타자와의공존을추구하는새로운생존의상상력을소개한다.

이제근대를넘어21세기로,비로소오늘로내일로

한국근대의간판사상은‘존재’도‘실존’도아닌‘생존’이다.생존은근대한국인의삶을규정한가장근본적문제이자강박관념이자이념이다.한국사회의성취와모순,빛과그림자,가능성과절망을모두끌어안은근원적사상이자서글프면서도야비하고잔인한질문이다.즉,우리의근대는“살아남는다는것이무엇이냐?”라는물음을중심으로형성되었다.이질문에정면으로대결을시도한이책은한국근대에대한치열한자기성찰이자,한국사회학의정체성에대한고민이면서,동시에21세기의새로운한국사회의가치와욕망에대한실험적탐색의기록이다.생존이라는키워드를중심으로우리가살아냈고앞으로살아낼시간을이해하는것은21세기한국사회가좇고있는가치와욕망이어떻게비롯되었는지이해하는한편으로.지금우리가향하는방향이무엇인지앞으로어디로향할것인지성찰하고가늠하는출발점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