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그워커의 사랑

도그워커의 사랑

$12.00
Description
1950년대 고속경제성장을 겪으며 부를 축적해온 95세 노부인 숙례가 실종되자, 뉴욕에서 정신과 전문의로 일하던 딸 소영은 한국으로 돌아와 재산 상속을 기다린다. 소영은 어머니의 집에 남은 반려견을 돌봐줄 도그 워커 하민을 고용하고, 그와 사랑을 시작하면서 자신이 오랫동안 외면해온 의식들과 마주한다.
저자

강동훈

저자:강동훈
급속한변화를겪은대한민국사회속세대간의갈등을살펴보고공존에대해고민하는극작가라는평가를받으며,제60회동아연극상희곡상을받았다.사운드울프아트디렉터로활동하고있으며,희곡〈I’m파프리카〉,〈그게다예요〉를썼다.

목차

1부.가볍고산뜻하게―13
1장.남겨진개―14
2장.산책―27
3장.동거―56

2부.거세게,그다음느리고여리게―71
4장.이혼―73
5장.끝―88
6장.이제정말준비가된것같아―101

출판사 서평

두세대를아우르는사랑과허무의초상

이음희곡선스물한번째작품『도그워커의사랑』은숙례와소영의삶을통해부의거품이만들어낸권태와불안,허무의실체를조명한다.낮과밤의이야기가교차하는구조로,낮의이야기는숙례의실종이후약6개월의시간을다룬다.뉴욕에서정신과의사로일하던40대여자소영은재벌이자어머니인숙례가실종되자한국으로돌아온다.어머니의집에머물게된그는어머니의반려견을돌보기위해고용한도그워커하민과사랑을시작한다.

한편,밤의이야기는1956년부터숙례가사라지던날까지의과거를따라간다.숙례의집에새로고용된미정은점차숙례의삶에깊이관여하게되고,단순한고용관계를넘어예기치못한방식으로서로에게스며든다.정의하기어려운두인물사이의교감은관객에게깊은여운을남긴다.

무대의여운을다시,텍스트로읽다

『도그워커의사랑』은작가강동훈이DACArtist*로선정되어집필한희곡으로,2025년10월29일부터11월16일까지두산아트센터Space111에서DACArtist프로그램으로초연된다.

본도서는이음이두산아트센터와공동제작하여초연의감동을텍스트로가장충실하게복원한희곡집이다.독자는소영과에디와하민,미정과숙례라는두세대가교차하는사랑이야기를텍스트로읽음으로써돈으로연결된세계속에서움트는감정선을세심하게따라갈수있다.또한한인간이반복되는허무와무기력,이유없는불안을마주하고마침내사랑을통해자립하는과정을발견할수있을것이다.

DACArtist:두산아트센터가공연예술분야의40세이하젊은예술가들을발굴,선정하여다양한창작활동을지원하는프로그램이다.


책속에서

글을읽지도쓰지도못하는숙례씨가이룬일가와재산을보고언제부턴가사람들은축복이라고,기적이라고말하곤했다.그러나네가숙례씨를처음만났을때,그때숙례씨는결혼적령기가한참지난,신원미상의부유한중년여자일뿐이었다.그밖에는모두다소문뿐이었다.(중략)그중유일하게소문이아니었던건,숙례씨가명백하게많은돈을가지고있다는사실이었다.
---p.25

하민:그런거면저는지금도제일상이충분히만족스러운데.선생님덕분에.
소영:이렇게골드디거처럼사는게?
하민:(웃으며)네.도그워커로지내는게.
소영:그럼이일이끝나면?새로운고객말고,나는그다음을묻는거야.
그런얼굴로지금이렇게사는건나한테도충분히합당해보이지만,
그게일이건,사람이건.원하지않더라도분명어느시기에는,
결국하민씨도계속해서쫓고싶은뭔가를만들어야할때가올걸.
하민:늘불면증에시달리면서은퇴를꿈꾸는네고객들처럼?
---p.37

에디:당신취향은갈수록사치스럽게변해서,내월급이아무리올라도늘부족했지만,뭘받아도당신은늘일년뒤면그게어디에있었는지도잊어버렸지만,그래도난그걸떠올릴때마다정말행복했어,당신이정말로원하는거,그걸당신이받아들때그순간의얼굴을보면난,이럴수는없을거라고,늘나가던교회도끊고도내안은늘가득찼어.
---p.45

미정:저런여자들.원하는걸반드시,어떤수를써서라도가지고야마는여자들.
저런여자들은처음에는아주뻔하고다루기에도쉬워보이지만,그안을막상들여다보면안개가낀비탈길이깔려있고,그너머엔아주깊은골짜기를숨기고있다.잘못그안에발을들였다간순식간에미끄러져한참떨어져버리고말거라고.
그러니명심해야한다.저런여자에게는지금도마당에찾아오는개와내가하등다르지않다.돈,술,섹스,과일,옷,늘뭔가에중독되어있는숙례씨가그중에서도가장중독되어있던건사랑이었다.
---p.59

미정:재벌이되면,저정도로돈이많아지면모두미쳐돌아버리는걸까.너는숙례씨가왜그런머저리같은말을하는지이해할수가없었다.그런데도숙례씨는말도안되는이야기를정말인것처럼.정말그렇게믿는것처럼말했다.그리고…숙례씨는부탁이있다고했다.
---p.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