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종말 (좀비 아포칼립스에서 인류세까지 종말론에 대한 단상)

세상의 종말 (좀비 아포칼립스에서 인류세까지 종말론에 대한 단상)

$28.00
Description
기후위기, 대멸종, 인류세, 재난의 일상화. 오늘날 ‘종말’은 더 이상 종교적 예언이나 허구적 상상 속에 머무르지 않는다. 핵전쟁 이후의 절멸, 기후과학이 경고하는 티핑 포인트, 인류세를 둘러싼 논쟁, 좀비 아포칼립스와 디스토피아 영화까지 종말은 이제 뉴스에서 보도되고, 정책의 전제가 되며, 개인의 삶과 선택을 둘러싼 조건이 되었다.

브라질의 철학자 데보라 다노프스키와 인류학자 에두아루드 비베이루스 지 카스트루의 공저 『세상의 종말』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이 책은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종말을 상상해왔으며, 그 상상은 어떤 세계관과 정치, 어떤 인간상을 전제하고 있는지를 묻는다. 서구 근대의 상상력은 인간 없는 세상을 수없이 그려왔지만, 세상 없는 인간을 사유하는 데에는 극도로 취약했다. 폐허가 된 지구, 인간이 사라진 이후에도 계속되는 자연의 시간은 상상할 수 있지만, 인간이 더 이상 세상의 주인이 아닌 존재로 살아가는 방식은 쉽게 떠올리지 못한다. 인간의 역사와 세상의 역사를 동일시해온 인본주의적 사고 속에서, 인간의 종말은 곧 세상의 종말로 이해되어 왔다.

이 책의 저자들은 철학과 인류학, 기후과학, SF와 대중문화에 이르는 다양한 텍스트를 가로지르며서구 근대의 종말 담론이 공통적으로 인간을 세상의 중심이자 기준으로 설정해왔음을 드러낸다. 『세상의 종말』은 이를 해체한다. 기후 위기로 삶의 터전을 잃은 세상, 식민주의와 개발로 이미 끝나버린 세상, 그리고 여전히 다른 방식으로 지속되거나 새롭게 형성되는 세상까지. 이 책은 종말을 단일한 사건이 아니라 서로 다른 세상이 끝나고 시작되는 방식으로 사유하도록 이끈다.
저자

데보라다노프스키

브라질의철학자.리우데자네이루교황청가톨릭대학교에서철학을가르치고있다.근대형이상학을전공했으며,지구의미래를둘러싼논의에적극적으로참여해왔다.

목차

브뤼노라투르의서문
영어판머리말
감사의말

웬사나운짐승이…
…마침내그것의시간이왔다…
…는태어나려고베들레헴을향해웅크리고있는가?
사유가배제된외부,또는타자의죽음
마침내홀로
사람들로이루어진세상
인간과지구생활자는가이아전쟁중

결론:벼랑끝의세상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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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핵전쟁,기후위기,대멸종그리고인류세까지
다른이름으로되풀이해온같은질문
“인간의종말은과연세상의종말일까?”

★★★
강렬한문제의식과깊은사유가응축된책
-도나해러웨이

★★★
오늘날인류가직면한위기에대해급진적이면서도다원적인
철학적인간학을제시하는눈부신역작
-디페시차크라바르티

★★★
브뤼노라투르서문수록

기후위기,대멸종,인류세,재난의일상화.오늘날‘종말’은더이상종교적예언이나허구적상상속에머무르지않는다.핵전쟁이후의절멸,기후과학이경고하는티핑포인트,인류세를둘러싼논쟁,좀비아포칼립스와디스토피아영화까지종말은이제뉴스에서보도되고,정책의전제가되며,개인의삶과선택을둘러싼조건이되었다.

브라질의철학자데보라다노프스키와인류학자에두아루드비베이루스지카스트루의공저『세상의종말』은바로이지점에서출발한다.이책은우리가어떤방식으로종말을상상해왔으며,그상상은어떤세계관과정치,어떤인간상을전제하고있는지를묻는다.서구근대의상상력은인간없는세상을수없이그려왔지만,세상없는인간을사유하는데에는극도로취약했다.폐허가된지구,인간이사라진이후에도계속되는자연의시간은상상할수있지만,인간이더이상세상의주인이아닌존재로살아가는방식은쉽게떠올리지못한다.인간의역사와세상의역사를동일시해온인본주의적사고속에서,인간의종말은곧세상의종말로이해되어왔다.

이책의저자들은철학과인류학,기후과학,SF와대중문화에이르는다양한텍스트를가로지르며서구근대의종말담론이공통적으로인간을세상의중심이자기준으로설정해왔음을드러낸다.『세상의종말』은이를해체한다.기후위기로삶의터전을잃은세상,식민주의와개발로이미끝나버린세상,그리고여전히다른방식으로지속되거나새롭게형성되는세상까지.이책은종말을단일한사건이아니라서로다른세상이끝나고시작되는방식으로사유하도록이끈다.

인간없는세상,세상없는인간
이책에서반복적으로등장하는대비는‘인간없는세상’과‘세상없는인간’이다.인간이사라진이후에도지속되는자연의시간,혹은폐허가된지구는비교적쉽게상상된다.그러나인간이더이상세상의기준이나주인이아닌존재로살아가는방식,다시말해세상없는인간을사유하는일은훨씬어렵다.저자들은이러한비대칭이인간의언어,역사,미래를세상의기준으로설정해온인간예외주의에뿌리를두고있다고말한다.이러한사고속에서인간의종말은곧세상의종말로이해되어왔고,다른존재들이구성해온세상은부차적인것으로밀려났다.

인류세를둘러싼논쟁들
책의중반부에서는기후위기와인류세를둘러싼논쟁을본격적으로다룬다.인류세를단순한과학적명명이나새로운시대구분으로받아들이는것이아닌,인간과세상의관계를재사유하도록요구하는문제적개념으로다룬다.이과정에서브뤼노라투르,이자벨스탕게르스,디페시차크라바르티의논의가주요한참조점으로등장한다.라투르는인간과비인간,자연과사회를분리해온근대적구도를비판하며,인간이더이상세상의외부에서자연을관찰하거나통제할수없는존재가되었음을강조해왔다.그의논의는인간을지질학적·정치적행위자로위치시키는인류세담론이기존의인간중심적사고를어떻게흔드는지를보여주는사례로다뤄진다.반면스탕게르스는‘가이아’개념을통해,인류세를인류의통합이나새로운보편성의이름으로받아들이는태도에비판적인입장을취한다.그녀에게가이아는인간을하나로묶는상징이아니라,인간에게불편함과저항을요구하며인간스스로의사고방식을문제화하는이름이다.차크라바르티의논의는인류세가역사서술과정치적책임의문제에던지는질문을부각한다.그는인간의역사를지구의역사와분리해온기존의사고가더이상유지될수없게되었음을지적하는동시에인류라는범주가그이름아래책임의차이를지워버릴위험을함께안고있음을강조한다.『세상의종말』은이들의논의를인류세라는개념이지닌가능성과한계를검토하는과정에서비교의대상으로활용한다.


아메리카원주민의우주론을통해배우는생존의방식
저자들은서구근대의종말사유를상대화하기위해아메리카원주민들의우주론과존재이해를본격적으로호출한다.이논의는종말을하나의보편적사건으로가정해온사고에균열을가하는역할을한다.비베이루스지카스트루가명명한이른바‘아메리카원주민의관점주의’에따르면세계는인간만의것이아니며,인간역시세계를독점적으로대표하는존재가아니다.

많은아미레카원주민사회에서인간,동물,영혼은동일한세계를서로다른관점에서살아가는존재들이다.재규어는자신을인간으로보며,다른재규어들을동료인간으로인식하고,인간은그들의관점에서전혀다른존재로나타난다는것이다.이처럼세계는단일한자연위에다양한문화가덧씌워진구조가아니라,관점마다다르게구성되는복수의세계들로이루어져있다.이러한세계관에서종말은하나일수없다.세계는단일한전체가아니라,각기다른존재들이관계맺으며구성해온삶의장이기때문이다.

이책에서아메리카원주민의우주론은단순한사례나대안으로제시되지않는다.오히려서구근대가자연과문화,인간과비인간을분리해온방식이필연적이지않다는점을드러낸다.인간의역사와세계의역사를동일시해온사고,인간의종말을세상의종말로등치해온종말론은이러한관점앞에서더이상자명하지않다.

『세상의종말』은종말이후의해답이나새로운구운서사를제시하지않는다.세상이언제끝날지를말하지도않는다.다만우리가어떤세상의끝을세상의종말이라고불러왔는지,그리고그말하기가어떤세상들을끝나게해왔는지를끝까지따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