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왜 그래 (끝내 그리워지는 사람에 대하여)

사랑이 왜 그래 (끝내 그리워지는 사람에 대하여)

$18.00
Description
정말, 사랑이 왜 그럴까.
이 책은 한 사람의 가장 내밀한 기억에서 출발한다. 엄마에게 받은 사랑은 불완전했다. 외면했고 속였다. 엄마는 나보다 자신을 더 사랑하려 했다. 그런데도 작가는 끝내 엄마를 완전하게 등지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엄마를 그리워한다. 그것은 미워한 기억보다 사랑받고 싶었던 마음이 더 오래 살아남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상처라고 굳게 믿어왔던 장면들이 실은 서툰 사랑의 이면이었음을 뒤늦게 알아버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상처라 믿었던 일들
서툰 사랑의 흔적이었음을.
작가의 기억을 따라 80, 90년대를 지나다 보면 때로는 따스한 추억과 향수를 마주하게 된다. 저녁 무렵 집 안을 채우던 TV 소리, 만화책, 김이 모락모락 오르던 부엌, 투박하지만 분명했던 손길들. 그러나 그 온기 속에도 미처 다 닿지 못한 마음이 있었다. 자꾸만 어긋났기에 더 오래 마음에 남아버린 감정들을 작가는 미화하지도, 단죄하지도 않는다. 대신 한 겹씩 들춰 보이며 묻는다. 사랑은 왜 그렇게 엉성하고, 왜 그렇게 아프면서도 쉽게 놓을 수가 없는지.

용서나 이해를 목표로 하지 않는다.
『사랑이 왜 그래』는 엄마라는 존재를 둘러싼 기억을 중심에 두고, 한 사람의 성장을 고통과 그리움, 회한과 회복의 감정으로 밀도 있게 기록한 에세이다.
작가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주고받은 상처와 그리움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는다.
한편, 살아오는 동안 만난 다정한 시선과 든든한 말들, 자신을 붙들어준 ‘좋은 어른들’의 흔적 또한 함께 길어 올린다. 한 사람의 성장은 결코 혼자만의 힘으로 완성되지 않음을 이야기한다.
어른이 된 지금, 작가는 글이라는 방식으로 그 시절의 자신과 기꺼이 마주한다.
저자

봉부아

안녕하세요. 처음 만나는 분도 다시 뵙는 분도 반갑습니다. 책을 열어주어 고맙습니다. 지은 책으로는 에세이 『다정함은 덤이에요』와 소설 『그걸 왜 이제 얘기해』가 있습니다.

목차

프롤로그 : 사랑은 왜 이렇게 어려운가요

1부. 마음이 서툴러서
나의 어머니들
행복의 모양
멍청한 거짓말쟁이
바람이 분다고
부르고 부른 이름
나의 그리마 선생님
할아버지가 가르쳐준 것
어느 겨울밤에
얘 머리에 벌레가 있어요
불행이 준 축복
짱구라는 선물

2부. 세상이 그래
새벽 두부 종소리
사흘
체육복과 스웨터
발가락이 닮았다
모순적인 사람
바나나가 덜 달콤했더라면
옆집 아줌마의 한자
조금만 더 기다려줘
그럼 우리는 자매인가요
당신의 아침밥과 저녁밥 덕에
여자들의 연대
우리의 여름

3부. 그리움은 익숙해서
사주를 믿으세요?
나의 보호자
검은 팬티의 날
내 이름 어디에
평범해서 어려운 일
난 차라리 웃고 있는 삐에로가 좋아
슬픈 도시락
너희는 바보구나
태양과 모자
너의 자리로

4부. 사랑이 왜 그래
너는 누구니
사랑이 왜 그래
비밀이란 없으니까
물 위에 떠서 사는 식물
그리움만 쌓이네
시발, 내 동생
너를 위한 기도
장래 희망은 고아
성묘 가는 길
파란 심장의 아이
여전히 거짓말쟁이
추억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했는데
과거의 하루로 돌아갈 수 있다면

에필로그 : 뒤늦게 띄우는 편지

출판사 서평

중년이 되면, 모든 관계에 초연해질 수 있을까
나이 들어간다고 해서 관계가 단순해지지는 않는다. 여전히 친구의 말 한마디에 서운해지고, 믿었던 사람의 태도에 마음이 흔들린다. 가족과의 거리는 가까워졌다가도 어느 날 다시 멀어진다. 가장 오래된 관계인 부모와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이해할 만큼 이해했다고 생각하면서도, 문득 떠오르는 한 장면에 또다시 마음이 쓰인다. 서툴고 어긋나기만 했던 부모의 행동을 어디까지 받아들여야 하는지, 그것을 용서해야 하는지조차 여전히 헷갈린다.
그러나 힘든 시절의 기억이 다른 얼굴로 돌아오는 순간이 있다. 아이였을 때는 몰랐던 사정이 보이기도 하고, 이해한다고 말해놓고도 끝내 서운함이 남아 있음을 인정하게 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외려 중년이 되어서도 부모를 향한 그리움과 미움, 연민과 원망은 한데 뒤섞인 채 현재진행형일 수밖에 없다. 작가는 그 순간들을 기꺼이 직면한다. 기억을 덮어두는 대신 다시 꺼내어 문장으로 옮긴다. 나와 부모, 나아가 타인의 마음을 더 이상 모른 척하지 않기 위해서.

누구도 겨누지 않는 사랑의 기록을 위해
이 책을 작업하는 동안 작가는 자주 멈추어 서고 오래 고민했다. 이 기억이 누군가에게 다른 상처로 번지지는 않을지, 독자가 자신의 부모에 손가락질하진 않을지, 지금의 내 가족이 보고 상처받진 않을지, 매 순간 고민했다. 그 과정에서 작가는 글을 여러 번 고쳐 쓰고 문장을 다듬었다. 자신의 아픔을 드러내되 그것이 누군가를 겨누는 화살이 되지 않도록, 반대로 누군가가 자신의 사랑을 보며 고개를 젓지 않도록 섬세하게 글을 매만졌다.
만약 책장이 술술 넘어가고, 읽는 동안 마음이 동한다면, 그것은 작가가 집필 내내 놓지 않았던 ‘독자’라는 존재에 대한 고민의 결과일 것이다.

이 책은 관계 속에서 한 사람이 어떻게 흔들리고, 버티고, 자라왔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임을 분명히 한다. 상처의 원인을 특정하거나 책임을 묻기보다, 한 사람이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겪은 복잡다단한 감정의 결을 따라간다. 미움과 그리움이 한 몸처럼 얽혀 있는 순간들, 이해와 원망이 함께 발현되는 장면들, 그 모순을 쉽게 정의하려 하기보단 있는 그대로 기록하려 한다.
결국 이 책은 사랑을 변호하지도, 고발하지도 않는다. 다만 누구도 겨누지 않는 자리에서, 한 사람이 지나온 시간을 조용히 펼쳐 보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