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방식

표현의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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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나에게 음식(食)은 표현의 방식(式)이다.”
「삶을 대하는 시선, 식 시리즈」 두 번째 산문집.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고, 과일을 깎은 뒤 누군가를 식탁에 앉히는 일. 이는 단순히 끼니를 해결하기 위한 과정이 아니다. 그 안에는 말로 다 하지 못한 마음과 환대가 있다. 『표현의 방식』은 작가가 그런 마음으로, 정성껏 밥을 짓듯 글을 지어 책이라는 식탁 위에 차려낸 산문집이다.

작가에게 ‘식(食)’은 단순한 생존의 도구를 넘어 누군가에게 가장 진솔하게 마음을 전할 수 있는 특별한 언어이자 표현의 방‘식(式)’이다. 손길에 담긴 정성과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그래서 손수 만든 음식 하나는 때로 긴 설명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준다.

삶은 거창한 사건보다 소소한 음식 하나로 더 오래 기억되곤 한다. 평범한 음식들이 불러내는 작가의 이야기는 곧 다정한 풍경이 되기도 한다. 책장을 덮고 나면, 따뜻한 밥 냄새가 집 안에 가득 번진 순간처럼, 사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마음속에 오래 간직하게 될 것이다.
저자

이은

저자:이은
밥을짓는마음으로글을짓는사람.
쓴책으로는난임에세이『엄마가되고싶었던날들』이있다.

목차

프롤로그:초대,마음의식탁으로

1부.한그릇의진심
표현의방식
행복의냄새
도시락앞의소녀
그의주말한끼
아직연습중
조카의미역국
와플
마늘국
불안과결핍
형수님의민물매운탕

2부.마음의맛
밥:짓다
보늬밤:고생끝에얻은달콤함
곡간을채운다는건:엄마와냉장고
비닐봉다리속의그건:고마움
엄마의손맛:영란씨의비법양념
꿀:오늘도열심히꿀빨겠습니다
감:까치밥1
시절인연:까치밥2
귤:콧노래
커피:달콤쌉싸름한당신의닉네임
사진:술과결혼식과아버지

3부.식탁위의다리
프라이팬카스텔라
대왕비빔국수
그시절,우리가사랑했던아침밥
따뜻하게데운베이글에크림치즈
“내가한게더맛있다니까.”
대용량고등어조림

출판사 서평

마음을담은한끼가바로여기에
갓지은밥냄새에하루의피로가풀리고,좋아하는반찬하나에마음이들떴던적이,누구라도한번쯤은있지않을까.『표현의방식』에는그런순간들을길어올려따뜻한문장으로빚어낸글이담겨있다.작가는여름날의첫콩국수,조카가끓여준미역국,하물며작은귤하나처럼소박한먹을거리에서도다채로운마음을발견한다.
『표현의방식』은작가가세상에건네는또하나의표현이자방식이다.음식을매개로하지만,그안에는단순한맛이나추억을넘어삶을어떻게살아내고,서로를어떻게보듬을것인가에대한사려깊은시선이가득하다.

음식은사라져도
여운은오래남으니까
작가는음식을소재로관계를이어가는섬세함,사람을아끼는고마움,다정함,결핍,상처,회복,믿음에대해말한다.누군가에게귤하나를건네는작가의마음은긴설명보다진실하다.정성껏차린밥상은곧작가가삶을대하는방식이된다.
책이전하는다정한말들과오래남을이야기들이독자분들의하루에도닿기를바란다.

책속에서

『표현의방식』을준비하면서누군가를내집에,내식탁으로초대하는기분이었다.어떤것을좋아할지몰라이것저것준비하고싶었지만,결국내가나누고싶었던이야기,가장대접하고싶었던마음을꺼내어차렸다.한문장한문장에한끼의밥을짓는마음을담았다.
-p.7「프롤로그」중

서운하고화가나는감정을담아만두지않고꺼내기시작했다.당연하게도모든것이서툴렀다.작은감정하나도제대로꺼내지못해꾹꾹담아만놓다더는견디지못해폭발하듯터지는순간들이있었다.그건표현이아닌표출이었다.나는표현을해야했다.정제되지않은날것그대로를쏟아내는표출이아니라나도상대방도다치지않을표현을.피어나는감정을조절할수는없어도꺼내는방식은조절할수있어야하지않을까.나를표현하는데도연습이필요하다.그과정에서비록여러시행착오를겪을지라도멈추지말고계속해서.
-p.61「아직연습중」중

남편이차비처럼내미는와플을보면서터지는웃음을참을수가없었다.적당히취한얼굴로무심하게와플을내미는그의모습도퍽귀여웠고.무엇보다고마웠다.와플도,와플을든채기다리고,차에타건네는그마음까지모두.소소하지만결코사소하지는않은그의마음이와플과함께내게왔다.
감동의순간은언제나이렇게예고없이찾아온다.커다란이벤트야설명이필요없을만큼벅차지만,생각하지못한순간에훅치고들어오는말한마디나행동하나에감동은자연스레따라온다.준비한감동보다우연한다정함이기억에더오래남는다.
-p.75「와플」중

밥은‘하다’가아니라‘짓다’라고표현한다.‘짓다’의뜻을사전에서찾아보면‘재료를들여밥,옷,집따위를만들다’라는뜻이첫번째로설명되어있다.재미있는건설명의세번째는‘시,소설,편지,노래가사따위와같은글을쓰다’라는거다.밥(食),옷(衣),집(住).인간생활의가장기본이되는세가지요소를만드는것도,그가운데食의이야기를쓰고있는나의행위도모두‘짓다’로연결되어있다는게참재미있다.마치이쓰기가내게는의식주만큼중요한일처럼느껴지기도하고.그도그럴것이쓰는일이결국나를살리는일이기도했으니.
-p.115「밥:짓다」중

작은병에나눠담아두었다가야금야금꺼내먹을땐만드는동안의수고는까맣게잊게된다.그자체로맛이좋아서이기도하지만그수고로움덕분에더깊고달콤하게느껴진다고해도과언은아닐거다.고진감래가별건가.바로이맛이고생끝에얻은달콤함이아니고뭐겠냐고.그렇게만든보늬밤은혼자먹기엔아까워가까운지인들에게선물하곤한다.수고는내가이미했으니선물받은당신은그저맛있게만먹어주면충분하다는마음으로.그러다보면정작내가먹는양보다선물하는양이더많아지기도하는데,그게전혀아깝지가않다.원래맛있는건나눠먹는거니까.애초에그런마음으로만드는것이기도하고.
-p.123「보늬밤:고생끝에얻는달콤함」중

마음의추를영점에서움직이게하는건아주사소한순간들이다.그순간은외부에서오기도하고내안에서발현되기도한다.이왕이면내쪽에서먼저시작해보는게추를움직이기에는더빠르고확실한방법이겠지.귤두개에마음을담아보내고,보낸마음의회신을웃음으로받았던순간들.가벼워진발걸음과콧노래가바로그증거가아니었을까.
-p.184「귤:콧노래」중

엄마와나는점점더불러오는배를두드리며거실에나란히누웠다.배부르다는말이틈틈이웃음에실려숨결처럼가볍게새어나왔다.과거의어느시간을불러와이야기를나누다누가먼저랄것도없이까무룩잠이들었다.초여름의햇살만큼따사롭고느릿한행복이거기에있었다.
-p.221「대왕비빔국수」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