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

엄마와 딸들의 미친년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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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21년, 언니가 죽었다.
삶에 지친 언니는 모든 에너지를 쏟고 소진사消盡死하였다.
언니의 장례식장에서 사람들은 밤새 춤을 추었다.
나는 미친년이다, 그리고 우리 언니와 엄마는 더 미쳤다.”
우리 사회의 가난과 슬픔, 불안과 고통, 여성의 삶을 기꺼이 직시하고 노래해온 아티스트 이랑이 지금껏 공개된 적 없었던 자신의 역사를 써내려간다. 아니, 대를 이어 내려오는 한국 여성들의 역사이자 딸, 엄마로 살아가는 것의 고통과 슬픔을.
2021년 12월, 언니가 죽었다. 언니가 오래 준비하던 크리스마스 댄스 공연을 앞둔 날이었다. 이랑은 ‘시끄러운 공주 스타일’이었던 언니를 위해 머리에 장난감 보석 왕관을 쓰고 상주를 맡았다. 장례식에서 사람들은 언니의 자리를 비워두고 춤을 췄다.
가족과 사회의 압력 속에 스스로의 몸과 마음을 타인에게 전부 내어주며 최선을 다해 사랑하다 기력이 다한 언니의 죽음을, 이랑은 자살이 아닌 ‘소진사(消盡死)’라고 정의한다.

4년에 걸쳐 한 글자 한 글자 아주 오래 썼고, 쓰는 데 고통스러웠으니 읽기도 고통스러우리란 생각에 프린트로 엮어 서로를 구하는 사이인 몇몇과만 나누던 원고였다. 고통으로 점철된 한국에서는 출판할 생각이 없어 일본과 대만에서 먼저 출간한 원고였다. 실제로 이랑이 조심스레 보내온 원고를 본 이들은 각자의 이유로 오열하고 통곡했다. 여성 작가들의 서사에 집중해온 이야기장수 편집부에서도 교정을 볼 때마다 펜을 던지고 책상 앞에 고개 숙인 편집자들의 울음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고 나면 마음속에 사랑이 남는다. 슬픔과 광기와 죽음의 역사이지만, 또한 그후 끝내 이랑을 일으켜 밥을 먹게 하고 계속해서 살아 버티게 한 영원하고 무구한 사랑의 역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랑은 조금만 더 용기 내 원고를 세상에 공개하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말한다.

“이 책을 죽기 살기로 읽어주세요.”
_‘프롤로그’ 중에서

그리고 20년간 함께 살다 세상을 떠난 고양이 준이치의 입을 빌려 잘 먹고, 잘살자고, 살아내자고 이야기한다.

“밥을 잘 먹으면 힘이 생길 거야. 밥을 잘 먹어야 해.”
_‘준이치가 이랑에게’ 중에서

이것은 “세상에 온 것이 힘에 부치는 모든 사람들에게”(김하나 추천사), 그리고 “사랑 때문에 가슴 찢어진 채 살고 있는 사람에게”(정혜윤 추천사) 바치는, 사랑의 역사서이다.
저자

이랑

가난,죽음,슬픔,불안과고통을기꺼이직시하며말과노래의쓰임을고민하는아티스트.정규앨범〈욘욘슨〉〈신의놀이〉〈늑대가나타났다〉를발표했다.제14회한국대중음악상최우수포크노래상,제19회한국대중음악상최우수포크음반상과올해의음반상을수상했다.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영화연출을전공한뒤뮤직비디오,단편영화,웹드라마감독으로도일하고있다.지은책으로『내가30代가됐다』『대체뭐하자는인간이지싶었다』『오리이름정하기』『좋아서하는일에도돈은필요합니다』『기타를작게치면서』등이있다.
‘이랑’은본명이다.

2021년언니이슬이세상을떠났다.
2024년20년간함께산고양이준이치가이별을떠났다.

이랑은살아있다.

목차

추천의글_김하나정서경정혜윤송혜진ㆍ4

작가의말_이글을죽기살기로읽어주세요ㆍ7

몸이기억하는장면들ㆍ13
엄마와딸들의미친년의역사ㆍ23
책으로맞으면서자라,책을쓴다ㆍ53
언니를찾아서_이슬(1983.11.3~2021.12.10)ㆍ73
세가지죽음과세가지사랑ㆍ87
다이아몬드가되어버린언니ㆍ101
언니의장녀병ㆍ115
랑이는일찍죽을거야ㆍ131
나의사랑과죽음일기ㆍ141
모든삶이드랙(DRAG)ㆍ151
언니차예요ㆍ159
죽음을사랑하기를그만둘까ㆍ169
지금은지금의어리석음으로ㆍ183
너와나의하루ㆍ195
이몸으로살아있는것이전부ㆍ201
뚜벅뚜벅,1도모르는신기속으로ㆍ207
이랑이준이치에게ㆍ235
준이치가이랑에게ㆍ241
확실하게사랑해주어고마워ㆍ245

연대기_IHaveLivedaLifeㆍ251

출판사 서평

어째서대한민국여자들은미친년이되고마는걸까?

“그래그래,네가힘들고죽고싶을만도하지.엄마는미쳤고,아빠는쌍놈이고,
할매들도다정신병자고,친척들은사기꾼이니.”
_‘엄마와딸들의미친년의역사’중에서

폭력이난무하는부모아래서자라난3남매는서로를혈연이아닌‘피해생존자동지’로서사랑한다고말한다.그럼에도어린이랑은엄마를너무나사랑해서,엄마옆에붙어앉아책읽고노래를부르며사랑을갈구한다.언니역시가족을끝끝내놓지못하고돌보느라자신을전부소진한다.
어떤여자들은왜대를이어미친년으로자라나는걸까?어쩌면미칠수밖에없는게아니었을까?전쟁으로가족을잃은슬픔,대를이을장손을찾아양손을들이는과정에서생긴갈등,남아선호사상으로인한차별등많은사람이가족안에서상처를받지만,그이야기를꺼내지못한채살아간다.침묵속에서상처는곪고,커지며대물림된다.이랑은자신의뿌리와역사를똑바로살피고,드러내기로한다.누군가를비난하기위해서가아니라,왜그런일이일어났는지이해하기위해서다.그리고그역사가자신안에서여전히이어지고있다는사실을마주하기위해서.
그런의미에서이책은한가족의사적인이야기이지만,단순한가족이야기에머물지않는다.자신을이해하려는노력이자침묵속에남겨진여성들의역사를기록하려는시도이기도하다.

가부장제와남아선호사상에물든대가족집안에서태어난우리엄마김경형의‘미친년인생’은엄마탓이아니다.엄마탓은아니지만엄마가미친년이될수밖에없었던그잔혹한굴레속에서나또한미친년으로자라났다.그나마나는내이야기를세상에꺼낼수있는미친년이라다행이다.하지만나뿐아니라엄마의미친년역사도무척소중하기에세상에널리알리고싶다.
_‘엄마와딸들의미친년의역사’중에서

『엄마와딸들의미친년의역사』는원래‘한국에서는낼수없는책’이었다.너무나도내밀한가족사가담긴탓이었다.실제로이책은일본과대만에서먼저출간됐고,먼저읽은일본독자들로부터“읽는게고통스럽지만멈출수없다”“가족과죽음에대해이렇게솔직하게쓰는책은드물다”등의찬사를받았다.초판5천부가수일만에소진되어중쇄를거듭찍었다.한국에서는『이랑엄마김경형의역사』를한정판미니북으로포함해덧붙이는것을조건으로발간이결정됐다.
문화와언어를넘어,가족안에서상처받고,혼자서아파본적있는사람들이이책을꼭읽어야할이유다.

“이책은사람을살릴거야.”_송혜진(드라마〈은중과상연〉작가)
소리내어부르고말하면된다

나는,이책을읽고비로소이랑을사랑하게되었다.
_김하나(작가,〈여둘톡〉팟캐스터)

딸을‘감정쓰레기통’으로보는엄마와폭력적인아빠사이에서크게소리내거나우는일은금기였다.18세의나이로도망치듯집을떠났을때,혼자가되어처음한일은‘큰소리로울기’였다.지금느끼는감정이무엇인지가르쳐줄사람도,공유할사람도없던이랑은혼자만의이름짓기를시작한다.

몸의긴장도가높아질때자주느꼈던‘오줌이마려운기분’,
극한의스트레스상황에서발현된‘정신이붕붕떠오르는기분’,
숨을쉬어도숨이들어가지않아‘너무쫀쫀한목폴라를입고있는기분’,
서있을수없는정도로‘땅이울렁거리는기분’.
_‘몸이기억하는장면들’중에서

이름모를감정들을들여다보기위해시작한혼잣말은어느날부터인가노래가되었다.신을믿는친구에게기도는어떻게하는거냐물으니,친구는간단히대답했다고한다.“소리내어부르고말하면된다.”이랑은혼잣말이기도와닮았다고생각한다.
감정에정확한이름을붙이려면,우선가슴속에쌓여있던감정을끄집어내야한다.이랑은자신의약한모습을숨기지않는다.애써서자신의약함과슬픔을정면으로바라보고,아주섬세한문장과표현으로기록한다.

한사람안에이렇게많은고통과사랑이있다가
노래가되어서나오는구나.
_정서경(시나리오작가)

혼잣말이모인이책을읽다보면어느새이랑이잘먹고잘자기를바라게된다.노래하며하루더살아갔으면한다.한사람안에쌓여있던고통과사랑이결국노래와글이되어세상으로나오는과정.『엄마와딸들의미친년의역사』는그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