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여행 그리고 남미이야기

남미여행 그리고 남미이야기

$18.00
Description
남미 한 달여행 함께할 지구인 남성 약간명을 모집합니다.

- 동선 : 브라질 - 아르헨티나 - 칠레 - 볼리비아 - 페루
- 일정 : 첨부한 계획대로지만 일부 협의 조정 가능
- 예산 : 여행사 패키지 비용의 절반 수준 예상됨

해외 여러 지역 먼 길들을 혼자 많이 걸어봤지만 남미는 아무래도 겁이 좀 났다. 여행자들 사건 사고가 많다고 주변의 우려와 만류도 심했다. 나름대로 심혈 기울여 짠 “남미 한 달 여행 계획”을 위와 같은 요지로 블로그에 올려 동반자를 공개 모집해 보았다. 음악 동호인들을 모아 오프라인 모임을 하고 싶을 때 내가 자주 써봤던 방식이다.
예상보다 반응이 뜨거웠다. 일주일 동안 서른여섯 분의 문의 또는 신청을 받아 On-Off 미팅을 가졌다. 그분들 중 내 취향과 스타일에 잘 맞을 듯한 4인을 최종적으로 확정했다. 그리곤 출발 전까지 5개월 동안 여섯 번의 만남을 통해 팀워크를 다졌다. 물론 전략회의를 빙자한 저녁 모임 술자리들이었다.
‘사이좋게 산티아고로 떠난 부부가 한 달간의 순례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때는 각자 다른 비행기를 타고 온다’는 우스갯말이 있다. 서로 잘 아는 부부 사이도 그럴진대 하물며 공개 모집으로 만난 중년 아재 다섯이라면 어떨까? 출발 후 얼마 없으면 각자의 이기를 숨길 수도 없고, 본성이나 본색도 바닥을 드러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로 간 갈등은 불 보듯 뻔하다. 그러나 인간사 피할 수 없는 이런 과정을 그럭저럭 무난하게 넘길 수 있다면 그 또한 각자의 인생에 의미 있는 한 줄을 남길 수 있지 않을까?

‘돈 많고 시간 없으면 패키지, 돈 없고 시간 많으면 자유여행’이라는 말도 있다. 관성적으로 여행사 패키지에만 의존하는 건 아까운 일이다. 그렇다고 자유여행만을 대단한 기치인 양 고집할 필요도 없다. 한쪽은 ‘편하게 즐긴다’, 다른 한쪽은 ‘느끼고 체험한다’라는 차이가 있을 터이니 개인 취향과 여건에 따라 선택하면 될 일이다.
용기나 모험심 따위가 자유여행에 중요했던 건 스티브 잡스가 스마트폰을 내놓기 이전이었다. 지금은 간절한 꿈만 있다면 세상 어디든 혼자 계획을 짜서 자유여행을 떠날 수 있는 시대다. 아르헨티나 어느 도시의 거리 풍경이나 상가 간판은 물론 산골 오지인 잉카 트레일 45km 전 구간의 숲과 지형까지도 구글 지도로 어디서든 쉽게 들여다볼 수 있는 세상에 우리는 지금 살고 있다.
이 책은 ‘남미를 한 달쯤 여행하고 싶은데 여행사 패키지로는 만만찮은 비용도, 생면부지일 멤버들도, 너무 정형화된 스케줄도 다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자유여행 떠나기엔 그저 막막…’하다는 분들을 염두에 둔 안내서 또는 ‘동기 유발서’쯤 되겠다. ‘이 일정대로 따라 해보시면 어렵지 않습니다’라고 제안하는…….

오래전, 해외 자유여행이라곤 한 번도 안 해본 내가 혼자 히말라야 트레킹에 나설 결심을 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먼저 다녀온 안영선 청년을 만나 세세한 여행 동선을 직접 듣고 난 직후였다. 막막했던 머릿속이 그때 비로소 환해지고, 뿌옇던 시야가 사르르 밝아지는 느낌이 들었었다. ‘뭐, 그냥 계획 세워 떠나면 되겠네’ 하는 자신감이 물씬 생겨났던 그때를 생각하며 이 책을 준비했다.
중년 아재들의 좌충우돌 여행기는 가급적 배제하고, 경유지별 동선과 이동 수단 등 실용적 실질적 여행 정보를 시간대별로 담는데 충실했다. 남미 여행 떠나실 분들이 따라 하기 쉬울 것이고, 유사 일정 짜기 위한 기본 토대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베링해를 건넌 초기 인류가 남미대륙까지 흘러와 정착한 건 2만 년 전이라고 한다. 콜럼버스, 코르테스, 피사로 3인으로 대표되는 탐욕스러운 유럽인들이 지난 5백여 년 전 원주민 인디오들을 ‘총, 균, 쇠’로 살육하여 오늘날의 라틴아메리카 지도가 만들어졌다. 남미 주요 여행지들에 얽힌 이런 격동과 비운의 역사와 문화 이야기들도 현지에서 보고 듣고 배운 대로 충실하게 기록했다. 인문 여행에 관심 가지는 독자들에겐 쏠쏠한 도움이 될 것이다.
얼마 전 MBC 예능 프로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남미편에선 우유니 소금 사막이 소개된 바 있다. 사막 위에 펼친 식탁에서 점심을 먹는 빠니보틀 등 출연진이 땅바닥 소금을 긁어내 스테이크를 찍어 먹는 장면이 특히 정겨웠다. 똑같은 상황에서 점심을 먹었던 우리도 ‘그때 땅바닥 소금 맛을 좀 보면 좋았을걸’ 하는 뒤늦은 아쉬움도 일었다. 주인공 기안84 작가가 소금 사막 황혼 정경에 울컥하며 ‘오랜 꿈이었다’고 읊조리는 장면에선 내가 주인공인 양 쉬이 공감이 되었다.

‘The world is a book and those who do not travel read only one page.’

‘이 세상은 한 권의 책’이라는 말이다. ‘여행하지 않는 사람은 오직 한 페이지밖에 읽을 수 없다’고 아우구스티누스는 말하고 있다. 오래전 현자도 이렇게 ‘여행을 통한 세상과의 만남’을 강조했다. 하물며 오늘날이야 어떠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현자가 살았던 시대보다 1,600년 시공을 뛰어넘은 오늘이다. 세상이라는 책자의 페이지 수도 그만큼 방대하게 늘었을 터이다.

저자

이영철

저자:이영철
여행작가.
세상의수많은길을걸으며만난사람과자연과문화에대하여기록한다.
오랜직장생활을마무리한뒤배낭하나둘러멘채도보여행을시작했고,
이후10년동안아래여덞권의여행서를냈다.
지은과강우,이란성쌍둥이남매엄마의남편.
저서
『안나푸르나에서산티아고까지』(2013,여행마인드)
『동해안해파랑길』(2014,위즈덤하우스)
『세계10대트레일』(2019,꿈의지도)
『제주올레인문여행』(2021,혜지원)
『세계도보여행50』(2021,SISO)
『투르드몽블랑』(2022,꿈의지도)
『영국걷기여행』(2023,미래의창)
『경기둘레길』(2023,디스커버리미디어).

목차


프롤로그02

브라질
01…상파울로센트로지구10
02…브라질쪽이과수폭포18

아르헨티나
03…아르헨티나쪽이과수폭포28
04…여유와밤샘버스36
05…부에노스아이레스센트로지구42
06…부에노스아이레스라보카지구48
07…파타고니아엘칼라파테와엘찰텐56
08…피츠로이트레킹62
09…세로토레트레킹72
10…페리토모레노빙하80

칠레
11…아르헨티나에서칠레국경넘어90
12…토레스델파이네1일,라스토레스전망대96
13…토레스델파이네2일,쿠에르노스104
14…토레스델파이네3일,브리타니코전망대112
15…토레스델파이네4일,그레이빙하120
16…푸에르토나탈레스의하루128
17…푼타아레나스,남극가는관문134
18…푼타아레나스,마젤란해협140
19…파타고니아에서의마지막하루146

볼리비아
20…칠레산티아고찍고볼리비아라파스로154
21…티티카카호수와코파카바나160
22…우유니투어1일,기차무덤과소금사막167
23…우유니투어2일,플라밍고와콜로라다호수174
24…우유니투어3일,고산병과아르세광장182

페루
25…쿠스코도심역사지구190
26…쿠스코외각잉카유적199
27…잉카트레일1일,와일라밤바직전208
28…잉카트레일2일,죽은여인의고개218
29…잉카트레일3일,위대한잉카유적들227
30…잉카트레일4일,잃어버린도시맞추픽추234
31…쿠스코박물관투어와태양의거리244
32…리마미라플로레스지구,사랑의공원254
33…리마구도심역사지구262

에필로그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