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호후전 3

수호후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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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명말청초의 격동기를 불우하게 그러면서도 뜨겁게 산 작가 진침의 〈수호후전〉 원작을 국내 최초로 완역한 소설이다. 먼저 언급할 것은 〈수호후전〉이 〈수호전〉의 속편이라는 점이다. 대부분의 속편은 원전의 아류에 불과하지만 중문학자 성백천이 ‘원작의 특색을 보존 발전시킨 속편’이라고 평할 만큼 중국문학사는 〈수호후전〉에 적지 않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을 뿐 아니라 외국 학자들도 〈수호후전〉의 근대적 소설 기법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수호후전〉의 또 다른 특징은 동시에 독립적인 작품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작가가 살던 시대는 명나라가 북방 이민족인 청나라의 말굽 아래 짓밟히던 시대였다. 작가는 속세를 버리고 은거해 살면서도 당대를 대표하는 학자 고염무 등과 함께 반청 성향의 ‘경은시사’를 조직해 활동하였으며, 그 같은 당대의 현실이 창작의 동력이 되었다. 작가의 시선은 자연스레 북방 이민족에 의해 송나라 땅이 유린되면서 녹림호협들이 조정의 간신배와 침략자에 맞서던 〈수호전〉의 세계로 향했다.
내용적으로 〈수호후전〉은 살아남은 양산박 호걸들의 이야기이다. 그들은 저마다 우여곡절을 겪으며 다시 봉기하게 되는데 전편보다 더 통쾌하고 큰 스케일로 박진감 넘치는 일대사업을 전개해간다. 〈수호후전〉은 공간적 배경이 중국대륙을 넘어 고려와 일본, 동남아시아까지 확장된다는 데 큰 특징이 있다. 결국 그들은 지금의 태국 땅 섬라국에 자신들의 이상향을 건설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간적들을 징치하고 금나라군에 맞서 싸우는 중국 땅에서의 무용담뿐 아니라 섬라국 정벌, 만족 병사들과의 전투, 왜국의 침략 같은 바다 밖에서의 이야기도 스릴이 넘친다.
우리나라에 관한 내용도 독자의 흥미를 유발하는 대목이다. 양산박 두령의 하나인 태의 안도전이 고려 왕의 병을 치료하는가 하면 고려 왕과 섬라 왕이 결의형제를 맺는 장면이 등장한다. 〈홍길동전〉에 등장하는 율도국 이야기와 결부시킨다면 더욱 흥미로울 수도 있겠다.
저자

진침

저자:진침
중국절강성오흥출신으로1614년경에태어나1670년전후에사망하였다.자는하심遐心,호는안탕산초雁宕山樵이다.명나라에서청나라로교체되는격변기의작가였던그는속세를버리고은거해살면서〈수호후전〉〈치세계악부〉〈속이십일사탄사〉〈안탕잡저〉〈안탕시집〉등을저술하였는데〈수호후전〉외에는모두사라져오늘에전하지않는다.그의시인으로서의면모는〈수호후전〉속에수록된여러편의시를통해그일부를엿볼수있다.진침은명나라멸망후명말청초를대표하는학자고염무등과함께반청성향의‘경은시사’驚隱詩社를조직해활동하였으며,〈수호후전〉에도그같은정신이투영되어있다.한편〈수호후전〉서문에는고송유민古宋遺民이짓고안탕산초가만력무신년(1608)에평을썼다고되어있지만실제간행연도는1664년으로추정되며이는모두작가자신의신분을숨기기위한장치였다.그는평생을가난하게살다가아는사람도없이굶주림속에죽었다.

역자:이상
중앙대학교에서역사를,홍익대학교대학원에서문화예술경영을공부하였다.작가,번역가,문화기획가등으로일하며여러권의책을쓰고몇몇책을우리말로옮겼다.2020년한국출판문화평론상수상.

목차

제28회횡충영소년기마대
제29회불에탄송가촌
제30회금오도를찾아떠나다
제31회신선을만난섬라국왕마새진
제32회승상공도의역모
제33회위기에몰린금오도
제34회한자리에다시모인양산박호걸들
제35회왜국의침략을물리치다
제36회세섬의반란을평정하다
제37회중원을구원하다
제38회이준,섬라국왕위에오르다
제39회짝을찾는영웅들
제40회고려국왕과섬라국왕,결의형제를맺다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이준을비롯한세사람(이준,동위,동맹)은이전의약속을잊지않고비보등네사람의의형제를찾아갔다.일곱사람은유류장에모여상의한끝에가지고있는재산을몽땅털어배를만들었다.그리고태창항에서배를타고외국으로나가나중에이준은섬라국의임금이되었다.동위,비보등은모두벼슬길에올라바다를지배하며즐겁게살았다.”(〈수호전〉119회/120회-1권3쪽

그렇다면〈수호후전〉은어떤가?더욱다채로워진줄거리와참신한문장으로크게는나라를세우는일부터작게는백성들의일상사를담아낸작가의솜씨와지혜가막힘이없다.세상사의성쇠며인심의길흉어느하나극적으로형상화하지않은것이없다.-1권7쪽

양산박백팔명호걸들은비록녹림에머물던몸이지만모두들가슴속에충의의마음이충만해있었다.사심없이대의를추구할뿐이었다.하지만한편으론관의핍박을받고더러는사사로운시달림에하는수없이물가에은거해지내야했다.그들은하늘을대신해도를행하면서도백성들에게피해를주는일은하지않았다.나중에조정에귀순해요나라를정벌하고방랍의난을토벌하는데큰공을세웠으니나라를위해몸을던졌던것이다.방랍을토벌하고강남에서수도로돌아갈때는안타깝게도살아남은사람이겨우열명중세명꼴에불과하였다.-1권17쪽

하지만일에는공교로움이있고이야기에는우연이있는법이다.때가무르익으면서수레바퀴가들어맞듯이그옛날양산박의왕성한기세에못지않은경천동지할대사업이출현하였다.-1권20쪽

다음날아침붉은해가높이뜬다음에야완소칠은자리에서일어났다.그는데리고있는어부를시켜돼지와양을한마리씩잡게했다.그리고향초와지전을준비한다음술두동이와함께배에실었다.그는두사람의어부가젓는배를타고천천히석갈촌에서양산박을향해나아갔다.금사탄에서배를내려충의당옛터로걸어올라가니예전과는사뭇다른광경이펼쳐졌다.-1권23쪽

손신은완소칠과호성을이끌고별빛속에등운산길로접어들었다.반시간도채지나지않아산기슭에다다랐다.숲속에매복하고있던추윤의부하들이인기척소리를듣고는창을꼬나쥐고튀어나왔다.손신임을알아본그들은황급히산채에알렸다.추윤은산채입구로나와일행을맞았다.-1권54쪽

“선생님께서한가로이유유자적하기를원하시니드리는말씀입니다만,이곳음마천은산세가아주비범합니다.산안쪽높은봉우리아래백운파라는평탄한곳이있습니다.두갈래로날아떨어지는폭포수가합류하며넓은계곡을이룬곳이지요.이끼낀바위주위에는수천그루의낙락장송이하늘을가릴듯이솟아짙은녹음을만들고있답니다.그곳에작은암자를짓고수양하시면좋을것입니다.지내시는데필요한물품은저희가대어드리겠습니다.일이있을때만방문해가르침을받겠습니다.-1권166쪽

혼강룡이준은본래심양강의어부로글을읽는재주는밝지못했지만견식은범려와통하는바가있었다.그는방랍정벌에서돌아온다음아프다는핑계를대고조정의벼슬을받지않았다.송공명과작별한이준은동위,동맹형제와함께태호를찾아갔다.그들은적수룡비보,권모호예운,태호교복청,수검웅적성이네사내와일찍이결의형제를맺은사이였다.태호에서그들은수상생활을하며종일토록술을마시는것으로낙을삼았다.-1권222쪽

배를정박한후이준과악화는해안가언덕에올라먼바다를바라보았다.가없는하늘은끝간데를모르겠고온통흰파도만이넘실거렸다.쓸쓸히피어나는물안개속에황량한기운만가득할뿐이어서동서를분별할수없고밤낮을가리기조차어려웠다.-1권265쪽

“저는송공명과함께요나라를정벌하고돌아온이후태의원에서일하며꽤평안히지냈지요.그런데고려국왕이전염병에걸렸는데…고려국의요청을거스르기어려워성상께서저와어의노사월을보내고려국왕을치료하게한것이오.석달동안고려국에머물렀는데다행히고려국왕의병이완쾌되어조정으로돌아가복명하려던길이었소.고려국왕은감사의표시로진상품을준비하고우리두사람에게도후한선물을주었지요.뜻하지않게큰바람을만났는데이형이아니었으면이미물고기밥이되었을게요.”-1권317쪽

병력의총수효는삼천이넘고,말은오백필에이르렀다.이백여대의수레에는전량과무기등을실었다.그들은산채에불을질러모두태워버리고그날바로음마천을출발하였다.-2권310쪽

이응은부하를불러큰사발네개에짐주를가득채우게했다.채경,고구,동관,채유는눈물을흘리고바들바들떨며술잔을받으려하지않았다.…간적한사람앞에두명씩의군사가달라붙어그들의귀를꽉잡고입안으로짐주를부어넣었다.한시간도채지나지않아채경등네명은온몸에나있는일곱개의구멍으로피를흘리면서송장으로변했다.-2권332쪽

“꽤시일이지났지만내가황제의명으로고려국에가서국왕의병을치료하고온일이있소이다.태풍을만나배가전복된것을요행히이준이구해주어살아났지요.그뒤금오도라는섬에스무날쯤머물게되었는데그섬은사방오백여리에달합니다.석성이견고하게구축되어있고오곡은풍요로우며인민의삶은풍요롭더군요.이준은악화,동위,동맹세사람의도움을받아그터전을일구었는데정동대원수라고불리더이다.또화영의아들화봉춘이섬라국의부마가되었기때문에친척으로서서로왕래하고전량과병마를조달하는데도어려움이없었소.그곳에우리가가세한다면큰일을해낼수있을것이오.”-3권66쪽

이준이장수들을이끌고나가자관백은흰코끼리를타고돌진해왔다.머리를틀어올려결발한관백은손에쇠몽둥이를들고있었다.호연옥이쌍편을들고관백과맞섰다.두세합도겨루기전에수많은왜병이긴칼을휘두르며덤벼들었다.-3권181쪽

모려탄부근에도착한이준의군대는삼경에이르러세부대모두공격을개시하였다.먼저불붙인배를금나라군진영으로밀어넣었다.홀연큰바람이일면서금나라군의배가일제히불에타기시작하였다.동시에능진이대포를쏘아대니그소리가하늘을진동하였다.호연작등은함성을지르며쳐들어가닥치는대로적을베었다.…칼에맞아죽은자,불에타죽은자,바다에뛰어들어죽은자의수효를헤아리기어려울정도였다.-3권225쪽

다음날아침향불을피우고고려국왕이우와섬라국왕이준은함께천지신명께절을올렸다.그리고서로맞절을했다.고려국왕이나이가위라서형이되고섬라국왕은동생이되었다.양국의대신들역시서로절을나누었다.이우와이준은다음과같이하늘에맹세하였다.
‘이우와이준은같은성씨인데다두나라가이웃해있으므로형제의의를맺습니다.하늘을공경하고만백성을편안히어루만질것이며만약외적이침입하거나내란이일어나면함께대응할것입니다.길한일이나흉한일이있으면서로방문하고재난을당하면함께구휼할것입니다.오늘의맹약이후영원히우호를지속할것이거니와만일이를어길시에는벌을내리소서.’-3권29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