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자리에서 보이는 것들 (인생의 바닥에서 하늘을 만난 사람들)

낮은 자리에서 보이는 것들 (인생의 바닥에서 하늘을 만난 사람들)

$16.80
Description
하늘은 낮은 자리에 임한다
-‘상향성’의 세상에서 ‘하향성’을 선택한 사람들의 이야기
세상의 다채로운 풍광을 신학적 사유의 틀로 재미있게 풀어내는 이야기꾼 구미정 교수의 성경 인물 에세이. 성경서 속 ‘어제 거기’의 사건들을 곱씹어 이 시대 삶의 현장인 ‘이제 여기’의 문제를 직시하며 하늘과 맞닿은 자리, 낮은 자리의 삶을 노래한다.
첨탑과 타워크레인 위에서 고공농성을 하는 노동자와 유두고, 진짜 사나이 판타지 그늘에서 모든 능력을 잃은 뒤에야 진정한 자신을 찾는 삼손, 권력에 기생해 세상 복락을 누리려는 욕망자들과 대조되는 다니엘과 세 친구, 애증의 역사가 보복전이 아닌 화해로 수놓아지기를 염원하는 민초들과 리스바, 경쟁에서 돌이켜 하나님의 숨결에 의지해 살아가는 언약 안으로 들어온 야곱, 삶의 나락으로 떨어졌어도 믿음 붙잡고 산 나아만의 포로소녀…. 저자는 하늘과 가장 가까이에 잇닿은 ‘낮은 자리’에서 하나님의 은총을 입고 살아간 14명의 성경 인물들을 현재로 초청해 그리스도교의 참된 가치인 사랑과 용서, 화해와 평화, 나눔과 환대의 정신을 실현하며 우리 모두 아름다움으로 세상을 구원하는 길벗이 되자고 정성스레 손을 내민다.

***

“다들 높아지려고 기를 쓴다. 하늘에 닿을 만큼 높다란 건물을 짓고 그 안에 모여 산다. ‘승자독식’이 진리로 유통되는 사회에서 성공의 사다리 밑바닥에 자리한 사람들은 실패한 낙오자로 낙인찍힌다. 그들이 나락으로 떨어진 건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매도된다. 남들이 노력하는 동안, 그는 그만큼 노력하지 않아서 못 사는 것이므로, 그에게 닥친 불행은 고스란히 그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는 ‘각자도생’의 신화가 판을 친다. 교회마저도 구원을 ‘개인화’한다. 이웃의 고통은 아랑곳없이 자기(그리고 가족)만 잘살기를 바란다. 그런 욕망조차 믿음으로 포장하면서 성공을 하나님의 축복으로 둔갑시킨다. “상향성이라는 우상숭배”는 어느덧 시대의 정언명령이 되었다.
이 책 《낮은 자리에서 보이는 것들》은 그런 시대 정신에 물음표를 붙여 보려는 시도다. 성경에서 하나님과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낮은 자리’에 처한 사람들이다. 하나님은 세상이 보기에 형편없이 약한 사람들, 상처 입고 벌거벗은 사람들, 흠 많고 보잘것없는 사람들을 택해 구원의 역사를 펼치신다. 이집트 제국에서 종살이하던 사람들을 자신의 백성으로 삼으시고, 로마제국의 식민지로 전락한 유대 땅, 그것도 예루살렘이 아닌 갈릴리 변방의 촌부를 그리스도의 어머니가 되게 하셨다. 하나님 자신이 전적으로 자기를 낮추어 우리 가운데 사셨을 뿐만 아니라 그 생의 마지막마저 수치와 모욕에 내맡기셨다.
그 길은 사람의 관성에 맞지 않는다. 헨리 나우웬이 꿰뚫어 보았듯이, 낮아지는 길은 하나님의 길이지 우리의 길이 아니다. 우리의 자연감성은 시대정신을 거역하기 힘들다. 내려가고 낮아지고 조롱받고 손가락질당하는 건 실패와 저주라고 여겨진다. 그래서 은총에 기대야 한다. 낮은 자리가 꽃자리임을 알아차리려면, 말 그대로 성령을 받아야 한다. 거룩한 영이 우리 눈을 밝혀, 자기가 빛임을 깨달아야 어둠을 이길 수 있다. 빛은 다른 존재 방식을 알지 못한다. 빛으로 사는 길 외에 다른 길은 없다.” _‘여는 말’에서
저자

구미정

세상의다채로운풍광을신학적사유의틀로재미있게풀어내는우리시대의이야기꾼이자기독교인문학자.매사에심각하고경직된신학풍토속에서그의이야기신학은‘춤추는영’에사로잡힌듯경쾌하고자유롭다.사회적약자편에서서지구에만연한폭력을고발하는글에서도그의신학적언어는발랄한움직씨로팔팔하게약동한다.하나님의자비에터한살림의영성과돌봄의윤리감각은교리나교권같은답답한울타리에갇혀있지않고,하늘,사람,생명,자연을향해활짝열려있다.그의신학이생기를잃지않는것은시와소설,그림,음악,영화등동시대의문화예술과깊이교감하며사유의진폭을끊임없이확장해가기때문이리라.
이화여자대학교철학과와같은대학교대학원기독교학과를졸업했다.생태여성주의에바탕을두고신학과윤리
를재구성한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지금은숭실대학교에서강의하는한편,경기도화성에자리한이은교회목사로활동하며,‘화성으로간책방’을꾸려대중과소통하고있다.
지은책으로《교회옆미술관》,《한글자로신학하기》,《두글자로신학하기》,《그림으로신학하기》,《야이로,원숭이를만나다》,《핑크리더십》,《구약성서,마르지않는삶의지혜》,《교회밖인문학수업》,《십자가의역사학》등이있으며,우리말로옮긴책으로《교회다시살리기》,《아웅산수지,희망을말하다》,《낯선덕:다문화시대의윤리》등여러권이있다.

목차

여는말:높은자리를욕망하는세상에말걸기

1부삶과죽음을넘어
유두고:행운이라는이름을가졌으나
다말:차라리뒤주에라도갇혔다면
삭개오:비틀린욕망의끝자락에서
야엘:그눈물이강물이되어흐를때
삼손:강한남자증후군의전말
입다의딸:삶과죽음을가른암호
다니엘과세친구:우상화는죽음이니

2부아름다움이세상을구원한다
리스바:복수혈전을멈추라
이삭:네가왜거기서나와
야곱:남의발뒤꿈치잡는인생
요셉:어떤비극이닥쳐도괜찮아
나아만의포로소녀:사는것도순교이니라
막달라마리아:아름다움이세상을구원한다
호세아:그섬에가고싶다

감사의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