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신, 백 년의 외침 (성서를 조선에, 조선을 성서 위에)

김교신, 백 년의 외침 (성서를 조선에, 조선을 성서 위에)

$22.00
Description
가장 사랑하는 조선에 가장 귀한 성서를!
_교회 너머, 더 나은 기독교를 향한 성성(惺惺)한 외침
“혹자는 음악을 조선에 주며, 혹자는 문학을 주며, 혹자는 예술을 주어 조선에 꽃을 피우며, 옷을 입히며, 관을 씌울 것이나, 오직 우리는 조선에 성서를 주어 그 골근(骨筋)을 세우며, 그 혈액을 만들고자 한다. 같은 기독교로서도 혹자는 기도생활의 법열의 경지를 주창하며, 혹자는 영적 체험의 신비 세계를 역설하며, 혹자는 신학 지식의 조직적 체계를 애지중지하나, 우리는 오직 성서를 배워 성서를 조선에 주고자 한다. 더 좋은 것을 조선에 주려는 이는 주라. 우리는 다만 성서를 주고자 미력을 다하는 자이다. 그러므로 성서를 조선에.” (김교신, 〈성서조선〉 1935. 4.)

기독교가 조선 땅에 들어온 지 불과 40년이 지난 즈음, 성서를 삶으로 살아내고자 했던 한 식민지 청년의 외침이, 백 년의 세월을 지나 오늘의 한국 교회와 성도들에게 다시 울려 퍼진다. “성서를 조선에, 조선을 성서 위에.”

김교신의 삶을 ‘문학적 전기’로 되살리다
《김교신, 백 년의 외침》은 근현대소설 연구자이자 경북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인 저자가, ‘한국의 기독교인 인문학자로 산다는 것’에 대한 고민과 정체성 속에서 맺은 첫 열매이다. 김교신의 삶을 시간순으로 기록하는 것을 넘어, 그가 남긴 텍스트-《성서조선》, 일기, 산문과 각종 기록들-를 문학적 시선으로 읽어 내어 김교신의 내면과 삶의 궤적을 입체화했다.
한국 교회는 오랫동안 김교신을 ‘무교회자’로 불러왔다. 하지만 그가 거부한 것은 교회 자체가 아니라 ‘교회주의’였다. 제도와 형식에 갇힌 이들을 향해 성서의 자리, 예수 정신으로 살아내라고 했던 그의 외침은 이제 다시 한국 교회와 신앙인 안에서 공명한다. 저자는 이러한 김교신의 문제의식을 신앙적 차원에서 단선적으로 보지 않고, 교회 너머 인문주의자의 시선으로 읽어 낸다. 예를 들어, 김교신이 〈성서조선〉 「창간사」에서 밝힌 것처럼 관부연락선 위에서 “나는 아무리 해 봤자 조선인이로구나!”라고 두 번이나 탄식한 대목에서 저자는 염상섭의 소설 《만세전》과 임화의 시 〈현해탄〉을 겹쳐 읽으며 식민지 조선인이 겪어야 했던 소외감과 내면의 균열을 세밀하게 포착해 낸다.

김교신, 그는 누구인가?
김교신은 1901년 함흥에서 태어나 철들 무렵부터 식민지인으로 살았다. 1919년 함흥농업학교 재학 중 만세운동에 가담했고, 이듬해 도쿄로 건너가 도쿄고등사범학교에서 수학했으며, 1921년부터 일본의 무교회주의자 우치무라 간조에게서 성서를 배웠다. 조선으로 돌아온 김교신은 1927년 7월 〈성서조선〉을 창간하여 1942년 3월까지 15년간 간행하는 한편, 1927년부터 1940년까지 함흥 영생여학교와 양정학교 등에서 교편을 잡았다. 1942년 3월 ‘〈성서조선〉 사건’으로 검거되어 1년간 옥고를 치렀고, 1944년 10월 흥남 일본질소비료공장에 들어가 조선인 노동자들을 위해 헌신하다 1945년 4월 해방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지금, 다시 만나는 김교신
팔 남매의 아버지이자 교사로서 생업을 이어 가며 200명 내외의 구독자를 위해 매달 〈성서조선〉을 펴내는 일은 얼마나 수고로웠을까. 그는 한 달에 몇 번씩 밤을 새우고, 잡지를 발간하며 생기는 결손을 자신의 월급으로 메꾸어야 했다. 총독부와 인쇄소, 서점을 오가며 엄청난 굴욕도 감내해야 했다. 하지만 자전거로 집-학교-인쇄소를 활력 있게 내달리는 그의 움직임을 따라가다 보면, 식민지의 검열과 압박 속에서도 고독하게, 그러나 치열하게 시대를 마주한 언론인 김교신, 교사 김교신, 신앙인 김교신, 그리고 가장(家長) 김교신을 만나게 된다. 그는 이 모든 역할 가운데 “자신의 구원과 조선의 운명을 일치시키는 길”을 찾고자 했고, 그 길에서 “가장 사랑하는 조선에 가장 귀한 성서를 주는 일”을 사명으로 삼았다.
저자의 시선에 따라 책을 읽어 가다 보면 마침내 한 질문 앞에 맞닥뜨리게 된다. “평생을 식민지인으로 살면서 단 하루도 검열 없는 세상을 살아보지 못한 그가, 오늘 우리에게 전하고자 했던 말은 무엇일까?”
교회주의에 갇혀 ‘교회 너머’를 잃어버린 오늘의 한국 교회와 신앙인들에게, 김교신은 다시 성서로 돌아가 예수의 정신을 살아내라고, 헛된 삶에서 벗어나 ‘실한 인생’을 살라고 선포한다. 그의 이 외침은 제도와 형식 너머의 신앙, 창조 세계와 소통하며 숨 쉬는 열린 기독교, 곧 ‘전적(全的) 기독교’로 우리를 이끈다.
저자

류동규

한국근현대소설연구자로현재경북대국어교육과교수로재직하고있다.2021년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VIEW)방문교수로지내면서‘한국의기독교인인문학자로살아가는것’에대해깊이고민하였고,이를삶과공부의화두로삼게되었다.이책은이러한고민의첫결과물이다.
김교신선생기념사업회와김교신아카데미의운영위원을맡아김교신을공부하고알리는데힘을보태고있으며,김교신의하루하루의삶을담은《김교신의일일일생》출간을준비하고있다.
오십년을기독교인으로사는동안교회에서의자리는조금씩바뀌어지금은‘교회내무교회자’로살아가고있다.발달장애를안고태어난둘째아이를돌보면서소수자의눈으로세상을보고낮은자리에서이웃과함께살아가는법을배우고있다.

목차

서문
1장식민지무교회자의탄생
2장단독으로서다
3장우치무라간조논쟁
4장복스럽도다,가난한사람들!
5장조선반도의사명
6장포플러의사상
7장소록도에서온편지
8장북한산록의자전거꾼
9장무교회,전적기독교
10장심히강대한괴물앞에서
11장정진또정진
12장부활의봄을노래하다
나가는글

출판사 서평

저자인터뷰

*근현대소설을연구해온국문학자로서,이번책은전혀새로운글쓰기를선보였습니다.이작업을시작하게만든결정적인계기나문제의식은무엇이었습니까?

서문에도간단히썼지만,이런글을쓰게된데는2021년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VIEW)에방문교수로가있었던것이결정적인계기가되었습니다.국문학전공이다보니외국에오래체류한게처음이었는데,제학문과신앙의토대를다시성찰할수있는좋은기회가됐습니다.VIEW는신앙과지성사이에칸막이를두지않고터놓고생각하고대화할수있는분위기가있습니다.그곳에머물면서한국의기독교인문학자로살아가는것에대한고민을진지하게하게됐어요.그무렵VIEW도서실에서〈성서조선〉을처음읽었는데,한국의기독교인문학자로어떻게살것인지에대한고민을이어가고답을찾아갈수있을것같은예감이들었습니다.

*학술서와대중서의경계를자연스럽게넘나드는독특한서술구조가매우인상적입니다.이러한방식을선택하신이유와집필과정에서특히중점을둔부분이있다면말씀해주십시오.

처음〈성서조선〉창간사를읽을때부터제게는〈성서조선〉과거기담긴김교신의삶과사상이입체적인이야기로다가왔습니다.아마제가한국근대소설을전공했기때문일텐데요.창간사에서김교신이관부연락선위에서'나는아무리해봤자조선인이로구나!'라고두번이나탄식하던그장면이염상섭의소설〈만세전〉과겹쳐지고임화의시〈현해탄〉과겹쳐지면서아주입체적으로다가왔습니다.이느낌을붙잡으려했습니다.김교신의삶을되살려쓰되,그시대가그에게부과한고통의무게를어떻게떠안고살았는지,그내면의희망과절망이어떠했는지를섬세하게되살리려했습니다.

*김교신을다룬연구와저술은이미여러권존재합니다.그럼에도‘지금다시김교신’을말해야한다고생각한이유는무엇입니까?

‘지금’김교신을읽어야하는이유는분명합니다.‘가나안교인’현상이나평신도교회를향한움직임에서보듯,한국기독교에서‘교회너머’를모색하는일은거스를수없는시대적과제가되고있습니다.김교신은‘교회너머’를찾는이들에게깊은통찰을줍니다.
문제는김교신을‘어떻게’말할것인가입니다.이책은인문학의언어로쓴책입니다.교회의언어로김교신을말하게되면암암리에김교신을교회의문제틀안으로끌어들여김교신의무교회가지닌문제성을소거합니다.김교신을말하려면경계의언어로말해야합니다.저는오십년간교인으로살았고지금도교인이지만한편으로무교회자이기도합니다.이책은제가서있는경계의자리에서쓴것입니다.제생각에김교신이서있었던무교회의자리도이런곳이었습니다.경계에서보아야만비로소보이는김교신이있습니다.거기에서들어야만이해할수있는김교신의목소리가있습니다.이책은그런김교신의문제성을담아내고자했습니다.

*방대한사료를검토하는과정에서새롭게발견한사실이있다면말씀해주십시오.이번책에서는김교신을어떤관점으로조명하고자했는지궁금합니다.

새롭게발견한사실이라기보다이책을쓰면서가장고심했던것에대해말하고싶은데요,신사참배의역사를어떻게기억할것인가,그리고김교신이황국신민서사를실으면서까지〈성서조선〉을간행한것을어떻게볼것인가라는물음앞에서고민이컸습니다.이런물음에답한다는것이도리어논란을불러일으킬수도있어서조심스러웠습니다.저는이문제를다루면서도인문학자로서접근하고자했습니다.한편으로그시대의상황을다룬여러분야의문헌을참고하면서,다른한편으로인간의보편적인정서,인류가공유하는지혜의전통에기대어답을찾고자했습니다.김교신도그시대의아들이었고그래서많은한계를안고살아야했지만,자신이마주한과제앞에서그걸회피하지않고예수를따라살고자했던양심적인신앙인이었다는점을드러내고자했습니다.
이책을준비하면서김교신아카데미에서김교신에관한강의를했는데,거기에서만난분들을통해〈성서조선〉초기동인이었던정상훈선생의후손과연결되어몇가지사실을확인한점,그리고그동안소실된줄알았던〈어린이〉잡지에실린김교신의글〈우리조선반도〉를읽게된점은뜻하지않은수확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이책을읽을독자들에게인사말또는당부말씀을부탁드립니다.

이책을쓴지금저는김교신선생을아주가까운신앙의선생이자선배로느낍니다.독자들께서도이책을읽으면서김교신선생을그렇게가깝게느꼈으면하는바람입니다.아침이나저녁편안한시간에보리차한잔마시면서신앙에대해,삶에대해찬찬히말해주기도하고,때로는호통치고때로는눈물흘리며아파해주는좋은선생이자선배로생각할수있기를바랍니다.우리와같은땅을밟으며살았고우리와같은언어로말하고글쓴이로서이런선생,이런선배한분있다는것,참든든한일이잖아요.이든든함이독자여러분께전해졌으면합니다.